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305
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작성
24.06.04 22:00
조회
5
추천
0
글자
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DUMMY

“들어오시지요.”


제이드는 카지노 상층에 있는 집무실 문을 예의 바르게 열었다. 마치 집사를 흉내 내는 듯한 몸짓으로 장난기가 가득했으나, 에드워드와 레온은 굳어 있었다.


그의 부하들이 두 사람 곁에 총을 든 채 함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외군, 이곳에 숨어든 목적을 먼저 캐물을 줄 알았는데....’


홀 안에서 에드워드가 정체를 밝힌 이후, 제이드는 두 사람을 이곳으로 초대했다. 심지어 그는 무기조차 빼앗지 않았다. 친구와 만나는 자리처럼, 에드워드와 레온을 편히 대할 뿐이었다.


그 모습에도 꿍꿍이가 있을 것만 같아 에드워드는 여전히 주변을 조심했다.


“자기들, 어디든 편한 곳에 앉아. 흠, 차나 커피가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긴 술 외에는 마실 것이 없어서 말이야.”


그는 집무실 가운데 있는 책상에 걸터앉았다.


카지노의 부하가 위스키를 가져와 제이드에게 먼저 건넸고, 에드워드와 레온에게도 권했으나 두 사람 모두 거절했다. 잠시 목을 축인 제이드는 에반 이사를 제외하고는 부하들을 내보냈다.


“자기 이름, 기사에서 본 적 있어. 세기의 명탐정이었나?”


집무실까지 데려왔음에도, 제이드는 본론을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는 무언가를 찾는지, 가벼운 질문들을 던지며 책상 서랍을 뒤지는 중이었다. 이에 에드워드도 장단을 맞춰주듯 짧게 대답하고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제이드 이사의 성격과는 조금 다르군.’


화려해 보이는 그의 외형을 생각하면, 집무실도 그러할 것만 같았으나 이곳은 무척 삭막했다. 최소한의 가구들만이 공간을 차지했고, 굳이 특이한 점을 찾자면 갖은 종류의 술과 여러 개의 액자 정도였다.


‘저 사진은....?’


액자 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진이 하나 있었다.


검은색 프레임으로, 다른 액자들과 달리 유독 더 깔끔했다. 그만큼 자주 들여다봤을 사진은 제이드와 에반 이사, 그리고 누군지 알 수 없는 이가 담겨 있었다. 사진 속 세 사람은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듯이 즐거워 보였다.


“검은색 자칼 가면이라니, 자기랑 잘 어울리는 것으로 골랐네. 그쪽은, 조수?”


“..... 맞습니다.”


마침내 찾던 것을 발견한 제이드는 레온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구급함?’


얼결에 상자를 받아 든 레온이 뚜껑을 열자, 간단한 붕대와 약들이 들어있었다. 제이드가 더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에드워드의 상처를 치료하라는 듯한 배려로 보였다.


뜻밖의 친절에 레온은 눈을 깜박였다가 이내 에드워드의 팔에 붕대를 감기 시작했다. 호의를 받아들인 레온과는 달리 에드워드는 대화 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 인상을 썼다.


투욱-


그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자칼 가면을 벗어내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가벼운 소재였던 자칼 가면은 이로 인해 끝 부분이 뭉겨졌다.


“이제 믿을 수 있겠나?”


본론을 꺼내기 전 잡다한 얘기로 분위기를 푸는 것처럼 보였지만, 제이드는 사실 에드워드가 정말 명탐정이 맞는지 의심하는 중이었다.


“내 심리까지 파악해 주시다니, 신문 기사의 수식이 거짓말은 아니네?”


에드워드의 행동에 제이드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보통 긴장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호의를 베풀 때면 사람들은 금세 안심해 버리고는 말았다. 어쩌면 제이드가 만만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며, 예의마저 갖다 버리는 이들도 봤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며, 말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이는 불리한 현재 상황을 직시하면서도, 빈틈을 노려 처지를 반전시키는 것에 노련하다는 뜻이었다.


