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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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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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커튼콜

DUMMY

Curtain call #12


요즘은 즐겁지가 않아.

파이스가 살아있는지도 모르겠어. 이렇게 다시는 못 보는 건가? 흑흑..

아 진짜 화나네! 여자친구를 버려두고 이렇게 어떻게 연락 한 번이 없지?

설마? 그때 운동장에서 본 여우같이 생긴 애랑 바람난 건가?

아니야 아니야. 파이스가 그럴 리가 없어 응응!


그가 없어지고 친한 친구도 떠나가자 외로운 나날이 반복되었다.

4급과 3급의 중간에 있는 나에게는 친구라고는 그 둘이 전부였다. 직업 추첨이 4개월이 더 남았지만 그전에 무료해서 죽어버릴 것 같았다.


“에잇! 시장이나 가야겠다!”


시장에 간다. 다들 화목해 보인다. 나를 제외하고는.

그때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멀린씨 맞으신가요?”


착해 보이는 인상,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죄송하지만 전 남자친구가 있어요. 흥!”

“하하⋯ 설마 그 남자친구분 이름이 파이스인가요?”

“어?! 파이스를 어떻게 알아요?”

“와 진짜 맞았군요! 전 바스크 알버트입니다. 파이스랑 훈련받을 때 같은 방을 썼어요! 지금은 돔 밖에 나갔다가 휴가를 받았는데 이렇게 우연히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파⋯ 파이스는 잘 지내요?! 아니야! 그럼 파이스도 휴가 나왔을 거 아니야! 어떻게 남자친구란 사람이 연락이 한번 없지? 분명해! 바람이 난 게 분명해!”

“아 파이스는 사정이 조금 있어서 휴가를 나오지 못했어요⋯그래도 아직 살아 있어요. 맞다! 파이스가 항상 여자친구분 이야기를 할 때면 기분이 엄청 안 좋아 보였어요. 여자친구분에게 미안한 게 많았나 봐요”

“흥 그럼요. 이렇게 귀여운 여자친구를 두고 갔으니 걱정이 될 만하죠. 파이스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쉽지만 지금은 없어요⋯ 아! 다음 직업 추첨이 있기 전에 아마 이번엔 특별히 자원자를 모집할 거예요. 사람이 많이 줄었거든요. 그때 자원하면 만날 수 있으실 수도? 하하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설마 다 죽어서 그런 건가요?”

“아뇨 자세한 건 보안 상 말해 드릴 수는 없어요. 우선 저도 가족들을 만나야 해서 이만 가볼게요!”

“네!”


그날 밤 부모님이 퇴근하시고 나는 비장한 표정을 장전했다.


“어머님 아버님!”

“멀.. 멀린 어울리지 않게 어머님 아버님이 뭐니⋯ 이제야 우리 딸이 철이 든 건가?”

“저 바스크가 될 거예요! 곧 자원자를 뽑는데요.”

“뭐⋯? 여보 얘 말하는 거 봐요! 너 거기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는 알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니?”

“⋯”

“여보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아버지는 잠시 아무 말도 없으시다가 말을 꺼냈다.


“멀린 혹시 파이스네 집이 공격받았을 때 무슨 이야기를 들었니?”

“응! 이 돔의 과거 이야기 전부 다 들었어! 나 다 알아!”


사실 하나도 모르겠다. 솔직히 그때 이야기는 나에게는 많이 어려웠다.


“그렇구나⋯그때 파이스네 집이 공격당하고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지만 안 될 것 같구나⋯ 딸아. 우리는 너만큼은 지켜내고 싶었단다. 근데 아빠도 이제 확신을 못하겠어. 정말로 이 돔이 무너질 예정인 것인지. 바스크들이 정말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모든 게 불투명 해 졌어.”

“여보⋯”

“멀린⋯ 나도 모르겠어. 그러니 그저 네가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해라. 이 애비도 마냥 너를 보호하는 것이 좋을 줄 알았는데. 만약 그게 틀린 길이였으면 나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단다.”


돔이 무너지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아빠⋯음⋯ 무슨 말이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멀린. 대신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주겠니?”

“응! 내가 맛있는 거 잔뜩 찾아서 돌아올게!”


엄마는 한숨을 쉬면서 방으로 돌아가셨다. 아빠는 뭔가 평온한 표정을 지으셨다.


“딸. 성인도 되었는데 아빠랑 술 한잔 할까?”

“술? 우리 집에 그런 게 있었어?”

