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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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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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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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바다에서 - 4

DUMMY

이덕형의 일갈에 기요마사의 눈에 깃든 살기가 한층 더 강해졌다. 그의 손에 쥐어진 칼날의 차가운 빛 역시 마찬가지.

기요마사는 뽑은 칼을 반드시 사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덕형을 향해갔다.

그러자 유키나가가 긴장된 표정으로 기요마사와 부하들에게 외쳤다.


“멈춰라! 뭣들 하느냐? 막아라!”


촹! 촹! 촹!


그러자 유키나가의 부하들도, 기요마사의 부하들도 칼을 뽑으며 장내는 난장판 바로 직전이 될 것 같았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모두 당황했다.

그러나 이덕형은 아니었다. 그는 침착하게 유키나가의 부하들에게 막힌 기요마사를 응시했다.


“칼을 뽑는 것이 너의 대답이냐? 그렇다면 우리의 대화는 여기서 끝나겠군.”


이덕형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떨림도 없었다. 오히려 그의 말을 통역하는 왜인이 떨기 시작했다.

기요마사가 뽑은 칼로 이덕형을 겨냥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이게 내가 원하는 바다. 너는 오늘 여기서 나가지 못할 거다!”

“잠깐, 기요마사. 칼을 내려라.”


어느새 다가온 유키나가가 기요마사를 제지했다. 그러나 기요마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유키나가를 서슬 퍼런 눈으로 바라봤다.

유키나가가 설득 조로 말했다.


“이성을 찾아. 네가 사신에게 해를 입히면, 성밖에 놈들은 죽기 살기로 덤벼들 거다. 진짜 그걸 바라느냐?”

“전쟁에서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는 법이다.”

“나도 알아. 그러나 희생을 늘릴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관백께서 그걸 원하지 않으실 거야.”


관백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기요마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옳은 말이었다. 히데요시는 승리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만약 경주성에서 조선을 맞이하여, 잘 싸웠다고 치자. 과연 기요마사의 제2번 대는 얼마나 더 살아남을까?


‘제기랄.’


많은 희생이 뒤따르리라. 그리고 그 줄어든 병력으로 다시 전진하기에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기요마사는 천천히 칼을 거두었다.

반면, 이덕형은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눈치로 파악했다. 통역이 아무 말도 전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장 두 놈의 사이가 매우 안 좋구나.’


동시에 성안에 두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챘다. 그걸 머릿속에 넣고, 다시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저하께서는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이 너희의 무조건적인 굴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 저하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 결과는 오로지 너희의 책임이 될 것이다.”


유키나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이덕형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려 애썼다.


“어떤 제안이냐? 설마 좀 전처럼 우리의 주군께 무엄한 말을 올리라고 하진 않겠지?”

“현명한 질문이다. 그러나 저하의 제안을 듣고 싶다면, 먼저 너희의 칼을 집어넣어라. 그래야 우리가 대화할 수 있을 테니.”


솔직히 유키나가는 이덕형에게 감탄했다.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신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는다.


‘도대체 조선은 이런 자들이 몇이나 있는 걸까?’


문득 조선에 포로로 잡혀간 요시토시가 한 말이 떠올랐다. 김류라는 자도 이덕형 못지않게 당당했단다.

전국시대를 겪은 일본인과는 참 다른 모습이었다. 약육강식의 시기, 더 강한 쪽에 붙는 게 상식이었는데.


‘어쩌면 저런 절개와 의기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구나.’


이처럼 유키나가가 생각에 빠져서 말하지 않자, 장내에는 침묵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다행히 기요마사가 칼을 칼집에 넣었고, 나머지 부하들도 상황을 수습했다.

그러자 이덕형이 품 안에서 또 다른 서찰을 꺼냈다. 그러면서 읽어나가길.


“고니시 유키나가, 가토 기요마사. 적장이지만, 그대들의 용맹함은 잘 알고 있다.”


뜻밖에 두 장수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래서 너희가 선택할 것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항복. 오늘 자정까지 무기를 버리고 성에서 나온다면, 나는 너희의 목숨을 보장하겠다. 둘째, 만약 너희가 성을 비우고 도주한다면, 남문의 포위를 풀고 당분간 쫓지 않겠다.”


결국, 항복 아니면 도망치라는 뜻. 전자는 목숨을 살려줄 것이요, 후자는 목숨을 잠시 붙이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여기서 잠시 이덕형이 호흡을 고르자, 기요마사가 콧방귀를 뀌었다.


