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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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황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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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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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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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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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백수는 눈빛만으로 사람을 찢음

DUMMY


“박재영 녀석, 엄청 들뜬 목소리였지.”


나는 전화를 끊으며 웃었다.


‘미관부에서 일한다고 말을 해둘 걸 그랬나.’


나 ‘조종인’.

F급으로 등록된 이중 신분.

얼마 전 미관부 소속 공무직이 됐다.

송 팀장이 만들어준 신분.


─ 거액 거래 내용 입증이랑 행적 알리바이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헌터 보조 공무직으로 해뒀습니다. F급들이 많이 하거든요.


이제 나가서 ‘너 요즘 돈 좀 벌었나 보다?’ 하면 대답할 말이 생겼다.

박재영한테도 다음에 얘기해야지.


“그럼 가볼까?”


나는 언제나처럼 은둔의 안경을 썼다.

오늘도 미궁행.

그리고.


“처음으로 가는 세 명 파티다, 삐릭~!”


블랙베일과 같이 이동하는 날.

블랙베일은 자체 스텔스 기능이 있어서 딱히 변장을 시키거나 숨길 필요가 없다.


“그런 모습으로 변장해야 한다니. 꼴이 우습군, 골드 타이탄.”

“······삑.”


어쩔티비.


리빅이 녀석.

블랙베일의 도발을 아예 무시한다.

약속대로 몸싸움을 하진 않는데.

틈만 나면 말로 투닥투닥.


‘저 둘 데리고 미궁에 가도 괜찮겠지?’


걱정스러운 미궁행이었다.



* * *



호출을 위해 들어간 1층.

역시나 사람이 없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슬라임이 바글바글.


타이탄이 둘이 되어서 번거로운 건.


“부름에 답하라, 골드 타이탄!”

“부름에 답하라, 블랙 타이탄!”


이 지랄을 두 번이나 해야 한다는 것.

그래도 이제 이 짓도 익숙해졌다.

이제 남들 앞에서도 할 수 있을 듯.


“온 김에 슬라임이나 파밍하고 가자.”


기왕 온 1층.

재영이가 요즘 공장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회전교반솥도 몇 개 더 주문을 넣은 거 같고.

추가로 보낼 슬라임액을 좀 더 모으기로 했다.


나와 리빅이는 언제나처럼 슬라임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막대기 휘두르며 헉헉 대던 옛날은 잊어라!


삐슈슝-!

샤샤샥!


한 방에 세 마리도 골로 보낸다.

그럼 블랙베일은?


쀽! 쀼뷱! 쀼직!


슬라임들이 알아서 핵이 깨져 녹아내린다.

얼핏 보면 자기 혼자 알아서 죽는 것 같은 광경.


“엄청난 속도잖아?”


아직 회복 중이라 마나를 아낀다고 유아기 모드인데도.

날카로운 칼날을 들고 빠른 스피드로 슬라임 사이를 종횡무진.

쌍검을 들고 지나가는 곳마다 슬라임들이 썰려 나간다.


“스텔스 기능만 있는 줄 알았는데.”

“블랙 타이탄의 속도는 타이탄 중에서도 손꼽힌다, 삐릭.”


그러다 보니 10분도 안 걸려 이 일대가 초토화됐다.

모은 슬라임액은 무려 10톤.


“이, 이 정도면 당분간은 걱정 없겠다.”


설비가 못 따라갈 것 같으니 적당히 하기로 하고.


“블랙베일도 층수 등록해야지.”


블랙베일을 데리고 워프 포인트 순회를 돌았다.

블랙베일 혼자서도 층수 이동이 자유로우려면 필수.

중간중간 다른 저레벨 헌터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엮이기 전에 질주화로 빨리 튀었다.


그렇게 21층에 도착했을 즘.


“여기서 마침 하려던 게 있었지.”


블랙베일을 챙기느라 잠깐 미뤄뒀던 한 가지.


