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이 회귀자의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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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전도사
작품등록일 :
2024.05.15 23:23
최근연재일 :
2024.09.1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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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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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물

DUMMY

챙!!


녹턴의 간부인 일곱 개의 꿈.

그 중 환몽을 담당하는 구르는 녹턴의 간부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이다.

검을 잡은지 대략 10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마스터의 문을 두드리는 재능.

이는 대략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었다.


챙!!!


그랬던 그였기에 알 수 있었다.


챙!!!


아무리 같은 위계에 있더라도, 그 안에서도 수준의 격차가 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마스터들 중에서도 최강이었다.


“커헉!!”


챙!


검과 검이 부딪히며 생기는 충격만으로도 머리가 크게 울렸다.

그리고 몸 안의 마력이 크게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다.


‘··· 간을 보는건 자살 행위다.’


구르는 자신의 모든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 영향으로 창고의 땅이 조금씩 떨리는 것과 같은 착각을 주었다.


‘아무리 로건이라고 하더라도, 자폭병들만을 선별해서 죽이는 것에는 큰 소모가 필요할 것이다.’


라르의 번화가 중심에만 모여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거리와 넓이가 좁은 것이 아니다.

적어도 반경 5km 이상의 대규모 마법을 펼쳤을 것이다.


‘제아무리 괴물이라고 해도. 결국은 기사. 그 정도의 마법을 기사가 펼쳤다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


그렇다면 팔 하나쯤은 내어준다는 각오로 도망에만 전념한다면.

도망을 못칠 상황도 아니다.


‘우선···.’


갑작스럽게 증폭된 구르의 마력에 로건이 경계하고 있을 때.


휘릭.


구르는 뒤를 돌고는.


쾅!!


검은 내질러 창고에 큰 구멍을 하나 더 내었다.


탁!


그리고 바닥을 박차며 창고 밖으로 몸을 내던졌다.


촥!!


로건의 바람의 장막에 구멍을 낸 구르는 몸을 억지로 집어 넣으며 그 구멍을 통과했다.

할퀴어지는 상처는 신경쓰지 않은채 그는 곧장 산 아래로 내달렸다.


“젠장.”


그리고 로건 역시 빠르게 바람을 거두고 구르를 뒤쫓아 뛰었다.

흘러내리는 피와 강한 마력의 흔적으로 위치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훙!


칼바람을 연상캐 하는 로건의 검기가 구르의 목을 노리며 쇄도했다.


촤악!


구르는 몸과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로 검을 역수로 잡은 채 손목의 힘 만으로 그 바람을 파훼했다.

그 광경에 로건은 눈을 크게 떴다.


‘··· 저건. 본류인가?’


단순히 저 기량 때문만이 아닌, 저 검술을 봤었기 때문이다.

로건의 송곳의 기원이자, 그가 봤던 이들 중 찌르기에 한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이.

남부에 있는 전사들의 나라 록담의 8부족 중 3강의 위치에 있는 키르 부족의 족장의 검술과 같았다.


‘우연인가.’


그를 알고 있는 로건이었기에 그가 저런 집단과 얽힐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 4번.’


훙!


빠르게 계산을 끝낸 로건은 다시 한 번 바람을 날렸다.


촤악!


구르는 같은 방법으로 그 바람을 다시 파훼했다.


훙!!


촤악!


그리고 세 번째 바람을 찢은 구르는 바람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화악!!!


로건이 네 번째 바람을 날리자.


탁!


구르는 달리는 것을 멈추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


촤악!


그리고 검을 내질러 그 바람을 파훼했다.


“큭.”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로건은 다시 바람의 장막을 쳤다.

산의 나무들이 그 바람에 날아갔지만, 두 사람 모두 신경쓰지 않았다.


“······.”


한동안의 적막이 이어졌고.


쾅!!


두 사람의 검이 격돌했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쾅! 쾅!!


로건은 찌르기를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집요하게 상대가 검을 잡고 있는 왼쪽을 노렸다.

옆구리, 허벅지, 발목.

위에서부터 이어지는 연격에 구르는 그 공격들을 처내었다.


훙!


그리고 공격을 막아냄으로서 생긴 아주 작은 틈을 이용해 곧장 찌르기를 날렸지만, 허공을 갈랐을 뿐이었다.

로건은 상체만을 뒤쪽으로 빼 그 공격을 막았고, 허리를 꺾은 자세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쾅!!


자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공격이었음에도 그 충격은 직전의 공격보다 더 강했다.


쿠구궁.


로건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물론 맞대고 있는 검에 힘을 빼지는 않았다.


콰각!


구르가 밟고 있는 땅이 점점 꺼졌다.

그는 자신이 힘에서 밀린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되었다.


“큭!”


구르는 오히려 몸의 힘을 뺐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허릿춤에서 단검을 뽑아들고 로건의 발목을 향해 휘둘렀다.


훙!


로건은 그 공격을 다리를 드는 동작으로 피했고, 그때 생긴 틈을 타서 구르는 몸을 오른쪽으로 굴렸다.


쒜엑!