“그럼. 아빠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게”


***


으⋯ 머리 아파⋯

아빠한테 허락도 받았겠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 시장으로 간다.


‘아빠 고마워’


나는 어제 술의 숙취를 이겨내며 시체처럼 어제의 시장에 있는 게시판으로 갔다.


“음⋯ 공지가 뜰 때가 되었는데? 아! 찾았다!”


[특별 직업 전환 모집⋯ 바스크⋯ 모집 인원 00명.. 면접전형⋯]


“응? 면접? 이런 것도 봐? 너무 재밌겠는걸? 근데 어디로 오라는 말이 없는데 어떻게 가야 하지?”

“관심 있어요?”

“아이 깜작이야! 죄송한데 저 남자친구 있어요! 흥!”

“크흠⋯ 그 공고⋯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로 찾아오세요.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요”

“응? 버버리 2가? 저기⋯”


명함 같은 것을 받아서 읽고 고개를 드는 순간 말을 건 사내는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스흡! 뭐 막 납치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 아니야 만약 그러면 파이스가 지켜주겠지! 가자!”


***

Curtain Call #13


“개돼지 새끼들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군. 이번에 발생한 손해 보고서를 만들어 주게나”

“네 현재 피해현황 조사 중입니다.”

“투표에서 이길 확률도 조사 부탁하네.”

“그건 방금 조사가 끝났습니다. 저희의 조사 결과 저희 기업 쪽이 이길 확률은 9% 정도입니다. 저희가 합병한 회사들도 시민 쪽에 붙고 있습니다.”

“압도적이군⋯상황이 너무 안 좋아. 매수나 조작의 가능성은 있는가?”

“적당한 차이라면 몰라도 이렇게 많은 표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조작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흠⋯ 바스크들은 우리 돔을 나갈 생각을 안 하나? ”

“네⋯ 여기에 완전 눌러앉을 생각인 듯합니다. 임시의회에 바스크들의 시민권법도 통과시켰고요.”

“큿. 아주 지들 세상이구만 그래. 그 파이스라는 놈의 위치는 파악이 되었는가? ”

“아직요. 그자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돔을 나갈 때를 봐서 처리하면 되니까요.”

“그래. 바스크들이 어디에 숨어서 이 작전을 기획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가고 들어가는 길은 하나가 전부지. 파이스란 작자와 나는 그리고 계약관계 아니겠나? 사업파트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 대가는 치르게 해 줘야지. 바스크의 전력을 알았으니 최대한의 전력을 동원하게나, 하나 더. 북쪽으로 올라간 그자의 소식은 어떻게 되었나?”

“아직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스털링 주식회사가 의회 놈들이랑 짜고 그런 일을 빌이고 있었다니. 선수 쳐서 회사를 먹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군. 대가로는 석유를 받는다고 했나?”

“네. 그렇습니다.”

흐음⋯ 자네는 어떤 것이 희망이 될 것 같나?"

“석유랑 열쇠 중에 말씀이십니까?”

“그래.”

“저는 개인적으로는 열쇠가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러니 이 사람을 빨리 찾아내.”

“네. 회장님”


***

Curtain Call #14


사람들이 배에서 내린다.

거의 100명이 넘어가는 숫자.

처음에는 경계하더니 몇 명 없는 바스크들을 확인하고 경계를 풀고 있다.


[치직⋯ 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절대 사격하지 마라. 무전에 어떠한 답신도 하지 말고.]

“이블린! 때가 왔어. 무전에 답할 필요가 없으니까 천천히 움직이자. 아 맞다. 수영할 줄 알지?”

“잘은 못 해.”

“음⋯ 괜찮아! 그렇게 먼 거리를 수영하는 건 아니니까. 여차하면 무기랑 장비를 버려. 방호복은 버리면 안 돼!”

“응! 언니!”


우리는 풀 숲 사이를 해체 나갔다. 절벽이 보인다.


“이 절벽을 타고 내려가면 안 걸릴 거야”

“바로 아래가 바디인데?”

“모래사장으로 가면 사람들한테 걸릴 텐데⋯ 이 길 말고는 없어”

“스흡! 그럼 잠깐 심호흡 좀 하고!”


우리는 뛰어내렸다.

높이가 얼마나 높았던 것인지 거의 땅에 닿을 뻔했다.

몸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블린?”

“푸하! 살아있어!”

“좋아 천천히 이동하자”


소리를 죽이고 평형으로 수영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까지 한 절반쯤 왔을까?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격 명령 같은 것은 듣지 못했는데? 무전기가 물에 빠져 고장 났나 보다.

