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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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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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2. 랑데부 (1)

DUMMY

“자 다 실었나?”

“합”

“파이스, 핸들은 너가 잡아. 이럴 때 운전 해 봐야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올 때 탄약이랑 가스 사 오는 거 잊지 마. 운전 조심하고.”


2차 쉘터에 도착하고 나서도 마음껏 쉴 수는 없었다.

나와 리더와 둘이서만 태양광 패널을 1차 쉘터에 두고 오기로 했고 나머지 인원들은 2차 쉘터에 남아있기로 했다.

조금 어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리더는 내가 운전하는 동안 계속해서 가벼운 말을 걸어줬다. 리더는 둘이 있을 때는 평소랑 다르게 반만을 했다.

그러다 예상했던 질문 중 하나가 나왔다.


“여기 오기 전에 나에 대한 소문을 듣지 않았어?”


운전이란 것이 참으로 무섭다. 의도적으로 옆을 볼 수가 없다. 정면을 주시하며 답변을 했다.


“네⋯ 팀원을 죽였다고. 카노에게 디테일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카노가 너에게 들은 스텔라에 대한 이야기를 벌써 나에게 전부 해 줬어. 물론 너도 우리 팀이 스텔라를 의심하고 있다고 들었었겠지.”

“네 카노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렇지만 스텔라는 절대⋯”


리더는 말을 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너 8자 회담이라고 알아? 스텔라 아버지가 소속되어 있는 곳.”


아! 예전에 스텔라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조금 민감한 문제이기도 했고 그때는 바스크 본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깊이 물어보지는 않았었다.


“네 들은 적은 있지만 상세하게는 모릅니다.”

“음⋯ 그럼 여기부터 시작해야겠네. 2차 혁명이라고 알지 모르겠네. 1차 봉기 이후로 몇 년 되지 않아서 2차 혁명이 일어났어. 권력이 물갈이가 되었지. 그때 지금의 8자 회담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고 3차 봉기까지 제압하면서 지금까지 권력이 이어지고 있지. 뭐 사실상 위쪽 계급의 물갈이여서 평범한 사람은 이런 회담이 있는지도 몰라.”

“잠시만요 리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스텔라는 2급 시민인데 그러면 스텔라의 아버지도 2급이 아닌가요? 1급이 아닌 2급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있는 거죠?”

“1급 시민을 본 적이 있나? 우리도 본 적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돔 안의 큰 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야. 그들의 존재는 아무도 몰라. 우리 바스크들은 2차 혁명 때 전부 죽었다고 생각하고.”

“음⋯ 아버지가 마지막에 저에게 해준 이야기 중에 1,2급의 목표는 추가적인 학살과 돔의 재 건축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아버지가 1급 이야기를 꺼낸 걸 보면 1급이 전부 죽었다고 확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뭐 말했다시피 1급이 전부 죽었다는 것은 우리도 추측에 불가해. 바스크들은 실제로 보지 않은 것은 잘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하거든. 어쨌든 1급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8자 회담에서 대학살을 계획하고 있어. 이건 우리 쪽 스파이로부터 나온 확실한 정보지. 그럼 이제 질문 하나 하지. 대학살을 계획하는 사람의 딸인 스텔라를 우리가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


어렵다. 그녀의 아버지가 대 학살의 주동자라고 그 딸도 그 죄를 이어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별개로 생각해야 하나?

나는 대답을 회피하기로 했다.


“카노랑 약속했습니다. 스텔라의 운명에 저의 어떠한 의견도 개입하지 않기로요.”

“하하 카노, 현명한 약속을 했네. 나도 비슷한 약속 하나 할게. 지금 우리가 나눈 대화는 없던 거야.”

“네. 저도 어디 가서 말할 생각은 없어요.”

“뭐 비밀 대화가 된 김에 스텔라에 대한 비밀 하나 더 말해줄까? 스텔라는 우리가 바스크가 되도록 매수하지 않았어. 누군가가 개입했지. 심지어 고위층 사람이야.”


스텔라가 예전에 함정에 빠졌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스텔라를 바스크로 보내버렸다.

리더는 말을 이어나갔다.


“자 그럼 질문, 고위층에서 스텔라를 억지로 바스크에 집어넣었다? 그럼 위쪽에서 보낸 스파이라고 의심받아도 전혀 문제가 없지 않겠어?”

“그⋯그건!”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의심받을 만한 상황이다. 나는 리더의 표정을 봤다. 하지만 무표정으로 밖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기에 어떠한 힌트도 얻을 수 없었다.


잠깐, 그렇지만 이 이야기에는 모순이 있다.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일만한 확실한 모순이.


“만약 제가 최고 권력자라면 절대 제 딸을 스파이로 보내지 않을 것 같아요. 훨씬 더 능력 좋고 말 잘 듣는 사람은 널렸을 테니까요⋯”

“맞아! 그거야 파이스! 내가 생각한 것과 같아. 아무리 딸하고 원수지간이라도 자신의 힘을 써서 누가 자기 딸을 죽이려고 바스크에 넣겠나?”


리더는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사람을 떠보는 경향이 강한 사람인 듯했다.

이럴 때일수록 직설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스텔라의 처분은 어떻게⋯?”