그리고 몸을 바닥에 거의 붙힌 상태로 왼팔로만 찌르기를 내질렀다.


타닥.


로건은 그 공격에 구르와 거리를 벌렸다.


“후우.”


구르는 숨을 몰아쉬었고.


훙! 훙! 쾅!


3번의 연격이 이어졌다.

그 중 2개는 허공을, 하나는 로건의 검날을 때렸다.

정확히는 로건이 검날로 그 공격을 막았다.


척.


구르는 자신의 검을 하늘 위로 들어 올렸다.

그의 마력이 주위의 마나를 어지럽게 흐트려 놓았고, 앞에는 거대한 검붉은색 원이 생겨났다.


훙!


구르는 그 원에다 자신의 검을 찔렀고.


콰가가광!!


빛의 기둥을 연상케하는 일격이 로건을 향해 덮쳤다.


“스읍.”


그 공격에 로건은 숨을 들이마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검날에 마력을 모았다.


후훙!!


찰나의 순간에 두 번의 검격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파앗!


구르의 일격은 바스라지듯이 사라졌다.

로건이 고안한 검술이며 상당한 육체 능력을 요구하는 검술.

지풍.

또 다른 이름은 대지를 가르는 바람이긴 하지만, 이는 로건이 극히 싫어하는 이름이다.


타닷!


큰 공격이 막혔음에도 구르는 로건의 앞에 섰다.

다른 동작 없이 그저 가만히 서있는 그를 보며 로건은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직감했다.


‘··· 어울려줄까.’


갑작스러운 변덕이었지만, 보다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결심을 끝낸 로건은 구르와의 거리를 좁혔다.

거리는 3m였지만, 눈 깜짝할 사이 닿을 거리였다.


“······.”


두 사람 모두 말은 없었다.

하지만, 하는 행동은 같았다.

몸에 힘을 빼고, 검을 늘여트려 둔다.

그리고, 순간의 탄력을 이용해서.


쒜엑!!


찌른다.


콰지직!!!


누군가의 검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검의 주인은 구르였다.


‘도망갈 수··· 없다.’


검을 잃자마자 몸을 뒤쪽으로 빼낸 구르였지만, 알 수 있었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했지만, 조금의 피해도 주지 못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가장 자신 있는 일격이었음에도 같은 공격으로 완전히 패배했다.


‘분명 상황은 내가 더 나을 것인데.’


이길 수 있다는 그림?

그런 것은 처음부터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저 남자를 뚫고 라르에서 벗어날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은 것은.

예상 이상이었다.


“더 해볼 건가?”


보이지 않는 한계.

그에 비해 이미 들어나고 있는 자신의 밑천.


'이게 무력감이라는 건가.'


마치 절벽을 올라가기 위해 애쓰는 지렁이가 된 기분이었다.

로건의 저 여유로운 태도는 구르의 열등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저 표정 하나 만큼은.'


그와 동시에 그는 확신했다.


'가지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부숴버리는 게 낫다.'


구르는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작은 정사각형 물체를 떠올렸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거둬준 한 사람을 떠올렸다.


‘······ 미안합니다. 악몽이시여.’


구르는 천천히 자신의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무로 된 큐브를 꺼냈다.


“···!!”


그 물건을 로건은 처음 보았다.

저게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저게 저 손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았다.


“그대들의 숨결에 축복을.”


파앗!!


구르의 말에 반응하여, 큐브에서 빛이 발했다.

그리고 나무로 된 큐브의 껍질이 깨지듯이 벗겨지더니 이내 옥으로 된 아름다운 큐브로 변하였다.

마치 숲을 연상케 하는 초록색 옥으로 이루어져 있는 큐브.

그 큐브에는 금으로 된 치밀할 정도로 작은 장식이 수놓고 있었다.


‘··· 왜 여기까지 왔나 했더니.’


녹턴 역시 이 일이 무리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북부에서는 수도 이상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라르의 시장을 조종하고.

세금을 횡령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 일을 강행한 이유는 단 하나.


'유물이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곳에 유물이, 그것도 매우 강력한 유물이 있다는 것을.


‘··· 어떤 종류의 유물이지.’


로건은 온몸이 저릿한 감각을 느꼈다.


콰득!


그는 주머니에서 유리병을 꺼내 약 하나를 씹었다.

자신의 상태를 점검한 로건은 구르를 똑바로 처다보았다.

많은 유물을 봤고, 그 유물을 상대한 로건이었지만, 그럼에도 모르는 게 더 많았다.

저 유물에서 느껴지는 마력은 굉장히 이질적인 것이었다.


“··· 이럼에도. 난 너를 이길 수 없겠지.”


허공에 떠오른 유물을 오른손으로 잡으며 구르가 말했다.

로건은 그의 몸에 있던 상처가 모두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나··· 너를 제외한 이라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겠지.”


구르는 그 유물을 자신의 가슴에 쑤셔 넣었다.

그러자 청량한 푸른빛으로 빛나던 빛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갔다.

점점 강해지는 빛이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이게········· 마스터의 경지인건가?'


유물의 힘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구르는 생각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감각.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마력의 양과 질.