배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나는 집라인 발사기를 쏘아 배에 걸었다. 배에 아직 사람이 남아 있을 텐데 걸리지는 않았을까?

생각할 시간이 없다. 이블린이 수영이 익숙지 않아서 물에 떠있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이블린! 먼저 올라가!”

“응!”


이블린이 성공적으로 올라갔고 올라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로프를 잡고 올라간다.

그때 배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출발했다,


“꺄악!”

“언니 괜찮아?!”

“응! 빨리 갈게”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다행히 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우리는 조타실로 향했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다. 제발 무장하지 않고 있어야 할 텐데⋯


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잠겨있다.

다행히 파도소리와 엔진 소리가 문을 열려는 소리를 숨겨준 듯했다.

나는 조용하게 이블린에게 말했다.


“이블린 문이 잠겨있어. 부탁할게.”

“봐봐 나 없으면 안 된다니까?”


이블린은 수제 락픽 도구를 꺼내서 작업에 들어갔다.

이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이블린이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언니. 열었어.”

“고마워 이블린. 자 하나 둘 셋 하면 들어가는 거야. 무장하고 있지 않으면 가능한 총을 쏘는 건 피해”

“응!”

“하나⋯둘⋯ 셋!”


조타실에 들어가자 3명의 항해사가 있었다. 우리와 생김새가 다르다. 푸른 눈과 큰 키를 가진 사람들이다.

다들 무장을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중 한 명이 총을 들려고 한다.

나는 항해사의 다리를 쏘았다.

“펑”


“끄윽!”

“무기 버려! 죽고 싶지 않으면!”


모두가 장비나 무기에 손을 떼고 손을 위로 들었다.


“나가서 탈출선 타고 나가! 이블린! 뒤에서 총구 겨누면서 탈출선까지 유도해. 허튼짓하면 바로 쏘고”

“응!”


3명은 빠르게 탈출선으로 이동해서 해치를 바로 닫고 출발했다"

이블린이 유도를 마치고 조타실로 돌아왔다.


“와! 언니 아까 엄청 카리스마 있었어⋯ 반할 뻔했잖아!”

“풉⋯ 저 다리에 총 맞은 사람 괜찮을까?”

“뭐 총알처럼 파편상 나는 것도 아니고, 쇠구슬 하나인데 잠깐 아프고 마는 거 아니야? 그 정도로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언니도 참⋯”


[팅⋯ 티잉~ 팅! 티잉~]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육지에서 우리에게 총을 쏘고 있다. 조타실만을 집요하게 노려서 쏘지만 총알은 계속해서 외부 프레임만 맞고 튕겨나간다.

멀리서 온 손님들만 우리에게 총을 쏘는 게 아니다. 바스크들도 우리를 쏘고 있다.

거리가 상당히 멀어졌을 때 까지도 총소리는 계속되었지만 이윽고 포기한 듯하다.


“이제 끝난 것 같아.”

“와! 내가 지금까지 훔친 것 중에 제일 큰 거야!”

“고마웠어 이블린. 너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야”

“뭐 고마우면 그 인류의 미래라는 거 꼭 보여줘 봐.”

“⋯그래”


지금까지 따라와 준 이블린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과연 내 말을 믿고 따라와 주었을까?

배는 주변에 어떤 육지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왔다.

이 아무것도 없는 바다에 나는 배를 멈추었다.


“아 앞으로의 계획은 뭐야?”

“뭐~ 배를 가지고 여기 계속 떠 있으면 돼. 물은 증류해서 마시면 되고 이 배엔 식량도 많으니까~”

“엥? 바로 시작하는 거 아니었어?”

“아니야 친구들을 기다려야 해. 설마 이런 큰 일을 열쇠도 없고 동료도 없이 혼자 한다고 생각한 거야? ”

“그때 그 전쟁 친구들이랑 파이스?”

“응, 맞아. 꽤 오래 걸릴 텐데⋯ 배가 이렇게 빨리 들어올 줄 누가 알았겠어? 한두 달 동안은 여기서 그냥 둥둥 떠 있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조금 남쪽에 정박하고 육지로 돌아가자.”

“두 달이나? 너무 심심할 것 같은데 뭐 할거 없으려나?”

“밤낚시나 할까? 열쇠 따는 거 좋아해서 짜릿한 손맛 좋아할 것 같은데”

“아! 언니도 참⋯ 근데 재밌긴 하겠다.”


