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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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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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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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생충 (1)

DUMMY

우리 팀은 돔으로 일찍 돌아온 편이었다.

지금 돌아온 팀은 온전하지 않은 팀들이 많았다. 작전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퇴각했거나 스파이를 죽인 후 몇 명 되지 않은 채로 복귀한 팀들일 것이다.

내 동기들의 팀들은 아직 한 팀도 복귀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 팀은 할당량을 채우고도 남았기에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식당에서 팀 모두가 함께 밥을 먹는다.

먹을 것을 사려는데 내 포인트를 보고 놀랐다.


“잠깐.. 제 잔고가 어마무시하게 많은데요?”


카노가 웃으면서 말했다.


“뭐 우리는 실적도 다 채웠고 빠르게 복귀했으니까 당연하지. 한 달은 걱정 없을걸? 대신 훈련 때랑 다르게 작전 준비 때는 포인트가 많이 안 들어와, 아껴서 써야 해”

“그렇군요. 명심할게요.”

“그래도 오늘은 다 먹어치워!”


뒤에서 줄을 서 있는 리더가 말한다.


“어이구 자기가 사는 것처럼 이야기하네. 뭐야 카노가 사는 거야?”

“아뇨. 리더가 술 사준다는 약속 안 지켜서 안 살 거예요⋯”

“그⋯그건 빠르게 복귀를 했어야 했으니까. 크흠. 알았어 오늘은 내가 살게”


화목한 분위기로 밥을 먹는다. 만약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죽었으면 지금 이 식당에 보이는 먼저 퇴각한 다른 팀들처럼 이런 대화는 꿈에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몇몇은 울면서 밥을 먹고 있다. 리더가 밥을 먹으면서 말했다.


“자 조금 쉬다가 4일 후부터 작전 준비에 들어간다. 아침에 회의실로 모여. 나는 그때까지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으마”


밀이 수저를 내려두며 말했다.


“침 리더는 살아 돌아온 지 몇 시간 됐다고 벌써 또 작전 이야기예요? 살아와서 첫 끼인데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크흠⋯ 밥 먹자”


카노가 리더 눈치를 보며 말했다.


“리더, 나름 휴가인데 본부 나갔다 오면 안 돼요? 가족들도 좀 보고⋯”

“뭐 그래 서류상으로 아직 안 죽은 카노랑 밀은 나가서 놀다 오려면 놀고 와도 될 것 같네. 스텔라는.. 미안하지만 위험해서 안 되겠어, 둘은 허가서 써 줄게”

“꺄아! 너무 좋아! 리더 최고!”

“대신 다른 우리 팀 부탁들 좀 들어줘”


멀린에게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카노에게 부탁하기에는 뭔가 부담감이 느껴졌다⋯


“뭐 그거야 어렵지 않죠. 말만 해요! 아~ 아쉽다. 파이스 데려가서 부모님한테 소개해드려야 하는데”


카노는 이제 아주 노골적으로 저런 장난을 친다.

먹던 밥이 목에서 탁 걸린 느낌이다.


“아~ 나는 나가지도 못하는데 파이스랑 둘이서 놀아야겠다.”


스텔라는 한술 더 뜬다. 예전엔 저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이번 출정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조금 안심했다. 아버님의 부고를 들은 충격이 조금 가신 느낌이었다.


카노가 눈빛으로 스텔라를 제압하려고 시도했다.

둘 다 장난이 섞여있지만 모든 부끄러움은 내 몫이다.

메이슨이 이 상황을 보고 입을 열었다.


“대체 파이스의 매력이 뭘까? 가끔은 맹해 보이고 기생오빠처럼 생겼는데 왜 이리 인기가 많은 거야?”

“그걸⋯ 저한테 물으시면⋯그리고 둘 다 장난치고 있는 거예요.”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자. 나도 알고 싶어. 나도 이제 슬슬 결혼해야 하니까. 둘이 파이스 장점 하나씩 번갈아 가면서 말해봐 좀 배우게”


카노가 먼저 대답한다.


“얼굴!”


그 후 스텔라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는데 보다 보니 성실함? 똑똑함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게 느껴져서⋯”

“얼굴!”

“엄청 세심해요.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그때 아버지 부고소식을 들었을 때도⋯”

“얼굴!”


리더가 중간에 끼어든다.


“카노 너 탈락. 글러먹었어”

“아 왜요!”


화목하다.

내가 바라는 팀이었다. 이런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밥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 씻었다. 제대로 씻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럼에도 그때의 피가 아직도 씻겨 내려온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


3일의 휴가는 짧았다.

하루는 못 잔 잠을 자는데 전부 썼고,

하루는 가져온 개인 장비들과 기념품들을 조작해 보고 수리하는데 다 썼고.

하루는 복귀 후 보고서를 쓰는데 다 썼다. 리더의 명령대로 말을 맞춰 보고서의 절반은 거짓말이었기에 머리를 쥐여 짜면서 써야 했다.

이게 휴가인지도 모르겠다.

더 무서운 것은 오늘부터 출근을 해야 한다. 시체처럼 아침에 일어나 회의실로 갔다.

리더는 벌써 단상 앞에 나와 있었다.


“자 다들 왔나? 나갔다 온 사람들은 오늘 저녁까지 보고서 내라. 지금 쓰지는 말고.”

“합!”

