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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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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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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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 - 레드독(2)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23

C.5 - 레드독(2)



철창 안에 드라코 컴퍼니 노조원들이 갇혀 있었다.

그들은 앞다투어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인지··· 저는 그저 이용당한 겁니다. 이용당한 거라구요!"

"저는 기억을 잃었을 뿐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저 그렇게 되어있었습니다···."

"라이오네님, 라이오네님! 이쪽을 봐주십시오. 저 하쿠나입니다. 부디 자비를!"


라이오네는 냉담한 표정으로 노조원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김한이 다가서자 라이오네는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후우, 잠시 이곳에 레드독이 섞여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음, 이것은 제 예감일 뿐입니다만, 아쉽게도 이곳에 있는 자들 중 레드독은 없는 것 같습니다."


'퀘스트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내 예감이 맞다면 레드독은 말레우스와 동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김한이 이렇게 생각한 것은 드라코 컴퍼니아를 떠나기 전에 어렴풋이 느꼈던 감각이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설마, 내가 자기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인가? 대체, 무슨 수로? 퀘스트 종료 시각 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었어. 분명 무슨 이유에선가 레드독이 심경의 변화가 있어 계획이 변경되었다고 봐야 한다.'


김한은 잠시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고민했다.


'내가 레드독에 대해 주의를 준 것은 라이오네 뿐이다. 물론 라이오네 또한 자신의 측근에게 귀띔해 주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측근 가운데 레드독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라이오네 정도의 격을 가진 자가 그 정도도 꿰뚫어 보지 못할 리가 없어.'


김한은 레드독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계획을 바꾸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면 아무리 레드독이라 할지라도 정보를 모으고 조합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을 터. 대체 어떤 경로로 어떤 정보를 얻어 결론을 도출했는가.'


김한은 자신이 참여한 페카폴타스 임무를 기점으로 레드독이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했음을 확신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레드독은 나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레드독이 나와 직접 접촉한 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계획을 수정할 이유가···?'


사고의 흐름을 이어가던 김한이 무의식에 가깝게 중얼거렸다.


"시바도기···."

"네? 김한씨 뭐라고 하셨나요?"


라이오네가 기대감이 담긴 눈빛으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혹시 지금 시바도기 과장의 위치를 확인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좋아요. 메이냥, 시바도기 과장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시겠어요?"


라이오네가 주위에 손짓하자.

소리 없이 대기 중이던 메이냥이 끄덕이더니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김한은 초초한 마음으로 메이냥을 기다렸다.


'이런, 안일했다. 나는 레드독이 시바도기를 그저 변수 확인을 위한 정찰 요원으로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약 시바도기가 레드독 본인이었다면···! 제 눈으로 확인한 나를 명백한 위험인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바···!'


순간 모습을 드러낸 메이냥이 시바도기의 위치를 전해왔다.


"지금 시바도기는 요크도기 부장과 함께 경호부 수감실에 갇혀 있습니다."

"시바도기가 요크도기와 함께 갇혀있다고요?"


메이냥의 보고에 라이오네의 눈이 조금 커졌다.



* * *



드라코 컴퍼니에는 무력을 대표하는 세 집단이 있었다.


각각 경호대, 경비대, 타격대로 불리며 하는 일 또한 요인경호, 보안경비, 외부 순찰 및 타격 지원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경호대의 부장과 과장이 동시에 수감되면서 경호대는 큰 혼란에 빠져있었다.


"후, 경호대의 부장과 과장이 동시에 수감된 상황이라니요···."

"어차피 라이오네님께서 강하시니 필요 없는 것들 아닙니까?"


라이오네에 한숨 섞인 탄식에 메이냥이 독설을 퍼부었다.


"메이냥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들은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답니다."

"···."


볼을 부풀린 메이냥은 무언가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굳이 라이오네의 심기를 건드릴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밥이나 축내는 버러지들.'


다만 속으로 씹어 삼킬 뿐이었다.


경호대에 도착한 김한과 라이오네는 빠르게 수감실로 이동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요크도기가 라이오네의 기척에 눈을 뜨며 예를 갖추었다.


"사장님을 좋지 못한 꼴로 뵙게 되어 송구합니다."

"요크도기 당신은 원하신다면 언제든 그곳에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라이오네님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 미천한 늙은이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밝혀질 때까지 이곳에서 정신을 가다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제 노회하여 모든 것이 흐릿해지는 나이가 되었다고는 하나 간밤의 일조차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충에 가까운 일이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함이 옳다 생각합니다."

"고집불통 늙은이."


메이냥의 중얼거림을 들은 요크도기가 잠시 메이냥을 바라보다 부드럽게 조언해주었다.


"메이야 현재 보다시피 경호대의 상태가 심히 좋지 않다. 부디 라이오네님을 잘 부탁한다."

"후,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니, 할배는 몸조리나 잘하고 있으라고···!"


라이오네와 메이냥이 요크도기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김한과 시바도기는 살얼음판과 같은 분위기로 대치를 이어가고 있었다.


