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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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글자수 :
227,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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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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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9. 혁명(5)

DUMMY

[타다당 탕!]

[투두두두두두!]


전투가 계속된다.

약 1km를 이동하는데만 바스크를 6명이나 잃었고 4명은 전투불능이다.

베테랑의 바스크들이라지만 확실히 시가전은 수비하는 쪽이 월등하게 유리했다.


“왼쪽 창문에 둘입니다!”


[탕! 탕!]


숨은 적까지 귀신같이 찾아내는 알파팀 소속의 능력 좋은 루터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벌써 다 죽고도 남았다.


“파이스 님 의회건물이 보입니다!”


멀리서 보이는 5층으로 된 가로로 긴 의회 건물의 수십 개의 창문에서 총구화염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온다. 총구 화염이 보이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였다.

거기에 의회와 싸우고 있는 기업 측의 용병들도 보인다. 무장 상태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예전에 돔 밖에서 싸운 용병들처럼 목 말고는 쏴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이런 장비에도 불구하고 용병들은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건 다 버려도 의회 놈들은 의회만큼은 넘겨주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의회 앞으로는 광활한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혼자 달려가면 벌집이 될 것이 뻔해 보였다.

심지어 건물 앞에는 탱크라고 불리는 거대한 쇳덩어리의 전투장비도 있는 모양이다. 탱크라는 것에서 굉음이 뿜어져 나오더니 건물 하나가 순식간에 반파되었다.

엄폐물이 하나도 없는 이 상태에서는 의회에 있는 군인들의 총알이 다 떨어지길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었다.

맨 앞에 서서 가던 메이슨이 의회와 싸우고 있는 용병들의 사정거리에 오자 정지 신호를 보냈다.


“파이스. 여기서 더 가기는 무리다. 여기서 기업들의 용병들이나 잡자.”

“네! 그들도 도망칠 곳도 없을 겁니다.”


용병들은 우리가 뒤에서 오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돔의 특성상 총소리가 울리기에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소리만 듣고서는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용병들의 방어구가 없는 부위만을 조준해서 일제히 사격했다.


[타다다다당!]


용병들은 옆에서 동료가 쓰러지자 그제야 알아차렸지만 너무 늦었다.

방탄복의 형체만 남기고 방호가 되지 않은 팔과 다리를 수십 발 맞자 종이장처럼 사람이 찢거나 간다. 의회 쪽으로든 우리 쪽으로든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없어서 항복 신호를 보내려 손을 들고 투항한 용병들은 의회 건물에서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이 죽음에 어떤 의미를 담는 것이 무의미했다. 그냥 개죽음이었다. 돈 몇 푼과 그들의 목숨을 바꾼 것이다.


우리 골목의 용병들이 모두 죽고 나서야 총소리는 멎었다.

차마 보고 있을 수 없는 광경,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어머니를 찾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의 찢겨나간 팔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

괴물과 싸우는 것보다 사람끼리 싸우는 것이 더 잔혹했다.


우리는 각자 위치를 잡아 의회와 대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온 방향의 골목이 아닌 다른 방향의 골목에는 아직도 용병들과 시민들이 의회와 싸우고 있었다.


그때, 머리 위로 [두두두두] 소리가 나더니 날아다니는 큰 물체가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며 의회 건물로 직행 헸다.

나는 내 옆에 있는 알파팀 바스크에게 물었다.


“저게 뭐죠?”

“과거 인류의 기술인 헬기입니다. 살면서 저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8번 돔 놈들은 대체⋯”


압도적인 속도와 공중이동. 저 능력이 있다면 돔 밖에 나갔을 때 위험하게 지상에서 괴물들과 마주칠 이유조차 없을 것이다.

헬기라고 부르는 물체에서는 수십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더니 탱크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고 건물은 순식간에 뼈대만 남았다.

이후에는 연발 유탄이 벽을 때렸다. 규칙적인 텅텅 소리가 나고 창문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 보일 때마다 건물의 형체는 알아보기가 조차 힘들어졌다.

창문에서 는 더 이상 총구 화염이 보이지 않았다.

헬기는 의회 주변을 두 바퀴를 빙빙 돌더니 우리 머리 위로 다시 지나갔다. 헬기에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파이스 님! 저기를 봐주십시오!”


헬기에 쏠린 시선을 돌려 의회 쪽을 보니 우리 양 옆으로 거대한 들판에 연막탄이 퍼지고 있었다.


“기업 용병들이 의회를 직접 공격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파이스 님, 저희는 어떻게 할까요?”

“지금이 기회예요! 우리가 죽인 용병들 시체에도 분명 연막탄이 있을 거예요! 그거 먼저 챙기러 가죠!”


시체를 뒤적거리며 연막탄을 찾는다. 총알을 맞아 못쓰게 된 것도 몇 개가 있었다. 다른 장비들도 챙기고 있는 와중에 의회 건물에서 연막을 향해서 다시 총알을 쏱아부었다. 헬기의 공격에도 아직 의회의 병사들은 건재한 것 같았다.

연막은 의회 쪽으로 쳐져있기에 여기서 보니 현재 얼마나 많은 기업의 병력들이 의회로 달려가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였다. 수백은 되는 용병들. 수나 장비나 모두 군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의 의회의 군대의 화력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

의회에서 쏜 기관총의 소리가 한번 들리면 평지에서 달려가던 수십 명의 용병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진다. 기관총 세례를 피하기 위해 몇몇 용병이 기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우리가 연막을 다 챙기고 용병들의 의미 없는 죽음이 몇 차례 반복되는 것을 보자 연막이 서서히 걷혀갔다. 이제 용병들이 평지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기관총이 한번 더 용병들을 쓸어냈지만 한 용병이 건물 벽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입구로 들어가는 길에 함정이 있는지 큰 폭발과 함께 5m는 튕겨져서 날아가는 모습까지 보였다.


