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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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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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27. 랑데부 (6), 커튼콜

DUMMY

다 같이 오랜만에 아침을 먹는다. 스텔라는 어제의 걱정과 다르게 상당히 밝다. 슬픔을 들키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밥을 다 먹자 리더가 말했다.


“자 이번 파밍은 여기서 종료다. 사실 알겠지만 이번 작전의 목표는 스텔라를 미끼로 스파이를 잡는 것이었어.”


리더의 갑작스러운 말에 스텔라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스텔라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이후에는 스텔라를 노릴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우리는 작전을 짰어. 스텔라를 미끼로 쪽지를 흘려서 쥐새끼가 오게 하는 거지. 하지만 쥐새끼가 안 나오고 용병들이 나온 것이고. 우리는 돌아가서 있었던 일들을 보고하고 8번 돔에 있는 우리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추후 계획을 세워야 해. 시간이 많지 않아.”


이 외에도 리더는 팀원들에게 나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모두 전달해 주었다. 스텔라의 아버지가 마지막에 해주었던 이야기까지.

그것을 듣고 애써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스텔라의 표정이 변했다.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팀원 모두가 위로해 준다. 지금까지 섭섭했을 스텔라에게 사과를 하고 토닥여준다.

비 온 뒤 땅이 단단해지듯이, 스텔라의 눈물로 우리는 단단해졌다.


갈 채비를 했다. 가벼운 전투가 있었지만 우리는 빠른 속도로 2차 쉘터로 도착했다.

다행인 점은 알폰소의 말처럼 쉘터는 온전했다.


“자 바로 1차 쉘터로 이동하고 본부까지 이동한다. 다른 팀들이랑 맞춰 가면 돌아가는 길은 상당히 안전할 거야”


돌아가는 길에서는 근근이 다른 바스크들도 만날 수 있었다.

1차 쉘터에 도착하자 나는 차량이 충전되는 사이 그때 나에게 야간투시경을 팔았던 상인에게 갔다.


“오 자네! 살아있구먼”

“그러게요? 아직 살아있네요. 야간 투시경 값을 치르러 왔어요.”


나는 상인에게 전술조끼 하나와 스코프, 탄알집과 소총탄, 드론을 건네주었다.


“으응? 이렇게 많이 줄 필요는 없다만.”

“아니에요. 이거 어차피 가지고 들어가지도 못해요. 대신 다음에 많이 도와주세요.”

“하하하! 그러지.”


상인에게 상품들을 건네주고 차로 돌아왔다.

상인들과는 이대로 쭉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량의 전기를 풀로 충전하지 않고 돌아올 정도만 충전한 후 바로 출발했다.

배경이 변한다. 폐허가 된 건물에서 황무지로. 그리고 우리가 나왔던 거대한 돔이 보인다.

그 앞에 있는 시체들⋯ 처음 볼 때와는 다르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차가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며 나의 바스크로써의 첫 파밍은 끝이 났다.


***


CurtainCall 9


“여기가 어디야⋯”

“우리도 몰라. 여기부터 알아서 가. 그래도 우리를 죽이려 했는데 이 정도는 난 싸게 먹혔다고 생각해. 내 남편 될 사람이 착해서 살려준 거야. 때린 건 미안해.”

“적어도 나침반 만이라도”

“안돼!”

“로프 하나만 줘 건물을 내려가야 하잖아.”

“그래 뭐 그 정도는”

“마지막으로 내 담뱃값 좀 거기에 내 가족사진이 있어”

“미안한데 그건 안 들고 왔어⋯”

“아 대충 길을 알려주면 여기서 서쪽으로 쭉 가면 너네 돔이 나와. 때린 건 미안해. 우린 이만 간다”


2명의 바스크는 집라인을 타고 갔다. 그리고 집라인을 반대편에서 끊어서 나에게 로프를 주고 갔다.


“하하.. 더러운 바스크들⋯ 아닌가? 포로한테 이 정도면 호화 대접인가?”


나는 로프를 타고 건물을 내려갔다.

해가 뜨는 방향이 동쪽이니 그림자를 따라 달렸다.

수없이 많은 괴물이 나를 따라온다. 여기서 멈추는 나는 죽는다.


그때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다. 젠장. 로프다. 누군가 여기 함정을 놓았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내 앞에 옷을 입은 사람 형상이 보인다.

나보다 키가 2배는 더 커 보이고 온몸이 붉은색 세포덩어리다. 지성체다.

여기까지 인가 보다.


“살⋯려?”


