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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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내요
작품등록일 :
2024.07.08 10:11
최근연재일 :
2024.09.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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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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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동물 농장.

DUMMY

환생은 싫고, 능력자로 회귀하고 싶으면 빙의를 거쳐야 함.


36. 지하 동물 농장.



사실 상황이 나쁜 건 아니다.


마나 상점에서 30% 회복 포션 근・민・체 3종 세트를 좀 전에 사서 마시기도 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근.민.체.지 4종 20% 버프 포션도 구입해 쟁여놓은 상태다.


숨겨진 비장의 카드, 비밀 무기도 있다. 바로 두 분 멘토, 유금필 장군님과 서희 재상님이다.


수없이 확인해 본 결과, 유 장군님은 완구용 메카노이드에서도 마나 포스 사용이 가능하다. 1:13 스케일로 탑승형 메카노이드에 비하면 작고 파워가 떨어지긴 하지만, 사람과 비교하면 1:3 정도의 비율이다.


그 정도는 당연히 장군님의 기량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 즉, 완구형 메카노이드로도 소드마스터급 무력을 투사하실 수 있는 유 장군님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장군님만으로도 어지간한 뒷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기에 더해 서희 재상님도 있다. 재상님은 마나 포스 사용을 못 하신다. 그럼 별 도움이 안 되는 거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


재상님의 무기는 원래 입이다. 고상하게 말하면 언법言法이라고도 한다. 재상님의 말씀에 따르면, 깨달음을 통해 극의에 달한 언법은 그 자체로 주술이나 술법 같은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드래곤의 언령 열화판 느낌이랄까?


그래서 재상님의 포지션은 멀티플이다. 방어, 공격, 버프, 디버프, 힐링이 전부 가능한 전천후 요원이시다. 요새 내가 각궁 수련에 더 공을 쏟는 게 다 이유가 있어서란 말씀.


다만 두 분의 존재를 아무데서나 쉽게 내보일 순 없기에, 숨겨진 비밀 무기인 것이다. 무협 명언인 ‘본신 실력을 다 내 보이지 말고 삼푼은 숨겨두라.’는 말에도 부합하고······.


“유안아! 뭐 하니~!”


잠깐 딴 생각을 하는 동안, 현생의 아버지가 꽤나 고전 중이시다.


“찍!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서鼠는 축생 중 으뜸이니 내 부름을 들은 축생은 전부 모여 나의 뜻을 따르라. 찍!”


근엄한 표정으로 찍찍 거리며 주문을 읊조리는 쥐대가리 일촌법사. 한 편의 개그 같지만, 그 결과만은 개그가 아니다.


- 쉬식! 어헝! 꼬곡! 꿀꿀! 컹컹!


지하 공간에 울려 퍼지는 뱀, 호랑이, 닭?, 돼지, 개 소리. 뱀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 것들은 지하에 왜···?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무수대망] × 3, [불개] × 9, [사목신구] × 6, [개여시] × 6, [호문조] × 3, [금돼지] × 2, [호남], [호녀].


여태 나왔던 요수 총 집합에 신종 요수 세 종류 추가. 동물 농장도 아니고···. 호문조는 또 왜 닭 소리를 내는 것인지···.


“으아~! 가문 지하가 왜 동물원이냐고~오~!?”


그러게요. 아버지. 왜 일까요?


사람 정도는 한 입에 삼켜 버릴 것 같은 초대형 구렁이 [무수대망] 세 마리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고, 승냥이인지 늑대인지 커다란 붉은 털을 가진 [불개] 아홉 마리는 주변을 뱅뱅 돌다가 순간적으로 팔 다리를 물어 온다.


눈이 네 개 달린 돌연변이 털북숭이 개 [사목신구]는 커다란 덩치를 이용해 달려들어 부딪치거나 몸을 들어 다리로 때리거나 눌러온다.


[개여시]는 빠르게 주변을 내달리다 발톱으로 긁거나 주둥이로 무는데 무척이나 성가시다.


[호문조]도 커다란 부리를 벌려 삼키려 들고, [금돼지], [호남], [호녀]는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체술을 쓴다.


그리고 쥐새끼 [일촌법사]는···,


“사해용왕, 경강적룡, 응룡, 우사, 물을 다스리는 모든 존재들께 비오니 여기 이 보잘 것 없는 작은 제사장에게 힘을 내려 주소서.”


- 쏴아악~!


허공에 뜬 4장의 부적이 [일촌법사]의 주변을 돌다가, 주문에 끝남과 동시에 불타오르더니 물줄기를 뿜어낸다. 소방용으로 쓰면 딱 좋겠다 싶을 정도로 거센 물줄기.


“어푸~. 이것들이 보자보자 어푸~ 하니까. 야! 서생원! 말하는 어푸~ 중엔 뿌리지 어푸~ 말라고.”


우리 아버지는······, 재미있는 분 같다.


