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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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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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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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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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6)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3

C.6 - 주와이외즈(6)



-쾅, 콰쾅, 쾅!


"꺄앗-!"


헥토르가 오러를 세긴 검으로 래브도느의 기둥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타격당한 기둥은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울림을 토해냈다.


-서걱


곧 버티지 못한 기둥이 스산한 소리와 함께 반으로 갈라졌다.

사라진 기둥 위로 당황한 표정의 래브도느가 모습을 드러냈다.


"꺄, 꺄앗···!"


래브도느는 즉시 손을 들어 항복하려 했지만.

헥토르는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위험한 녀석이다. 적어도 한동안 검을 들지 못하게 공포를 새겨주마.'


헥토르는 다른 이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순간 전력으로 래브도느에게 달려들었다.


-스걱


헥토르의 검이 래브도느의 인영을 갈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위화감을 느낀 헥토르가 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를 노리고 날아든 단검 하나가 바닥을 뚫고 날아와 박혔다.


'그 형씨인가···. 참으로 절묘한 솜씨로군. 단 한수로 집중력을 흩트려놓다니.'


단검을 피해낸 헥토르가 자신이 베어낸 래브도느를 확인했다.

그 자리에는 래브도느의 옷자락만이 잘려 나풀대고 있었다.


'젠장, 마지막까지 체면만 구기게 됬군.'


납검하고 물러선 헥토르는 고개를 돌려 김한을 바라보았다.

그가 래브도느를 베어냈다고 생각했던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김한이 그녀를 안아 들고 있었다.


김한이 싸늘한 눈빛으로 헥토르를 바라보았다.


"그저 가르침을 위한 대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짓궂으십니다."

"대련을 하다 보면 조금 격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법이지."


헥토르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 해 보였다.

김한은 래브도느를 내려보며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래브, 괜찮으십니까?"

"···."


래브도느는 말없이 김한의 목덜미를 꼭 껴안고 가슴에 고개를 기댄 채 옅은 숨소리만 내뱉고 있었다.


'첫 실전에서 오러를 통한 검격을 상대해야만 했으니, 역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 헥토르에게 이 빚을 갚아주어야 겠구나.'


생각을 정리한 김한이 래브도느를 내려주고 헥토르를 상대하려 했으나 김한의 목덜미를 감싸 쥔 래브의 손깍지는 풀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김한이 그녀를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내리자.


'가, 가가가가까워···!' 


"래브···?"

"서, 서방님··· 아, 아니. 오빠! 김한 오빠 저, 저, 저저저는 괜찮아욧!"


-탓


그재서야 김한의 구속을 풀어준 래브도느는 새빨개진 얼굴로 도망치듯 그녀들이 있는 자리로 숨어들었다.


"후후, 래브야 제법 용기를 내었구나."

"살다언니···."


살다는 그저 부드럽게 래브도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김한은 잠시 한숨을 내쉬며 래브도느가 문제없음을 확인한 뒤.


다시 헥토르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김한이 서늘한 목소리로 읇었다.


"혹시 다음 대련을 진행함에 문제가 있으신지요."

"문제없네. 바로 시작하지."


김한과 헥토르가 마주 섰다.

그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멀찍이 떨어져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이안은 감탄을 내뱉었다.


'그의 말도 안 되는 회피법의 비밀이 바로 저것이었군! 자기 몸을 순간적으로 그림자 속에 집어넣다니···? 대체 저게 무슨 원리로 가능한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형씨는 저 기술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전투 양상을 뒤집어 왔을 것이 분명해···! 이건 교황청의 기록원에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정보다.'


이안의 눈빛이 김한에게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 가운데 김한과 헥토르의 대련이 시작되었다.


헥토르는 오늘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래브도느를 놓친 것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헥토르가 저돌적인 선공을 취해왔다.


-쎄에엑!


오러가 담긴 검신이 날카로운 예기를 뿜어내며 김한의 전신을 난도질해 왔다.


-콰카카카, 파칭


김한은 평소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공세를 받아주며 헥토르와 난타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익숙한 날붙이>의 랭크업 효과가 기사단장 급의 인물에게 통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김한이 적극적으로 자신과 검을 맞부딪혀 오자 헥토르의 자존심에 더욱 불이 붙었다.


헥토르는 김한이 자신을 농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파이터라기보다는 암살자로 단련된 신체다. 그런데도 나와 정면으로 맞부딪혀 오다니. 놈은 나를 무시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한이 자신에게 결코 밀리지 않자.

헥토르는 점차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의 수하 기사단원들에게 지적하던 실수를 자신이 범하기 시작했다.


—이 멍청한 새끼야! 시야를 넓게 가지란 말이야! 그러다 눈먼 화살에 맞아 죽기 딱 좋지. 내가 네 부모님께 미리 전사 통지서라도 보내줄까? 앙?


-푸슛!


김한이 순간 거리를 벌리며 던진 단검이 헥토르의 허벅다리에 박혔다.

헥토르는 기합을 지른 뒤 단검을 빼내 내던지며 돌격했다.


—아니, 그렇게 멍청한 돌격을 누가 받아주기라도 한대? 누가 보면 네 눈깔에 차안대라도 붙여놓은 줄 알겠다. 언제든지 도망치는 상대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상대방의 발을 똑바로 보란 말이다!


-빠각!


몸에 오러를 두른 채 자신의 힘을 믿고 저돌적인 돌격을 감행한 헥토르를 김한은 가볍게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 피해버리며 헥토르의 허벅다리를 베어 넘겼다.


—이런 멍청한 새끼! 적의 공격을 끝까지 보란 말이다! 마지막까지 적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최후에 순간, 단 한 번에 적의 숨통을 끊어 낼 수 있어야 주와이외즈의 기사라 할 수 있는 거다! 알겠나?