“샤마탄이 주고 간 아이템을 쓸 때가 됐다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29층 보스몹 샤마탄의 아이템 하나.


─────────

[포획의 램프](전설)

- 몬스터를 포획할 수 있는 램프

(*단, 100마리 이상 사냥한 기록이 있어야 포획 가능)

- 한 번 램프에 포획된 몬스터는 평생 램프 주인의 명령을 따름

- 포획 몬스터 수: 0/5

-포획 방법: 램프 입구를 원하는 몬스터를 향한 뒤 램프를 문지른다.

─────────


무려 몬스터 테이밍 아이템이다.


“샌드 슬라임에게 마석을 먹이면 더 커다란 마석을 얻을 수 있다고 했지.”


마치 진주를 만드는 진주조개처럼.

샌드 슬라임의 몸속에서 마석은 점점 더 크게 자라난다.

그런 슬라임을 포획할 수 있게 된 셈.


“다섯 마리까지밖에 못 잡네.”


수를 더 늘릴 수 없는 건 아쉽지만, 마석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니까.


삐슝.

샤샤샥!

서걱.


샌드 슬라임은 아직 100마리까지 잡지 않았으므로 처치 횟수를 채우고.


[샌드 슬라임 처치 :100]


멀리 모래 둔덕 아래로 지나가는 샌드 슬라임을 발견.

램프를 꺼내 슬라임에게 향하고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쏘오오옥-!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저절로 램프로 들어오는 슬라임.


[샌드 슬라임을 잡았다!]


- 포획 몬스터 수: 1/5


몬스터를 꺼낼 땐 램프 문지르기.

뽀독뽀독.

샤마탄을 꺼낼 때처럼 문지르자 튀어나오는 샌드 슬라임.

포획된 몬스터라 그런가?

공격성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친화적.


“퓨링?”


샌드 슬라임에게 1g짜리 마석을 내밀자 스스슥, 모래 같은 몸통 속으로 들어가 마석을 품는다.


포획하고 자세히 보니 좀 귀엽네.

보들보들한 모래로 이뤄진 만득이 같기도 하고.


“좋아, 이대로 나머지도 포획하자.”


쏘옥, 쏙, 쏘옥, 쏘오옥-!


총 다섯 마리 샌드 슬라임을 순식간에 포획.

마석도 잘 먹였다.


이제 남은 숙제는.


“오늘도 끝까지 가보자.”


41층.

미루지 않고 간다.



* * *



헌터 콜로서스.

에이펙스 코퍼레이션 소속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유명 헌터다.

에코의 최심층 공략을 담당.

현재 골든 가디언보단 2층 얕은 74층 공략 중이다.

약 한 달 전 공략 실패 후 잠시 휴식기 중.


그 사이 S급 승급 심사를 봤으나.


“내가 어떻게 아직도 A급이냐고!”


세상이 그의 가치를 몰라준다.

우리나라에 있는 S급들.

딱 봐도 그와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


“내가 에이펙스보다 못해? 못한 게 뭐가 있냐고!”


에코의 길드장 에이펙스.

고작 예지능력.

공격형 스킬도 없다.

돈 많아서 템빨로 조지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쫄려서 최심층 공략에 직접 뛰어들진 않는다.


그런데 에이펙스는 몇 년 전 S급으로 등급 향상을 받았다.


“미궁 심층 맛도 못 본 새끼한테 S급 주는 게 공평한 거냐?”


국가와 세계에 이바지한 게 커서 S급?

그 능력이 여타 다른 S급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서 S급?


“씨발, S급을 돈 주고 산 거지······!”


국제헌터연맹도 돈 앞에 장사 없다.

유전S급, 무전F급.


인터넷에도 ‘콜로서스’보다 ‘에이펙스’에 대한 얘기가 더 많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은 새끼가.”


솔직히 에이펙스.

마음에 안 든다.

돈만 많고 뻔뻔하게 생겨서.

젊은 놈이 세계 유명 인사 만난다고 바쁜 척.

