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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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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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1

DUMMY

대마도


위치 : 한반도 동남부


면적 : 695.74㎢로 부속 섬을 포함하면 708.7㎢


인구 : 234,038명 (2024년 12월 기준)


행정구역 : 경상남도


최대도시 : 대마시


역사 : 대마도는 서기 3세기 중반의 사실을 기록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처음 언급되는데, 그때도 이름은 대마국(對馬國)이었다. 현재의 경상남도 거제시로 추정되는 독로국과 김해시로 확실시되는 구야국(금관국)에서 바닷길로 접한다고 나온다.


<중략>


쓰시마 도주인 소(宗) 씨가 사실은 한국 부산의 송(宋) 씨가 건너가 된 것이란 기록이 있다.


<중략>


고려 말 창왕 2년에 1차 토벌, 조선 개국 직후 신무제(神武帝) 5년에 2차 토벌, 문덕제(文德帝) 1년의 기해동정(己亥東征) 후, 소경제(昭敬帝) 25년 세자 광해군이 친정(親征)하여 조선에 복속함.


- 한반도의 섬 중에서 발췌


* * *


한편, 한양에서도 이순신의 장계를 받아 들고, 임금과 신료들이 격하게 반응했다.

그중 이연은 흥분에 겨워, 송희립에게 직접 확인하듯 물었다.


“부산포에서 370척과 싸웠다?”

“그렇사옵니다!”

“그중 200척을 격침하고, 해상을 완전히 장악했다?”

“틀림이 없는 사실인 줄 아뢰옵니다. 소신, 좌수사의 명에 따라, 부산 앞바다에서 배를 타고 경주까지 갔사옵니다. 하온데, 단 한 척도 왜선을 보지 못하였사옵니다.”

“그랬구나! 순신이 큰일을 했어! 정말 큰 일을 했군!”


임금 이연은 기꺼워하며, 대신들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전란의 수습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소. 어떻게들 생각하시오?”

“전하, 신도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바다에서는 좌수사가 연전연승이요, 경상도에서는 세자가 파죽지세이옵니다.”


영의정 이원익을 시작으로, 많은 신하가 같은 내용을 읍했다. 다만 일부는 원균의 활약을 담은 말을 꺼내는 자도 있었다.


“전하, 경상 우수사 원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사옵니다. 지난번 원균이 따로 보낸 장계에 따르면, 옥포와 장문포에서 낸 계책을 좌수사에게 적극적으로 개진했다지 않사옵니까? 아마, 이번 부산포에서도 분명히 꾀를 내었을 것이옵니다.”

“그렇사옵니다. 원균이 이순신에게 합세하여, 두 장수가 협력한 것이 우리 수군의 승리에 큰 힘이 되고 있사옵니다.”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맞다. 원균도 큰 공을 세웠을 것이 옳다. 두 장수가 힘을 합쳐 왜적을 무찌르니 더없이 기쁘구나. 하하하.”


듣고 있던 송희립은 의아했다.


‘원 수사가 따로 장계를 보냈다고?’


그럴 수도 있었다. 어차피 몇 척 안 되는 함선을 원균이 경상 우수사로 지휘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난 장계 내용에 원균이 낸 계책으로 승리했다고 썼다면, 엄연히 날조에 해당한다.

갑자기 화가 났으나, 일개 종8품이 지엄하신 전하 앞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이에 잠시 후 대전을 나갔고, 간단히 식사한 다음에 출발하려고 길을 나서기 직전, 영의정이 급하게 그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송희립이 얼른 이원익이 있는 비변사로 갔더니, 이원익이 뭐든 꿰뚫어 보겠다는 눈빛으로 그에게 물었다.


“혹, 순신이 장계에 원균의 공을 일부러 빠트렸느냐?”

“그, 그게 무슨 말씀이······ 시온지······?”

“이상하지 않으냐? 순신의 장계에는 원균의 활약이 하나도 없다. 둘 사이가 원만치 못한 건 내 알고 있으나, 이는 순신이 마음먹고 원균의 이름을 뺐거나, 지난번 온 원균의 장계가 잘못되었다는 뜻 아닌가?”


이원익의 말을 듣고, 송희립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영감, 소장은 원 우수사의 장계 내용을 알지 못하옵니다. 다만 지난 해전에서 원 우수사가 좌수사에게 낸 계책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사옵니다.”


이후에 송희립은 그간 있었던 일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사사건건 원균이 이순신의 결정에 토를 달고 있으며, 왜적을 보면 가장 몸을 사린다는 것도.

이런 내용을 말하면서도, 목이 떨어져 나갈 각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삼자대면도 할 수 없는데, 이원익이 송희립을 상관 음해나 모욕으로 여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반대였다.