‘아까 홀 안에서 가면을 쓰고 있는 나를 알아보고, 에반 앞에서도 위축되지도 않고, 지금 이 모습까지..... 아주 훌륭한걸. 저 자가 협력해 준다면 어쩌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일지도 몰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에드워드에 대한 판단을 마친 제이드는 가벼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보아 하니 도박을 하러 온 건 아니고. 경관들을 지원 온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여기 왜 왔는지는 묻지 않을게.”


상당히 파격적인 배려를 건네기에, 에드워드는 제이드가 도대체 뭘 요구하려나 싶어 더욱 걱정이 짙어졌다.


“운명처럼, 자기랑 내가 만났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레온의 치료가 거의 끝나가는 것을 본 제이드는 넌지시 중얼거렸다. 이제야 그는 날이 선 모습을 드러내며 본론을 꺼내 들었다.


“신문에 큼지막하게 기사가 났으니, 자기도 봤겠지. 카지노 근처에서 경관이 죽었다는 사건 말이야.”


싱긋거리며 웃고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는 살벌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번 사건이 어지간히 그에게 거슬리는 일인 듯했다.


“경관들께서는 우리를 용의자로 보고 있지만.... 내가 죽인 거 아냐. 여기 있는 에반을 비롯해 모든 카지노 직원도 이 살인에 가담하지 않았어.”


그가 직원까지 언급한 것은 두 가지 의미였다. 하나는 문자 그대로 직원들이 경관을 죽이지 않았음을 뜻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경관의 죽음을 사주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무죄를 증명하고 싶다면 좀 더 정확한 알리바이를 말해주지 그래?”


꽤나 당당한 태도였으나, 에드워드가 그 말을 덥석 믿을 순 없었다.


“그건 탐정인 자기가 알아봐 줘야지. 나는 무척 바쁜 사람이거든.”


제이드는 뻔뻔한 태도로 그날 일에 관해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살인에 대해 부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것을 보니, 제이드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대신, 범인이 누군지는 알려줄게. X 같은 투기장 놈들이지.”


이에 관해 에드워드가 물어보기도 전에, 그가 먼저 속내를 드러냈다. 제이드는 투기장에 깊은 증오심을 가진 듯 보였다.


“저급하고, 몰상식한 XXX들. 걔네는 우릴 지독하게 싫어하거든. 우리가 경관들을 죽인 것이 아니니, 그놈들 짓이야. 간단하지?”


산뜻한 말투로 제이드가 마무리 지었지만, 상당히 복잡한 문제임을 에드워드는 느꼈다. 역시나 그는 단순한 사건 해결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제이드 이사는 이 사건의 범인이 투기장으로 지목되길 원하는 것이군. 진짜 범인이 누구든 상관없이.’


에드워드는 이 의뢰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투기장과 카지노의 알력 다툼에 끼여서 진실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 자기, 지금 고민하는 거야?”


쉽사리 에드워드의 입에서 긍정하는 말이 나오지 않자, 제이드는 그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그는 아까처럼 밝게 웃고 있었으나, 그토록 불길할 수가 없었다.


타앗-


결국 에드워드는 레온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꺼내 들려했다.


“어렵게 이것저것 잴 필요 없어. 선택지는 하나거든.”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으나, 에드워드는 방어에 실패했다. 한 발자국 더 빨랐던 제이드가, 강한 악력으로 총을 꺼내려는 에드워드의 손을 막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치에 레온도 총을 꺼내 들려했으나, 자신의 뒤통수에 금속이 닿자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 협박 치고는 과하군.”


에반 이사가 레온에게 총을 겨누고 있음을 인지한 에드워드는 제이드를 노려봤다. 그의 분노를 보고도 제이드는 예의 그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아직 조수 분께서 피 한 방울 안 흘렸잖아. 내가 얼마나 신사적으로 굴고 있는 건데.”


제이드는 에드워드에게 총을 버리란 듯이 눈짓했다. 레온이 인질로 잡혀있기에 그는 하는 수 없이 바닥으로 총을 떨어뜨렸다.


