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제의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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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오리
작품등록일 :
2024.06.09 15:32
최근연재일 :
2024.09.18 01:07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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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43
추천수 :
540
글자수 :
199,916

작성
24.06.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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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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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프롤로그(수정)

DUMMY

세상에는 자기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이 아주 많다.


문송이란 어처구니 없는 말이 유행할만큼 꿈을 쫒아 인문계에 진학한 사람에게 기다리는 건 쪼들리는 미래 뿐.

현실을 택해 이공계에 왔대도 높은 취업 문턱에 생기는 건 굽혀지기만 하는 눈높이와 허리.

설상가상 사람은 좋은데 딱 좋기만 힌 부모까지 있으면 천상계든 지하계든 평균을 아득히 넘는 인생난이도가 인생 구간 곳곳에 잠복해 있기 마련이니.


그런 하드난이도 인생을 사는 사람들과 비교해본다면 내 인생은 지극히 평범한 축에 속했다.


자식이 갓난쟁이일 때부터 바람피는 애비를 뒀지만, 재산 자체는 어머니 것이니 죽든지 말든지 알 바 아니다.

어머니가 병원신세를 지고 계시는 건 안타깝지만, 덕분에 돌발 재혼 퀘스트, 보상은 유산 분할 분쟁도 피할 수 있었으니 불행 중 다행.

키도 얼굴도 무난해서 여친이 없던 적은 중학생 이후로 전무하고, 등록금 대출 없이 졸업하자마자 외가쪽 지인 회사도 취직도 했다.


이름 그대로 탄탄대로인 인생에 어울리는 음주라이프를 즐기며 살았다. 그날도 폰으로 부른 대리기사님과 얘기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랬는데, 눈을 떠보니 생판 처음 보는 침대에, 그리고 방 안에 누워있었다.


처음엔 꿈을 꾸고 있나 했다. 정신이 좀 든 후엔 집이 아닌 호텔이나 그런데서 잠든 줄 알았고.

기괴한 가발을(심지어 밀가루 같이 하얀 가루가 떨어지는)쓴 남자들이 우르르 들어왔을 땐 설마가 사실이길 바랐다.


환생이니 빙의니, 거기 주인공들은 불만족스러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인생 만족도 9할 9푼인 나한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아X떼니 레X나니, 하다못해 도심 고속주행 버스 같은 징조도 없었고!


‘만약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손님은 어쩌실 건가요?’


...아니, 없진 않았나?


멍해지는 내 머릿속에서 대리기사의 목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쳤다. 은퇴하고 손주들 용돈 주려 대리 뛴다니 참 화목한 집안이구나 했었지.


‘뭐, 저야 딱히 불만은 없지만. 기회만 있다면 살아보고야 싶죠. 왕이나 뭐 그렇게. 재밌을 것 같잖아요?’


‘역시 그렇군요. 다른 분들한테도 여쭤보면 백이면 백, 같은 대답들을 해주시더라고요. 생각해보면 피곤할 것 같던데. 왕이란 거 막 드라마랑 달리 실제론 되게 할 일 많고 그랬다하고.


‘할 일 없는 것보단 바쁜 게 낫지. 공시 준비하던 친구 한놈은 공부한답시고 방에 처박혀있더니 인간 버섯 됐던데요.’


‘젊음이 좋긴 좋은 거군요. 그럼 바람대로 이루어지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 그런 말은 한 것 같긴 하다. 그럼 그때 기사님 뭐 산신령이나 신 그런 거였다고?

아니, 기사님. 산신령이든 신이시든 간에 내가 65만원도 드렸는데 이러깁니까?


머리를 쥐어뜯으려다 관뒀다. 죽어야 돌아갈 수 있는 거라면 대머리로 살길 싫으니까.

부정해도 바뀌지 않는 눈앞의 현실을 나는 인정했다. 나를 걱정하듯, 아님 미친 사람 보듯 하는 하얀 가발 시리즈들이 감명 깊게 봤던 어느 복수드라마 속 대사를 자동재생해줬다.


‘나, X된 거지, 지금.’


아니라고 말해줄 사람이 없는 게 슬픈 1700년대의 러시아 생활이 그렇게 시작됐다.

물론, 얼굴 보고 다시 기절했던 건 안 비밀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안경오리입니다.

역사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오타 지적 및 조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2024.08.21. 군더더기가 많은 것 같아 프롤로그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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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전쟁의 전방과 후방(5) +1 24.09.17 265 11 15쪽
27 전쟁의 전방과 후방(4) +3 24.09.15 275 10 21쪽
26 전쟁의 전방과 후방(3) +2 24.09.11 340 15 11쪽
25 전쟁의 전방과 후방(2) +3 24.09.08 395 15 15쪽
24 전쟁의 전방과 후방(1) +4 24.09.07 418 13 12쪽
23 돈은 내가 벌고, 남이 쓴다(4)(수정) +5 24.09.04 411 21 14쪽
22 돈은 내가 벌고, 남이 쓴다(3) +6 24.09.02 446 19 15쪽
21 돈은 내가 벌고, 남이 쓴다(2) +4 24.09.01 470 22 17쪽
20 돈은 내가 벌고, 남이 쓴다(1)(일부내용수정) +3 24.08.30 508 17 15쪽
19 대관식과 폭풍 전야 +5 24.08.29 545 20 20쪽
18 정치란 전쟁의 연장선이다 (5)(수정) +3 24.08.29 473 17 13쪽
17 정치란 전쟁의 연장선이다 (4) +5 24.08.28 483 17 14쪽
16 정치란 전쟁의 연장선이다 (3) +3 24.08.26 489 13 14쪽
15 정치란 전쟁의 연장선이다 (2) +2 24.08.25 560 13 20쪽
14 (제목수정) 정치란 전쟁의 연장선이다 (1) +2 24.08.24 619 21 20쪽
13 왕좌를 비워라(3) +9 24.08.22 622 23 16쪽
12 왕좌를 비워라(2) +4 24.08.22 571 19 19쪽
11 왕좌를 비워라(1) +5 24.08.20 634 22 17쪽
10 세 황제의 해(7) +2 24.08.19 573 21 13쪽
9 세 황제의 해(6) +5 24.08.18 618 24 26쪽
8 세 황제의 해(5) +3 24.08.17 657 23 15쪽
7 세 황제의 해(4) +3 24.08.12 703 18 14쪽
6 세 황제의 해(3) +3 24.08.04 789 26 12쪽
5 세 황제의 해(2) +4 24.06.22 867 21 16쪽
4 세 황제의 해(1) +3 24.06.16 886 25 16쪽
3 1761년 겨울(2) +2 24.06.11 921 21 10쪽
2 1761년 겨울(1) +3 24.06.09 1,100 25 13쪽
» 프롤로그(수정) +2 24.06.09 1,103 1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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