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한 제자들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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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룡
작품등록일 :
2024.07.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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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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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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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두 번째 제자

DUMMY


‘화경의 제자라 하면, 어떤 제자가 나오게 되는 걸까?’


자신이 잡은 매듭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만금룡.


화경의 고수를 소환하는 건,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서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삼류부터 차근 성장해서 화경을 찍은 제자가 나오려나?’


그게 아니라면.


‘화경부터 떡하니 출발하는 초특급의 제자가 나올까?’


만금룡은 그 부분이 궁금했다.


삼류의 경지로 시작하여 마침내 화경을 달성한, 일반적인 제자가 나올지.


또는 애초부터 화경의 경지부터 시작하는 특별한 제자가 나올지 말이다.


‘으흐흐! 그러면 이왕에 뽑는 거! 스폐셜 한 제자가 나왔으면 좋겠네!’


모든 게임이 그렇듯, 노말 등급서 시작하는 캐릭터보다, 스페셜 등급에서 시작하는 캐릭터가 훨씬 더 강하고, 잠재력 또한 훨씬 높은 법이니 말이다.


‘초특급의 제자이자 초절정 고수 출신인 우리 문혁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


툭!


만금룡은 스페셜한 제자가 나오기를 기원하며 리본을 당기려고 했다.


바로 그때였다.


“······!”


당장이라도 리본을 잡아당길 것 같았던 만금룡은, 소환권에서 손을 뗀 뒤 자신의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러고는 짝! 짜악!!


양 뺨을 후려치며 정신을 일깨웠다.


“스, 스승님!!”


다급하게 만금룡을 부르는 을지문혁.


만금룡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들어 보였다.


“괜찮다. 별것 아니니······.”


그러고는 을지문혁과 자신이 잡고 있는 소환권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소환권을 잡았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이 세상에 좋은 제자, 나쁜 제자가 어디 있어! ’


삼류의 제자가 소환되면 어떻고, 화경의 제자가 소환되면 어떠한가?


노말의 제자면 어떻고 스페셜 제자면 또 어떠한가?


‘그래······. 소환된 제자는 모두 좋은 제자이며, 사랑스러운 제자들뿐이야······.’


경지로, 등급으로, 재능으로 제자들을 분류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렴! 그렇고말고.’


그러니 누가됐든 좋다.


‘어떤 제자라도 좋아! 삼류에서 시작하여 화경을 달성한 제자라도 좋고! 태생부터 화경인 제제라도 좋다!’


그 모두가 자신의 제자 아닌가?


꾸욱.


화경 고수 소환권을 쥔 만금룡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지금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제자라면, 이 시간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제자라면, 그 누가 돼도 상관이 없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만금룡은, 한껏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을지문혁을 바라보았다.


“문혁아.”


“예. 스승님.”


“아무래도 대답을 바꿔야 할 것 같구나.”


“음? 어떤 대답 말씀이옵니까?”


“아까 네가 물어보지 않았느냐. 이 기보에서는 어떤 제자가 나타나는 것이냐고 말이다.”


“예. 그러하옵니다.”


“나는 그에 대한 답으로, 화경의 경지인 제자가 소환된다고 답했다.”


“그렇사옵니다.”


“하나, 생각이 바뀌었다.”


불끈!


만금룡은 소환권을 쥐지 않은 왼손을 들어 올리면서 결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의 제자라면! 내 제자라면! 그 누구든지 내 부름에 답할 수 있다고 말이다!”


“······!?”


그런 만금룡의 말에 을지문혁은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병아리가 입을 떼는 것처럼 아주 조심스레 답했다.


“······제자. 스승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사옵니다. ”


“말 그대로다. 기보를 사용하여 제자를 부르는 건, 화경의 고수라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제자이기에 부른다는 것이다!”


“······.”


“그러니 나는 이곳에 누가 온들 개의치 않을 것이다.”


“······?”


