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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우우우른
작품등록일 :
2024.06.10 18:50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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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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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위협

DUMMY

칼이 루나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 후 혜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길이나 마차 위에서 불편하게 쪽잠을 자던 그녀는 오랜만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칼의 소파 덕분에 고된 생활에 매일 쌓여가는 피로와 근육통이 하루아침에 싹 가셨다.

혜는 크게 하품하며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쓱 닦는다. 혜는 현관 앞에 놓인 작은 계단을 내려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혜는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기 전 숲속의 정취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한다. 아침 산책 삼아 지나왔던 길로 되돌아가며 어제 보았던 꽃들을 보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안개가 자욱한 숲속이 서늘해서 소름이 돋지만 혜는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이런 추위 정도는 아무렇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혜는 평화로운 아침에 대한 설렘에 마당에 찍혀진 칼과 루나의 발자국을 확인하지 못한 채 산책길을 떠난다. 길옆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길을 걷다 냇가로 이어진 비탈길을 발견한 혜는 그 길을 따라 내려가 냇가에 도착한다.

소리만큼이나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는 수면을 통해 그 바닥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가끔 꽤 크기가 큰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물이 깊은 모양이다. 물의 깊이가 낮은 줄로 알았던 혜는 무릎 위까지 물이 차오르는 곳까지 갔다가 뒤돌아 나온다.

햇빛이 들지 않는 깊은 계곡에 흐르는 물은 역시 차다. 혜는 물 밖으로 나와 얼얼한 느낌이 남아있는 다리를 주물러준다. 그러나 얼얼한 느낌과 함께 전해지는 개운함과 상쾌함에 혜는 다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발가락 사이로 깨끗한 물이 흐른다. 혜는 조금 더 걸어 들어가 다시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는 곳에서 물로 얼굴을 씻는다. 얼굴에 찌든 때가 씻겨 내려가니 또 다른 개운함이 느껴진다.

세수를 마치고 혜는 잠시 냇가 옆에 놓인 바위에 앉아 물을 말리고 신발을 신는다. 그리고 다시 산책길을 떠난다.

마침내 그녀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난 꽃밭에 도착한 혜는 꽃 앞에 쪼그려 앉아 구경한다. 혜의 착각일지 몰라도 마치 꽃들이 혜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처럼 향기가 더욱 짙게 느껴진다.

그 향기에 끌린 혜는 예쁘고 아름다운 꽃들을 모아 화관을 만들 생각을 한다. 아마 루나가 쓰면 좋아할 것이다.

혜는 바로 앞에 놓인 보라색의 꽃을 꺾는다. 풀잎에 맺힌 이슬이 혜의 손에 묻는다. 이슬이 꽃잎에서 떨어지며 생기가 사라지는 듯하다.

혜는 다른 꽃들과 풀잎들을 뽑으며 화관을 어떻게 만들지 구상한다. 그녀는 여러 꽃을 앞에 두고 무엇을 고를지 즐거운 고민을 한다.

그녀가 꽃들 사이로 지나며 이슬이 그녀의 옷에 젖어 들어간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

그때 저 안개 너머에서 움직임이 느껴진다.

-칼?

혜는 그것이 칼이라 생각했다. 아마 칼이 나보다 일찍 일어나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녀의 부름에도 대답이 없다. 혜는 가만히 움직임이 느껴진 곳을 쳐다본다. 이내 자신이 착각한 것이라 여기며 다시 일에 몰두한다.

눈앞에 바람에 흔들리는 빨간 꽃을 꺾으려 할 때 혜는 불길함에 그 손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핀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듯한 불쾌함이 느껴진다.

혜가 뒷걸음칠 때 묻은 이슬에 소름을 느낀다. 혜는 손에 들고 있던 화려한 꽃들이 흘러내린다.

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호흡에 집중했다. 다시 숲속에서 아무런 낌새도 느껴지지 않는다.

숨이 막힐 듯한 침묵에 혜는 마른침을 삼킨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다. 모든 감각이 사라진다. 고요하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던 혜는 뽑았던 꽃들을 그대로 바닥에 내버려둔 채 꽃밭을 걸어 나왔다. 이슬에 몸이 스칠 때마다 살이 아려온다.

꽃밭을 완전히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길에 들어선 혜는 점차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제 온몸을 지배한 한기가 얼른 집으로 돌아가라고 닦달하고 있다.

혜는 양팔을 부여잡은 채 덜덜 떨며 걸어갔다.

사그작. 사그작.

