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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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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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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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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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들자!

DUMMY

마이홈에서 버킷 리스트를 고치고 곧장 집을 나섰다.


혼자 먹을 식량을 구하는 건 나에게 쉬운 일이었지만, 이제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려면, 넉넉하게 식량을 비축해야 했다.


되도록 좀비가 없는 곳보다 좀비가 넘쳐나서, 사람들이 감히 접근도 못 하는 지역에 있는 식량을 가져오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나한테도 어딘가 있을 쉘터들 한테도 좋은 결정이라고 결론 내리고 평소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세진시의 중앙동 번화가를 찾아갔다.


말 그대로 발에 차이는 게 좀비였다.


이런 곳에 변이 좀비가 나타나 이 많은 좀비를 먹고 진화한다면... 세상은 정말 끔찍한 변이 좀비와 싸우게 될 것이다.


번화가의 편의점은 많은 좀비들 때문인지 물품들이 멀쩡했다.


좀비가 얼마나 빠르게 퍼져 나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편의점은 예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 이걸 다 어떻게 챙겨가지?'


고민이 점점 깊어져 갔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에~엑 흐~~~"


어? 나 지금 에휴라는 발음이 얼추 되지 않았나?


아나운서처럼 펜을 입에 물고 계속 연습하던 성과가 드디어 조금이나마 나오고 있었다.


연습으로 진전이 보이자, 백화점을 다녀온 후 내내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 왔다.


'좋아 이 기분으로 편의점을 우리 집으로 옮기자!!'


"콰~~익~티웩"


나는 해가 지고 밤이 늦을 때까지 편의점의 물품을 옮겼다.


어느덧 나의 마이홈은 편의점 물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정도면 됐어! 내일부터는 생존자를 찾아보자!'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시 인간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옷을 깔끔하게 챙겨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자르고 왁스로 단정하게 단장을 한 후, 생존자를 찾기 위해 화이팅을 외치며 활기차게 마이홈을 빠져 나왔다.


집안에 많은 식료품이 들어가 있어 문단속을 잊지 않았다.


생존자를 찾기 위해 가까운 민가와 아파트를 뒤지기 시작했지만, 온통 좀비들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돌아다녔지만, 성과가 없었다.


'혹시 내가 말을 안 해서 생존자가 좀비인 줄 알고 없는 척했던 거 아닐까?'


나는 멍청하게도 거의 한나절을 돌아다닌 끝에 자신의 문제가 뭔지 알았다.


좀비는 말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멸망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좀비인지 아닌지를 언어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볍신인가? 그냥 무작정 두들기기만 했으니... 사람이었으면 좀비인 줄 알고 무섭기만 했겠네...'


아직 생존해서 집에 있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그래도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 해결책만 찾으면 되는 거잖아?'


생각이 끝나자마자, 마이홈으로 돌아가 똑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적었다.


[식량이 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창문에 수건을 걸어주세요.]


500장의 메모를 적어내느라 손목이 욱신거렸다.


'내일은 꼭 복사기를 하나 가지고 와야겠다.'


그렇게 욱신 거리는 손목을 둥근 원을 그리며 스트레칭하고 재빨리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다시 한번 뿌듯함을 상기하며 잠에 들었다.


오늘은 날이 많이 흐렸다. 비가 오는 건 아니었지만 구름이 잔뜩 껴서 우중충했다.


'에잇 아침부터 날씨가 왜 이래? 기분 꿀꿀 해지게'


점점 여름으로 접어 들어가는 시기라 곧 장맛비가 내릴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비가 오면 박스에 담긴 물품들을 옮기기에 곤란해 진다.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인근 주택이나 아파트에 문이 잠긴 집에는 내가 적은 쪽지를 문틈으로 끼워 놓고 노크를 했다.


한국인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모스부호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리듬을 실어 3번씩 노크를 하고 다음 집으로 옮기기를 반복했다.


의욕 있게 500개의 쪽지를 가지고 나왔지만 정작 돌린 건 100집 정도였다


일일이 문을 열어보고 두들겨 보고 쪽지 넣고 노크까지 완벽하게 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나는 다음날이 밝자마자 서둘러 내가 쪽지를 넣었던 곳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살아있을 거야!!"


내 바람과 다르게 100개의 집 중 수건이 걸린곳은 한곳도 없었다.


나는 절망했다. 살아남은 사람이 없는 걸까?


아무런 성과도 없이 마이홈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그 후 3일간 나는 쉬지 않고 이동하면서 똑같은 일을 반복했다.


세진시 구청에서 대형 복사기도 구해와 마이홈에 설치를 끝내서 더 많은 집에 쪽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생존한 사람은 찾지 못했다.


'정말... 다 죽은 거야?"


점점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어갈 때쯤 이었다.


세진시 시내에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 그렇게 있으라고 빌었던 수건이 걸려있었다.


4층을 순식간에 뛰어 올라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걸음에 뛰어 올라가 리듬을 타며 노크했다.


안에서 똑같은 리듬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메모지를 꺼내 들었다.


[생존자는 몇 명이나 되시나요?]


쪽지를 넣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 나는 주위에 좀비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열리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쪽지를 적어 넣었다.


[아직 위험합니다. 문 열지 마세요]


내 쪽지를 확인했는지, 다시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제 동생과 저 둘 뿐이에요."


딱 들어도 어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랑 엄마는 한참 전에 음식을 구하러 가서 안 돌아왔어요"


[집에 식량이 있나요?]


"벌써... 4일째 굶고 있어요 혹시 먹을 게 있으신가요 ?"