을지문혁의 눈동자가 더욱 아리송하게 바뀌었다.


만금룡의 말은, 뜬구름 잡는 소리와 다를 게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을지문혁의 표정을 읽은 만금룡은 제자의 심장 부금을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마음으로 느껴보거라.”


“마음이라 하시오면······.”


“문혁아.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네가 내 부름에 응했던 것과 같다.”


“······?”


“네가 초절정 고수라서 불러온 것이 아니라, 나의 제자이기에 불러 올 수 있었던 것처럼.”


“······.”


“그러니 내 제자인 이상, 이곳에 그 누가 오든 상관이 없다. 경지의 고하도, 재능의 유무도, 심지어 성별조차도 전혀 상관이 없느니라.”


“······.”


“하물며 무공을 익히지 못한 제자라 해도 상관이 없다. 그 모두가 내 사랑스러운 제자이니 말이다.”


“······스승님.”


을지문혁은 그제야 만금룡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진심을 숨긴 기쁨의 표정이 아닌, 실로 진실된 자신의 표정을 보일 수 있었다.


“······!”


감격한 표정을 짓는 을지문혁, 그의 눈가에 조그마한 이슬이 한 방울 맺혀 있었다.


“그러니. 새로운 사제(師弟)가 들어오면, 나를 위해,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새로운 들어온 제자들을 이끌도록 하여라. 알겠느냐?”


“사, 사제(師弟) 말씀이옵니까?”


눈이 휘둥그레지다 못해, 목소리까지 높아지는 을지문혁. 그런 제자의 반응에 만금룡의 표정이 의아해졌다.


“음? 어찌 그리 놀라는 것이냐.”


“저, 정녕 그리 불러도 되는 것이옵니까?”


을지문혁이 믿을 수 없다는 득이 묻자, 만금룡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고말고! 나라는 스승을 둔 동문의 제자이니 응당 너의 사제임이 옳다!”


“······!”


“아! 물론, 조금 전에 말했던 것처럼, 배운 무공도 다를 것이고, 출신도 성별도, 살던 세계조차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툭!


만금룡은 을지문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신뢰가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의 첫 번째 제자는 오직 너뿐이지 않으냐.”


“스승님······.”


“그러니 네가 사형(師兄)으로서. 아니, 대사형(大師兄)으로서 다른 제자들과 사제들을 잘 이끌도록 하거라. 알겠느냐.”


“예! 스승님!”


입술을 질끈 씹으며 힘차게 대답하는 을지문혁.


쿵!


그는 한 쪽 무릎을 거칠게 꿇더니, 만금룡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이 을지문혁!!! 스승님의 명 받들겠사옵니다.”


“음! 좋다! 그럼, 이제! 나의 제자이자, 너의 사제 될 아이를 이 자리에 소환하도록 하겠다!”


“예!!!”


기쁨의 탄성을 터트리는 을지문혁의 말과 함께.


사라락.


만금룡은 손에 쥐고 있는 화경 고수 소환권의 매듭을 살짝 풀었다.


-띠링.

-화경 고수 소환권을 사용하셨습니다.

-스승님의 부름에 화경의 고수가 응답합니다.


치지직!


만금룡의 앞으로, 한지로 만든 거대한 문이 나타나더니, 진한 보랏빛의 섬광이 터져 나왔다.


‘오오오! 화경의 고수가 소환될 때는 진보라색의 연출이 나오는구나!’


쿵쿵. 쿵쿵.


소환 이팩트를 보고 있는 만금룡의 심장이 거칠게 뛰어 올랐다.


바로 그때.


-띠링.

-축하합니다. 화경 등급의 제자를 소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금룡의 시야 위로 메시지가 떠오른 직후.


드르륵.


보라색의 광휘가 흘러나오는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사람이 나타더니.


“스승니이이임!!! 왜 이제서야 저를 부르신 건가요?”


