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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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내요
작품등록일 :
2024.07.08 10:11
최근연재일 :
2024.09.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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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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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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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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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말~ 달리자~.

DUMMY

환생은 싫고, 능력자로 회귀하고 싶으면 빙의를 거쳐야 함.


47. 말~ 달리자~.



몸을 날려 백마 횡운골에 올라탔다. 재상님은 장군님의 던지다시피 한 도움을 받아 황마 유린청에, 장군님은 흑마 추풍오에 올랐다.


“재상이 앞장서시오. 주공. 재상의 뒤를 따르십시오. 제가 맨 뒤에서 달리겠습니다.”


“알겠소이다. 내 앞장서리다. 가자. 이랴~!”


“네. 그렇게 할게요. 이랴!”


- 따가닥~ 따가닥~


1 인 2 메카노이드와 3 마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승마를 배운 적은 없지만, 전생에 마사회에서 경기 지원 계약직으로 일할 때 틈틈이 배워뒀는데, 다행히 몸이 잘 적응해 줘서 빨리 달릴 수 있었다.


뭐 말 자체가 워낙 좋은 것도 단단히 한 몫 했고, 마나 게임 캡슐을 통해 가상현실로 광개토태황이 되어 두 분과 함께 만주 벌판을 달려 본 것도 도움이 되었다.


- 따가닥~ 쉬익~ 따가닥 휘익~


얼마나 빨리 달리는 지,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거세다.


“하하하~. 재상. 새로이 모신 주공과 함께 이리 좋은 준마를 타고 함께 달리게 되다니, 이 무부 여한이 없소이다.”


“흠~. 장군. 본관 또한 주군과 함께 말을 달리는 것이 즐겁기는 하나, 신하된 자로써 주군을 바르게 모시지 못하고 도망하고 있으니 어찌 기뻐할 수만 있겠소. 우리 지금은 자중하는 것이 좋겠소.”


꼬장꼬장 하시기는···.


“저도 두 분과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말을 달리게 돼 영광이에요. 재상님이 적에게 역량이 못 미칠 땐 잘 도망하여, 훗날을 기약하는 것도 병법이라고 하셨잖아요. 우리 작전 상 후퇴로 해 둬요.”


“주군~. 소신이 알려드린 병법을 이리 적재적소에 적용하시는 주군의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 이옵니다. 주군께서 제하분주濟河焚舟하지 않으시고 삼년불비三年不蜚의 뜻을 세우셨으니, 소신 주군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지일가기指日可期 하옵니다.”


죽을 각오로 덤비지 않고, 때를 기다려, 멋지게 되돌아올 것을 믿는다는 재상님의 말. 말투가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재상님 시대에 한자 사자성어는 선비의 소양을 평가하는 기준이었을 테니.


1층 연결 계단까지 오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말의 최대 속도는 시속 70km 전후라고 하는데, 우리말들은 체감한 바론 시속 100km는 되는 것 같았다.


[영노]가 제 아무리 크다 해도 뱀은 뱀인지라 거리가 상당히 벌어졌다. 뱀 중에 가장 빠르다는 사이드와인더가 시속 30km에 조금 못 미친다고 하니 당연한 결과였다.


계단 통로의 폭이 꽤나 넓은 편이라, 거마들도 두어 번의 뜀박질만으로 던전 1층에 오를 수 있었다.


“설마 1층까지 따라오진 않겠죠?”


우리말들이 통과할 정도는 되지만 [영노]가 통과하기엔 비좁은 층간 통로. 구조도 매우 튼튼해 보이고, 벌어진 거리도 있으니 다소 안심하며 말의 숨을 고르기 위해 평보와 속보 중간 정도로 말의 속도를 조절했다.


“확신하기는 어려우나, 어려울 것으로 보이옵니다. 뱀이란 본디 눈이 어둡고, 귀가 없어 듣지 못하니 괜찮을 것이옵······.”


- 콰쾅!


재상님의 말씀이 채 끝나기 전, 뒤편의 층간 연결구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영노]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이랴!”


다시 말의 속도를 올렸다.


- 콰쾅! 콰과광!