우리는 낚싯대를 만들었다.



***

Curtain Call #15


젠장. 이번 일을 마치지 못하고 돌아와 버렸다.

아들놈을 위해서 8번 돔의 기업들에게는 열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9번 돔에서 출발한 포터를 추적하는 것은 실패했다. 젠장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앞으로의 방향성을 생각하는데 경비가 내 앞길을 막는다.


“지금 돔은 봉쇄 상태입니다. 돌아가 주십시오”

“저는 9번 돔 출신이지만 8번 돔에서 출발하여 출입허가증을 받고 돌아온 겁니다. 여기 허가서 있습니다.”


경비는 내 허가서를 유심히 보았다.


“⋯지금 돔 내부는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막지는 않겠다만⋯ 저는 들어가지 않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제 몸 하나는 지킬 줄 압니다.”


나는 돔 안으로 들어왔다.

주변에 총소리가 들린다. 조금 더 거리를 걷다 보니 시체도 가득하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그때는 지금 수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었었다.

회상을 멈추고 시체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복장으로 봐서 의회와 시민들이 싸운 것 같다. 이 돔의 상태를 보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

다행히 내 아들에 대한 일 때문에 벌어진 전쟁은 아닌 듯했다.

의회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야겠다. 시민군이 이긴 것인지, 의회가 이긴 건지 감히 잡히지 않는다.


의회에 도착하니 사람이 의회를 중심으로 수없이 많이 몰려 있었다.

이윽고 마이크를 통해 목소리가 들린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저는 9번 돔에서 온 바스크의 리더 파이스입니다!”


내 아들이다.

분명 출정도 나갔다고 알고 있는데. 잘 살아 있구나. 그리고⋯ 대견하게 잘 컸구나!

눈물이 흐른다. 아내가 죽고 우는 것은 처음이다. 눈물이 귀에서도 나는지 연설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연설이 끝나고 사람들이 바스크들이 지나가는 길을 비켜준다.


“미안하다 파이스. 지금 보면 좋겠지만, 아직 내 일이 끝나지 않았구나.”


아들은 강하게 잘 커 주었다. 힘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아들놈도 저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아비가 되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포터가 바스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이 돔으로 오는 것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 그다음은 북쪽 6번 돔이다.

내 아들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모두 막아야 한다. 장비만 조금 수급하고 바로 나가야겠다.

이 늙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다.


***

Curtain Call #16


“뭐야? 이번에 바스크를 잡았다며?”

“응 식스(6번)가 잡았데. 그 꼰대 털어서 잡았다는데?”

“어머⋯ 멍청한 정신병자인 줄 알았는데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랬데요?”

“정신병자라니! 빨리 포상 줘 포상!”

“뭐 고양이 사료라도 드릴까요? 그쪽이랑 잘 어울리는데?”

“다들 조용히 해! 어떻게 모이기만 하면 이래. 회의를 시작하지. 이번에 왜 데이터베이스를 노린 거지?”

“그거 자료를 뜯어봤는데 우리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나 봐?”

“낄낄. 나 큰일 날 뻔했네.”

“뭐 우리를 찾아서 죽이겠다는 생각이겠군. 앞으로 조심해야 할 거야. 그 시건방진 놈을 죽이느라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바스크들이 주인을 물려고 하잖아”

“저번 출정에서 바스크들이 많이 죽었데요. 너무 급하게 가서 그런가? 신규 채용 공고도 올라왔더라고요.”

“에헤이 정보가 느리시네. 그거 바스크들이 우리가 계속 괴롭히니까 8번 돔으로 간 거 아녀, 며칠 전에 듣기로는 그 돔 대빵도 바스크가 먹을 거라던데?”

“뭐라고?! 그걸 왜 지금 말해!”

“에헤이~ 저도 어제 들었어요. 제 정보력에 감탄하셨나요?”

“큰일인데요? 이러다가 진짜 바스크들한테 우리 먹히는 거 아니에요? 아니면 다들 도망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쪽 의회에서 바스크들 오는 거 막지도 못할 거 아니에요!”

“내가 볼 때 다 저년이 들고 있는 저주받은 고양이 때문이야. 목을 비틀든가 해야지 낄낄”

“야옹~”

“어머! 우리 키티만도 못한 인간이! 정말 질 떨어져서 같이 대화를 못하겠네요!”

“다들 진정해. 또 다른 정보 있나? 열쇠는 어떻게 되었지?”