[일촌법사]가 소방관이 된 이후 각궁의 위력이 확실히 줄었다. 화살이 물줄기를 뚫으며 관통력이 떨어진 것. 그나마 슈퍼파워 대한각궁이라 물살을 뚫고 표적에 박히기라도 했다.


진호랑 부단주가 마나 포스를 쓰면 폭포도 가를 수 있는 게 우리나라의 각궁이라고 했는데······, 난 마나 포스가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내겐 장군님께 전수받은 무예가 있으니.


각궁을 인벤토리에 넣고, 허리춤에 달린 검집에서 장도를 뽑아들었다. 각궁은 네임드 아이템으로 인정돼서 인벤토리 수납이 가능하지만, 좋은 검은 아직 구하지 못해 허리에 달고 다녀야 한다.


내 장도는 60cm로 아버지의 검과 비슷한 길이지만 검 날이 한쪽 면에만 있는 도다. 처음엔 비휘랑, 진호랑 두 부단주처럼 130cm 길이의 환두대도를 사용했는데, 쓰는 건 둘째 치고 가지고 다니기 불편해서 바꿔야 했다.


전생에서 책으로 볼 땐 무기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면 중요치 않다며 휙휙 넘겼는데, 막상 무예를 익히고 검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다 보니, 내가 사용하는 무기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유려하고 아름다운 몸놀림으로 공격을 해도 거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적을 적중시키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는 짓이다. 마치 전생의 펜싱경기처럼···.


따라서 나는 곧바로 무작정 전투에 나서기 보다는 [일촌법사]와 그의 똘마니들을 한동안 관찰하는 것을 선택했다. 검병의 길이와 내 팔다리 길이를 감안해 적절한 공격방법을···.


“유안아! 어푸~ 너도 한 손 거들어야 어푸~ 하지 않겠니.”


보통 아버지는 자식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나? 현생의 아버지는 참 독특한 분이다.


“예예~. 갑니다. 가요.”


동물들?의 움직임은 이제 충분히 관찰해서 어떻게 싸워야 할지 감이 왔다.


아버지의 호들갑만 보면 무척 어려운 상황 같은데, 사실 조금 많이 성가시고 귀찮을 뿐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보통 소드 익스퍼트의 경지라고 하면 검기로 통칭하는 ‘마나 포스 검신 코팅’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데, 아버지의 검에서는 마나 포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여유있다는 뜻 아닐까?


“으아아~! 어푸~ 이거 배고파서 어푸~ 힘을 쓸 수가 없네!”


아~. 여유로운 게 아니라 그냥 힘이 없는 걸 수도······.


- 쉭! 서걱! 사삭!

- 깨갱! 키힝! 힉!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는 약한 놈부터 정리하는 건 기본이다. 개 같은 [불개], [사목신구], [개여시] 정리 완료.


‘흐음~.’


아버지는 계속 [일촌법사]를 노리고 공격 하는데,


“찍찍! 경강적룡 물 미끄럼! 찍!”


발밑에서 솟구친 물줄기를 타고 서핑하듯 미끄러지는 쥐새끼. 그리고 쥐 쫓던 아버지의 등을 노리고 공격해오는 [금돼지] 두 마리와 [호남], [호녀] 한 쌍. 몇 번이고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아버지는 체술도 뛰어난 편이라 치명타는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벌써 몸 여기저기 호랑이 발톱에 긁힌 상처가 제법 된다.


게임 속 파티 사냥에선 마법사, 주술사 같은 성가신 존재를 먼저 처리하는 게 국룰이긴 하지만, 너무 맹목적으로 쥐한테 매달리는 것 같다. 쥐새끼한테 큰 원한이라도 있으신가.


그런데 가만 보니 몬스터들 전부 아버지에게 주의가 쏠려있다. [일촌법사] 등장 이전에 같은 종류의 몬스터 놈들과 싸울 때는 분명 나를 노리고 공격해오는 놈들도 있었는데···.


아버지가 쥐만 노리고 달려드니 쥐는 요수들을 부려 아버지를 막는다. 이거 혹시 아버지가 나를 생각해서 어그로를 끌고 계신건가?


“유안아~ 뭐하니~.”


아닌 것 같기도······.


- 휙~! 쉭! 스걱!

- 꼬고!

- 슥! 슥!

- 꼭! 깩!


내가 접근하는 데도 아버지 등만 쪼는데 정신 팔린 거대 닭?의 등 위로 뛰어 올라 목을 베었다. [호문조] 세 마리 처치 완료.


첫 실전인데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것을 베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것을 보니, 그간 가상현실을 통해 수련해 온 보람이 느껴진다. 단 저 거대 구렁이 [무수대망]은 쫌······.


“유안아~ 돼지 받아라. 으랏차차! 바위 던지기!”


기술명인지 그냥 나오는 데로 뱉은 말인지 모를 아버지의 외침에 고개를 돌리니, 금빛 돼지 머리 인간 하나가 아버지의 손에 의해 던져져 하늘을 날아오고 있다.


“본국검법 역지강격逆地强擊 제 5식 천붕황격天鵬凰格!”