먼저 김한은 시바도기의 앞에 서서 시바도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잠시 주춤했던 시바도기의 얼굴이 점차 험악해지기 시작하더니 김한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뭐야, 이 새끼가 설마 나를 비웃으러 온 거냐?"

"흠, 뭔가 좀 이상한데···."


시바도기의 시비를 가볍게 무시한 김한은 여전히 시바도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때 느꼈던 시바도기와 미묘하게 다르다. 퀘스트의 기운은 여전히 느껴지는데. 그때는 최면이 걸려있어서? 지금 이자는 시바도기의 탈을 쓴 레드독인가 아니면 최면술로 레드독의 탈을 쓰게 된 시바도기인가 그것도 아니면···.'


김한의 머리가 복잡해지며 홀로 깊은 심연에 빠질 무렵.

누군가 김한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한아, 시장하지 않느냐. 래브와 내가 간단한 요깃거리를 만들어왔단다."

"사, 사실, 살다언니가 다 만들었지만요···."


살다와 래브가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김한을 찾아왔다.

김한은 잠시 이곳이 경호부의 수감실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으나.

살다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을 찾지 못할 리가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언니?"

"래브가 동생과 같이 여겨지기에 언니라 부르라 하였다."


김한의 얼빠진 표정을 본 살다가 샐쭉한 표정을 짓더니.

김한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심술궂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방긋 웃어 보인 살다가 이번에는 시바도기를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것이 너의 심기를 건드렸느냐? 너의 고민하는 표정이 참으로 보기 안타깝구나 저것의 무엇이 그리 너를 괴롭게 하는지 본녀에게 말해보거라."

"사실은 저자에게 최면이나 암시가 걸려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알아낼 방도가 없어 고민 중이었지요."


김한은 잠시 살다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지 고민했으나.

지금 주변에는 사람이 많았다.


다만 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살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로 했다.

김한의 고민을 들은 살다는 겨우 그런 것으로 고민하고 있었냐는 듯이 김한을 나무랐다.


"한아 내 너의 우수함을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너는 어째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려 하는 것이냐? 혹 너는 너와 함께하는 이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잊은 것이 아니냐?"

"저는 살다님께서 저와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 눈이 부셔 감히 살다님께 그 이상의 것을 청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혹여 저자의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살다는 잠시 키득거리며 김한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말했다.


"한아 본녀가 아스모데우스라는 사실을 잊은 것이냐. 본녀는 서큐버스의 여왕이기도 하다. 인간의 정신에 관여하는 것은 숨 쉬듯이 간단한 일이지."

"어, 어. 자, 잠시만요. 아스모데우스! 그는 현재 죄인 신분이지만 명백히 우리 직원이에요! 함부로 건드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라이오네가 급히 살다를 저지하려 하였으나 살다는 가볍게 무시하며 시바도기를 향해 손을 휘저었다.

순간 무언가 이상을 느낀 시바도기가 자기 머리를 쥐어싸더니 바닥을 대굴대굴 구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아!


라이오네는 심각한 표정으로 살다를 노려보았으나.

살다는 오히려 키득키득 웃으며 라이오네에게 설명했다.


"라이오네야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저 녀석은 잠시 괴롭겠지만 머릿속에 암귀가 들어찬 상태로 점점 미쳐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암귀라고요···?"


라이오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녀로서도 시바도기에게서 정신 지배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정말 기가 막힌 솜씨다. 이건 마법이라기보단 그저 의심이나 망상을 부풀려서 '그 자체로 믿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해야겠구나. 한아 저놈을 저렇게 만든이가 진정 사람이 맞느냐?"

"···레드독이라 불리는 최면술사입니다. 사람을 세뇌하고 조종하는 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살다가 김한의 설명에 눈을 빛내며 답했다.


"지금 저놈의 상태는 서큐버스들이 사람의 꿈에서 음욕을 채우기 위해 음심을 뭉쳐놓은 것과 같은 상태다. 다만 놀라운 것은 레드독이라는 놈의 솜씨를 보니 내 아이들 보다 더 정교하고 교묘하게 다양한 욕망을 조종하는 능력을 타고난 것 같구나."

"그, 그러면 혹시 지금 기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 모두 레드독의 최면에 걸린 상태라는 말인가요?"


라이오네의 다급한 물음에 살다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만약 나머지 놈들이 저기 처박혀 있는 궁상맞은 똥강아지와 같은 상태라면 그다지 걱정할 것은 없다. 약간의 암시를 심어준 뒤 의심을 제어하는 브레이크를 고장 낸 탓에 머리에 과부하가 온 것뿐이니."

"그렇다면 역시 레드독의 최면이 부장급인 요크도기에게까지 먹혔다는 것인데···."


안절부절못하는 라이오네에게 살다가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최면과 세뇌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그 많은 사람을 한순간에 세뇌하는 것은 불가능하니라. 아마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해 온 것이겠지."

"그건 참 다행이네요···."


라이오네가 한숨을 내쉬며 시바도기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시바도기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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