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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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내요
작품등록일 :
2024.07.08 10:11
최근연재일 :
2024.09.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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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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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노]를 오해했네.

DUMMY

환생은 싫고, 능력자로 회귀하고 싶으면 빙의를 거쳐야 함.


54. 우리가 [영노]를 오해했네.



[영노]를 향해 발을 옮기려 할 때 장군님이 나를 만류하며 나서셨다.


“주공. 제가 이무기 놈의 상태를 살피겠습니다. 주공께서 지귀와 함께 샛길을 찾아보시지요.”


“다른 길은 없다 누차 말씀 드렸······.”


“아뇨. 혹시 놈이 기운을 회복해 달려들 수도 있으니, 위급할 땐 더 빨리 도망칠 수 있는 제가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겐 태조의 명마 여덟 필이 있잖아요.”


일전에 한 번 말했던 것 같은데, 장군님의 유일한 약점이 경신법이다. 특히 지금처럼 60cm 크기에 불과한 완구 메카노이드 상태로는 말은커녕 나보다 느릴 지도······.


“알겠습니다. 주공의 뜻대로 하시지요. 대신,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생각되면 지체 없이 말을 소환 해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여태 보고도 모르세요? 전 부나방처럼 위험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니까요.”


“크흥~. 소장은 그저 주공이 염려되어······.”


“쯧쯧~. 그러게 내 장군께 언젠가 신법이 약점이 될 수 있으니, 더욱 더 매진하라 조언 드리지 않았소.”


“크흠~. 내 이곳을 나가면 반드시 재상의 조언대로 신법 수련에도 매진할 것이오.”


재상님은 T가 확실할 것 같다. 장군님은 아마도 F···?


걸음을 재촉해 [영노]의 머리가 있을 방향으로 향했다. 말을 타고 달릴 때는 엄청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걸어서 이동해 보니 제법 멀다. 어림짐작으론 200m를 거뜬히 넘는 거리다.


그깟 거리가 뭐가 중요한 가 싶지만, 분명 던전 탈출 직전에 확인한 [영노]의 경우, 지친 데다 좋은 틈에 몸이 꽉 끼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뱀 특유의 수축운동으로 느리긴 해도 확실히 앞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밖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 무지막지한 크기의 뱀이 얼마나 입구에 얼마나 가까워졌을지 모른다. 워낙 큰 크기인 만큼 조금만 이동해도 수십 m는 거뜬히 넘으니 주의해야 한다.


놈의 머리가 있던 곳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소리에 집중하며 신중하게 이동했다. 놈이 움직인다면 필시 큰 소리가 날 테니까···.


드디어 [영노]의 커다란 머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우려와 달리 놈은 기존에 멈춰선 곳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다.


혹시 지쳐서 쓰러진 건 아닌가 싶지만, 엔간한 승합차 크기는 넘을 것 같은 커다란 눈과 파충류 특유의 세로 동공, 별개의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갈라진 혀가 놈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지친 게 맞나. 왜 안 움직이지.”


놈은 나를 노려보며 혀를 날름거릴 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인간이여~.’


갑자기 머릿속에 전해진 음성? 의지? 뚜렷하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강한 떨림이었다.


‘인간이여~. 내 뜻이 전해지고 있는 가?’


주변에는 그 무엇도 없고, 있는 거라곤 눈앞의 [영노] 뿐. 그렇다면 지금 저 이무기 놈이 나한테 말을 걸고 있는 건가······.


‘내 의념이 들린다면 부디 응답하거라.’


“지금 영노 네가 나한테 말 걸고 있는 거 맞아?”


‘그러하다.’


[영노]가 말을 건 존재가 맞았다. 근데 왜 갑자기 대화를?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 탐주염사가 내 몸을 헤집으며 내단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내단을 탈취 당하는 순간 나는 죽음에 이를 것이고, 탐주염사는 또 하나의 강철이가 될 것이다.’


응~? [영노] 위에 올라 타 있던 [탐주염사]가 새끼가 아니야?


“탐주염사가 네 새끼가 아니라고?”


‘저런 탐욕스러운 독사의 새끼를 내 씨라고 생각하다니 모욕적이구나. 아마도 저 탐귀의 어미는 강철이일 것이다.’


강철이면 이 던전 주인인데······.


‘나는 이 터를 수호하는 수호신으로, 선업을 쌓아 용이 되고자 수천 년을 이 터의 땅속에서 지내왔다. 악과 탐욕에 물든 이들에게 벌을 주거나 교훈을 내리는 것이 내가 택한 선업을 쌓는 길 이었다.’


“뭐야. 그럼 우리가 악과 탐욕에 물든 악인이라는 거야? 우리 일행은 대체 왜 쫒아 온 건데?”