지성체가 말을 한다.

미친⋯ 내가 벌싸 죽은 건가? 꿈인가?


“살려줘!”


무의식적으로 소리쳤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괴물은 나를 둘러메고 5층이나 되는 거리를 뛰어 올라갔다.


“너.. 너 뭐야! 난 단지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

“도움.. 보답. 기술⋯ 보내줌”

“뭐 기술을 달라고?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거 맞아? 맞으면 고개를 끄덕여.”


지성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약속은 꼭 지켜. 난 가족이 보고 싶어”

“약속⋯ 보내줌.”


지성체랑 대화를 했다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괴물은 나를 업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이동했다.


***


CurtainCall 10


9번 돔으로부터 동쪽으로 120km

차량 3대가 함께 동쪽으로 이동했다.

우리에겐 화약총이 지급되었다. 마치 그때랑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수없이 전투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도시도 괴물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블린이 이상함에 물었다.


“대장님. 저희는 왜 저희만 동쪽으로 가나요? 출발하고서도 지금까지 작전 설명이 없었습니다”

“이블린. 모든 일은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어.”


차는 동쪽으로 계속해서 이동하여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와 베아 저기 봐 바 바다야!”

“아이 이쁘다!.”

“헤에~ 잠깐만? 우리 차를 따라오던 다른 2대가 안 보이는데?”

“한 20분 전부터 다른 길로 가는 것 같던데”


차는 멈춰 섰다. 그리고 대장은 적당한 곳에 참호를 파고 자리를 잡으라고 명령했다.


“이블린, 베아트리체! 너희는 저쪽 참호에 기다려라. 여기서 배가 들어오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다. 식량은 아껴먹어. 이상 위치로 돌아가! 일이 있으면 무전을 쳐라”

“합!”


돌아가면서 이블린이 말한다.


“베아, 참.. 우리 대장은 사람이 왜 저리 차가울까? 다른 팀들 보니까 막 웃으면서 친하게 지내던데”

“에이 너무 뭐라 그러지 마. 분위기는 딱딱해도 다들 좋은 사람들이잖아”

“베아.. 너는 정말 착한 건지 착한 척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베아 옛날이야기 좀 들려줘! 우리 서로를 조금 더 알 시간을 가지자!”

“음⋯ 들어도 충격받지 않기야?”

“두근두근!”


자신의 입으로 두근두근이라고 말하는 이블린이 귀엽다.

나는 눈을 감았다.

고요한 파도 소리만이 들린다.


“고요한 땅이 있었어. 그때도 이렇게 매복을 서고 있었지. 근데 고요함은 정말 금방 깨져버려. 파도처럼 몰려오는 사람들. 붉은 하늘.”

“⋯”

"그들은 몰려왔어. 방어선이 뚫리고 우리들이 몰살되었던 그 전투.

우리의 새로운 집이 무참히 부서졌던 그 전투. 순식간에 일어났어. 단 한 발의 총성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거야.

나는 그때 수백 명의 사람을 죽였어. 탄약이 떨어졌을 땐 칼을 들고 싸웠고 칼이 무뎌지니 돌을 들고 싸웠고 돌을 들 힘도 없을 땐 주먹을 쥐고 싸웠어. 주변엔 비명만이 가득했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살아있는 건 몇 없었어. 땅을 1미터를 넘게 팠는데 시체 때문에 땅을 판 것인지도 모르게 되어 었었어.

근데 정말 웃긴 게 뭔지 알아? 우리는 이겼다고 생각한 거야."

“너⋯너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나는 이블린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나의 회상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 그 뒤로 셀 수 없는 괴물들이 또 오더라고. 다들 그냥 그것들로부터 도망친 건데 우리가 죽인 거지. 우리가 멍청하게 그 돔을 빼앗긴다고 생각해 버린 거야. 그저 그들은 살고 싶어서 우릴 공격한 거였는데⋯”

“베아 잠깐만! 너⋯ 뭐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었는데. 우리가 싸운 것을 아무도 몰라. 심지어 우리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어.”


이야기를 멈췄다. 고요한 바다에 파도소리는 계속해서 들린다.

회상은 끝났다. 이블린이 질문을 던졌다. 귀여운 친구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시간이다.


“너⋯ 우리 돔에서 온 게 아니야?”

“난 이블린 너보다 3살 많아. 그리고 그때도 바스크였어. 그때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 나는 한번 죽었으니까.”

“잠깐잠깐, 너에 대해서 갑자기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것 같아. 이걸 왜 말해주는 거야?”

