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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룡
작품등록일 :
2024.07.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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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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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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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금제

DUMMY


***


“만금전장?”


흑사굉협의 눈이 의외라는 듯 떠졌다.

왜 그곳으로 가려 하는지 의문이 든 모양이다.


“궁금한 눈치로군.”


“당연하지. 만금전장하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놈이 왜 그곳으로 가려는 것이냐?”


만금룡의 모습을 위아래로 살펴보는 흑사굉협.


무림 제일의 장원인 만금전장으로 가기에는 너무나도 추레한 행색이었다.


며칠이나 씻지 못하여 떡진 머리.


걸레로도 쓰지 못할 상의에는 큼지막한 구멍이 나 있는 데다가, 피비린내와 물비린내가 뒤섞여 엉망.


신발은 구멍이 숭숭 뚫려서 차라리 안 신느니만 못한 상태였다.


허리춤에 몇 개의 매듭이 있고 밥그릇으로 쓰는 조롱박만 들려 있다면, 개방의 거지와 똑 닮아있었다.


“그런 꼴로 만금전장에 간다고?”


상식 하나 없는 산적이라고는 하나, 마냥 전무한 것은 아니다.


만금전장은 무림에서 제일가는 장원이자, 돈줄을 휘어잡고 있는 대부호.


저런 거지 같은 꼴로 만금전장에 접근한다면, 장원의 문턱을 넘기도 전에 막힐 것이 분명할 테니 말이다.


“흐음. 내 모습이 걱정이라면,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프리패스니까.”


“뿌리파스? 그게 뭐냐?”


“네 놈이 걱정할 건 없다는 뜻이다.”


만금전장의 소장주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는데, 그 누가 막을 수 있으랴.


‘어라?’


잠깐만.


막상 생각해 보면 그것도 아닌가?


‘내가 염 총관의 칼을 맞은 이후, 오늘로써 사흘째······.’


따라서 소장주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이미 만금전장에 알려졌을 게 뻔했다.


‘아니, 이미 쫙 퍼지고도 남았겠지······.’


심지어 이미 죽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외팔이나 애꾸가 금호를 향해서 소장주라 부르기도 했고······.’


물론 그것이 만금전장의 둘째인 금호의 짓이 아니라, 넷째인 금린이 수작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쩝. 지금 돌아가면 장지(葬地: 시체를 땅에 묻는 행위)가 한창일지도 모르겠어······.’


막연한 추정에 불과하기는 하나, 분명히 그럴 확률이 높아 보였다.


‘크흐! 이거!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되겠구먼!’


만금룡의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걸렸다.


죽은 줄 알았던 소장주가 떡하니 살아 돌아온 것도 모자라서, 약왕(藥王)조차 어쩔 수 없었던 사흉절맥(死凶絶脈)까지 해제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금 자신의 앞에는 만금린과 연관된 흑사굉협이 증인으로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금호의 경우에는 그나마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금린의 입장에선 불가능하겠지.’


더 이상 소장주의 자리를 넘볼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지금보다 세력이 줄어들 거고, 그쪽 어머니 쪽으로도 피해가 갈테지······.’


어쩔 수 없다.


흑사파의 산적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자신을 죽이려 한 사실에서, 이미 큰 타격은 불가피할 테니까.


‘그리고 그건, 다른 동생들 역시 마찬가지.


소장주인 자신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 어찌 다른 소장주가 있을 수 있을까.


이미 소장주의 자리를 둔 후계 다툼은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금 부터는 나를 죽이는 것 역시 불가능할테고······.’


씨익.


만금룡의 입가에 자신감이 가득 담긴 웃음이 지어졌다.


그렇게 만금전장에 대한 일을 생각하는 사이, 흑사굉협이 다시금 물었다.


“그래서. 너는 왜 만금전장으로 가려는 것이냐?”


“아! 네 놈과 대화 중이었지······.”


“뭐?”


기분 나쁘다는 듯이 되묻는 흑사굉협의 태도에 만금룡은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별거 아니다. 그나저나 내가 왜 만금전장으로 가느냐고 물었느냐?”


“그래.”


“보고 싶어서 가려고 한다.”


“뭐를 말이냐?”


“호북사화(湖北四花) 중의 하나인 호북금화(湖北金花)를 말이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어머니께 생존 신고도 하고, 다른 형제들과 다른 어머니들께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참이다.


“······!”


만금룡의 대답을 들은 흑사굉협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뜨였다.


“아, 아니. 호, 호북금화는 갑자기 왜?”


“궁금해서 말이다.”


“······?”


“너와 마주한 호북금화는 대체 어떤 반응을 할지 말이다.”


“아, 아니. 자, 잠깐. 갑자기 그러면······.”


말을 더듬을 정도로 황당해하는 흑사굉협을 향해 만금룡이 한 발짝 다가갔다.


그러고는 툭!


흑사굉협의 어깨에 한쪽 손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호북금화와 안면이 있는 너라면 더욱더 만나기가 쉽겠지. 그러니 만금전장으로 간 김에! 소개좀 해 주거라! 너도 내 제자를 소개시켜달라 하지 않았느냐!”