간드러진 목소리와 함께, 봄날의 향긋한 꽃내음을 가진 여인이 사르르 흘러나왔다.


“······!?”


천하제일미라는 표현이 당연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었다.


얼굴의 분위기는 치명적인 고양이상.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확실하게 나온 매력적인 몸매.


여인이 착용한 붉은 저고리는 조금 짧아서 배꼽이 살짝 드러나고, 검은색 치마의 옆쪽으로는 새하얀 다리가 보일 듯 말 듯하게 육감을 더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인의 등에는, 언뜻 보면 관짝처럼 보이는 검은 상자가 메어져 있었다.


“아아! 스승님. 이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했는지 아시나요? 드디어 소녀의 소원이 이루어졌네요.”


눈 한 번 깜빡하는 그 짧은 순간.


여인은 만금룡의 목덜미를 양팔로 휘감은 뒤, 그의 귓가에다 입술을 가져다 댄 채 말하고 있었다.


역시 화경의 고수.


여인의 신법에는 신묘한 묘리가 담겨 있었다.


“스승니이임!! 왜 대답이 없으신가요?”


만금룡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촉촉한 목소리를 전하는 여제자.


그녀의 이름은 황진희였다.


“······.


“스승님은 제가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황진희는 만금룡의 귓불을 '앙' 하고 깨문 뒤, 솜털이 이는 듯한 포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역시, 스승님이네요. 무릇 사내라면, 당장에라도 저를 덮치려 했을 텐데······.”


“······!”


“제가 이런 식으로 해도······. 스승님께선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황진희의 말대로였다.


만금룡은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허어억!!!’


일차적으로는 자극이 너무 셌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반쯤 헐벗은 여인이 자신의 앞에 있다는 점이었고.


삼차적으로는 여인과 관련된 배경 스토리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 녹아들며 하나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 대모님. 살려주세요! 저, 저는 정말로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제발요! 부모님의 빚이라면 제가 다른 일을 해서 갚을게요!


-저, 저는 아무 잘못 없어요. 정말이에요! 그냥 저 사람이 저를 보려다가 우물에 빠져 죽었을 뿐이라구요!


-끄아아악! 저는 요녀가 아니에요! 정말 요녀가 아니라구요! 제, 제발. 사, 사, 살려주세요.


-······누구세요? 당신도 저를 죽이려 온 건가요? 제가 쉽게 죽어줄 거라 생각하지 말아요. 나는······. 사람을 잡아먹는 요녀니까······.


-이럴 수가! 어떻게 내 공격이 통하지 않는 거죠? 당신 대체 정체가 뭐예요?


-······네? 제 스승님이 되어주시겠다고요? 왜요? 서, 설마 당신도. 제 몸을 원하는 건가요? 꺄아악! 아아악 내 입수울!! 입쑬떨어져요오오!!!


-으음. 이게 명월비금(明月飛琴)이라는 건가요? 가야금 타는 것과 비슷하기는 한데······. 제가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정말로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엣헴! 스승님! 스승님! 저 어때요!? 저 이제는 꽤 타지 않아요?


-꺄아악!! 스, 스승님! 스승님! 잘못했어요! 다, 다시는 스승님의 목욕을 훔쳐보지도 않고, 스승님의 이불 속으로도 파고들지 않을게요! 저, 정말에요!


-끄아악!!! 내 입수우울!!! 스승님! 또 그러신다! 소녀의 주둥이를, 아니 입술을 이렇게 거칠게 다루는 게 어디 있어요!?


-스승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왜 떠나시려는 거예요? 그럼, 저도 따라갈래요! 안된다구요? 왜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저도 몰라요! 마음대로 하세요! 흥!


-······너무해요. 그런 이유라면 잡을 수가 없잖아요. 그럼, 언젠가 또 볼 수 있을까요?


-스승님. 소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꼭 소녀를······. 소녀를······. 다시 찾아주세요.