모래와 흙으로 덮인 길을 밟을 때마다 소리가 들린다.

사그작. 사그작.

혜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빈도가 많아진다.

사그작. 사그작. 사그작.

다리에 힘을 주어 걸으니, 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사그작. 사그작. 사그작.

혜는 최대한 빨리 돌아간다.

사그작. 사그작. 사그작. 뚜벅.

혜는 몸이 굳는다. 발길이 멈춘다. 분명 다른 발소리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애써 달래며 겨우 한발을 땐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빠르게 나아갈 수 없다. 혜의 발이 땅에 달라붙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사그작.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사그작.

혜는 자신의 발소리에 최대한 집중하며 한 발 내디딘다.

사그작. 사그작. 사그작.

혜는 곧 자신이 착각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뒤돌아보지 않는다.

사그작. 사그작. 뚜벅.

분명히 들었다. 다른 발소리다. 혜의 발소리와 엇박자가 난 다른 발소리다.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소름에 혜는 멈추지 않고 빨리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녀의 발자국이 점차 빨라지며 그녀의 발자국에 맞추던 다른 발자국이 이제는 아예 박자를 맞추지 않는다.

사그작.

뚜벅.

사그작. 사그작.

뚜벅.

사그작.

뚜벅.

혜는 달리기 시작한다. 발을 딛고 땔 때마다 모래와 흙이 튀기며 다리에 달라붙는다. 헐거운 신발 안으로 알갱이들이 들어가 피부를 스친다. 그럼에도 혜는 멈추지 않고 달려간다.

결국 신발이 벗겨지며 그녀는 맨발로 흙길을 내달린다. 길에 튀어나온 돌부리가 그녀의 발바닥에 상처를 낸다.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앞만 바라보고 뛰어갈수록 따라오는 발걸음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숨을 고르며 이마에 흘린 땀을 닦은 그녀는 몸을 사로잡는 소름이 사라지자, 뒤를 돌아본다.

그녀가 지나온 길은 아직 뿌연 안개가 남아 가려져 있다. 혜는 떨리는 눈동자로 안갯속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 아직 혼란스러운 정신 때문에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씩 통증이 올라오는 다리를 절뚝이며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곳을 찾는다.

혜는 길가에 자라난 나무로 걸어가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눈이 풀린 혜는 자리에 앉아 피를 흘리는 발의 상태를 확인한다.

-윽!

흙이 잔뜩 묻어 확인하기가 어렵지만 통증으로 보아 상처가 심각하다. 그녀는 손으로 먼지를 털어내려 하지만 쉽게 손을 댈 수가 없다.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눈을 번뜩 뜨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한다. 방금 그녀가 쉬어간 냇가가 있다.

그녀는 절뚝이는 다리로 냇가까지 걸어가 앞으로 미끄러지듯 물속으로 몸을 던진다.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며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내리는 혜는 물이 낮은 곳까지 기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갑자기 나뭇가지에 숨어있던 새들이 떼거리로 날아오르며 어딘가로 떠난다. 혜는 움찔거리며 놀란다.

흐르는 물에 상처 부위에 묻은 흙과 굳은 피가 씻겨 내려간다. 상처가 난 곳은 차가운 물 때문에 살이 차갑게 굳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피가 씻겨 내려간 상처를 보니 발바닥 앞부분에 돌이 깊게 찔려 들어간 모양이다. 다행히 돌조각이 박혀 있지 않다.

혜는 물 밖으로 나와 입고 있는 옷의 일부를 찢어 상처 난 발을 꽁꽁 감쌌다. 혜는 젖은 상태로 몸을 말릴 틈도 없이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상처가 쓸릴 때마다 혜는 신음을 토해내며 발걸음을 이어갔다. 그녀를 따라오던 발걸음은 이제 느껴지지 않는다.

점점 통나무집의 자취가 드러난다.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통증에 찌푸린 얼굴을 하는 혜는 점차 얼굴이 밝아진다.

이제 완연히 모습을 드러낸 통나무집은 창가로 집안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리저리 다급하게 움직이는 마넬리와 와그너 그리고 호크.

그리고 때마침 혜를 발견한 칸나는 무언의 눈빛을 혜에게 보내고 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혜는 칸나가 시킬 일이 있는 모양이라 생각하며 집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그때 통나무집의 문이 열린다.

-어서 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피를 뒤집어쓴 얼굴로 해리슨이 웃으며 혜를 반긴다.