“내 의뢰 내용은 잘 들었지? 카지노가 누명을 벗을 때까지 조수 분께서는 우리 쪽에 있어주셔야겠어. 만약 실패한다면... 설명 안 해줘도 알지?”


철컥-


에반이 레온을 겨누고 있는 총의 안전장치를 풀었고, 그 소리를 에드워드도 똑똑히 들었다. 실패한다면, 레온을 없애겠다는 뜻이 명확하게 에드워드에게 전해졌다.


“앗, 이런. 너무 불공평한가? 음, 신뢰가 조금 흩어진 것 같으니 조금 양보해서 우리 쪽도 인질을 보내줄게.”


에드워드의 총을 발로 차서 멀리 보낸 제이드는 너스레를 떨었다.


“에반, 탐정님께서 내 의뢰를 진행하시는 동안 따라다니면서 보좌해 드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지원해 드리고.”


사실상 말이 좋아 인질이지, 에반 이사를 에드워드 곁에 보낸다는 것은 그를 감시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대로 제이드의 의뢰를 수락한다면, 에드워드에게는 너무나 불리한 조건이었다.


‘레온을 여기에 둘 순 없어. 클로이가 이 주변에 있을 테니 도움을 요청해서...’


입술을 깨문 에드워드는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자신이야 이곳에 남게 되어도 상관없지만, 이 상황과 무관한 레온만큼은 어떻게든 탈출시키기 위해서였다.


퍼억-


생각을 끝낸 그가 움직이려 한 순간, 뒤편에서 강한 충격이 전해지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 ㄴ....!”


정신을 잃기 직전, 에드워드는 카지노가 아닌 레온이 자신을 공격했음을 깨달았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은 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에드워드는 기절했다.


“의뢰를 받는 것은 물론, 말씀하신 대로 이곳에 제가 남아 있겠습니다.”


레온은 에드워드의 판단을 모를 리 없었다.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을 미안해하며, 샬럿에게 그러하듯이 자신을 희생하려 할 것이 뻔하기에 그는 선수를 쳤다.


지금 당장 탈출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에드워드가 생각해내지 못했을 뿐이지, 레온은 그가 충분히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음을 믿었다.


‘실패한다 할지라도, 우선 시간을 벌어두면 탈출이 어려울 것 같지도 않고...’


제이드와 직접 맞부딪친 에드워드와는 다르게, 레온은 그를 관망했기에 판단이 달랐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이드가 자신을 해칠 것 같지는 않았다. 에드워드나 대표가 들었다면 세상물정을 모른다며 기함할 소리였지만 레온은 그렇게 판단했다.


“어머, 터프하셔라. 이 정도 성격은 갖춰야지 탐정님의 조수를 할 수 있는 건가 봐.”


레온의 돌발행동에 제이드도 순간 놀랐으나, 결론적으로는 대치가 마무리되었기에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의뢰가 수락되어 에드워드를 더 여기에 둘 필요가 없기에, 제이드는 에반에게 그를 데리고 카지노를 나가라고 손짓했다. 에반이 에드워드를 짐짝처럼 들고 집무실 문을 열자 밖에 있던 부하들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잘 다녀와, 에반. 탐정님 심기를 너무 긁지는 말고~”


상냥한 마중에도 에반은 고개만 까닥할 뿐이었다. 그가 나가자 제이드는 몇몇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조수님을 모시렴, 정중하게. 긁힌 자국 하나라도 생기면 너희들의 목에 똑같이 만들어 줄 거란다.”


무심한 에반과는 달리, 부하들은 제이드 앞에서 충성스럽게 대답했다. 그들이 레온을 귀빈처럼 모시며 집무실을 나설 때, 제이드는 레온을 향해 잘 가라는 듯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특이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레온은 카지노의 부하들을 따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7) 24.06.07 6 0 12쪽
7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6) 24.06.06 6 0 12쪽
7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5) 24.06.05 7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6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9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10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10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7 0 12쪽
59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9) 24.05.23 9 0 11쪽
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10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8 0 11쪽
5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3) 24.05.14 9 0 11쪽
4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2) 24.05.13 9 0 11쪽
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10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8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