“그랬구나. 내, 일찌감치 원균, 그자의 사람됨이 쓸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간파했느니라.”

“여, 영감······.”

“휴, 순신이 고생 많이 하겠어. 쯧쯧쯧.”


이원익은 혀를 찼다. 그러면서 말하길.


“지금이야 전란 중이라서 내가 가만히 있겠지만, 언젠가 금상께 원균의 파직을 청하겠다. 너는 그런 줄 알고, 내려가거라.”


송희립은 감격에 겨워 몸을 떨었다.

이순신이 고생한다는 걸 알아주고, 원균의 성정을 눈치챈 이원익이 고마웠다.

아쉬웠던 건, 이참에 아예 지휘계통을 정리해 주었으면 하는 건데······.


‘하긴, 그건 전하께서 해주셔야 하거늘.’


도대체 왜 임금은 전시에 명령체계의 혼선을 그대로 두고만 볼까?

송희립은 그것이 궁금했다.


* * *


비진천뢰포를 장착한 대장군전 하나 정도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이장손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

경주 포구를 통해서 배를 알아보고, 남해로 갈 준비가 거의 다 될 무렵,


“새롭게 대장군전을 만들었다고?”

“네, 저하. 그렇사옵니다.”


광해는 김류와 이장손이 와서 보고한 대장군전 개량을 듣고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 표정을 보면서, 김류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저하, 기존의 대장군전에 폭발력을 추가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사옵니다.”

“그렇사옵니다. 대가리에 비진천뢰포를 작게 만들어 달면서 폭발력을 추가했사옵니다. 그리고 세 개의 철우, 즉, 날개를 더 키워서 부착하였사옵니다. 이는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이려고 시도했사옵니다.”


이장손이 더 자세히 설명하자, 광해가 김류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도대체 언제 이걸 한 거야?’


하지만 김류는 그저 웃을 뿐이었고, 다음 말을 덧붙였다.


“좀 전에 재봤을 때는 무게가 40근 이온데, 사정거리까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사옵니다.”


광해는 눈이 흥분과 기대로 반짝였다.


“당장 준비하시오. 내가 직접 시험해 봐야겠소. 아니, 아예 경주 포구해서 쏴봐야겠소.”


그리고 이날 석양 무렵, 광해는 대소신료들과 함께 경주 포구의 해안으로 이동했다.

먼저 온 이장손이 대장군전을 설치하고, 목표물을 겨냥했다.


“저하, 포격 준비가 완료되었사옵니다.”

“바로 발포하라.”

“네, 저하.”


광해의 지시에 이장손은 즉각 화포장들에게 지시했고, 곧 무기를 장전한 천자총통에 불이 붙었다. 재밌는 것은 총통에 도화선이 거의 타들어 갈 무렵, 대가리의 비진천뢰포 심지에 따로 또 불을 붙였다는 점이다.

현대라면 충격과 함께 폭발해야 하는데, 이 시대에는 그게 불가능했기에, 이렇게 원시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총통의 심지가 곧 뇌관에 닿자,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대장군전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여기서 목표물이란 대충 쌓아놓은 나무들이었다. 비진천뢰포를 매달지 않은 대장군전으로는 몇 차례 연습했는지, 한 번만으로 정확하게 그 나무들을 강타했다.

일부 나무들은 관통되었으며, 일부 나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진정한 위력은 나무를 뚫고 들어간 비진천뢰포의 폭발로 드러났다.


콰쾅!


순식간에 모든 나무가 그 자리에서 날아갔다. 이 어마어마한 위력에 대소 신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에는 김류가 나서서 말했다.


“저하, 이 대장군포가 왜의 함선을 날려버리는 장면이 눈에 선하옵니다.”


그러자 광해가 기쁜 표정을 드러내며, 크게 웃었다.


“그러하오. 우리 수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소. 하하하.”

“저하, 무릇 새로운 무기에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한 법 아니겠사옵니까? 저하께서 이름을 지어주셨으면 하옵니다.”

“그럼, 대장군포라 하겠소. 또한, 그간 고생한 별제 장손에게 종5품 별좌로 올리겠소.”


광해의 즉흥적인 포상에 이장손은 너무나 놀라 잠시 멍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찧으며 크게 외쳤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한데, 광해는 원래부터 이장손만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었던 듯했다.


“더불어 이번 전쟁에 첫 승리에, 왜적의 보급과 원군을 완전히 끊어버린 순신을 미처 챙기지 못했소. 하여, 그를 삼도 수군통제사로 삼고, 종2품의 품계를 내리고자 하오. 이는 내가 직접 순신을 만나서 임명하겠소.”


거듭된 광해의 논공행상에 대신들이 놀랐지만, 토를 다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쳤다.


