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처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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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우우우른
작품등록일 :
2024.06.10 18:50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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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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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DUMMY

몇 주 전, 그칠지 몰랐던 장마는 어느새 그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회색빛 구름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비를 내릴 기세였다. 침엽수가 군락을 이룬 숲은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나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며 비에 흠뻑 젖은 진흙의 찰기가 지나가는 발걸음을 붙잡았다.

칼은 불쾌하고 쾌쾌한 숲을 지나며 자기 발목을 붙잡는 진흙마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이 숲을 지나면서 그는 정취를 느끼고 자연을 느끼려 산림욕을 하러 온 여행객처럼 느껴졌다. 그는 한 나무 앞에서 오랫동안 서서 나무에 손을 댄 채 눈을 감고 숲의 공기를 들이마시거나 질척거리는 진흙 바닥을 손으로 만져가며 숲의 모든 것을 느끼려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 숲은 다른 생명체들이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숲이다. 방금까지 숲에서 여유를 만끽하던 그의 모습이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왼손에 장비한 진압 방패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무언가 나뭇가지를 우지끈 밟은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 숲에 자신을 제외한 다른 생명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무언가가 비가 그친 사이에 이 숲속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소리가 난 쪽으로 방패를 향한 채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분명 그 존재는 거대할 것이다. 나뭇가지를 밟을 때 났던 소리는 꽤 묵직한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때.

-전방 200m, 시속 30km, 정체불명의 생명체 접근.

칼의 옆에서 붕 날아오르며 구형의 로봇 AI가 말했다.

순간 칼은 공중으로 떠오르며 뒤에 있던 침엽수에 부딪혔다. 다친 곳이 없던 칼은 다시 방패를 들어 그것의 공격을 대비했다.

칼이 벨트에 찬 권총을 들고 그것을 향해 쐈다. 그 총알은 그것을 관통하며 거대한 구멍을 이곳저곳에 내놓았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는 총알을 다 쓴 권총을 넣어버리고 방패 뒤에 숨겨 두었던 도끼를 꺼내 들었다.

-경고! 경고! 5분 뒤 호우 주의!

칼은 방패를 들고 그것의 공격에 대비하다 미끄러지듯 피하였다. 매섭게 달려오던 그것은 칼이 피하며 모습을 드러낸 나무와 부딪혔다. 그것과 충돌한 나무가 단숨에 쓰러졌다. 그것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하고 있었다.

칼은 틈을 타 그것을 살폈다. 길이가 4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녹색의 방사능을 흘러내리는 멧돼지였다. 분명 비가 잠시 멈춘 사이 먹이를 구하러 나온 것일 것이다.

장마처럼 지긋지긋하게 내리는 이 비는 칼의 입장에서나 이곳을 살아가는 생명체의 입장에서나 참 골칫거리였다. 핵전쟁 시대의 산물인 방사능을 잔뜩 머금은 비는 방사능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적응한 생명체일지라도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그런 비가 내릴 땐 저런 짐승도 무서워 동굴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

그놈이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본다. 목의 길이가 길어지더니 길어진 목으로 고개를 쳐들고는 하늘을 본다. 놈도 이제 곧 비가 내리리라는 것을 알았는지 하늘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놀라며 동공이 축소되었다. 녀석은 다시 칼을 보았다. 보아하니 얼른 칼을 끝장내고 자신의 안락한 쉴 곳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계획을 세웠다.

칼은 자신을 향해 무작정 달려오는 멧돼지를 유인하며 내달렸다. 칼은 곳곳에 세워진 나무들을 피하며 비탈길을 내달렸다. 멧돼지는 칼이 지나온 나무들을 쓰러뜨리며 칼을 쫓았다. 뛰어가던 도중 칼은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지만, 다행히 균형을 맞추며 넘어지지 않았다.

칼이 나무들 사이에서 튀어나오듯 들판으로 나왔다. 멧돼지는 마치 폭탄을 터뜨린 것처럼 요란하게 나무들을 부수고 날리며 나타났다. 눈앞에 놓인 먹이에 이미 그것은 정신을 놓은 상태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녀석은 이제 비가 오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무작정 내달린다.

칼은 다시 돌아서 녀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칼은 오른손에 쥔 도끼를 바닥에 던져 놓고 왼팔의 방패를 풀어 던진다. 그리고 자신의 거대한 몸통만 한 배낭을 벗어 던져둔다.

-어차피 다시 해야 할 거 화끈하게 가자고!

-방사능 호우 주의! 적색경보!

AI가 시끄럽게 경보를 울린다.