‘너희를 찾은 것은 도움을 청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너희는 내 모습을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했고, 내 의념을 전할 수 있는 거리가 되지 않아, 계속 너희의 뒤를 쫓아야만 했다.’


아까의 그 스펙타클했던 추격전이 다 오해였다니······.


“도움? 너 같은 엄청난 뱀이 우리 같은 약자한테 무슨 도움을 청한다는 거야?”


‘어느 날. 이 터의 지하에 강철이가 둥지를 텄다. 너도 알고 있겠지만, 강철이는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울분과 화를 풀지 못해 한을 품고 괴물로 변한 악요괴惡妖怪다. 나는 강철이 같은 악요괴가 내가 수호하는 터에 자리 잡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음······. 그러니까 요괴끼리의 자리 싸움이 있었다는 거 맞나······.


‘그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는 강철이와 수없이 많이 다투어 왔다. 놈이 둥지를 튼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매 번 나의 승리였다. 하지만 놈은 마치 신의 가호라도 받은 듯 빠르게 성장했고, 다툼에서 생긴 상처들도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치유하고 나타났다. 나는 점점 지쳐갔고, 놈은 점점 강성해졌다.’


박혔던 돌이, 굴러온 돌에 밀렸단 소리네.


“네가 상대하지 못하는 놈을 과연 우리 일행이 이길 수 있을 가?”


‘내가 바란 도움은 강철이를 물리쳐 달라는 청이 아니다.’


“그럼?”


‘너희를 따른 건 그저, 내 몸을 헤집고 내단을 취해 강철이가 되려는 탐주염사를 떼어 달라 부탁하기 위함이었다.’


아~. [탐주염사] 정도는 우리 일행이 처리 할 수 있긴 하지.


“근데, 그 정도는 너 스스로도 가능한 거 아냐?”


‘내 몸이 정상이었다면, 탐주염사 따위가 내 가죽을 뚫고 살을 헤집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툼에서 패한 후 오랜 시간 강철이에게 붙잡혀 있었다. 놈은 내가 힘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저 명만 부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먹잇감만 주었다.’


와~. 뱀이 뱀이 사육했다는 거네.


‘놈은 힘 빠진 나를 삼켜 내단의 힘을 취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놈은 내 내단을 탐주염사에게 주려 했던 것이다. 탐주염사가 내 내단을 소화시킬 능력을 갖출 때까지 나를 붙잡아 놓았던 것이다.’


“그니까 결국 너는 강철이가 제 새끼를 위해 남겨둔 도시락 같은 거였네?”


‘도시락이라면 도슭을 말하는 건가. 나를 도슭이라 표현한 것은 수천 년 동안 네가 처음일 것이다.’


“나쁜 뜻에서 한 말은 아냐. 그냥 네 처지가 그랬다는 거지.”


내 원래 화법은 이렇게 직설적이지 않았는데······. 이건 전적으로 재상님의 영향이다.


‘그래. 네 말대로 언제고 나는 탐주염사의 먹이로 던져 질 운명이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이 그 날이 되었다. 무슨 일인지 따로 지내던 탐주염사가 갑자기 강철이를 찾아 왔고, 강철이는 마침 잘 되었다며 나를 제 새끼에게 먹이로 내주었다.’


아······. 이거 좀 미안하기도 하네. 우리한테 쫓겨 간 탐주염사가 제 어미한테 갔다가, 도시락 먹고······. 어?


“그런데 어떻게 도망친 거야?”


‘탐주염사가 내 몸에 올라타 이를 박아 넣었을 때 까지도, 나는 아무런 기운이 없는 척 미동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강철이가 안심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나는 그 간 조금씩 모아 놓은 기운을 단 번에 폭주시켜 놈의 둥지를 탈출했다. 탐주염사가 등에 붙어 있었지만, 놈을 처리할 겨를이 없었다. 강철이가 언제 따라 올지 모르니까.’


“아~. 그래서 탐주염사가 새끼처럼 네 등에······.”


‘층을 올라 너희를 보는 순간, 악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단숨에 알아챘다. 난 너희에게 탐주염사를 떼어 달라고 부탁할 심산이었는데, 너희는 나를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너희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힘이 얼마 남지 않아, 의념을 전달 하려면 가까이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오케이. 이제 전부 이해 됐어. 그래 그럼 우리가 뭘 어떻게 해주면 되겠어?”


‘너희를 쫓는 동안 탐주염사가 결국 내 피부 거죽을 뚫고 몸속으로 들어왔다. 놈이 찾는 것은 내 내단. 지금은 힘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놈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것 외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너희가 내 몸속의 탑주염사를 처치해 주면 좋겠구나.’