만금룡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흑사굉협이 크게 소리쳤다.


“자, 잠깐!”


“음?”


“그, 그건! 아, 안 된다!”


이전과는 다른 흑사굉협의 태도.


지금의 그는 당황도 황당도 아닌, 난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음? 안된다니?”


만금룡의 눈빛이 바뀌었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호랑이처럼, 날카롭게 쏘아지는 안광이 흑사굉협을 향했다.


“이유가 뭐냐? 너와 호북금화는 특별한 관계일 텐데? 설마 아까 전에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었던 것이냐?”


“아, 아니. 그게······. 거, 거짓말은 아니다.”


“거짓말이 아니다라······? 그럼, 진실도 아니라는 것이냐?”


“그, 그건 아니다!”


좀처럼 입을 열지 못하고 우물쭈말하는 흑사굉협의 모습에, 만금룡은 곧장 흑사굉협을 도발했다.


“쯧. 흑사굉협이라는 이름이 울겠군.”


“뭐라?”


“산의 호걸이자! 일류 고수! 그리고 흑사파의 부채주인 흑사굉협이 대체 뭐가 두렵다고 그러지?”


“두, 두렵지는 않다! 다, 다만 약속의 때가 오지 않았······.”


“약속의 때? 그 약속이 뭐냐?”


“아, 아니! 그게 아니다!”


흑사굉협은 고개를 휙휙 저으며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춘 뒤, 이전의 말을 숨기려는 듯 크게 소리쳤다.


“나는 산적이다! 산적이 마을로 내려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 하물며 만금전장이 있는 곳은 호북성(湖北城)에서도 가장 번화한 성도인 무한(無限)에 있지 않으냐!”


갑자기 말을 돌리는 흑사굉협의 태도에.

만금룡은 피식하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야, 백성들이 던진 돌팔매에 맞아서 죽을 확률이 높겠지. 네놈들에게 죽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테니까.”


“······.”


“아니면 관청에 끌려가서 오체분시의 형벌을 받거나, 능지처참을 당할 수도 있을 거고.”


비아냥이 가득한 말에 흑사굉협은 입술을 잘근 씹으면서 만금룡을 노려보았다.


“네 놈······.”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흑사굉협은 눈을 질끈 감으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렸다.


“차, 차라리 그러면 다행일 것이다! 처형으로 죽는다면! 적어도 편하게 죽을 수는 있을 테니까.”


“······편하게 말이냐?”


오체분시(五體分屍)와 능지처참(陵遲處斬)이 편한 죽음이라 할 수 있을까?


오체분시는 사지와 머리에 묶인 밧줄을 소나 말이 당기게 하여 온몸을 찢어버리는 형벌.


능지처참은 살점 하나하나를 발라내, 살아있는 상태로 죽음을 맞보게 하는 처형법이었다.


“음! 역시, 산적이로다!”


경이로울 정도의 상식 수준.


만금룡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이자, 흑사굉협은 만금룡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 아무튼간에! 나는 만금전장으로 갈 수 없다.”


“이유가 뭐냐? 보기답지 않게 만금전장을 두려워하는 모양새로구나.”


“마, 만금전장은 두렵지 않다!”


“그럼 뭘 두려워하는 것이냐. 설마, 호북금화 만금린이 두려운 것이냐?”


“마, 말할 수 없다······.”


흑사굉협은 말을 할 수 없다는 듯 눈을 질끈 감더니. 아차! 싶은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쳤다.


“아, 아니다!!! 호북금화는 전혀 관계가 없단 말이다!


“이미 늦었어. 반응을 보아하니 만금린과 관련된 게 맞는 것 같군.”


“아, 아니라니까!”


“강한 부정은 긍정의 의미라고도 하지.”


“크윽! 아니라고 말했느니라!!”


“그래. 잘 알겠다. 믿을 수는 없지만, 믿어주도록 하지.”


“뭐어? 이, 이 새끼가.”


“어차피 만금전장에 도착하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될 테니까.”


그 순간.


벌떡!


무릎을 꿇고 있는 흑사굉협의 상체가 한껏 크게 높아졌다.


“차, 차라리 여기서 죽여라. 죽으면 죽었지 나는 만금전장으로 갈 수 없다.”


“음? 진심이더냐?”


“그래. 진심이다.”


“흐음······.”


만금룡의 눈이 흑사굉협에게로 향했다.


정녕 죽음을 각오한 자의 눈이 그곳에 있었다.


‘대체 뭘까?’


고문을 당하는 것도 싫어하고, 죽임을 당하는 것도 싫어하는 놈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는 걸까?’


만금전장과 흑사파. 만금린과 흑사굉협 사이의 의심이 더욱 증폭된다.


“이유가 뭐냐?”


만금룡은 대놓고 물어보았다.


“왜 호북금화를 두려워하는 거지?”


“······.”


흑사굉협은 침묵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흐음. 지금의 반응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세 가지.’