칼은 주위를 오가며 경고를 알리는 로봇을 신경 쓰지 않고 앞에서 달려오는 멧돼지를 똑바로 응시한다. 칼은 멧돼지와 힘겨루기를 할 생각인지 호기롭게 멧돼지를 바라보고 있다. 멧돼지도 그에 상응하듯 대담하게 달려오고 있다.

멧돼지의 등줄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녹색 빛의 방사성 물질들은 멧돼지가 달려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흩뿌려진다.

멧돼지의 오른쪽 앞다리가 경직되었는지 멧돼지가 오른쪽으로 기운다. 결국 오른쪽 얼굴을 바닥에 쓸며 다가온다. 멧돼지 얼굴이 쓸어간 바닥에는 멧돼지의 살점이 묻어있다. 바닥에 쓸리면서 떨어진 살덩이다. 결국 왼쪽 앞다리도 멈추었다. 이제 녀석은 아직 움직이는 뒷다리를 이용해 턱을 바닥에 대고 칼에게 향하고 있다.

마찰에 견디지 못한 녀석의 턱은 살가죽이 떨어져 나가고 턱뼈마저 빠지고 말았다. 그래도 천천히 다가오던 녀석의 몸뚱이는 칼을 한 치 앞에 두고 멈추고 말았다.

-경고! 경고!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증가합니다. 경고! 경고! 주변 방사능 수치 증가로 능력 사용을 금합니다! 경고! 경고!

칼은 AI로봇의 경고에 아무렇지 않은 듯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능력을 사용하려 했지만, 다행히 녀석은 이 비를 견딜 수 없었던 탓에 능력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아마 능력을 썼더라면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 로봇의 잔소리도 늘 것이다.

-주변의 방사능 수치 안정화를 위해 보류 기간을 연장합니다!

-이 지긋지긋한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모양이군.

칼은 잠시 쉴 곳을 찾아 나선다. 이런 비가 내리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이 비를 맞으며 샤워나 할 뿐 다른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은 비에 젖은 짐들을 건조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시 숲속으로 칼은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칼은 이곳에 머무른 지 거의 2달이 되어 간다. 이 징그러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칼은 한 달 전에 이곳을 떴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시작된 방사능 장마전선 때문에 이곳에 어쩔 수 없이 갇히게 되었다.

그게 방사능 처리반의 운명이다.

방사능 처리반은 말 그대로 방사능을 처리하기 위해 지하 도시에서 파견된 자들이다. 이들은 특수한 실험을 통해 방사능을 흡수하는 체질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고단한 실험과 수술 끝에 기억을 잃은 채 지상으로 파견된다. 아니 배출된다가 정확하다. 그들이 수술 끝에 눈을 뜬 곳은 지하가 아닌 지상이며 바로 실전으로 투입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대게 방사능 수치의 안정이 필요한 곳에 유기되듯 버려져 계속 지상을 떠돌며 방사능을 흡수해야 한다.

지하에 있을 때 그들의 기억은 소거된다. 이는 평생 그리워하게 될 가족이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향수병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 한다. 그래서 칼도 지하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그들은 지상으로 유기되었어도 곁에는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AI로봇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이 로봇들은 방사능 처리반이 지상으로 나와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 그들의 주위를 지켜주며 그들이 깨어났을 때 필요한 지시 사항과 매뉴얼을 알려준다. 기억을 잃은 채 지상으로 나와 방황하는 방사능 처리반이 없는 것은 대부분이 AI로봇의 역할이 큰 편이다.

칼은 커다란 아치형의 입을 벌리고 있는 동굴을 발견했다. 안에서부터 새어 나오는 끈적한 습기는 전혀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다른 위협적인 존재가 있지 않을까에 대해 의심한 칼은 방패와 손도끼를 단단히 쥔 채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설혹 방금 멧돼지와 같은 생명체가 비를 피하고자 이곳으로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칼은 멧돼지를 떠올리며 도끼를 쥔 손을 더욱 세게 쥔다.

다행히 아무런 생명체가 없다. 동굴도 그렇게 깊지 않았고 비를 맞고 들어와 죽어간 동물들의 사체 외에 다른 생명체의 흔적이 없었다. 새로 생긴 동물의 발자국도 있었는데 이는 방금 멧돼지의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동굴의 주인은 현재로썬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칼은 배낭을 풀며 장비의 상태를 확인한다. 먼저 멧돼지와 부딪힌 방패는 아직 쓸만하다. 아주 두꺼운 금속을 덧댄 방패는 약간 찌그러졌지만,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 구경 20mm의 탄을 쓰는 거대한 회전식 권총, 방금 멧돼지에게 사용했던 리볼버다. 총기를 분해하여 깨끗하게 닦아내고 다시 새 탄환으로 장전한다. 금속성의 손잡이 길이가 족히 1m는 넘는 도끼에 묻은 물기를 닦아낸다. 방패에 따로 달아 놓은 도끼와 같은 손잡이를 쓴 망치도 분리해 내 넓게 펴 든 판초 우의에 올려놓고 건조한다.