“개소리다. 만약 우리가 둘 다 거부한다면? 어찌할 것이냐?”


재빨리 통역이 그 말을 전해주자, 이덕형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그렇다면 하늘이 너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일순간 또 정적이 흘렀다. 그러나 아까처럼 긴장감 넘치는 침묵이 아니라, 황당하다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기요마사가 크게 폭소했다.


“크하하하. 하늘? 하늘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 고작 그런 협박을 하려고 거창하게 항복 문서를 읽었단 말이지? 와, 진짜······.”


그는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다가 유키나가를 바라봤다.


“고니시! 나는 저놈을 죽이지 않겠다. 아니, 죽일 가치조차 못 느끼겠다. 하니, 내가 알아서 해라.”


이번에는 통역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덕형은 빙그레 웃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늘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때로는 천지신명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하니까.”


순간, 절묘한 시점에 멀리서 번개가 치며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번쩍! 콰쾅! 쏴아······.


폭우도 더 강해진 듯, 세찬 빗소리가 들려왔다.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다. 단, 우리는 오늘 자정까지 기다리겠다.”


불길한 예감이 성안을 뒤덮었지만, 그게 끝이었다.

기요마사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계속 이덕형을 바라보고 있었고, 유키나가는 생각에 젖어 있었다.


* * *


이덕형이 떠난 후, 유키나가가 먼저 기요마사를 설득하려 했다.


“전략적 후퇴를 고려해 봐야 할 때가 왔어. 남문을 열어준다고 하니, 그쪽으로 빠져나가자. 울산으로 내려간다면, 충분히 재정비하면서 다시 북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야.”


기요마사가 코웃음을 쳤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지금 도망간다고? 그건 겁쟁이나 할 짓이지.”

“현실을 인정해. 너는 문경새재에서 당했고, 나는 견훤산성에서 당했어. 그 후에도 어땠어? 우리는 저들의 작전에 말렸고, 결국 병력을 잃고 여기까지 도주할 수밖에 없었지. 겁쟁이? 그렇게 말해도 좋아. 내가 감당할게. 우리 병력은 이미 지쳤고, 보급도 부족해. 이대로 가다가, 전멸하는 것보다 그게 더 나아.”

“꼬리 내리고 도망가자는 말에 덕지덕지 핑계를 잘도 붙이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아. 지금 이 판단, 관백께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무모하게 죽는 건 다른 문제야. 결국, 우리의 임무는 조선을 정복해야 하고, 그렇게 될 거야. 다만 그땐 살아남는 자가 주군께 인정받는 거고,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수 있지."

“전제가 잘못되었군. 이 성은 충분히 방어할 만하고, 도주하지 않아도 버티면서 살아남을 수 있어. 오히려 이 비가 그치면, 우리가 반격해서 승리까지 할 수 있다니까. 운이 좋으면, 본국에서 보급과 지원군이 올 수도 있고.”


결론이 나지 않은 논쟁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급기야 처음에는 논리적인 설득과 반박이 없어지고, 서로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너는 겁쟁이 똥개 새끼군.”

“머리도 못 쓰는 머저리 같은 놈.”


밤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의 의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끝내는 자정을 넘기고 말았다.

이후, 동이 틀 무렵, 유키나가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각 성문을 철저히 방어하고, 성 위에 감시를 절대 소홀히 하지 마라!”


* * *


한편, 무사히 복귀한 이덕형은 적의 내부 상황을 광해에게 보고했다. 물론 광해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이미 현실에서 유키나가와 기요마사는 앙숙 중 앙숙이었기 때문.


‘물과 기름이 섞이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


아마 둘은 격렬하게 싸우다가, 항복과 도주,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리라 여겼다.

역시나 자정이 지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광해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다소 무거운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냈다.


‘오늘 많은 사람이 죽겠구나.’


확률은 낮았지만, 그는 상대가 항복이나 도주를 선택하길 바랐다.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대신, 신립이 들어와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저하, 예상보다 훨씬 더 심한 폭우로 인해 미리 쌓아둔 둑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이제, 넘치기 일보 직전입니다.”


망설임은 끝났다. 광해의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금이 바로 우리가 기다려 온 순간이오. 저들에게 지옥을 보여주시오.”


