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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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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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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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첫 번째 의뢰

DUMMY

*


어느새 다시 돌아온 박태우가 응접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회장실은 수리 중이라고 한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기자들 무리를 뚫고 나갈 자신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여기 계신 귀한 고객님들과의 대화가 우선이었다.


“박태우 헌터는 왜 여기에 있습니까?”

“회장님께서 김수한 헌터님을 무슨 일이 있어도 모시라 하셨습니다.”

“이미 관계가 틀어진 것 같은데.”

“그건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하여튼 사과는 잘 한다.

진정성이라고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박태우를 무시하고 눈 앞의 고객들을 바라봤다.


“1000억, 1100억을 주시겠다고요.“

“그럼. 당연하지. 성의 표시라고 생각해. 무려 S급, 아니 측정불가잖아?“

“의뢰 내용부터 듣고 결정하겠습니다.“

“그건 곤란한데. 기밀이라.“

“저는 의뢰 내용을 모른 채 계약 안합니다.“


나는 딱 잘라 거절했다.

무슨 의뢰인 줄 알고 계약하냐, 내가 그러다가 20살 때 왠 도둑놈들과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


“1000억인데?“

“네.“

“내가 말해줄게. 난 1100억이니까.”


정지환과 나의 대화에 갑작스레 설유천이 끼어들었다.


“거참. 어린이가 왜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고 그러시나.”

“헛소리.”


둘은 잠시 신경전을 이어갔다.

침묵을 깬 건 박태우였다.


“괜찮습니다. 던전 강제 폐쇄 현상 마지막 생존자가 김수한 님이십니다.“

“그럼 괜찮겠네. 좋아. 협회놈이 제대로 설명했을리 없다고 가정하고 설명한다. 서울 XX역 던전 브레이크 직전에 일이 터졌어.“


설명은 대략 5분간 이어졌다.

대충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

일시: 20XX년 6월 14일 (같은 날)

장소: 부산광역시 XX역 근처

시간: 오후 5시 17분 경

사건명: A급 던전 브레이크 발생


개요

1. 주변 헌터들이 즉각 대응했으나, 대부분 C~E등급의 헌터였기에 전세가 밀림.

2. 30분 후, 뒤늦게 헌터 협회가 A급 헌터 1명, B급 헌터 5명을 파견함.

3. 잡몹들은 전부 처치 완료했으나, 보스 몬스터가 나오지 않아 던전이 닫히지 않음.

4. 헌터들 진입 후 30분 경과. 아무도 나오지 않음.

5. 헌터 협회에서 정지환과 설유천에게 도움 요청.

6. 정지환과 설유천이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30분 경, 던전은 이미 폐쇄된 후였다.

-


“그래서 헌터 협회에서 지원이 오지 않았군요. 옆의 S급은 멀뚱히 보고 앉아 있었고.”


드디어 상황이 정리되었다.

박태우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헌터 협회는 부산 쪽 일을 먼저 처리하느라 서울 XX역 근처 현장에 바로 오지 못했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출발했을 때쯤엔 이미 김수한 헌터님이 상황을 종료시킨 이후였고요.“

“참나. 솔직히 B급 던전 브레이크니까 주위 헌터들이 어련히 해결하겠거니 하고 방치한거 아닌가? 예를 들면 김수한 헌터라던가.”

“변명은 좋지 않아.”


두 명의 S급은 이를 곱게 넘어가지 않았다.

박태우는 순순히 인정했다.


“네. 헌터 협회의 잘못입니다.“

“순순히 인정하니까 또 꼴 보기 싫군.“

“그러니까.“


아무래도 헌터 협회는 공공의 적인가 보다.

하는 짓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상황은 정리되었지만 여전히 궁금했다.

대체 의뢰 내용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정지환에게 물었다.


“어쨌든 서울의 던전 브레이크는 해결되었고, 부산의 던전은 폐쇄되어 들어가 조사할 수도 없는데 의뢰할 게 뭡니까?“

“아참. 그렇지.“

“그건 내가 설명할게.“


사이좋게 이번에는 설유천이 답을 이어갔다.


“여기서부터 기밀이야. 사실 약 일주일 전에 던전이 하나 생성되었어. ??급 던전인것부터가 수상했지만 더 이상한 건 보스가 없다는 점이었어.“

“던전의 등급이 뜨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보스도 없고요?“

“그래. 자연히 보스를 죽이지 못하니 던전 클리어도 미뤄졌다. 우린 이 던전을 조사 중이었어.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저 놈들이 끼고 싶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어.“

“뭐라는 거냐.“


정지환이 설유천의 말에 태클을 걸었다.

설유천은 이를 가볍게 무시했다.

박태우가 그 틈을 타 끼어들었다.


“모든 던전은 협회에 보고되어야 합니다. 불법은 금물-”

“그 와중에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생성되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놈들이 쎄지더군. 이런 던전은 처음 겪어봤어. 던전도 퇴근을 하는 건지, 오후 6시가 되면 폐쇄되었다.“


설유천은 박태우도 간단히 무시했다.

그나저나 오후 6시가 되면 폐쇄?

뭔가 익숙하다.


“던전이 폐쇄?”

“나도 처음이야. 클리어도 안했는데 정기적으로 폐쇄되었다 열렸다 하는 건. 그냥 기관에서 입장을 제한하는 건 봤어도 던전이 혼자 그러는 건 처음 봤다. 협회 놈들이 비밀리에 조사하는 게 좋겠다 했고, 우리도 그에 동의했어. 근데 이번에 일이 터진 거고.“

“그럼 저에게 맡기려는 의뢰는···“

“같이 조사해달라는 거야. 별거 없어.“


별거 없지 않다.

아마 나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처음 들을 때부터 기시감이 들었다.