전능함 마저 느껴지는 압도적이 힘.


'허나··· 저 괴물새끼는. 이럼에도 이길 수 없다는 건가.'


구르의 예측대로, 그는 일시적이지만 마스터의 영역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랬기에 더욱 로건과 싸우는 것을 피했다.

같은 무대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그랬기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로건의 힘과 느껴지는 마력의 수준.

그리고 그가 아직 감춰둔 힘.


"··· 나는 바란다."


그랬기에 구르는 유물에게 말했다.

억지로 그 힘을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큰 반발이 느껴졌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너무 과한 힘에 의하여 죽음이라는 미래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음에도 상관하지 않았다.


"바람을 갈라다오."


그 말에 반응하여 유물에서는 검붉은 빛이 발했다.

그러자 로건이 미리 쳐놓은 바람의 장막이 사라졌다.

큰 저항력이 느껴지지 않은, 마치 풀숲을 해치는 것처럼 매우 간단한 행위로 보였다.


"나를 하늘 위로 띄어다오."


그러자 구르의 몸이 점차 하늘 위로 떠올랐다.

그런 구르를 향해 로건이 검기를 여럿 날렸지만, 구르에게 닿기 전에 사라졌다.


'······ 저게 무슨.'


유물을 상대할 때 마다 드는 공통적인 생각은 불합리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나는 바란다."


하늘 위에서 라르의 전경을 내려보고 있는 구르가 말했다.


"너의 모든 힘을··· 나에게 넘겨라."


구르가 말할 때마다 그 말에 반응하여 빛나던 유물이 이번에도 빛났다.

여태 까지의 그 어떤 반응보다 강하게.


"넘겨라."


허나 그것이 힘의 전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파스슥.


격한 저항 때문인지 구르의 신체가 조금씩 가루가 되고 있었다.


"넘겨."


유물의 힘을 강탈하려는 구르의 말에 저항하고 있는 유물이었다.


파스슥.


"넘어와라."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이미 버린 천재의 의지를 마치 유물은 끝까지 저항 할 수 없었다.


파아앗!!!


피를 연상케 하는 검붉은 빛이 밝게 빛났다.

그리고 그 빛은 구르에게 집중되었다.


"··· 젠장."


그 모습을 보던 로건은 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느껴지는 인기척이 너무 많았다.


'범위가··· 안 된다.'


로건이 망설이고 있을 때.


팟!!!!


빛이 점멸했고.


콰가광!!


큰 폭발이 일어났다.


"큭."


로건의 표정에서 여유가 사라졌고, 그의 입에서 고통에 찬 목소리가 흘렀다.

막대한 양의 빛은 천천히 한 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위치는 구르의 등, 정확히는 날개뼈 부분이었다.


파앗.


마치 나비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날개.

허나, 그 색은 어두운 핏빛과 검정의 요합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로건은 그의 귀가 뾰족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 뭔지 알겠군.'


나비를 연상케 하고, 보는 이를 현혹시킨다는 아름다운 날개.

뾰족하게 긴 귀.

자연의 마나를 연상케 하는 가장 순수한 마력.


'요정이다.'


작가의말

내일 라르 파트가 끝납니다. 나중에 본문의 내용이 변할 수 있습니다(디테일 추가, 문장 추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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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귀자의 발걸음 (3) 24.09.16 6 0 12쪽
30 이름 없는 편지 24.09.12 9 0 13쪽
29 파랑 24.09.09 11 0 15쪽
» 유물 24.09.05 17 0 13쪽
27 약자의 싸움 24.08.31 16 0 13쪽
26 수풍(守風) 24.08.28 15 0 15쪽
25 북부의 요새, 라르 24.08.24 18 0 11쪽
24 녹턴(2) 24.08.23 23 0 12쪽
23 녹턴 (1) 24.08.20 22 0 13쪽
22 광산 도시, 라르 24.08.15 22 1 13쪽
21 신뢰의 문제 24.08.14 26 0 12쪽
20 예상외 24.08.11 33 0 17쪽
19 1 vs 30 24.08.08 31 0 14쪽
18 회귀자의 발걸음 (2) 24.08.06 33 0 13쪽
17 회귀자의 발걸음 (1) 24.07.29 31 0 12쪽
16 숨겨진 비밀 24.07.29 29 1 17쪽
15 참관 수업 24.07.13 30 0 15쪽
14 교직원 회의 24.07.08 34 0 15쪽
13 새로운 만남 24.06.21 39 1 15쪽
12 용화(蛹化) 24.06.16 42 2 12쪽
11 테스트 24.06.14 46 0 12쪽
10 첫 수업 24.06.09 51 0 12쪽
9 입학식 24.06.08 48 0 14쪽
8 카이든 악시온 24.06.03 54 1 14쪽
7 레니아 24.05.31 48 0 15쪽
6 렘피아 아카데미 24.05.27 59 1 13쪽
5 제2 부대 대장 24.05.25 62 1 12쪽
4 수도, 피렌시아 24.05.22 72 1 12쪽
3 산적 크락 24.05.19 83 2 12쪽
2 독립 부대 대장 24.05.17 114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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