“탐주염사 정도는 우리 일행이 처리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놈이 이미 네 몸속에 있다며? 우리는 네 몸속에서 놈을 꺼낼 방법이 없는데?”


‘너희 같이 작은 인간들이라면 놈이 내 몸을 헤집으며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힘을 조절해 놈의 앞길은 방해하고, 너희는 쉽게 지나갈 수 있게 하겠다.’


“아~. 그래?”


말은 참 쉽게 한다만, 결국 제 몸 속 파헤치고 탐험해서 기생충 같은 탐주염사를 제거해 달라는 이야기다.


“근데, 우리가 널 왜 도와줘야 하는 건데?”


그렇다. [영노]는 가장 중요한 것을 빼 놓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유.


뭐 놈의 말대로 악인을 징벌하는 놈이니 도울 수 있다면 돕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놈의 주장일 뿐, 내 눈으로 확인 한 것은 아니다.


같은 인간이라면, 전생에서 가끔 그러했듯,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이유 없는 선행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는데, [영노]는 인간도 아니고, 힘없는 반려 동물 같은 것도 아니다.


강철이와의 다툼으로 지금은 약해졌다 지만, 엄연히 신수神獸를 넘보는 영물靈物같은 존재다. 즉, 원래대로라면 내 배려와 도움이 필요 없는, 어쩜 나 정도는 자신의 한 끼 식사로 생각했을 지도 모르는 놈이다.


이런 위험한 존재가 위기에 처했다고, 불쌍하게 여기고 아무 이유 없이 도와준다? 둘 중 하나겠지. 고금에 유래 없을 선인이거나 아님 천생 호구.


전생에 수 없이 많이 들었던 말이 호구다. 그런 나보다 수십 배 더 호구 소리를 많이 듣던 건 우리 아버지였고······.


선의를 악용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호구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겠지만, 누군가의 악의로 인함이건 혹은 자발적 선행이건 이제 더 이상은 호구 소리 들을 짓을 하고 싶진 않다.


아무런 대가 제시 없이 도움만 청하는 [영노]가 기본이 안 된 것이다.


‘그렇군. 도움을 청하면서 도움에 대한 보답을 알리지 않았어. 혹시 따로 내게 바라는 게 있는 가?’


“글쎄. 보통 그런 건 도움을 청하는 쪽이 제시하지 않나? 난 네가 뭘 해 줄 수 있는 지도 전혀 모른다구.”


‘탐주염사를 잡아 배를 가르면 수많은 보석이 나올 것이다. 그것이면 되겠나?’


어쭈. 감히 이딴 식으로 딜을 걸어?


“탐주염사가 보석을 삼켜 저장하고 다른 무언가로 바꾼 다는 것 정돈 우리도 이미 알고 있어. 놈의 뱃속에 많은 보석이 있을 거라는 건 당연한 상식이지. 그리고 그건 놈을 사냥해서 얻는 정당한 보상이지 네가 지불하는 게 아니잖아.”


[영노] 이놈이 뱀답게 교활하게 머리를 굴린 것이다.


‘네 말에도 일리가 있군. 하지만, 나는 지금 줄 수 있는 다른 게 없다. 재보를 모으는 기행 따윈 하지 않았기에, 쌓아둔 보물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마저 강철이가 가져다 제 새끼인 탐주염사에게 먹이로 주었다. 내 몸뚱이 밖에는 남은 것이 없단 말이다.’


“너 거지 영물 이었구나. 그리고 굵고 길기만 한 네 몸이 우리에게 무슨 필요가 있겠어. 좀 더 생각해봐.”


지금 상황은, 기껏 드래곤을 돕고 보상 받을 기회를 꿰찼는데, 그 드래곤이 알고 보니 거지였다는 억지 설정이다.


분명 무언가 받을 게 있을 거다.


작가의말

작 중 등장하는 인물, 인명, 단체, 집단, 회사, 제품, 지명, 국명, 사건 및 모든 명칭은 글쓴이의 상상으로 구현한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우연임을 밝힙니다.

All characters, persons, organizations, groups, collectives, companies, products, place names, countries, events, and all other designations are fictional creations of the author's imagination and any resemblance to the real thing is pu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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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아낌없이 주는 나무 [탐주염사] 24.09.09 372 2 13쪽
56 드디어 탐주염사의 보물이... 24.09.08 378 2 12쪽
» 우리가 [영노]를 오해했네. 24.09.06 378 2 12쪽
54 앞뒤가 막혔을 땐. 24.09.05 385 3 12쪽
53 성좌의 힘 맛보기. +1 24.09.04 385 3 13쪽
52 아빠 부르기 있음? 24.09.03 386 3 12쪽
51 행운 수치는 0 이지만... 24.09.02 37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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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금 나와라 와라 뚜욱~딱! 24.08.22 37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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