“우리가 조만간 맞이할 상황이거든. 비무장한 사람을 죽이는 것”

“응?”

“바스크가 진짜 무서운 게 뭔지 알아? 나쁜 일을 할 때는 자기 조직도 모르게 진행해. 표면은 반짝거리는 단단하고 예쁜 구슬이지만 가운데는 검은 먹물로 가득 차 있어. 배가 한 대 들어올 거야. 바스크가 불렀겠지. 우리는 거기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고 배를 갈취할 거야. 그리고 새로운 돔을 찾아가겠지. 이 반도에는 8번이랑 9번 말고는 더 이상 온전한 돔이 없거든.”

“우리가 민간인을 죽여야 한다고? 그리고 베아⋯ 아니, 언니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으음.. 뭐랄까? 그냥⋯ 예전에도 그랬으니까? 이블린, 너는 이 조직을 믿어?”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우리는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뿐이잖아⋯”

“이블린 너 만약 내가 너의 이해를 벗어나는 행동을 해도 믿고 따라올 거야?”

“난 베아 언니가 좋으니까⋯ 우선 들어보고.”

“음⋯ 나는 이 팀을 배신할 거야. 이 팀엔 너무 스파이가 많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아. 배가 들어오고 전투가 시작되면 몰래 수영해서 배를 둘이서만 가지고 도망가면 돼! 쉽지!”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우리 팀의 착한 사람들은 어쩌고?”

“더 큰 목표를 위해서거든. 지금의 계획으로는 죽고 죽이는 것의 반복일 뿐이야. 나는 인류 모두를 살리고 싶어⋯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


이블린은 전혀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눈치이다.

뭐 내가 봐도 배경지식 없이는 막상 따르기 힘든 작전이니까.

뭐 상관없다. 이블린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나 혼자 하면 되니까.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스스로 한 다짐과, 인류 모두를 살리고 싶은 내 욕심을 귀여운 친구에게까지 짊어지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녀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알았어. 하자! 대신⋯”


의외의 답변이었다.


“대신?”

“후우⋯ 매복은 기니까 모든 이야기를 다 해줘. 내가 몰라도 되는 것까지 전부 다. 여기 바스크 사람들은 항상 뭔가 알려주다 만 느낌이란 말이야!”

“푸훕⋯ 알았어. 이 배는 우리의 미래야. 우리 둘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미래라고 나는 생각해. 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까? 내가 처음 바스크가 됐을 때부터 이야기해 줄게.”


***


이틀이 지났다.

멀리서 배가 보인다. 수백 명은 탈 수 있을 것 같은 큰 배.


“치직⋯ 배가 들어온다. 사람들이 전부 내려서 무장해제 하였을 때 모두 죽여라.”


내 예상과 같았다.


“봐바 맞지? 뭐⋯ 이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니까 뭐라고 할 수는 없어. 나도 예전에 그랬고. 그래도 지금은 우리만의 신념을 가지고 움직이잖아? 그럼 된 거야.”

“베아언니⋯ 명령해 줘.”

“총격이 시작되기 전에 움직여야 해. 뒤로 가자”


***


CurtainCall 11


8번 돔 세이프 하우스에서 나는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있기도 40시간째.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


“머스켓⋯”

“아, 라나! 엄청 빨리 왔네? 그 성하지도 않은 팔로 어떻게 멀쩡하게 온 거야?”

“야! 머스켓 나 너 죽은 줄 알았잖아! 정기 연락도 없어서 메시지도 바꿔두고 왔단 말이야.”

“하하 일부로 메시지 바꾸려고 연락 안 했어. 계획이 조금 바뀌었거든. 8번 돔 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여기가 먼저야. 그나저나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야?”

이번 건축 4팀이 차 타고 여기로 바로 직행하는데 구걸해서 얻어 타고 왔어. 킁킁⋯ 뭐야 이 퀴퀴한 냄새는⋯적어도 좀 씻고 일해"

“음.. 냄새가 그렇게 많이 나나? 마침 쉬려고 했어. 아 맞다! 베아 소식은?”

“예상대로 배를 찾으러 갔어. 결과는 아직 몰라. 뭐 그때 그 전투에서도 살아남은 베아인데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좋아 8번 돔 문제부터 해결하고 슬슬 사람을 모으자. 대략 12명으로 잡고 있는데 어때?”

“음 라인업이⋯ 전기팀 전체가 들어있는데 괜찮은 거 맞아?”