던전 1층은 하나의 선처럼 이루어진 2층과 달리, 그리 크지 않은 공동들을 인공적으로 파낸 통로로 거미줄처럼 연결한 구조.


말에 탄 일행도 높이가 부담되어 말목을 안듯이 자세를 낮춰야 할 정도니, 일반 상식으론 [영노]가 지날 수 없는 곳이다. 문제는 [영노]가 일반 상식과 전혀 다른 괴력을 보이고 있단 것.


다이너마이트로 터널 공사를 한다면 이런 모습일까 싶을 정도로, 좁은 통로를 제 몸 크기에 맞게 쾅쾅 터트리며 추격해 온다.


다행인 건, 이미 지귀의 안내를 받아 잘 작성해 놓은 1층 지도가 있기에, 곧바로 던전 입구로 향하지 않고, 최대한 통로 전체를 이동하며 [영노]의 힘이 빠지길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 용머리 뱀 속도가 점점 늦어지는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도 주공의 말씀대로 영노의 추격이 점차 늦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관이 보기에도 그러하옵니다.”


괴물 같은······, 아니 괴물 맞나? 아무튼 지가 괴물이라고 해봤자 결국 생명체다. 생명체의 체력과 힘은 무한하지 않고, 과도하게 사용하면 반드시 반대급부가 동반된다. 근육통, 탈진 등등···.


고로 지 몸집에 비해 상당히 좁은 통로를 억지로 부수며 따라오는 [영노]의 결말은 뻔히 정해져 있는 것이었다. 지쳐 쓰러지는······, 뱀이니 쓰러지진 않겠고, 멈춰서는 정도겠다.


- 끄극. 끄~극.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1층을 빙빙 돌아 입구 근처까지 왔을 때, [영노]의 움직임은 거의 멈춘 것과 다름없이 느려져 있었다.


60~70m 길이에 직경 5m 두께를 가진 놈이 고작해야 3~4m 수준인 통로를 억지로 비집고 따라왔으니, 그 긴 몸이 복잡한 통로 모양을 따라 낀 셈이다.


뱀의 뛰어난 수축성 덕분에 비늘과 복부근육을 수축・이완 하며 꾸역꾸역 조금씩 따라오고 있긴 하지만, 아까와 같은 박력 넘치는 움직임은 더 이상 없다.


“아까처럼 무섭게 계속 따라왔으면 외부 상황을 확인 할 틈도 없이 던전 밖으로 나가야 했을 텐데, 때 맞춰 지쳐주다니 운 좋네요.”


“하하하~. 이 모든 게 다 주공의 복입니다.”


“참으로 다행이옵니다. 영노의 움직임을 보니 밖의 사정을 살필 시간은 충분할 것 같사옵니다.”


[영노]와의 거리, 놈의 현재 이동 속도를 고려했을 때, 저장고로 돌아가 가문의 현재 상황을 살펴볼 여유는 충분할 것 같다.


저장고와 연결된 돌계단의 측면을 살피니, 현생 이 몸의 아버지인 이지한 군이 작동했던 것과 비슷한 볼트 모양의 마법 장치들이 보였다.


- 끼릭, 끼릭. 끽


아버지가 조작했던 방법을 떠올려 3개의 볼트를 돌렸다. 지금 보니 꼭 번호 자물쇠 같다.


- 크그긍~!


닫혔던 던전 출입구가 열렸다.


두 분과 함께 돌계단을 올라 이젠 저장고라는 이름이 무색한 곳에 발을 디뎠다.


(던전 ‘강철이 둥지’를 이탈합니다. 해당 던전 2회 차 입장 및 2층 탐험을 완료하셨습니다. 3회 차 입장 시 3층 탐험, 4회 차 입장 시 던전 공략이 필수 이탈 조건으로 적용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시스템의 안내 멘트를 듣는 순간, 힘들기도 했고 알차기도 했던 던전 2회 차 탐험을 마침내 종료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 지이잉~! 드르르륵!


저장고 바닥, 던전 입구에 푸른빛 반투명한 막이 생겨나고, 외부 연결 계단이 밀려 내려오는 소리가 생각을 깨웠다.