하나. 흑사굉협이 언급한 약속은 자신의 여동생인 만금린과의 약속이라는 것.


둘. 아직 그 약속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는 것.


셋. 죽음을 불사할 정도로 만금전장으로 가면 안 될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뭔가 있긴 한데······.’


만금룡의 새까만 눈이 흑사굉협의 전신을 샅샅이 훑었다.


창백하게 질린 흑사굉협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뚝.


뚝.


얼굴을 타고 떨어지는 굵은 식은땀이 마치 소나기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금린이를 이 정도로 두려워하는 이유가 뭘까?’


또 그렇다고 해서 마냥 무서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정말로 만금린을 두려워했다면, 둘이 몸을 섞지도 않았을 테니까.


‘뭐, 금린이의 취향이 독특해서, 저놈의 몸을 강제로 취했을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흑사굉협이 보여준 반응을 생각해 보면, 그럴 확률은 적어 보였다.


-가끔 칭찬을 받는 날엔 상을 받기도 했다.

-그래! 아주 끝내주는 상이지. 흐흐흐흐흐!

-좋은 집 자식이라 그런지 이리저리 훌륭하긴 하더구나. 뭐, 경지가 경지인 만큼, 마냥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것도 상이라는 명목하에 합의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저놈도 그것을 자랑인 양 떠들기도 했고······.’


우두득!


만금룡의 어금니가 맞닿으며 꽤나 큰 소리가 흘러나왔다.


‘괜히 열받네······.’


어머니가 다른 이복동생이기 하지만 자신의 여동생.


금수만도 못한 산적 놈이 여동생을 건드린다 하니 괜히 부아가 치민다.


‘후우.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중요한 건, 어째서 흑사굉협이 만금린을 두려워하는 지였다.


‘이놈의 경지는 일류(一流).’


만금린의 경지가 초일류(超一流)라고는 하나, 겨우 그 정도로 두려워하는 건 말이 되질 않았다.


‘금린이의 경지가 절정(絶頂)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초일류정도라면 전략과 전술을 잘 짜고, 수백 명 정도의 산적을 갈아 넣는다는 가정하에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으니까.


‘그럼 대체 뭐가 무서워서 그런 걸까?


아!?


만금룡의 머릿속으로 조금 전에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왜? 일류의 고수라는 자가 고문이 두렵기라도 하나?”

-당연하지! 고문이 얼마나 아픈데!


흑사굉협은 고문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고문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고통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크윽! 차라리 여기서 죽여라. 죽으면 죽었지, 나는 만큼 전장으로 갈 수 없다.


고통을 받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으며.


-왜 갈 수 없는지 이유를 말할 수도 없고?

-그래. 말할 수 없다.


막연하다 싶을 정도로 만금린에 대한 이야기를 부정하는 중이었다.


마치, 특정한 요소나 단어에 금제(禁制)가 걸려 있는 것처럼 말이다.


‘흐음. 무언가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무언가에 의한 고통을 두려워하는 상태라······.’


그리고.


‘특이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가 특정한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었다.



작가의말

*현재 재화

-금원보 1,999,997개.

-야명주 2,000개.

-묘안석 2,000개.

-최하급 생명력 물약 93개

-최하급 기공력 물약 99개.

-회자수의 묵강박도 1자루

-보너스 스테이터스 1 증가 이용권 9,999장.

-굿바이 반계탕.

-만능 열쇠 5개

-전설의 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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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용돈 NEW 12시간 전 20 0 13쪽
58 할머니 24.09.17 29 0 13쪽
57 위기를 기회로 24.09.16 35 1 16쪽
56 잃어버렸던 감각 24.09.15 39 1 15쪽
55 손깍지 24.09.14 40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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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소장주의 장례식 24.09.12 36 1 15쪽
52 귀환 24.09.11 45 1 16쪽
51 해독 24.09.10 40 1 15쪽
50 고독 24.09.09 43 1 14쪽
» 금제 24.09.08 47 1 12쪽
48 갑과 을 24.09.07 44 2 14쪽
47 망둥어 24.09.06 47 1 14쪽
46 마마잃은 중천공 24.09.05 52 1 17쪽
45 호북사화 24.09.04 61 1 15쪽
44 제3세력 24.09.03 69 2 15쪽
43 증거 24.09.02 73 1 14쪽
42 인공호흡 +2 24.09.01 75 2 12쪽
41 선남선녀 24.08.31 68 2 13쪽
40 대사매 24.08.30 77 2 19쪽
39 선녀 24.08.29 80 2 12쪽
38 코브라 24.08.28 79 2 13쪽
37 물증 24.08.27 84 2 14쪽
36 오랑캐 24.08.26 89 2 14쪽
35 시력 100배 24.08.25 95 2 14쪽
34 초대받지 못한 손님 +3 24.08.24 110 3 17쪽
33 용의 길 +2 24.08.23 121 8 15쪽
32 군사부일체 +1 24.08.22 114 5 15쪽
31 두 번째 제자 24.08.21 112 5 13쪽
30 제자의 마음 24.08.20 111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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