자기가 세계 경제 먹여 살리는 척.

책상 앞에 앉아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없으면서 재수 없다.


‘다이어수저 물고 태어난 새끼가 뭐 대단하다고.’


근데 왜 에코에 가입했냐고?

돈을 많이 주니까.

아니. 많이 주는 것도 아니지.

이 정도 되는 베테랑 A급으로서 그 정도 받는 게 당연하지.

그저 그의 체급과 수준을 감당할 수 있는 길드가 에코밖에 없어서다.


메날두 영입 팀은 메날두 걸맞는 연봉과 이적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법.

메날두가 코딱지만 한 돈 받고 K리그에서 뛸 수는 없지 않나.


그때 재수 없게 에이펙스에게서 온 톡.


- 콜로서스. 왜 오늘 균열 처리 콜 무시하고 안 갔습니까?


씨발.

내가 B급들이 뛰는 균열까지 막으러 다녀야 해?

눌러보지 않고 미리보기로만 읽는데.


- 요즘 균열 발생 잦으니 미궁 휴식 기간에만이라도 협조해달라고 했을 텐데요.


이 새끼, 또 지가 위인 줄 알고 입 턴다.


- 얼마 전 용산 몬스터 사건 때문에 전 국민이 균열에 예민한 거 아시지 않습니까?


어쩌라고.

그때 제대로 못 막은 골든 가디언이 문제 아니야?

왜 그 불똥이 나한테까지 튀고 지랄이야.


재수 없어서 핸드폰을 덮어버리고 텔레비전을 켰다.

그랬더니.


─ 순혈 S급 캡틴이 바로 어제 40층 대에 돌입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캡틴의 미궁 공략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가각성감관총국 리웨이 국장은 한국이 캡틴의 미궁 공략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멈추고 전심전력을 쏟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고 기만하고 있다며 비난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저 자식 얘기다.

타고난 S급.

기자들도 순혈 S급 얘기라면 조회수가 터지니까 마구 기사를 쏟아낸다.

일주일 조금 지났는데도 지긋지긋할 지경.

궁금하지도 않은 얘길 자꾸 한다.


“하, 아직 40층짜리는 S급이고, 최심층에 있는 난 A급이고?”


저 S급이 나라를 위해 한 게 뭐가 있다고?

카림 하나 어쩌다 잡은 거 하나?

골든 가디언이 멍청하게 못 막은 균열 수습한 거 하나?


“S급 띄워주기도 적당히 해야지.”


그가 74층에 돌입했을 때는 어땠나.

헌터 관련 뉴스에 한 줄 언급하고 끝.

근데 저 자식은 40층 좀 갔다고 전 세계가 난리.

똥만 싸도 박수받는 강아지도 아니고.


배알이 꼴린다.

빡쳐서 잠을 못 잔다.


“그래봤자 레벨도 내 반타작도 안 될 텐데.”


세상은 알 필요가 있었다.

콜로서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순혈 S급이라고 추앙하는 저 새끼가 얼마나 별것 아닌지.


쾅!

맥주 피쳐 한 병을 원샷 때린 뒤.


“40층 대라고 했지?”


──────────

[미궁에 입장하시겠습니까?]

- 필요 마나: 20

*현재 입장 가능 최심층은 73층입니다.

(74층 재입장 대기시간: 3일 11시간 52분)

──────────


41층으로, 입장한다.



* * *



40층대는 뜨거운 열기에 살이 녹아버릴 것 같은 화산지대였다.

마그마와 간헐천.

화산탄과 부풀어 오르는 용암 거품.

방열 아이템 없이 공략 불가.

그 탓에 저레벨 헌터들은 공략 준비에 꽤 오래 걸린다.


하지만 내겐?

‘수호의 기도문’이 있지.

온도 관련 상태 이상 무효화.

더위와 화상은 문제없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열쇠를 찾아볼까?”

“층계참 열쇠를 찾는가, 은인?”