저장고에서 외부로 연결된 곳은 두 곳. 하나는 별관 뒤뜰로 연결 된 눈앞의 계단, 또 하나는 별관 식품 저장고와 연결된 계단 뒤쪽의 비밀 통로.


두 분께 어디로 나가서 상황을 살피는 것이 안전할 것 같은지 조언을 구하자,


“하하~ 무얼 걱정하십니까. 주공에게 충성을 맹세한 타고난 정탐꾼 지귀가 있지 않겠습니까? 지귀! 네 이놈 어디 있느냐. 냉큼 나오지 못 할까.”


“소신도 지귀에게 딱 걸 맞는 임무라 생각 되옵니다. 지귀! 어서 모습을 보이게. 서둘러 나오지 않는다면 내 다시 언법으로 자네를 부를 것이네.”


두 분 모두 정탐에는 지귀가 제격이라며 그를 찾으셨고,


“하이고~. 두 분께서 이리 저를 찾으시는 걸 보니 무언가 또 중요한 임무가 있나 봅니다.”


내 발 밑에서 희뿌연 영체가 뿜어져 나와 이내 사람 모양이 되어 불타올랐다. 내가 무슨 성진우도 아니고······, 맨날 발밑에서 그럼자 병사처럼 기어 나오시는 건지······.


“지귀님 밖의 상황이 어떤지 몰래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도련님 말씀은 제가 간자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뜻입니까?”


불꽃의 색이 퍼렇게 바뀌는 것을 보니 첩자 노릇은 싫은 건······.


“히히히~. 이 몸 지귀. 예부터 간자 노릇이 천직이었습니다요. 맡겨만 주십시오. 밖에 나돌아 다니는 이들의 고쟁이 빛깔까지 알아 오겠습니다.”


아~.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라 신났던 거였다.


“감사해요. 그럼요······.”


나는 위에 남은 이들이 있는지, 있다면 그 수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 줄 것을 부탁했다.


“지귀. 주군이 살펴보라 말씀 하신 것 외에도, 가문의 사람들을 아군으로 그들을 핍박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고, 적의 규모와 무장상태,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는 짓거리를 자세히 알아오게.”


역시 나는 아직 재상님의 두뇌 능력과 꼼꼼함에 비견 될 수 없다.


“알겠습니다. 저 지귀. 분부하신 내용들을 하나 빠짐없이 확인해 오겠습니다요. 신라가 낳은 최강 간자, 이 지귀만 믿고 계십시오.”


누구나 좋아하는 건 다를 수 있는 법이니.


지귀가 저장고의 천장으로 스며들어 모습을 감췄다. 그가 돌아오려면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테니, 앞으로의 일에 대해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먼저 내가 직접 목격했던 상황을 전보다 상세히 설명 드리고, 묘연화의 일과 방이영 부의장이라는 할배 같은 의심되는 정황들도 전했다.


“이런 상황들을 봤을 때, 가문을 음해하는 세력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심지어 가문을 완전히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도 같구요.”


“소신, 그간 지금 세상에 대해 알고자 열성을 다해 노력한 바, 나름의 성과가 있어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었으니······.”


재상님의 말씀처럼 저장고 화재 폭발 사건 이후, 그간 내가 수업을 받는 동안, 재상님도 그 자신의 뜻에 따라 학구열을 불태우셨다. 수면이 필요 없는 몸이시다 보니, 낮 시간만 아니라 매일 밤을 새가며 세상을 배우셨다.


갑작스레 부자가 된 터라, 마탑제 최고 사양 마나 태블릿을 구입하는 것 쯤 문제없었고, 세계 마법 연합 통합 정보 데이터 베이스 접속 권한을 구독하는 것도 식은 죽 먹기였다.


이 세계 역시도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인 이상 돈만 충분하다면 못할 것은 거의 없었으니까······.


이곳에도 ‘당신이 돈으로 사지 못한 것이 있다면, 돈의 액수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진담 반 농담 반의 이야기가 돈다고 하니 인간 중심 사회는 결국 금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정상인 모양이다.


