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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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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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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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DUMMY



‘벽에 붙어 돌입한다!’


티시포네는 성벽 안으로 침투하기 위해 두 갈래로 나눠졌다. 비교적 턱이 낮은 왼쪽과 사람 키만 한 담이 있는 오른쪽으로 균등하게 인원이 갈라져 가운데 있는 입구로 향했다.


“개시!”


이 과정 중 2층에서 들리는 빌리의 목소리에 그들은 불길함을 느끼고 모두 엎드렸다. 폭음이 거세게 울렸으나, 크게 다친 자는 없었고 파편이 튀어 대부분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다.


‘성벽 안쪽에 자신들이 있으니 강한 폭탄을 사용하기에는 두려웠나 보군.’


폭탄의 세기가 약한 이유를 티시포네는 넘겨짚었으나, 레지스탕스에게는 따로 노리는 것이 있었다. 이를 모른 채, 연기가 아직 자욱해 앞을 가림에도 티시포네는 진격했다.


어차피 적은 성벽 안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벽을 짚고 가다 안쪽으로 들어선 순간 접하게 되는 이들을 모두 공격할 생각이었다.


푸욱-


“으윽!”


“적이다!”


그 순간, 그림자는 자신이 잘못 판단했음을 깨달았다. 전력의 차이가 크니 제 발로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누군가 티시포네가 있는 쪽을 휘젓고 있었다.


“어디, 어디 쪽에 있는 거냐! 저 놈을 잡아!”


“큭-!”


분명 오른쪽에 진입하고 있던 이들이 공격을 당했던 것도 잠시, 이번에는 왼쪽에서도 소란이 일었다.


채앵-


실력 좋은 그림자들이 몇 번인가 공격을 막아서기도 하는 모양이었으나, 그는 그럴 때마다 싸움을 피하고 얕은 상처만을 입힌 뒤 빠르게 사라졌다.


연기 때문에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였지만, 티시포네는 모여 있는 터라 총을 발포할 수도 없었다.


‘이 연기는 왜 빨리 가라앉지 않는 거야? 게다가 적은 어째서 총 대신 칼로 싸움을.....’


타앙-타다다당-


“커헉...”


연달아 들린 총소리와 함께 몇몇의 그림자들이 쓰러지고 나서야 티시포네는 그들이 유도한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티시포네 사이를 휘젓고 있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성벽의 입구 쪽에서는 총을 쏘고 있는 것이었다.


‘젠장, 동료가 맞아도 상관없다 이건가!’


서로를 쏠까 봐 총을 사용할 수 없는 티시포네와 달리, 레지스탕스는 망설임이 없었다. 특수한 방법으로 그의 위치를 파악하는 건지 모든 사격은 용케 그를 비껴나가 티시포네만을 맞췄다.


탕-


“큭.... 벽에서 벗어나지 마라!”


연기를 피해 시야를 확보하려 그림자 중 한 명이 아예 성벽에서 떨어지려 했으나, 2층에 있는 저격수가 이를 순순히 두고 보지 않았다. 그림자가 연기에서 빠져나가자마자, 그대로 저격에 맞아 쓰러졌다.


“집중해라! 칼을 쓰는 놈에 휘둘리지 말고 전진해!”


앞은 보이지 않고 공격이 끊임없이 퍼부어지는 상황에서도, 티시포네는 금세 전선을 가다듬었다. 연기에서 벗어나려면 후퇴 외에는 입구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기에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아갔다.


‘레온, 이제 뒤로 물러서.’


여전히 티시포네의 기세가 사그라들지 않자, 대표는 성벽 안쪽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레온에게 명했다. 초기 작전은 이 정도로도 충분해 보였다.


은신과 발이 빠른 레온이 칼로 티시포네를 공격해 그들의 비명이나, 칼이 부딪히는 소리로 위치를 알려주고 나면, 리비티가 입구 쪽에서 사격했다.


여차하면 레온이 총에 맞을 수도 있었으나, 리비티는 그런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녀의 직감을 믿었고, 레온의 움직임을 신뢰했기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도 연기를 뚫고 입구 안쪽으로 들어오는 그림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리비티를 노리기도 전에 에드워드의 총에 맞았다. 뛰어난 사격실력을 보여주는 그의 후방 지원 덕분에 리비티는 더 이상 다칠 일이 없었다.