“파이스를 혼자 데러 가는 것보다는 팀 전체를 데려가는 게 더 쉬울 거라고 판단했어”

“파이스 이 친구랑은 접촉했어?”

“흠 아직⋯ 뭐 알폰소가 만났을 수도 있고. 그분의 따님도 만나야 한다고 했었는데?”

“좋아. 뭐 알폰소는 알아서 하겠지⋯ 원래 알아서 하는 애니까. 그나저나 8번 돔 애들은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모르지. 알폰소는 알지도 모르니까 나중에 메시지를 남겨보자. 우선 우리의 목표는 8번 돔이 허튼짓을 못하게 묶고 9번 돔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거야. 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라나 너도 바로 도와줘야겠어.”

“뭘 하면 될까?”

“거스트에게 우리의 목표를 설명하고 메시지를 전해줘. 나는 본격적인 작전을 시작할게”


***


CurtainCall 12


[9번 돔 북쪽으로 1020km 지점]


나는 포터다.

나를 태웠던 차가 돌아간 지 보름쯤 지난 것 같다.

내 임무는 14번 돔을 찾아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말이 통할지 모르겠다.


물론 나는 지금은 9번 돔 소속이지만 8번 돔을 위해 일한다.

내가 14번 돔에 전할 메시지는 단순하다. 열쇠가 나타났다고.

그의 사진과 신상만 전달하면 되는 일이다. 쉬운 일이다.

그럼 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고, 8번 돔에 석유를 공급하겠다는 약속만 받으면 내 할 일은 끝난다.

그럼 내 돔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다.


***


날씨가 갈수록 추워진다. 북쪽으로 너무 많이 올라왔다. 듣기로는 여기서 더 올라가면 시베리아라고 불리는 가만히 있어도 발이 얼어붙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밖에 나온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지만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듯해질 생각을 안 한다. 그 시베리아라는 곳에 도착하면 감당이 안될 듯했다.

물론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그리운 것은 사람과의 대화다. 언제 했는지 감도 안 잡힌다.


어느 날은 환각을 보았다. 키가 엄청 큰 사람 형체가 나를 보고 가만히 있었다.

말을 걸었지만 어떠한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눈을 깜빡였다.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눈이 온다. 3월인데 눈이 온다.

눈은 무섭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전혀 알 수 없다.


***


나온 지 두 달이 되었다.

식량이 다 떨어져 간다.

하루에 많아야 20km를 이동한다. 지금쯤 2000km 위로 올라왔을까?


처음 알았다. 사람이 너무 오랜 시간 혼자 외딴곳에 있으면 패닉이 온다.

패닉이 오면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죽을 줄 알면서도 움직일 수가 없다. 정상적인 사고가 안된다. 자리에 주저앉았다.


운다. 다 커서 운 적은 처음이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 이 미친 세상에서는 이게 무리한 욕심이었다.

시야가 흐리다. 앞을 봤다. 특정 부위만 흐리게 보인다.


“잠깐⋯ 저건”


돔이다. 돔이다! 돔이다! 난 살았다.

난 이제 9번 돔으로 돌아갈 이유도 없고 메시지만 전달하고 바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면 된다.


뛰었다.


뛰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없어질 것 같았기에.



작가의말

이번화를 끝으로 소설의 도입부가 끝이 났습니다. 박수!


이쯤이면 눈치챈 분들도 있을텐데 해당 작품의 배경은 한국입니다.

저기 롯데타워도 나오고 그 옆에 롯데월드도 있고 그 옆에는 태양광 패널이 쫙 깔린 곳이 실제로 있어요.

배경 설명을 좀 들어가보자면 9번돔은 지금의 평택 미군기지쪽에 있고 8번돔은 인천 주변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거에요.


사람들 이름이 한국이름이 아닌 건 예전에 있었던 일과 연관성이 있어요.

작품이 다 끝나고 좀 인기가 괜찮다 하면 초기 설정된 배경에 맞춰 돔이 지어질 때와 파이스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긴 외전을 한번 써 보고 싶긴 해요.

나름 치밀하게 구성해뒀었거든요.


이 소설이 가벼운 아포칼립스 소설은 아니에요.

사실 넷플 오리지널이나 영화 노리고 만든 작품이라 조금 의미를 담아서 작품을 제작했었거든요.

이 작품에서는 돔에 따른 여러 정치체제와 거기에 따른 집단의 행동 양식이 많이 나올 예정이에요. (작가가 절대 사회주의자는 아닙니다! 민주주의 만세!)

그런 것들을 잘 캐치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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