나는 주위에 있는 좀비가 신경 쓰였다. 혹시나 이대로 문을 열면 좀비들이 달려들게 뻔히 보였다.


[기다리세요! 안전해지면 노크하겠습니다.]


일단 주위에 있는 좀비를 1층으로 끌고 내려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4층에 있던 좀비는 총 5마리였다. 나는 그들을 한명 한명 1층으로 옮겨 놓고 비상식량으로 가지고 온 음식들을 챙겨서 가지고 들어가기 편하게 봉지에 담아 문 앞에 놓고 노크했다.


조심스럽게 열린 문으로 이제 갓 고등학생쯤 될법해 보이는 여자가 음식을 들고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저희 아버지 같은 능력자신가요?"


소녀는 분명 아버지가 능력자라고 했다. 몸이 저절로 움찔했다.


[네 각성한 헌터입니다]


"저기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 드려도 될까요? 이 앞 편의점에 물품을 구하러 가신 저희 부모님 좀 찾아주시면 안 될까요?"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대답 없이 안에서 후다닥 움직이는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곧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사진 하나가 나왔다.


나는 사진을 보곤 입을 막고 말았다.


사진에는 4명의 가족이 활짝 웃고 있었는데 그중에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을 내가 본 적이 있었다.


아파트 1층 로비에 좀비가 된 채로 방황하고 있던 그 분이었다.


[죄송합니다. 이분을 본 적 있습니다. 1층에...이미..]


내 쪽지가 전달되자 집안에서 여자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애처로울 정도로 꾹꾹 눌러 담은 울음소리였다.


여자가 울자 같이 있던 남자아이의 울음소리도 함께 문을 타고 들렸다.


나는 기다렸다. 그들이 진정할 때까지...


여자의 울음소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나는 다시 메모를 적었다.


[가서 식량을 더 가지고 오겠습니다. 제 노크 소리가 들릴 때까지 절대 집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네, 감사합니다.ㅈ몀ㅋ "


쉘터가 아닌 곳에서 처음 만난 생존자였다. 나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마이홈으로 돌아와 식량을 빈 상자에 가득 담아 손수레에 실었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좀비가 아닌 사람으로, 사람을 도와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걸어서 두 시간이 족히 걸릴 거리를 40분 만에 도착했다.


기쁜 마음으로 1층 로비를 들어서는데... 나는 절망하고 말았다.


사진 속의 가족들이 1층 로비에 모두 모여있었다.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여자아이도 누나와 함께 울던 남자아이도 1층 로비에...


그들의 선택은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마음을 추스르려 뒤돌아서 아파트를 바로 빠져나왔다.


부모님의 소식을 전한 내 탓 같아서 가슴을 손으로 퍽퍽 쳤다.


하지만 그 여자를 이해한다. 나 같아도 가족이 그렇게 되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되돌아가서, 그 여자의 가족들을 살던 집으로 옮겨주었다.


이제 그들은 아무 방해 없이 함께 할 것이다.


허무한 마음으로 손수레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나는 오싹한 느낌을 받자마자 차 뒤로 몸을 숨겼다.


도로에는 손을 길게 늘어뜨린 머리가 긴 여자 변이 좀비가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찾는 듯한 행동은 아마도 나를 발견하고 쫓아 온 것 같았다.


'젠장 이 상황에 변이 좀비라니, 식료품을 챙기려고 도끼를 들고 오지 않았는데'


호신용으로 구한 전투 도끼는 집에 있는 가방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상황을 지켜보자, 갈 때까지 '


변이 좀비는 이리저리 긴 팔을 휘두르며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변이 좀비가 다가올수록 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뭐지? 내 몸이 왜 이러지?'


온몸에 힘이 들어가며 흥분한 것처럼 내 몸이 따듯해더니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리고 변이 좀비가 다가올수록 식욕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끓어 올랐다.


'아...안돼 괴물이 될 순 없어!'


가방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너무나 후회했다. 그 안에는 이헌터가 주었던 변이 좀비의 구슬도 있었다.


'윽...으윽...'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 내 의지와 다르게 나는 놓아지려는 정신을 억지로 부여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 후 저번처럼 드문드문 변이 좀비와 싸우고, 변이 좀비를 죽이고, 변이 좀비의 뇌에서 구슬을 꺼내먹는 순간을 단편적으로 보았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변이 좀비는 처참한 시체가 되어있었다.


내 몸도 온전치 못했다. 여기저기 찢기고 온몸에 관절이 아파왔지만, 눈앞에서 상처가 말끔히 지워지는걸 볼 수 있었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나는 괴물같이 변해버린 손을 보고 기겁했다.


마치 손이 무기처럼 변해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상처가 지워진 것처럼 내 손도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게 뭐야... 사람이 되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데... 이게 뭐야..'


내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좀비도 아니다.


변이 좀비를 먹는 살아있는 사람 같은 변이 좀비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변이 좀비를 죽여 먹은 그 구슬이 나에게 무슨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먹어도 되는 건지 걱정도 됐다.


벌써 2개의 구슬을 먹었다.


첫 번째 구슬을 먹었을 때부터 큰 변화를 느꼈다.


시력이 점점 더 좋아졌고,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눈이 밝아졌다.


그렇다고 변이 좀비의 뇌를 파서 더 챙겨 먹고 싶진 않았었다.


그런데 2번째로 먹은 구슬은 삼킨 후 변화가 즉각 나타났다.


몸 안에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느껴졌다. 내 신체가 또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한참을 앉아 내 안에 기운을 느끼고 눈을 떴을 때 무기같이 변했던 내 손이 완벽하게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의 찬영이 언어

"에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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