“안타깝지만 소신이 여러 자료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현재 이 나라 대한공화연방제국은 내부의 문제로 인해 썩어가는 고목과도 같사옵니다.”


재상님이 대한을 썩어가는 나무라 하신다.


“발해부는 엘븐네이쳐의 자연주의 사상에 심취해 현실을 등한 시 하고 있고, 신라부는 어느 틈엔가 다시 왜색에 짙게 물들어 야마토의 이익을 위해 일하며 부를 쌓으려는 이들이 수없이 많아졌사옵니다. 그 뿐 아니라, 부여부는 조선 공국이 분리 독립된 후부터 조선과 크고 작은 다툼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고, 제국 수군의 중심이 되는 청해부 또한 빈번한 군납 비리들로 볼 때, 수뇌부가 부패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사옵니다.”


“에잉~! 이런 육시를 해도 모자랄 것들. 어찌 나라의 녹을 먹는 이들이 나라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건지 모르겠군. 나 같은 일게 무부도 애국충정을 능히 알고 있거늘.”


장군님의 분노를 보며 오히려 내가 부끄러워지는 것은, 전생과 이곳의 조국 대한이 비슷한 역사의 선을 거쳐 왔기 때문일까? 말 뿐이 아닌 진실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청렴결백하고, 모두가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법 앞에 공정 ・공평한 나라는 정말 이상 속에만 존재하는 걸까?


홀로 답을 얻긴 너무 어려운 자문이었다.


작가의말

작 중 등장하는 인물, 인명, 단체, 집단, 회사, 제품, 지명, 국명, 사건 및 모든 명칭은 글쓴이의 상상으로 구현한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우연임을 밝힙니다.

All characters, persons, organizations, groups, collectives, companies, products, place names, countries, events, and all other designations are fictional creations of the author's imagination and any resemblance to the real thing is pu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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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내가 준비해 둔 카드는... 24.09.13 244 1 13쪽
60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4.09.12 374 1 12쪽
59 시커멓고, 크고 길고 흉측하게 생긴. 24.09.11 374 1 12쪽
58 놀러 와요. 던전 생활. 24.09.10 369 1 12쪽
57 아낌없이 주는 나무 [탐주염사] 24.09.09 371 2 13쪽
56 드디어 탐주염사의 보물이... 24.09.08 378 2 12쪽
55 우리가 [영노]를 오해했네. 24.09.06 377 2 12쪽
54 앞뒤가 막혔을 땐. 24.09.05 385 3 12쪽
53 성좌의 힘 맛보기. +1 24.09.04 385 3 13쪽
52 아빠 부르기 있음? 24.09.03 386 3 12쪽
51 행운 수치는 0 이지만... 24.09.02 378 3 12쪽
50 이 놈들 생각보다 별거 없네? 24.08.31 376 3 13쪽
49 어린아이와 여자를...... 24.08.30 377 3 12쪽
» 말~ 달리자~. 24.08.29 370 3 12쪽
47 암행어사의 필수품. 24.08.28 369 4 12쪽
46 삼두응 다음은 탐주염사? 24.08.26 369 3 12쪽
45 노래 대결? 24.08.24 371 3 12쪽
44 도깨비 털어 먹기. 성공적! 24.08.23 371 4 12쪽
43 금 나와라 와라 뚜욱~딱! 24.08.22 372 5 12쪽
42 겨우 던전 2층인데···. 24.08.21 372 5 12쪽
41 새로운 일행. 24.08.20 374 4 12쪽
40 국가에 대한 충성? 대체 그게 뭐라고. 24.08.17 377 5 12쪽
39 드러난 함정. 24.08.16 376 5 12쪽
38 삼대三代의 첫 대면 24.08.15 381 6 13쪽
37 지하 동물 농장. 24.08.14 375 8 12쪽
36 폐쇄된 수련 던전 이라더니···. 24.08.13 375 6 12쪽
35 아버지? 24.08.12 383 7 13쪽
34 평화로운 듯 한 일상. 24.08.10 378 8 13쪽
33 성좌들은 도박꾼? 24.08.08 378 8 12쪽
32 군신지예. 君臣之禮. 24.08.07 38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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