“흐음.... 이대로는 어렵겠군.”


뒤에서 전투의 양상을 지켜보던 벤투는 계획을 바꿨다. 전력의 차이가 많이 나기에 빠르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과 달리 오히려 당하고 있는 쪽은 티시포네였다.


‘보아하니, 성벽 뒤쪽에도 이런 수작을 부려놨을 것 같고.... 차라리 담장이 높긴 해도 오른쪽으로 진압해야겠군.’


벤투의 판단은 정확했다. 레지스탕스는 최대 효율을 내기 위해 진입 자체가 어려운 부분에는 따로 장치를 설치해두지 않았다.


오른쪽 담장 방향에 남은 레지스탕스 인원, 즉 델피와 케니스가 경계를 서고 있기도 했고, 저격수인 빌리가 있으니 담장을 넘을 수 없으리라 레지스탕스는 판단했다.


“우리도 공격에 가세한다. 모두 나를 따라와라.”


‘아깝게 이것까지 쓰진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군.’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든 벤투가 명령하자, 샤토를 지킬 2명을 제외한 티시포네는 그를 따라갔다.


‘후우, 저들마저 움직이기 시작하는군.’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빌리는 무언가를 하늘로 던졌다. 벤투와 다가오고 있는 티시포네를 저격하려 했으나 인원이 많은 데다가 속도가 매우 빨라 맞추기 어려웠다.


게다가 그들이 빠르게 벽 쪽으로 붙어 조준을 할 수가 없게 되자 티시포네의 움직임을 리비티에게 알리기 위해 빌리는 경고 했다.


째앵-


‘벤투가 오른쪽 성벽으로 온다라, 무슨 생각이지?’


빌리가 던진 무언가가 터지며 독특한 소리가 내자, 신호를 들은 레지스탕스는 모두 오른쪽 성벽을 주시했다. 벤투가 다가옴을 알았어도 리비티와 레온은 입구 쪽을 저지하고 있어 위치를 변경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고려한 에드워드는 후방지원을 포기하고 델피와 케니스 쪽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성벽에서 조금 떨어진 채 혹여나 티시포네가 담을 넘을까 경계하던 중이었다.


치이익-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벽 쪽에서 전장과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열에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델피와 케니스는 영문을 모른 채 긴장하고 있을 때, 상황을 눈치챈 에드워드가 그들을 향해 뛰어가며 소리쳤다.


“성벽 구조물 뒤로 빠져!”


갑작스러운 지시에 그들이 엉거주춤 뛰기 시작하자, 에드워드는 소리가 나는 오른쪽 성벽을 겨눈 채 총을 쐈다. 벽에 총알이 의미 없이 튕겨져 나왔지만, 그는 개의치 않아 하며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두 사람이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끝내 총알이 떨어지자 잔해로 남아있는 벽에 숨으려 했으나, 너무 늦었다.


타앙-


분명 멀쩡했을 건물 벽이 어느새 얼음이 녹듯 흘러내려 벤투와 티시포네가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벤투가 쏜 총알은 벽이 허물어지던 때와 맞춰 그대로 에드워드의 복부를 관통했다.


“커흑.....”


간신히 에드워드는 잔해에 몸을 숨기긴 했으나, 울컥 피가 흘러내려 하얀 셔츠가 피로 젖어갔다.


“흠, 효과가 꽤 좋군.”


느긋하게 감상을 말한 벤투는 녹아내린 성벽 옆으로 몸을 기대고 레지스탕스를 조준했다. 그가 사용한 것은 유렌가에서 오르뷔로 만든 무기 중에 하나였다.


암살을 돕는 보조 장치로, 발동시킬 경우 오르뷔의 힘으로 인해 주변에 있는 무엇이든 녹여버렸다. 시제품인지라 범위가 크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사람 하나 둘 통과할 구멍정도만 내도 충분했다.


“탐정!”


에드워드가 총에 맞은 것을 본 리비티는 급히 소리쳤다.