그렇게 스승으로서의 기억과 경험이 하나로 합쳐지는 와중.


후우-


만금룡의 귓가로 따뜻하고도 몽롱한 숨결이 흘러들어왔다.


“······스승님. 이 회포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요?”


아찔한 목소리에 교태로운 손길.


스르르.


만금룡의 목덜미를 감고 있던 손이 등을 지나서 허리 앞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안돼!’


만금룡은 눈을 질끈 감았다.


‘더,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물론, 천상천하 유아독존 시절에도 여제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화면 너머로 보는 게임.


지금처럼 숨결이 느껴지거나, 마주 보는 일은 전무했다.


심지어 만금룡은 삼십 년 정도나 되는 모태 솔로인 데다. 전생과 현생을 합친다면 솔로의 삶은 더더욱 늘어났다.


그러니 갑자기 나타난 여인의 향기와 숨결은 너무나도 자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 대상이 천하제일미라 할 수 있는 여인이라면 더더욱 그러리라.


“일단······. 떨어지거라.”


“아잉! 스승니임!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떻게 떨어질 수 있겠어요오!”


만금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앙탈을 부리며 더욱 달라붙는 황진희.


그녀는 만금룡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하아. 스승님의 향기······.”


그런 제자의 행동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만금룡은, 당장에 일갈을 날렸다.


“어, 어허! 다, 당장에 떨어지지 못할까?”


다만 그 일갈에는 힘이 없었다. 말을 살포시 더듬기도 했고.


그런 만금룡의 낌새를 눈치챈 황진희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만금룡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말요? 스승님?”


아기 사슴처럼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매.


“정녕 소녀를 내칠 셈인가요?”


그 모습을 본 만금룡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작가의말

*현재 재화

-금원보 1,999,997개.

-야명주 2,000개.

-묘안석 2,000개.

-최하급 생명력 물약 95개

-최하급 기공력 물약 99개.

-회자수의 묵강박도 1자루.

-보너스 스테이터스 1 증가 이용권 9,999장.

-화경 고수 소환권 1장.(사용 완료!)

-굿바이 반계탕.

-만능 열쇠 5개

-전설의 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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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위기를 기회로 NEW 14분 전 1 0 16쪽
56 잃어버렸던 감각 24.09.15 24 0 15쪽
55 손깍지 24.09.14 28 0 16쪽
54 불청객 24.09.13 27 0 16쪽
53 소장주의 장례식 24.09.12 26 0 15쪽
52 귀환 24.09.11 36 0 16쪽
51 해독 24.09.10 31 0 15쪽
50 고독 24.09.09 34 0 14쪽
49 금제 24.09.08 38 0 12쪽
48 갑과 을 24.09.07 35 1 14쪽
47 망둥어 24.09.06 39 1 14쪽
46 마마잃은 중천공 24.09.05 43 1 17쪽
45 호북사화 24.09.04 48 1 15쪽
44 제3세력 24.09.03 58 2 15쪽
43 증거 24.09.02 59 1 14쪽
42 인공호흡 +2 24.09.01 62 2 12쪽
41 선남선녀 24.08.31 57 2 13쪽
40 대사매 24.08.30 64 2 19쪽
39 선녀 24.08.29 67 2 12쪽
38 코브라 24.08.28 67 2 13쪽
37 물증 24.08.27 72 2 14쪽
36 오랑캐 24.08.26 78 2 14쪽
35 시력 100배 24.08.25 81 2 14쪽
34 초대받지 못한 손님 +3 24.08.24 94 3 17쪽
33 용의 길 +2 24.08.23 106 8 15쪽
32 군사부일체 +1 24.08.22 100 5 15쪽
» 두 번째 제자 24.08.21 99 5 13쪽
30 제자의 마음 24.08.20 99 4 16쪽
29 운철 24.08.19 94 5 14쪽
28 전설의 뚝배기 24.08.18 101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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