파이어 스틸을 이용하여 불을 붙여 젖은 옷을 말릴까 생각해 보았지만, 현재 상황으로써 불쏘시개가 될 만한 무엇도 찾을 수 없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등유 램프가 있지만 기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아껴두기로 한다. 결국 칼은 벗은 상의를 물기를 쫙 뺀 뒤 돌 위에 펼쳐 두었다. 전투화를 벗고 젖은 양말을 벗어서 역시 물기를 뺀 뒤 상의 옆에 두었다.

칼은 그대로 동굴 밖으로 나가 빗물로 얼굴과 몸을 씻어내기 시작한다. 그의 몸에 달라붙었던 땀과 먼지, 진흙들이 씻겨 가며 그의 근육은 사이사이를 지나 흘러내린다. 그가 지상에서 지내며 했던 고생들이 그의 근육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근육들은 몸을 혹사하는 제 주인에 항의하려는 듯 터질 것처럼 군다. 여기저기 남은 흉터들은 방사능 처리반의 특수한 신체 기질인 재생능력도 복구하지 못할 정도로 깊이 남아있다.

어느 정도 씻고 나서 칼은 빗속으로 걸어간다. 비가 땅과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고통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매섭게 비가 쏟아졌다. 비가 내리는 곳마다 땅이 움푹 파였고 어느새 칼의 주변으로 물웅덩이가 가득하다.

칼은 양팔을 벌리고 눈을 감는다. 이 비를 느끼고 있는 건 오로지 칼뿐이었다. 이 근방에 겨우내 자손을 뿌린 침엽수들은 어찌 이 방사능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존속을 유지해 왔지만,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칼은 그렇게 생각했다.

손끝과 발끝, 비가 닿는 신체 부분에서부터 녹색 빛줄기들이 생겨난다. 이 빛줄기는 혈관처럼 몸 곳곳에 퍼진다. 칼이 빗속에서 방사능을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신체를 가진 방사능 처리반은 말 그대로 방사능을 체내로 흡수하여 핵전쟁으로 인해 멸망된 세계를 복구시킨다. 이렇게 흡수된 방사능은 체내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어떻게 생명에 지장이 없는지 등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지만 그것은 칼은 포함한 방사능 처리반도 모르는 것이었다. 매뉴얼에도 나와 있지 않아 칼은 AI로봇에게 물어보았지만, 보안상의 문제로 거부당했다.

어느덧 비가 그쳤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느낌이 멈추었을 때 칼은 눈을 떴다. 멧돼지를 만나고 나서 놓치고 있었던 쉼을 마저 쉴까 한다. 이 지역의 방사능을 흡수하며 고생했던 몇 주간의 노력을 다시 해야겠지만 이러한 일들은 늘 예상해 두어야 할 일. 그는 빨리 일을 시작하기보단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자 한다.

-경고! 경고!

칼은 재빨리 동굴 안으로 들어와 방패와 도끼를 챙긴다.

-전방 11시 방향 100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칼은 방패를 들고 조심스레 동굴 밖을 나서며 로봇이 말한 방향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너저분한 천을 두른 한 그것은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위아래로 움직이며 비틀거렸다. 정상적인 동물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았다. 방사능을 잔뜩 머금은 비가 스치고 간 상황에서 이미 저 생명체가 살아날 것 같지 않았다. 이미 저 동물의 생명은 지고 있을 것이다. 저렇게 죽게 되면 AI의 경보도 자연스레 꺼질 것이다.

칼은 다시 동굴로 들어와 도끼와 방패를 내려놓았다. 그는 이제 쉴 생각으로 자리에 누웠다.

-경고! 경고! 전방 11시 방향 90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칼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경고! 경고! 전방 11시 방향 85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경고! 경고! 전방 11시 방향 83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그것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이 정도의 방사능 폭우에서 살아남을 생명체는 몇 없다. 방사능 처리반과 그에 상응하는 괴물들.

칼은 방패와 도끼를 챙기고 맘을 단단히 먹는다.

-경고! 경고! 전방 11시 방향 78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그러나 그것이 50m 반경 이내로 들어왔을 때 칼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경고! 경고! 전방 11시 방향 50m 생체 신호 발견! 생체 신호 발견!

칼은 방패와 도끼를 내팽개치듯 버리고 그것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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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집으로 24.07.0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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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지켜야 할 사람들 24.06.24 24 1 13쪽
24 샛별 24.06.20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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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파피(1) 24.06.13 2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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