-음 여기구먼~

해리슨은 뒷짐을 지고 가볍게 깡충깡충 뛰어간다. 그는 경쾌하게 콧노래를 부르며 단숨에 현관 계단까지 이른다.

안개가 가득한 숲길에서 혼자서 놀라 뛰어가는 그녀 덕분에 이 집을 찾게 되었으니, 그녀만큼은 살려두기로 한다.

그리고 그녀의 생김새는 그분의 취향이다. 살려서 데려간다면 아마 좋은 점수를 딸 것이다.

상당히 기분파인 해리슨은 기분이 좋아져 뛰어올라 발 박수를 친다. 좋다, 처음엔 이곳에 있는 놈들을 다 죽여버릴지 생각했지만, 이왕 쓸만한 몇 명은 살려서 데려가야겠다.

해리슨은 한 번에 현관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문 앞에서 멈추어 선다.

-아이고, 이렇게 반갑게 맞이할 줄 알았으면 오는 길에 선물이라도 준비할 걸~.

현관문 앞에서 멈춰 선 해리슨이 익살스럽게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든다. 그리고 그대로 뒤를 돌아본다.

집 근처를 순찰하고 돌아오던 호크다. 호크는 마당에 서서 해리슨이 입고 있는 검은 제복을 보고 그에게 총을 겨눈다.

호크는 해리슨의 복장을 보고 마을을 습격한 괴한들과 같은 종속이란 걸 바로 알아차렸다.

-진정해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

해리슨이 능청스럽게 호크에 물었다.

-아마도?

호크는 고개를 옆으로 까닥이며 익살스럽게 받아친다.

-그래? 난 오늘 널 처음 보는데?

-그건 나도 그래. 난 단지 네가 입고 있는 옷에 관심이 많아서.

웃고 있는 둘의 모습과 나긋나긋한 어조의 대화를 다른 사람이 본다면 서로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묻는 사이라 착각할 정도다.

-음···. 그럼 내가 맞춰볼까? 아! 넌 축사에서 살던 놈이었구나?

-뭐, 축사?

호크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방아쇠가 움직이지 않는다. 분명 안전장치가 풀려있음을 확인했음에도 말이다.

-워~ 워~

해리슨은 들고 있던 두 손을 내리고 검지 하나를 세우며 호크에 강조하듯이 흔들고 집안을 가리키며 말한다.

-우리 이럴 게 아니라 얼른 들어가자고. 아직 새벽이라 추워. 얼른 들어와.

해리슨이 문을 열며 신사처럼 문으로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러자 호크의 몸이 떠오르며 천천히 집으로 들어간다.

-빌어먹을!

호크는 발버둥 치며 알 수 없는 힘에 저항하지만, 해리슨은 입을 삐쭉 내밀고 호크의 눈을 맞추며 고개를 내젓는다.

-우리 시간도 많으니, 차라도 한잔하면서 대화를 나눠 보자고. 하하하, 이렇게 말하니 내가 집주인 같나? 염치가 없었군. 미안해. 자, 자, 이제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 가져와 봐.

해리슨은 안개가 피어있는 숲을 한 번 쓱 둘러보고 문을 닫는다.

해리슨이 고개를 옆으로 쓱 피하니 닫혀있는 문으로 단검이 날아와 박힌다. 와그너가 해리슨의 머리를 맞출 심산으로 던졌던 단검이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지.

해리슨이 장난스레 말한다.

단검을 피하자마자, 마넬리의 주먹이 날아든다. 해리슨은 호크를 와그너에게 던져버리고 마넬리를 상대한다.

와그너는 날아오는 호크와 부딪히며 뒤로 쓰러진다. 그들이 넘어지며 뒤에 있던 탁자와 부딪힌다. 탁자가 부서지며 파편이 튄다.

마넬리의 주먹이 해리슨의 급소를 맞추기 직전 그녀의 움직임이 멈추며 마넬리가 뒤로 날아간다. 장작더미로 떨어지며 쌓아두었던 장작들이 무너져 내린다.

그 옆의 벽난로에는 아침을 준비하던 칸나가 국자를 두 손으로 쥔 채 놀란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와그너는 해리슨에게 달려가 그의 몸을 잡고 바닥에 쓰러뜨린다. 해리슨 위에 올라탄 와그너는 단검을 쥔 손으로 가차 없이 그를 향해 내리찍었다.

해리슨은 두 팔로 얼굴을 감싸 보호할 뿐 다른 반격은 하지 않았다.