보스가 없고, 던전이 자동으로 닫히고, 몬스터가 세진다는 건···


내 출퇴근, 레벨업 루틴과 똑같았다.

오후 6시면 내 퇴근 시간이었다.

자동 전투와 관련이 있는 건가, 던전의 등급이 밝혀지지 않은 것도 그렇고.

일단 지금은 추측일 뿐이니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위험할 것 같은데요.“

“에이. 별로 안 위험해.“

“부산의 던전에서 A급 헌터 1명, B급 헌터 5명이 나오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정지환과 설유천은 갑자기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나는 박태우를 바라봤다.


“S급이 무려 4명입니다. 괜찮을 거에요.”

“박태우 헌터님도 같이 가시는 겁니까?”

“네. 협회의 보호 아래 조사가 이뤄져야죠.“

“누가 누굴 보호한다는 건지 모르겠네~“

“정지환 헌터님.“


헌터 협회는 유일한 S급을 잃어도 좋다는 건가?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다.

알 바 아니다.

돈만 벌면 된다.

이왕이면 더 얹어서.


“의뢰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오! 좋지!”


나의 말에 세 명의 S급들은 화색을 했다.

나는 씨익 웃으며 조건을 덧붙였다.


“대신 위험 수당까지 더해 각 1300억씩 받겠습니다. 헌터 협회도 포함입니다.”

“난 상관없어.”

“나도 괜찮아. 측정불가 헌터님을 모시려면 그 정도 성의 표시는 당연하지.”

“연봉을 한 번에···회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유일하게 결정권자가 아닌 박태우는 다시 구석으로 가서 통화를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이길 것을 안다.

역시. 조금 통화하더니 울상이 되어 돌아왔다.


“조건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더 있습니다.“

“또 있어요?!“


박태우는 입을 떡 벌렸다.

그럼 위험한 일을 돈만 받고 끝낼 줄 알았냐?

받을 건 다 챙겨야 한다.

내 가치를 알면 그만큼 받아야 하는 법.


“세후로, 그리고 기타 조건들은 이 서류를 참고해주십시오.“


나는 모든 조건이 기입된 전자서류를 앱으로 전송했다.

실물 서류 또한 품에서 꺼내 분배했다.

틈틈이 변호사를 만나 내용을 채웠더랬다.

똥까지 먹었는데, 미래 준비는 더 철저히 해야한다.


“하하하! 그래. 세후로, 문제 없이, 깨끗하게 챙겨줄게.“

“철저하네. 좋은 자세야.“

“서류가 기네요···“


항상 바라던 것은 이왕이면 세후로 문제 없는 거액의 돈이 내 통자에 입금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세 명의 헌터는 문서를 확인하고, 서명까지 차례로 완료했다.

지체할 것도 없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연스레 세 명의 시선이 따라 붙었다.


“확인했습니다. 그럼 갑시다.”

“제가 안내할게요.”


박태우 헌터를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전용 입구를 통해 밖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이 아직도 있다니, 놀랍군요.“

“김수한 헌터가 측정불가인 건 밝히지 않았지만, 무려 S급이라고.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S급이 한 명 더 늘은 거다. 당연히 달라붙지. 나 같으면 날밤 샌다.“

“측정불가라는 걸 밝히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진짜 몰라서 묻는건가?”


정지환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제가 아는 게 정확한지 확인 차 물어봤습니다.“

“놀랐네. 이 업계 사람이 모를리가. 김수한 헌터가 생각하는 게 맞아. 측정불가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고되지 않았다. 숨겼을 가능성은 일단 배제하고. 밝혀지는 순간 당신 인생이 힘들어질 거다.“


정지환의 말을 받아 박태우가 설명을 했다.


“전쟁의 위협은 당연하고요. 위협에서 그치면 다행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입장을 명확히 하면 아무도 건들지 못하겠지만···저희로서는 헌터님의 생각을 명확히 알 수 없으니까요.”


보호 대상이지만 동시에 경계 대상이라는 거군.


“그래서 너의 입장은 뭐야?”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설유천이 질문을 던졌다.

내 입장이라.

뭘 물어보시나.


“당연히 돈 많이 주는 쪽입니다.”


뻔뻔한 대답에 세 명의 반응이 각기 달랐다.


“하하. 금고가 거덜나겠는데.”

“제발 애국심을 가져주십시오.”

“백운 기업 돈 많아. 우리한테 오면 더 많이 줄게.”


마지막은 함정이다.

사실 아직 A급인데 S급 사이에 있기도 살 떨린다.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지만, 내가 그 던전에 가도 될까.

나는 눈 앞의 알림창을 봤다.


-

EX급 주력스킬: 자동전투 활성화

길안내 중···

목적지: 피라미드의 무덤

-


두려움은 사치다.

자동전투가 가는 길이 곧 내 길이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돈도 많이 벌고.

3900억!


이동 내내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도착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재개발구역.

여기저기에 쓰레기와 부산물이 널려있었다.

사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한밤 중이라 그런가 분위기가 음산했다.


“어? 포탈이 열려 있는데?“


박태우를 따라 이동하는데, 정지환이 앞을 가리켰다.

내 시선도 손가락을 따라 갔다.

한 무너져가는 벽돌 집 안쪽에 포탈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텁텁한 모래 바람이 불어왔다.

사막 던전인가.


”지금 이 시간에 열려 있을리가...일단 들어가보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전투 결과도 확인 안 했고, 보상도...


“오케이. 들어가자!”

“조심해. 위험하니까.”


박태우에 이어 정지환, 설유천이 차례로 들어갔다.


“이미 다 들어가버렸군.“


들어가서 확인하면 된다.

나는 포탈로 발을 내딛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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