-뿌드득!


순간 몸의 균형을 무시한 헥토르가 성급하게 몸을 돌리며 검을 내던지듯 내질렀다.


밸런스가 무너진 공격은 김한에게 닿지 않았다.

공격을 피해낸 김한의 오른발이 뱀과 같이 휘어지더니.


헥토르의 갈비뼈를 그대로 파고들며 간장을 직격했다.

순간, 자율 신경계가 무너진 헥토르가 꼴사납게 바닥을 굴렀다.


"커, 커헙."

"대, 대장···."


멀리서 수하들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자기 대장을 살폈다.

김한은 대련의 끝을 고하며 의관을 정제했다.


"흥미로운 대련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를 또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김한이 돌아서자 헥토르의 수하들이 쭈뼛거리며 다가오더니.


리타에게 회복 받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제 대장을 업어들고는 의무실로 사라졌다.


돌아오는 김한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안이 투정에 가까운 목소리로 환영했다.


"형씨··· 형씨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로군."


김한은 그저 싱긋 웃어준 후 살다와 래브도느 쪽으로 다가가 그녀들을 살폈다.


"한아, 네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이 느껴지는구나. 본녀는 네 성장이 만족스럽다."

"오빠, 저도 언젠가는 오빠처럼 될 수 있을까요?"

"으, 주와이외즈의 기사단장을 어린아이 다루듯 가지고 놀다니. 누가 당신을 그저 드라코 컴퍼니의 사무직원으로 생각할까요."


살다, 래브도느, 리타가 각자의 감상을 내놓는 가운데 김한은 그저 래브도느를 바라보며 헥토르를 상대한 감상을 물었다.


"래브, 헥토르를 상대해 본 기분이 어떻습니까?"

"후, 정말 무서웠어요. 하지만 오빠가 저를 뒤에서 지켜주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더 이상 두렵지 않았어요."


래브도느는 신실한 신도가 제 주인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김한을 올려 보았다.


김한은 그저 쓰게 웃은 뒤.

래브도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김한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래브도느의 꼬리가 격하게 흔들렸다.



* * *



주와이외즈 공작가, 라시타 성교회.

예배당, 고해성사실


받아줄 이 하나 없는 빈 고해성사실에서 작은 흐느낌과 함께 끊임없이 속죄의 기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라시타시여 부디 저를 긍휼히 여기시며 은혜를 베푸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자와 진실이 풍성하시오니, 내게로 돌이키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당신의 종에게 힘을 주시고 당신의 종을 구원하소서···."


가주의 명에 따라 성녀 일행을 맞이한 블루제미라는 곧바로 고해성사실에 틀어박혀 라시타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대체, 어째서··· 나는 그저 아버지와 오라버니에게 인정받고 싶었을 뿐인데···! 어째서, 어째서!! 라시타시여 저를 인도하소서 배회하는 어린양을 구원하소서···!"


그녀의 마음이 끝없는 나락으로 침식하는 가운데 그녀의 밑바닥부터 그녀를 둘러싼 어두운 기운이 점차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블루제미라가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그 어두운 기운은 블루제미라의 발목을 타고 올라가 그녀의 옅게 떨리는 어깨에 도달했다.


간절히 부르짖는 그녀의 귓가로 가래 끓는 듯한 목소리가 스산히 속삭였다.


"아이야 길을 헤매고 있구나. 무엇이 너를 괴롭게 하느냐?"

"···?"


흠칫 놀란 블루제미라가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그녀의 두 눈에는 그저 자신을 둘러싼 어둠만이 함께했다.


하지만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이 유황 냄새는 이곳에 있는 것이 그녀만이 아님을 강하게 알려왔다.


두려움 가득한 몸짓으로 블루제미라가 물어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너를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구원해 줄 천사란다."


"주와이외즈는 대대로 성검을 수호하는 라시타의 선택받은 가문이며 저는 성검의 계승자입니다. 그런 저에게 자신을 천사라 소명하시는 분께서 이곳이 지옥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너는 고개를 들어 그들의 행태를 보아라. 네 아비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너를 아들이라 부르며 네 오라비는 음심을 품고 너의 육체를 탐하려 했다. 진실로 말하노니 너는 주와이외즈가 라시타의 선택을 받았다 말할 수 있겠느냐?"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공허한 목소리에 순간 블루제미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블루제미라는 급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주와이외즈를 변호했다.


"하지만 대대로 주와이외즈는 성검의 수호자로서···."

"아이야, 아이야. 이 불쌍한 아이야. 너는 네가 어째서 주와이외즈에게 선택받게 되었는지 아직도 모른 채 할 셈이더냐?"


"그, 그건···."


그와 동시에 블루제미라를 감싼 어둠이 더욱 깊어지며 마지 그녀를 삼키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임과 동시에.


-쾅!


순간 예배당 문이 벌컥 열리더니.

누군가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예배당에 침입한 누군가는 고해성사실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듯 자신의 예장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라시타시여 저희를 구원하소서!"


성녀 리타의 손에는 라시타를 상징하는 금빛 예장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리타의 외침과 함께 금빛 예장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불쌍하고 가여운 아이야. 우리의 은밀한 만남에 사악한 방해꾼이 끼어들었구나. 하지만 잊지 말거라. 네가 진정으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은 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곳이 아님을···."


그 어두운 기운은 마지막 순간까지 블루제미라 귓가에 속삭였다.


잠시 후.


"후,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어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성녀가.


그저, '괜찮아요?'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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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C.6 - 주와이외즈(11) 24.08.06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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