“레온, 탐정을 도와! 델피, 케니스. 너희는 나를 엄호해! 2차 저지선 뒤로 후퇴한다!”


만약에라도 입구 쪽이 함락당했을 때를 대비해, 리비티는 성벽 구조물 쪽에 방어선을 하나 더 만들어 놨다. 빌리 또한 위쪽에서 엄호하자 벤투와 티시포네의 진입이 늦어졌고, 레지스탕스는 명령대로 빠르게 움직였다.


“놓치지 마라!”


이 틈을 노린 벤투가 녹아내린 벽을 넘어 선두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리비티와 레온의 이동으로 입구 쪽은 이미 뚫리기 시작했고, 양쪽에서 거센 전투가 벌어졌다.


“탐정, 지금 뛸 수 있겠어?”


“.......”


대답조차 하기 힘든 고통이 엄습했으나. 에드워드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기에 그는 레온에게 부축을 받으며 방어선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무척 더딘 속도였으나, 중간에 있는 기둥들에 몸을 숨겨가며 간신히 그 앞까지 도달했다.


타앙- 탕-


마지막 1m 정도의 거리가 남았을 때, 둔탁한 총소리와 함께 에드워드는 허벅지가 타들어가는 듯한 아픔을 느꼈으나, 무사히 저지선 안으로 들어왔다. 안전한 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그대로 미끄러져 쓰러졌다.


“정신 차려, 탐정!”


“.... 허억....”


삐이이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연달아 총을 맞은 탓인지 시야가 어지러웠다. 귀에서 들리는 이명 탓에 레온의 목소리도, 뒤에서 들리는 총격들도 먹먹하기만 했다. 정신을 차리고자 입술을 깨물어 보려 해도 힘이 받쳐주질 않았다.


의지마저 자꾸만 흩어지려는 찰나, 에드워드의 눈앞에 하늘색 머리카락이 아른거렸다.


‘샬럿.....’


앞이 흐릿해진 탓인지, 유독 아이의 머리색이 새하얗게 보였다. 회귀 전, 좀 더 자라 있던 아이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야 널 다시 찾았는데..... 이딴 곳에서 쓰러질 순 없어.’


“크윽...!”


마지막 힘을 모아 에드워드는 상처부위를 누르자, 고통에 눈이 번쩍 뜨였다.


“..... 레온.”


“탐정! 괜찮아? 내 말 알아듣겠어?”


조금 둔감해지기는 했으나 정상적으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목소리도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격렬한 파열음이 오가고는 있으나, 다행히도 레지스탕스는 모두 무사히 성벽 내부의 방어선으로 후퇴했다. 게다가 티시포네의 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왼쪽에 벤투를 따르는 티시포네가 4명, 오른쪽은 5명.... 샤토를 지키는 인원도 남아 있을 테니 대략 12명 정도겠군.’


다만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었다. 열세에 몰려 2층에 있던 빌리마저 내려온 상황이었고, 다들 부상을 조금씩 입은 상태였다. 특히나 대표와 에드워드는 치명상으로 인해 더 이상 전투가 어려웠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인 데다가, 이 대치조차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았다.


“.... 아저씨....”


에드워드가 쓰러졌을 때부터 옆에 와있던 아이는 눈물을 참아내려 애썼다. 그는 괜찮다, 말해주고 싶었지만 레온이 옆에서 지혈을 하고 있는 통에, 괴로워하는 소리를 내뱉지 않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어느 정도 피가 멎자, 레온은 임시방편으로 에드워드에게 약을 먹였다. 치료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지만, 진통제 역할은 톡톡히 했다.


‘여기까지 군. 더 이상은 레지스탕스가 버틸 수 없어.’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최후의 방법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작전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는 아이가 다시 실험실에 끌려가고, 남은 이들은 전멸 당할 것이었다.


“레온, 지금부터 내가 티시포네와 시간을 끌 테니, 그 사이 레지스탕스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


대표에게도 가서 전하라며, 에드워드가 서서히 몸을 일으키자 곁에 있던 레온과 아이는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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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0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8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0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8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9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7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9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7 0 12쪽
59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9) 24.05.23 9 0 11쪽
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9 0 11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7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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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9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7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7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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