“물론이지.”

“내게 맡겨라.”


[블랙베일이 감각 공유를 요청하였습니다.]


응? 갑자기?


“열쇠를 찾는 데엔 내 시야가 저 골드 타이탄의 시야보다 나을 것이다.”


경쟁하듯 리빅이를 노려보는 블랙베일.


“리빅이도 시력 좋던데?”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각을 보여주지.”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일단 공유를 허락했는데.


‘이게······ 블랙베일이 보는 세상?’


정말로 차원이 다르잖아?

세계가 3D모델링되어 보인다.

심지어 벽 너머에 누가 있는지도 얼추 파악된다.

마치 액션 게임에서 잠입 모드를 켜면 벽 뒤에 움직이는 적의 실루엣이 보이는, 그 느낌이랄까?

이건 시각 그 이상의 경지.


“블랙 타이탄은 마나의 흐름을 동시에 파악해서 주변 구조를 전체적으로 확인한다.”


1만 년간 퀀텀 은하를 지배했다더니.

그럴 만하네.

물론, 리빅이처럼 아예 먼 곳까지 다 보이는 건 아니다.

장애물 너머 구조까지 파악되는 범위.

약 반경 10m.

그 이외에는 구조 너머의 것까지 파악되진 않는다.

리빅이처럼 시야가 또렷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타이탄들은 대단하구나.”


주변 구조를 볼 수 있으니 열쇠 찾기란 훨씬 쉬울 것.


“좋아. 가보자고!”


41층 열쇠 찾기 돌입.

파이어리자드, 마그마 슬라임, 화산달팽이.

보이는 대로 사냥하며 서식처를 찾았다.


그렇게 세 시간쯤 지나.

계곡 안쪽 파이어리자드의 서식처를 헤집는데.


[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은인.]


갑자기 뜨는 블랙베일의 경고.

사냥에 정신 팔려 몰랐는데, 계곡 위쪽에 한 사람이 있다.

바위 뒤에 있어서 실루엣으로밖에 안 보인다.


그리고.


“피해라, 삐릭!”


말그대로 날벼락!


콰아앙-!


‘씨발!?’


머리 위로 내리 찍히는 묵직한 덩어리.

우드드득!

주변의 땅이 갈라지며 바위가 거칠게 솟았다.

만약 타이탄들의 경고가 아니었으면 못 피했을 거다.

‘강심장’ 덕에 심장은 평온하다만.


‘다짜고짜 공격이라니.’


설마 또 중국? 아니면 다른 나라?

의심하며 상대를 확인하는데.


어라?

아는 얼굴이다.

뉴스랑 각갤에서 많이 본 얼굴.

그만큼 유명한 헌터다.


에코 소속의 콜로서스.

에코 최심층 공략 파티 일원.

‘신체 강화’ 능력을 가진 A급 헌터다.


근데 왜 날 찾아왔지?

혹시 에코 가입 권유를 위해서?


“확실히 어중이떠중이는 아닌가 보군.”


콜로서스가 뜨거운 열기에 달궈진 워해머를 들어 올렸다.


“무슨 일로 절 찾아오셨죠?”

“네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다.”


가르침은 무슨 가르침?


“진짜 S급이 뭔지 가르쳐주마.”


꽈드득.

주먹을 푸는 콜로서스.


문득 각갤에서 봤던 콜로서스 썰이 떠올랐다.


─ 에코 최심층 공략팀에 분탕러 하나 있다는데 그거 ㅋㄹㅅㅅ임?

─ 술자리에서 자기보다 낮은 헌터들 데리고 훈계질임. S급 되고 싶어서 부들대는 거 볼 땐 개꿀잼이긴 함ㅋㅋㅋ

─ 그런데도 그 새끼 A급 고렙이라고 똥꼬 빠는 콜풍대 새끼들 널렸다


얼마 전에 S급 승급 심사 떨어졌단 얘기도 본 거 같기도 하고.