“자 다음 작전 브리핑을 시작하지. 내가 말한 대로 보고서를 썼겠지? 우리는 이번 작전에서 평범하게 파밍만 하고 온 거야. 그래야 본부 몰래 우리만의 작전을 준비할 여유가 생겨.”


리더가 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메이슨이 손을 들었다.


“리더. 저는 리더와 오래 일했지만 사실 이번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희의 주 임무는 파밍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평소의 리더답지가 않습니다.”

“내가 먼저 물어보지. 너희는 우리 돔이 부서지고 나면 바스크에 후속 대책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의 돔이 이번 출정에서 알게 된 8번 돔과 8 자 회담의 행태를 보고도 새로운 돔을 짓거나 할 시간이 있을 것 같나?”

“⋯”


다들 아무 말이 없었다.

위기를 느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라는 것을 리더는 알고 있었다.


“나는 절대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추측이지만 바스크 본부에서도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나와 똑같이 생각했겠지. 시간이 없는 걸 알기에 8번 돔으로 검증이 된 바스크들을 보내기 시작한 거고. 그나마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니까.”


신병 교육 때 카터 조교가 했던 돔을 짓는다는 말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아니,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2가지이다. 첫 번째로 8자 회담에 대한 정보 수집 및 그들의 계획을 사전에 차단하고 필요하다면 죽이는 것. 두 번째는 8번 돔의 계획을 차단하는 것. 둘 다 8이 문제군⋯ 크흠 어쨌든 이번 작전은 양방향으로 동시에 진행한다.”


밀이 물었다.


“계획은요?”

“자 우선적으로 두 팀으로 나눈다. 우리 9번 돔에서 활동하는 팀과 8번 돔에서 활동하는 팀으로. 대충 어떻게 나눌지 예상이 가지?”


당연하게도 돔 내에서 활동할 팀은 생존으로 표기가 된 카노, 밀, 리더로 나눠지겠다고 생각했다.

앞에 화면이 띄워진다. 예상과 같다.

다만 예상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면 8번 돔으로 가게 될 팀에서 리더가 나라는 점이었다.


“자 8번 돔 작전의 리더는 파이스 너다. 메이슨은 빠른 행동과 믿을만한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계획을 짜고 적절한 판단을 하는 데에는 서툴러.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파이스를 잘 따르도록”


메이슨을 보았다. 섭섭해 보이기는커녕 귀찮을 일이 없어져서 좋은 건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나는 이런 작전을 세우는 것이 처음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짜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이 리더가 내게 말을 걸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 포로한테 받은 정보를 가지고 세이프하우스에서 시작하면 될 거야. 거기 너희를 도와줄 조력자들도 있을 거고. 물론 구체적인 것들은 파이스 네가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합”

"8번 돔 팀은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바로 나가서 조금 아쉽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이번에 노획한 무전기는 꼭 챙기고, 팀 간에 전할 말이 있으면 무역상을 통해라. 드디어 우리 팀도 무전기가 생겼다. 잘 활용하도록. 주파수 채널은 이 자리에서 정하고 간다. 또한 이번에는 특별히 자동소총을 요청해 두었으니 브리핑이 끝나면 기초 정비정도는 숙지해 두도록. K-2라는 이름의 소총이다."

“8번 돔으로는 어떻게 들어가나요?”

“원래는 무역상에 뇌물을 조금 주고 호위용병처럼 들어갔는데 요즘 감시가 상당해졌다고 들었다. 그 방법으로는 이제는 오래 머무르지도 못하고. 다행인 점은 이번에 다른 루트를 안내해 줄 조력자가 곧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니 그 사람한테 디테일한 방법을 물어보도록”


복도에서 구두소리가 들린다.


“음 왔나 보군! 들어와!”


문이 열리고 온 사람은 미야였다. 예상외의 인물에 당황했다.


“반갑습니다 거스트님. 델타급 바스크 미야, 이번 작전에 협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좋아 전혀 마주칠 일 없을 것 같은 팀이 합동 작전을 하는군. 어쨌거나 영광이네. 8번 돔 진입 브리핑을 간략하게 해 주게나”

“합. 8번 돔은 지난달부터 강력한 신원 확인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현재는 증명서류나 특정 사유가 없으면 돔에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저희는 이런 상황에 맞추어 8번 돔에 회사를 하나 세워두었습니다. 저희는 그 회사의 직원으로 들어갈 겁니다. 신원은 회사에서 보증하고 조금 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게 될 겁니다. 다만 그 회사가⋯ 용병들의 유가족들을 위한 시체회수 회사입니다.”

“에?”

“고객의 요청에 맞춘 시체를 들고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8번 돔에서 가짜 회수 요청을 할 것이고 시체는 부패되어 신원을 알아볼 수도 없으니 아무 시체나 들고 오면 됩니다. 브리핑은 이상입니다.”


바스크들은 정말 무슨 방법이든지 사용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리더가 미야에 이어 말을 이어나갔다.


“좋아. 작전은 바로 내일부터 진행된다. 파이스팀은 바로 내일 나갈 준비를 하도록. 바스켓은 두고가. 거기 8번 돔 세이프 하우스에도 바스켓은 많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합”

“아!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군. 이번 작전명은 [기생충]이다. 다들 본 작전을 한 달 내에 끝내고 다음 파밍 준비까지 해야 하니 서둘러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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