“파이스 님. 이렇게 구경만 하다가는 의회를 손도 쓰지 못하고 뺏겨버릴 것 같아요!”

“좋아요. 지금인 것 같아요. 다들 엄폐하고 평지에 있는 용병들을 쏘시죠.”

“네? 의회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고요?”

“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용병들이 이길 것 같아요. 의회 안쪽에서 총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요. 두 진영의 균형을 맞춰보죠”

“알겠어요. 다들 사격! 용병들을 쏴라!”


[탕! 탕! 탕!]


거리가 꽤 되기에 우리는 총을 단발로 한 발씩 끊어 쏘았다. 명중률이 높은 바스크들 덕에 평지에 있는 용병들이 한 명씩 쓰러진다. 옆에서도 적이 있는 것을 알게 된 용병들이 쓰러진 시체를 벽으로 해서 기어 도망치고 누군가는 의회 건물까지 뛰어서 들어간다.


[피잉~]


총알 한 발이 내 머리 근처를 스쳤다.

적들이 우리를 발견한 듯하다. 나는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죽을뻔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이 되지 않는다.

바스크들은 계속 총을 쏘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적들로부터 날아오는 총성이 멈추었다.

모든 기업의 병력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

의회 건물 주변에는 수백구의 시체 말고는 움직임이 없었다.


“지금이 기회인 것 같아요. 용병들이 의회에 들어가서 적들이 창문 밖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거예요. 이 틈을 타서 연막탄을 뿌리고 의회 건물로 가죠!”


우리는 연막탄을 던졌다. 아까 용병들과는 다르게 멀리, 그리고 가까이 골고루 가능한 많은 범위를 연기로 덮었다.

그리고 나를 선두로 모두가 연막으로 뛰어 들어간다, 연막 안에 있으니 느낌이 이상하다. 시야가 보이지 않기에 얼마나 더 가야지 의회 건물이 나올지 전혀 예측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계속 달리니 거의 바로 앞에 연막탄에 가려졌던 의회건물이 있었다.

나는 아까처럼 폭발물이 있을까 봐 벽에 붙지 않고 근처에 바로 엎드렸다.

이윽고 몇몇 바스크들이 더 의회에 붙더니 함정이 있는지 확인한 후 의회 건물의 벽에 붙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총소리 한번 들리지 않았으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행운이었다.

모두가 벽에 붙고 우리는 동시에 의회 1층 창문을 넘었다.

의회 1층은 벌써 용병들이든 의회의 군인들이든 철수를 마친 듯했다. 총알자국과 핏자국, 시체들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여기서 잠깐 인원점검을 했다. 남은 인원은 많아야 50명 남짓, 지금까지 살아서 나에게 와준 사람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때 계단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무언가가 계단을 타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몸이 [이건 피해야 한다]라고 알려주었다.


“다들 엎드려!”


내 말에 모두가 엎드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단 쪽에서 폭음이 들렸다. 수류탄이었다.

다행히 수류탄이 1층까지 떨어지지는 않아서 피해는 전혀 없었다.


“제압사격 해 주세요!”


[탕탕탕! 탕탕!]


계단으로 몇 명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나는 총소리를 틈타 바스크들에게 계획을 전달했다.


“계단은 포기합니다! 모두 옥상을 집라인을 쏘세요! 옥상으로 진입합니다! 내부 상황을 모르기에 이게 가장 안전할 거예요.”


우리는 창문 밖으로 나가 집라인을 옥상에 걸었다. 다행히도 의회건물 밖에서 우리를 쏘는 사람은 없었다.

천천히 들키지 않게 집라인을 손으로 타고 올라간다. 마치 개미들이 대 이동을 하는 것처럼 줄줄이 옥상에 도착했다.

적은 보이지 않는다. 헬기한테 죽은 시체들만 수십구가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다들 오셨죠? 아마 각 층마다 의회랑 용병들이 대치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들어가지는 말고 옥상으로 올라오는 입구를 방어하고 잡동사니를 모아 바리케이드를 만들죠.”


옥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은 몇 명이 지키고 있고 나머지 인원들은 옥상 난간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우리가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을 때 건물 안에서 격렬한 총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긴 대치가 끝나고 의회 쪽 병사들과 기업의 용병들이 전투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웃긴 상황이었다. 한 개의 건물에 세 개의 조직이 누구 하나 주인을 결졍하지 못하고 공존하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고층 건물로 따지면 우리가 가장 명당이었다.

바리케이드를 거의 다 설치했을 때쯤에는 건물 안에서 근근이 나던 총소리도 멎었다. 승자가 대충 정해진 듯했지만 의회 측이 이긴 건지 기업의 용병들이 이긴 건지는 여기서는 알 방법이 없었다. 같은 건물에서의 불편한 공존은 계속되었다.


긴 정적이 이어진다. 점심때부터 시작된 이 폭동이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몇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기나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다. 건물을 점령한 인원들도 옥상이 점령된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적어도 한 번은 올라와 봤을 텐데 올라와볼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노을이 지며 바리케이드 사이로 빛이 길게 늘어졌다. 그러면서 주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도가 높은 대지 위에 있는 의회 건물, 여기에서는 모든 돔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돔 곳곳에서 총격소리는 아직도 들린다.

사방에서 발생한 연기는 돔의 천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이 시커먼 연기가 사라지기는 하는 건지 궁금하다. 사람이 일일이 다 닦아내야 하는 것인가? 햇빛을 받는 데에 장애가 생길 것만 같았다.


해가 지평선을 넘으니 많이 어두워졌다. 그와 동시에 밤이 되니 총소리가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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