왠지 모르게 부르르 몸을 떠는 신립. 그 역시 오늘 수장할 2만의 왜적들을 떠올리자, 격동되는 모양이다.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면서, 곧 불편한 마음을 싹 지워버렸다.

전쟁에서 동정은 금물이다. 오히려 역사가 기록할 대승을 기대하는 게 나으리라.

이 생각으로 잠시 뒤, 부하 장수들에게 각각 이렇게 지시했다.


“먼저, 보병은 성 주변의 모든 배수로를 막아라. 그리고 성벽 아래쪽에 있는 우리 병사들을 모두 높은 곳으로 대피시켜라.”

“네, 장군.”

“포병은 배수로와 대피가 끝나면, 둑을 폭파해라.”

“네, 장군.”

“궁병과 조총병은 대기한다. 혹시라도 경주성에서 빠져나오는 적이 있으면 그대로 사살한다.”

“네, 장군.”

“마지막으로 기마병은 만약에 놓칠 적을 쫓을 준비를 마쳐라. 이상이다.”


여기까지 지시한 후, 신립은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 진짜 노하셨나?’


빗줄기가 더 강해지고 있었다.


* * *


거의 뜬눈으로 맞이한 아침.

기요마사가 기세등등하게 유키나가를 찾아왔다.


“밤새 아무 일도 없었어! 저놈들은 그저 허풍만 친 거야. 말도 안 되는 협박에 괜히 잠만 설쳤다고.”

“경거망동하지 마라!”

“역시 겁쟁이 놈이야.”

“너!”


다시 또 둘의 논쟁이 시작되려고 할 때, 누군가가 유키나가의 방에 들어왔다. 그것도 매우 다급하다는 게 느껴질 만큼, 들어온다는 신호도 없이 문을 발칵 열자마자 말했다.


“도노! 큰일 났습니다!”

“뭐, 뭐냐?”


불길함을 느낀 유키나가는 대답도 듣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뒤따라오는 부하 장수가 한 박자 늦게 경주성의 재앙을 알렸다.


“성으로 물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황당한 내용이었지만, 어차피 이번 질문에 답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이미 유키나가의 눈에 경주성을 덮치는 수마(水魔)가 확 들어왔다.

물살이 성벽을 넘어 들이치는 광경을 목격한 유키나가의 얼굴이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

눈에는 후회와 두려움이 교차했다.


“이럴 수가······.”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는 후퇴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자책감이 밀려왔다.

반면, 함께 달려온 기요마사도 놀라서 말을 더듬었지만.


“저, 저건······, 뭐, 뭐야?”


금세 다시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을 내보였다.

어느새 그의 이마는 핏줄이 불거졌다. 이것도 잠시, 주먹을 불끈 쥐며 화를 쏟아냈다.


“젠장! 이 쥐새끼 같은 놈들!”


이를 갈며 고함을 지르는 기요마사, 패배를 인정하기보다는 적에 대한 증오심이 더 커지는 듯했다.

급기야 칼을 빼 들었다.


“전군 공격! 즉시 문을 열고 적을 쳐라!”

“그만둬!”


순간, 유키나가가 기요마사의 멱살을 잡았다.


“뭐?”

“늦었어. 다 죽기 싫으면, 모두 피하라고 해야 해. 어서!”

“제, 젠장······.”


인정하기 싫었지만, 유키나가의 말이 옳았다.

결국, 두 사람은 서둘러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모두 도망쳐!”

“뭣들 하느냐? 서둘러 피해라! 어서 피해!”


그러나 이미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 어떤 인간도 경주성을 덮친 물보다 빠를 수는 없었으니.


‘제기랄······. 역시 성을 비우고 빠져나갔어야······.’

‘이런 미친······, 수공이라니······!’


유키나가와 기요마사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그리고 그 빈 자리에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공포로 메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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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5 +3 24.09.11 882 28 13쪽
69 이간계, 반간계, 삼십육계 – 4 +3 24.09.10 909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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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8 +2 24.09.06 1,100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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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대마도에서 꿈꾸는 대항해시대 - 1 +3 24.08.30 1,231 39 12쪽
57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8 +4 24.08.29 1,245 44 11쪽
56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7 +2 24.08.28 1,205 37 11쪽
55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6 +6 24.08.27 1,256 42 12쪽
54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5 +5 24.08.26 1,282 42 12쪽
53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4 +1 24.08.25 1,303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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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대장선에 올라 남쪽을 가리키다 - 1 +1 24.08.22 1,436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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