와그너가 해리슨을 끝장내기 위해 손을 높게 들어 올렸을 때 그의 손이 멈춘다. 해리슨은 벌어진 두 팔 사이로 와그너를 보며 웃고 있다. 칼을 찔러 놓은 두 팔에는 피가 흘러내린 자국만 남을 뿐 상처는 회복되어 사라졌다.

그때 와그너는 스스로 목을 부여잡으며 뒤로 넘어간다. 해리슨이 몸을 털고 일어나며 팔을 앞으로 뻗자, 숨을 못 쉬어 괴로워하는 와그너가 공중에 떠오른다.

해리슨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으며 와그너를 바라본다. 빨갛게 달아오른 와그너의 얼굴에는 핏줄이 서기 시작한다.

해리슨의 뒤에서 호크의 동료인 루니가 그의 목을 조른다. 처음 만난 칼과 대립하던 호크를 말리러 들어온 그 사람이다.

동시에 해리슨에게 잡혀있던 와그너가 풀려나며 바닥에 떨어진다. 마넬리는 재빨리 와그너의 곁에 다가와 상태를 살핀다.

-호크! 쏴!

루니가 해리슨의 목을 조르는 팔에 힘을 주며 말한다. 발버둥 치는 해리슨의 힘에 버거운지 이를 악문 상태로 거친 숨을 뱉는다.

호크가 해리슨을 향해 조준한다.

그러나 루니가 호크에 말한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해리슨은 총을 들고 있는 호크를 확인한다.

해리슨이 호크를 향해 팔을 뻗자, 호크의 권총이 그의 손에서 튀어나와 해리슨의 손으로 날아든다. 해리슨이 권총을 낚아챈다.

해리슨은 총을 뒤로 겨눈다. 총구가 루니의 몸에 닿는 것이 느껴지자. 곧바로 방아쇠를 당긴다. 한 번, 두 번, 세 번.

해리슨이 몸을 털자, 루이의 몸통이 툭하며 떨어진다. 해리슨은 루이의 피를 뒤집어쓴 채 숨을 몰아쉬며 허덕인다.

-이 개자식이!

호크가 분노에 찬 상태로 해리슨에게 덤빈다. 그러나 해리슨은 잠시 진정하라는 의미로 손바닥을 펴서 호크에 보인다.

그러나 호크가 멈출 기미가 없자, 해리슨은 한 번 더 호크를 날려버린다.

이번에 와그너가 달려들자. 해리슨이 총을 들고 계단을 향해 쏜다. 총소리에 와그너가 멈춘다.

그 자리에 있던 해리슨을 제외한 모두가 얼어붙었다. 호크는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지만 마넬리가 말린다.

모두가 조용해지자, 해리슨이 말한다.

-이리 나와보렴~.

계단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나타난다. 아이들은 1층에서 나는 소란을 확인하기 위해 2층에서 내려왔다.

-그렇지! 그렇지! 착한 아이들은 어른 말을 들어야지.

해리슨이 총구를 아이들에게 겨누며 말한다.

-자, 저기 아줌마, 아저씨 있는 곳으로 가서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해요. 알았지? 이 아저씨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제일 싫단다~. 무슨 말인지 알지?

우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중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달래며 마넬리와 와그너가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너희들도 가만히 있어.

해리슨이 와그너와 마넬리, 호크에 말했다.

-서 있으면 다리 아프니까 거기 무릎 꿇고 앉아 있어. 그렇지 않으면 가장 어린 친구가 먼저 하늘나라로 갈 거야.

총을 마구잡이로 흔들며 말하는 해리슨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던 그들은 조용히 아이들 앞으로 가 그들의 방패막이 되어준다.

그때 칸나는 창밖으로 혜를 발견한다. 칸나는 눈짓으로 혜에게 도망가라 전하지만 소용이 없다.

칸나의 눈짓을 본 건 해리슨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리슨은 혜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해리슨이 칸나를 보고 씩 웃는다. 자기 행동을 들킨 칸나는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내젓는다.

그는 피로 젖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밝은 얼굴로 문 앞에 선다. 그리고 활기차게 문을 연다.

-어서 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해리슨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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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발각 24.07.04 24 0 14쪽
27 집으로 24.07.01 25 0 12쪽
26 아침. 24.06.27 25 0 14쪽
25 지켜야 할 사람들 24.06.24 25 1 13쪽
24 샛별 24.06.20 25 0 12쪽
23 파피(2) 24.06.17 25 0 16쪽
22 살아남은 자들 24.06.13 28 0 14쪽
21 파피(1) 24.06.13 2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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