“아! 맞아. 그 8번 돔 의회 먹은 놈들 대장이 열쇠래요. 에헤~ 그 친구 얼굴 한 번 보고 싶네”

“우리의 존재도 알고 8번 돔에서 작전도 하고, 요즘 바스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아. 우리가 선수를 쳐야겠어”

“뭐 바스크들이랑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래 전쟁. 미리 결정했어야 했어. 바스크들을 먼저 끝내고 돔의 수급이 어려운 틈을 타서 군대를 조직하지. 앞으로 파밍은 군대에게 맡기는 거야. 제노사이드(대학살)도 조금 앞당기고”

“전쟁? 낄낄 전쟁 좋지!”

“그 버버리 2번가가 입구랬나? 걔네 다음 출전 전까지 너희들 가진 호위들이랑 특수 작전대 전부 모아. 칫, 저번에 열쇠사건 때 그걸 빌미로 끝을 냈어야 했는데. 어쨌든 이걸로 회의는 마친다.”

“끝이군요. 그럼 어서 빨리 오늘의 이벤트를 준비해 주세요. 이번엔 누구죠?”

“이번엔 그 꼰대 밑에서 일하던 바스크예요.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하더라고요? 무슨 좋은 방법 있어요?”

“손가락을 발가락에 붙이고 발가락을 손가락에 붙이는 거 어때? 낄낄”

“식상해⋯ 어차피 말할 애는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나중에 협박이나 협상용으로 쓰는 게 어때요?”

“음⋯ 그래. 그게 좋겠어. 우선 살려두자고”


***

CurtainCall #17


“네! 감사합니다!”

“하하하. 그래. 나가봐. 결과는 우리가 조만간 알려줄게.”


귀여운 소녀가 폴짝거리며 면접장을 나갔다.


“귀엽네요. 뽑죠?”

“자네⋯ 면접에 사심을 채워 넣지 말게나⋯ 뭐 그래도 예전에 성격 비슷한 친구가 한 명 있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카노였나?”

“아 네 맞아요! 카노 예전 모습 보는 것 같네요.”

“그 친구는 어떻게 됐나? 죽었나?”

“하하 아직 잘 살아있는걸요? 전기팀에서 일해요. 관심이 없으시군요.”

“높은 자리에 오르면 한 명 한 명 모두 기억하기 힘들어. 몇 년간은 보지 못했으니 죽은 줄 알았어. 어쨌든 저 친구는 건축 1팀에 넣으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좋긴 하겠어. 근데 능력이 아무것도 없어서⋯”

“흠. 조금 걸리는 것도 있어요. 이 친구 부모님이 봉기 때⋯”

“아 그건 나도 봤네. 뭐 그건 그래도 지금이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하나 더 있어요. 그 열쇠랑 좀 연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뭐 열쇠랑 친구라고?”

“네. 그것도 각별한 사이였던 것 같아요.”

“흠⋯ 그럼 한번 그쪽팀에 붙여보지. 뭐 추적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마침 거기 한 명도 죽은 걸로 보고받았으니 타이밍이 꽤 괜찮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할게요. 그럼 다음 사람 부를게요. 들어오세요!”


한 남성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면접은 이어졌다.


“네! 이런 이유로 바스크가 되고 싶었습니다.”

“목표가 확고해서 좋군. 자네 뭐 특별한 특기 같은 것 있나?”

“네! 기계류나 장치를 잘 다룹니다. 또한 사격을 잘합니다.”

“사격? 사격은 어디서 배웠지?”

“그건⋯ 음 우연히 쓰레기장에서 장난감 총을 주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걸 수리해서 쓰다 보니 잘 쏘게 되었습니다.”

“으흠, 바스크가 되면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네. 앞으로 가족들을 보기는 힘들 수도 있어.”

“다른 직업이 되어서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좋아. 결과는 집에서 기다리면 우리가 사람을 보내지. 수고했네”

“네 감사합니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면접자는 면접장을 나갔다.


“저 친구 상당히 괜찮은데 자네 생각은 어때?”

“음 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다만⋯ 어디서 배워 온 느낌이지 않아요?”

“그렇지. 그 부분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는군. 우선은 보류하고 다음 사람을 불러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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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첫 출정 (2) 24.08.08 20 0 15쪽
18 18. 첫 출정 (1) 24.08.07 22 0 17쪽
17 17. 전기팀 (3), 커튼콜 24.08.06 24 0 13쪽
16 16. 전기팀 (2) 24.08.05 21 0 14쪽
15 15. 전기팀 (1) 24.08.02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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