“저하, 그간 수군의 지휘계통에 문제가 있어,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고 했사옵니다.”

“마땅하고 옳은 일인 줄 아뢰옵니다!”


다만 이들이 깨닫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광해가 이번에 의도적으로 ‘임시직’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더더군다나 늘 입에 올리던 ‘전하께 말씀드린 후에 반드시 교지를 내려주도록 하겠다’라는 말도 없었다.

전쟁 초반이었다면, 이런 결정에 반발하는 신하들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전시 조정이지만, 엄연히 한양에 금상이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연이은 승전으로 광해가 전쟁 영웅이 된 상황. 심지어 그의 확실한 논공행상으로 대부분 신하가 새로운 벼슬과 품계를 받았으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심지어 일부 신하는 광해의 결정을 의심하기는커녕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


“전쟁의 끝이 점점 보이오. 이게 모두 저하 덕분이오.”

“맞네, 맞아. 저하가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눈앞이 깜깜하오.”

“해서, 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저하가 불구덩이에 들어가라고 하면, 기꺼이 들어갈 생각이오.”

“이를 말이오? 나도 그렇게 하겠소. 허허허.”


돌아오는 길에, 이들의 수군거림을 듣는 김류가 묘한 미소를 짓는다.


‘경사로세. 이 사람들이 가스라이팅 당했네.’


원래 역사의 옹고집 꼰대 김류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불경한 생각.

확실히 김류는 죽은 뒤에 미래로 다녀온 다음 완전히 변한 것 같다.


* * *


경주로 돌아와서, 김류는 따로 광해와 독대하기를 청했다.

광해는 당연히 허락했고, 만나자마자 김류가 말했다.


“저하, 한 가지 빠트린 것이 있었사옵니다.”

“빠트린 것? 뭐지?”

“바로 보급입니다. 한양에 기발을 보내시어, 총공격을 대비한 더 많은 군량과 장수, 그리고 병사들과 무기까지 요청하시옵소서.”


이 말을 듣고 광해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김류가 말한 것들은 현재 부족하지 않았다.

청하지 않아도, 한양에서 계속 보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리한 요청이야.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고 짜내서 군량을 보냈을 거다.”

“그렇사옵니다. 하나, 양반 사대부들은 아직도 호의호식할 것이옵니다.”


순간, 광해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것도 잠시, 묘한 미소를 짓는 김류를 보며 그 역시 웃었다.


“금상이 그들과 척을 지게 할 셈이냐?”

“어쩔 수 없지 않사옵니까? 금상이 그들에게 식량을 빼앗는 순간, 저하가 더 빨리 즉위하여 태평성대를 만들 수 있으니.”

“김류, 네놈은 자꾸 경을 칠 말을 하는구나. 하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광해, 그 자리에서 서찰을 쓴 뒤 한양으로 기발을 보냈다.


‘아버님, 미안하게 됐습니다.’


김류 말대로 어쩔 수 없다. 선조가 정치적으로 고립되어야, 자신이 빠르게 조선을 수습하고, 위대한 역사를 남길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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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7 +3 24.09.13 749 28 12쪽
71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6 +2 24.09.12 798 25 12쪽
70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5 +3 24.09.11 882 28 13쪽
69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4 +3 24.09.10 908 28 13쪽
68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3 +2 24.09.09 957 33 13쪽
67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2 +3 24.09.08 1,059 33 12쪽
66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1 +2 24.09.07 1,038 36 12쪽
65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8 +2 24.09.06 1,099 36 12쪽
64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7 +1 24.09.05 1,054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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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5 +4 24.09.03 1,113 40 11쪽
61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4 +1 24.09.02 1,137 38 12쪽
60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3 +4 24.09.01 1,127 38 12쪽
59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2 +1 24.08.31 1,164 40 12쪽
58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1 +3 24.08.30 1,231 39 12쪽
57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8 +4 24.08.29 1,244 44 11쪽
56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7 +2 24.08.28 1,204 37 11쪽
55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6 +6 24.08.27 1,256 42 12쪽
54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5 +5 24.08.26 1,282 42 12쪽
53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4 +1 24.08.25 1,303 40 12쪽
52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3 +3 24.08.24 1,353 45 11쪽
51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2 +1 24.08.23 1,406 39 12쪽
»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1 +1 24.08.22 1,436 39 12쪽
49 물속에서, 바다에서 - 8 +1 24.08.21 1,429 44 12쪽
48 물속에서, 바다에서 - 7 +3 24.08.20 1,400 40 13쪽
47 물속에서, 바다에서 - 6 +1 24.08.19 1,424 46 12쪽
46 물속에서, 바다에서 - 5 +3 24.08.18 1,440 47 11쪽
45 물속에서, 바다에서 - 4 +2 24.08.17 1,446 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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