설마 그 불똥이 나한테 튄 건가.


“자, 잠깐······!”


대화를 요청할 겨를도 없이 내리쳐지는 망치.

그런데.


[저런 우주 찌꺼기는 내게 맡겨라, 은인.]


슈욱-깡!


거대한 워해머의 궤도가 뒤틀리고.

엉뚱한 곳을 내리치는 워해머.


[어리석은 자의 말로를 보여주지.]



* * *



콜로서스는 캡틴을 쉽게 찾았다.

41층에 오자마자 헨젤과 그레텔이 던져놓은 빵조각처럼 널린 몬스터 사체.

그 뒤를 따라오니 캡틴이 있었다.


‘본때를 보여주지.’


첫 번째 공격은 피했지만, 그건 전력이 아니었다.


“진짜 S급이 뭔지 가르쳐주마.”


힘껏 휘두른 워해머.

이 워해머도 전설급 아이템.

골렘 정도는 한 방에 찌부러트릴 수 있다.

그런데.


슈욱- 깡!


무언가에 부딪친 듯 뒤틀린 워해머.


콰앙-!


내리친 자리에 바위가 갈라지며 묻혀 있던 마그마가 튀었다.


‘방금은 뭐였지?’


캡틴은 가만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워해머가 떨어지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을 뿐.

그런데.


파앙-!


다시금 강력한 힘이 워해머를 치며 옆으로 날려 보냈다.


멀리 주상절리 절벽에 처박히는 망치.


“!?”


이건 설마, 염동력?


‘소환계라더니 염동력도 가진 건가? 아니면 염동력을 가진 소환수?’


아직 캡틴의 진짜 능력에 대해 공개된 건 없다.

그저 저 고슴도치 모양의 소환체가 알려졌을 뿐.


“염동력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제법이군.”


예상치 못한 힘에 잠깐 당황하긴 했지만 괜찮다.


스윽! 척!


팔을 뻗자 주상절리대에 박혀 있던 워해머가 손으로 돌아온다.

이게 바로 전설템의 위력.


‘염동력 따위.’


고작 이런 걸로 쫄 콜로서스가 아니었다.

지금껏 저런 놈 한두 번 만나본 것도 아니고.


“죽음을 각오해라!”


부웅-!

깡!


이번에도 간단하게 막히는 공격.

콜로서스는 굴하지 않고 비처럼 공격을 퍼부었다.


부웅-! 깡! 챙! 콰아아앙-!

우드드득! 깡!


‘공격이 안 먹혀?’


빈틈을 노린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중간에 워해머 사이에 섞은 비도와 특수 아이템도 쉽게 막아내는 캡틴.


더 놀라운 것은 캡틴은 처음 자리에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

그는 미동도 없이 몬스터의 사체 사이에서 군림하듯 서 있었다.

마치 그를 상대하는데 움직이는 것조차 사치스럽다는 듯이.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눈속임일 거다. 파훼법이 분명······!’


콜로서스가 워해머를 바투 움켜쥐는데.


“갈가리 찢겨 먼지가 되어라, 나약한 인간이여.”


섬찟.

서늘한 악마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쳤다.

마치 그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섬뜩한 목소리.


‘분명 캡틴은 저기 서 있는데 이 목소리는 대체······?’


모골이 송연해지는 그때.


석서걱!


그의 가슴에 X자 자상이 생기며 피가 튀었다.


“크허헉!”


신체 강화로 단단해진 피부를 가르는 날카로운 공격.

깊은 자상에 콜로서스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마, 말도 안 돼······. 고작 눈빛만으로······ 나를······!’


간만에 느끼는 생생한 고통.

그리고 압도적인 공포.


이게, 격의 차이인가······!


털썩.


콜로서스의 몸뚱어리가 뜨거운 바닥 위로 고꾸라졌다.


순혈 S급, 캡틴.

손가락 하나 까딱도 하지 않고.

A급 헌터 콜로서스에게 패배를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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