적당한 높이로 공격하기 좋게 날아오는 돼지의 모습에 무조건 반사처럼 적당한 초식을 외치고 공격에 나섰다. 거참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고···.


드세게 하늘로 솟구치며 장도로 목 옆을 찌르며 쑤셔 베어내고, 다시 뽑아 몸이 떨어지는 힘을 더해 위아래로 강하게 내려 찍으며 목을 베었다.


- 푹! 숙! 풋! 서걱!

- 꾸이힉~!


돼지 멱 따는 소리와 함께 잘려나간 돼지 머리. ‘저것도 머리고기로 쓸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나도 이 상황을 딱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캬~! 우리 아들 끝장이네. 천붕황격 쓰는 걸 보니 본국검법 격법 5형을 벌써 다 익혔구나.”


역시, 아버지는 내가 어떻게 싸우는 지, 뭘 배웠는지 직접 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한 마리 더 간다~. 으랏차차! 바위 던지기!”


음~. 저거 아무래도 기술명인 것 같지?


“본국검법 무군지격武君之擊 제 6식 탈혼천격奪魂天格!”


다리를 앞세우고 날아오는 돼지 인간의 회음혈會陰穴을 역수도로 찌르고 올려 벤 후, 다시 아랫배의 천추혈天樞穴을 강하게 내려 찍어 쳤다.


- 꾸힉! 뀌익!


무군武君의 탈혼奪魂시키는 하늘의 공격, 천격天格이라는 거창한 초식명에 안 어울리게 정말 사악한 공격 초식이 아닌가? 직관적 현대 명칭으론 ‘고자 만들고, 확실하게 재확인.’ 정도······.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고통에 겨워 바닥을 사정 없이 구르는 돼지 인간의 모습을 보니,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싶다. 어차피 출혈도 커서 금방 죽긴 하겠지만···. 어쨌든 이로써 [금돼지] 두 마리 모두 클리어 완료.


“무수대망의 외피는 지금 유안이 네 실력으로 베기 힘들 테고, 눈앞의 호인들도 몸놀림을 보니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한 놈만 상대해 볼래?”


나를 배려하는 게 맞았군. 그럼 실력을 전부 내보이진 않으셨다는 건데···.


“네. 한 놈 정도면 어떻게든 상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힘들면 말해라~. 으랏차차! 황소 밀치기!”


아버지의 어깨 밀치기에 [호녀]가 튕겨져 내 근처로 왔다.


“[호녀]가 암컷인 건 알지? 탈혼천격 같은 수컷 추가 데미지 초식은 의미 없으니 기억해 둬.”


친절도 하셔라.


“유안아. 수박희 배웠지? 수박희는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어서, 호인의 움직임도 충분히 예상 할 수 있게 해 줄 거야. 지금까지 네가 배우고 수련해 온 것들을 잘 떠올려봐.”


덜렁대는 성격인 줄만 알았는데, 진지할 때는 또 배려가 넘치시네.


“이해했어요.”


“아직 기氣에 눈뜨지 못한 놈이니, 신체 능력은 너보다 조금 앞선다 해도 초식의 정교함으로 그 차이를 메울 수 있을 거야. 마나 포스 없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으니 힘 내.”


아버지의 말처럼 [호녀]의 몸놀림은 나보다 빠른 편이긴 하나, 투로가 극히 한정적이다. 주변을 움직이는 모습은 쉽게 쫓을 수 없을 만큼 빠르지만, 공격은 항상 앞발?손?을 휘둘러 때리거나 흉기에 가까운 손톱으로 긁는다.


가끔 물기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빈도수가 그리 많진 않다. 물기보다는 공중으로 몸을 날려 내리 누르려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고양잇과 맹수들의 싸움을 봤다면 이해 할 터.


그럼 어디 이렇게 한번······.


작가의말

작 중 등장하는 인물, 인명, 단체, 집단, 회사, 제품, 지명, 국명, 사건 및 모든 명칭은 글쓴이의 상상으로 구현한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우연임을 밝힙니다.

All characters, persons, organizations, groups, collectives, companies, products, place names, countries, events, and all other designations are fictional creations of the author's imagination and any resemblance to the real thing is pu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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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내가 준비해 둔 카드는... 24.09.13 24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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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앞뒤가 막혔을 땐. 24.09.05 38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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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도깨비 털어 먹기. 성공적! 24.08.23 371 4 12쪽
43 금 나와라 와라 뚜욱~딱! 24.08.22 37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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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국가에 대한 충성? 대체 그게 뭐라고. 24.08.17 377 5 12쪽
39 드러난 함정. 24.08.16 37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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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동물 농장. 24.08.14 376 8 12쪽
36 폐쇄된 수련 던전 이라더니···. 24.08.13 375 6 12쪽
35 아버지? 24.08.12 383 7 13쪽
34 평화로운 듯 한 일상. 24.08.10 378 8 13쪽
33 성좌들은 도박꾼? 24.08.08 378 8 12쪽
32 군신지예. 君臣之禮. 24.08.07 38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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