“정답을 맞혔으니 말해줄게. 우리 팀은 스텔라를 죽일 생각이 없어. 이유를 좀 더 자세하게 말해줄까?”

“네⋯ 알고 싶습니다.”

“나는 처음에 스텔라가 2급이라는 점에서 의심이 갔어. 그래서 뒤를 조사하다 보니 8자 회담까지 나오더군. 그리고 그 8자 회담에 스텔라의 아버지가 있는 것도. 근데 안타깝게도 스텔라의 아버지는 죽었어. 독살이었지. 스텔라가 바스크가 되고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야.”

“네? 그게 무슨⋯ 8자 회담끼리 서로 죽였다는 건가요?”

“누가 독살한 지는 몰라. 근데 스텔라의 가문이 함정에 빠졌다는 말은 사실이야. 아! 참고로 이건 스텔라에게 절대 말하지 말도록.”

“합⋯”


스텔라가 너무 불쌍했다. 가족이 죽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는 스텔라에게 일부로 메시지를 전해서 불러냈어. 그리고 그 쪽지를 일부로 쥐새끼로 의심 가는 애들한테 흘렸어”

“그 스텔라에게 보낸 [50 40 50 40의 중간에서 보자] 이 쪽지가 대장님이 보내신 거군요⋯”

“그 쪽지가 맞긴 한데 엄밀히 말하면 내가 보낸 쪽지가 아니야. 돔 밖에 거의 상주하는 내 동료가 보낸 거지. 어쨌든 이번 출정의 진짜 목표를 말해줄게. 우리의 이번 출정의 목표는 스텔라가 쥐새끼인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흘린 쪽지를 보고 오는 쥐새끼들을 잡는 게 목표야.”


이제 모든 퍼즐이 끼워 맞춰진다.

리더는 스텔라에 대해 전부 알고 있었다. 또한 처음부터 리더는 스텔라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스텔라를 죽이려는 사람을 죽임과 동시에 바스크 내에 섞여있는 스파이들이나 배신자들도 잡으려는 생각이었다.

리더가 파밍지를 접선지랑 가깝게 잡은 것도, 다른 팀과 다르게 메이슨이랑 둘이서만 멀리 보낸 것도 모두 계획된 것이었다.


“한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그럼 왜 스텔라에게는 이걸 이야기하지 않은 거죠? 협조를 하면 더 수월하지 않나요?”

“스텔라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는 스텔라를 보호하기 위해서야. 스텔라는 우리가 이런 일을 계획했다는 것 자체를 아마 평생 모르게 될 거야. 여차하면 스텔라가 당할 수도 있잖아? 우리는 동료를 절대 미끼로 쓰지 않아.”

“카노한테는 왜 이런 계획을 말하지 않은 거예요? 카노는 스텔라를 계속 의심하고 있었어요.”

“하하! 미안하지만 파이스, 카노는 작전을 모두 알고 있었어. 카노의 임무는 너와 친해져서 스텔라에 대한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를 더 끄집어내는 거였거든. 카노는 연기에 능해.”


나는 카노의 모든 것이 연기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적어도 계단에서의 학살 이후 흘린 눈물과 그때의 대화는 진심이었다.

지금 당장은 리더에게 카노의 고민은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 그럼 스텔라를 죽이려는 쥐새끼를 같이 잡아보자고. 작전은 이래. 우리는 지금 시장에 가서 태양광 패널을 내려두고 로프랑 후크를 사 와서 나, 메이슨, 카노 그리고 밀 이렇게 4명이서 접선 위치에서 매복하다가 쥐새끼의 포획을 진행할 거야. 우리가 포획을 끝내면 파이스 너는 스텔라를 데리고 둘이 몰래 접선지로 한번 더 가는 연기를 해야 해. 그 후에는 스텔라가 접선책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걸로 믿게 만들어야 하고. 할 수 있겠지?”

“조금 어렵지만 해 볼게요.”

“좋아. 1차 쉘터에 거의 다 와가. 작전은 지금부터 시작된 거야 파이스.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해. 아직도 우리한테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미심쩍은 부분은 없습니다만 8자 회담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요.”

“8자 회담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몰라. 아까 말한 게 내가 아는 전부야. 마침 알게 된 8자 회담의 인물 1명도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지만⋯ 듣기로는 스텔라의 아빠는 8자 회담에서 유일하게 바른 소리를 했다고 하더군. 물론 그것 때문에 죽었겠지”

“그런 정보들은 어떻게 알게 된 건가요?”

“중앙탑에 있는 우리 바스크 스파이를 통해 알게 되었지.”


바스크들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 녹아들어 있는 듯했다.


“파이스”

“합”

“넌 분명 좋은 리더가 될 거야. 사람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따뜻한 감정과 냉철한 이성을 겸비했어. 부러울 정도야. 다음에 이렇게 큰 그림을 그려서 작전을 짤 기회가 있으면 너가 한번 짜 볼래? 아마 조만간 있을 거야.”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리더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스파이를 잡기 위해 팀원들의 행동, 팀의 이동경로, 자재 현황, 이 차를 타고 나와 리더 둘이서만 물건을 사 오는 것까지 전부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고 여러 수 뒤를 보지 못하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리더와 나는 1치 쉘터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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