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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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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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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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 - 레드독(1)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22

C.5 - 레드독(1)



김한 일행이 페카폴타스를 탈출한 지도 수일이 지났다.

노곤한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던 우사미 과장의 눈이 반짝였다.


"아, 저기 드디어 보이네요."

"후, 드디어 끝이 보이는군."


진도기 부장은 지진 얼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도기 부장은 페카폴타스에서 탈출한 뒤로 혹시 모를 암습과 추격에 대비하여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 채 본인이 직접 호위를 자청하였다.


김한 또한 저 멀리 드라코 컴퍼니아가 보이기 시작하자 슬쩍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음 생각보다 깔끔한 결과인걸.'


중간중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고는 하나.

단 한명의 피해 없이 고대의 악마 아그니를 암살하고 복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김한이 안심의 미소를 지으려는 순간.


"어, 저게 뭐지 왜 저기에서 연기가···?"


우사미 과장이 멍청한 표정으로 드라코 컴퍼니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알 수 없는 커다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그곳은 드라코 컴퍼니의 핵심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중앙관제센터가 위치한 자리였다.


진도기 부장이 코를 킁킁대더니 금세 화제의 기운을 읽어냈다.


"크릉, 이건 화재의 냄새로군."

"화, 화제라고요? 어, 어? 저기는 저러면 안 되는 곳인데···?!"

"서두르도록 하죠. 먼저 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신형이 순간 마차에 흡수되듯이 가라앉더니.

저 멀리 바위 음영에서 튀어나왔다.


'설마···?'


김한은 자기 생각이 틀렸기를 바라며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라이오네에게 미리 레드독에 대해 경고해 두었으나, 그놈이라면 나조차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사건을 벌여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김한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 * *



"이게, 대체··· 무슨···!"

"으음···."


우사미 과장이 아비규환이 된 드라코 컴퍼니아를 절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우사미 과장을 중심으로 부서진 벽돌조각과 콘크리트를 뚫고 나온 철근 그리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드라코 컴퍼니 직원들이 한데 뭉쳐 있었다.


"어서, 빨리 환자들을 응급실로 이동시키세요!"

"여기 중상자다!"

"젠장, 지원인력이 부족해!"

"히, 힐러, 어디 힐링 마법을 쓸 수 있는 직원 없나요!?"


사방에서 비명 소리와 지원을 요청하는 긴급한 구조요청이 울려 퍼졌다.

우사미 과장 또한 급히 팔을 걷어붙이고 구조작업에 동참하려는데 누군가 급히 다가와 우사미 과장을 불러세웠다.


"우사미 과장! 페카폴타스에서 돌아온 건가!"

"요크도기 부장님···!"


"그래, 진도기 부장은 어디 있나? 급히 상의할 일이 있다네!"

"요크,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건물에 깔린 직원 하나를 구해낸 진도기가 요크도기를 알아보고는 다친 직원을 타격대에 인계하고 급히 달려왔다.

요크도기가 침중한 표정으로 진도기의 물음에 답했다.


"끔찍한 테러 사건이 발생했어. 그 결과 짜르노빌 발전소가 폭발할뻔했으나 라이오네님의 선견지명으로 다행히 막을 수 있었다네 하지만···."

"···?"


요크도기는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울컥하더니.

가까스로 입을 열어 진도기에게 무거운 사실을 전했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의 해동 장치를 조작해 그가 냉동 감옥을 탈출했다네."

"그, 그런. 대체 누가 그런 짓을···? 감시 카메라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것인가?"


진도기의 질문에 요크도기는 잠시 눈을 감았다.

눈을 뜬 요크도기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사실이 튀어나왔다.


"감시 카메라에 잡힌 것은··· 바로 나 요크도기라네···."

"그게, 무슨···?"


그와 동시에 요크도기의 뒤로 감찰부의 직원들이 다가왔다.


"요크도기 부장님. 드라코 컴퍼니 테러 사건 혐의로 긴급 구속 영장이 내려왔습니다."

"그래, 가지."


체념한 표정의 요크도기 부장이 마지막으로 진도기 부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결백하다 생각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지.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사건 당시의 기억이 모호하다네. 그래서 나조차 나를 완벽하게 믿을 수 없어. 그 때문에 구속요청에 동의하기로 했다네. 하지만 진도기, 나는 아직 드라코 컴퍼니 내부에 테러 용의자가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한다네 그렇기에 방금 복귀한 자네에게 이렇게 부탁함세. 부디 내 몫까지 라이오네님과 드라코 컴퍼니아를 지켜주게나."

"···요크, 알겠네."


고개를 푹 숙인 요크도기가 감찰관에게 양손을 내밀었다.

감찰관들은 엄숙하게 고개를 한번 숙여 보이더니.

요크도기의 양손에 수갑을 채운 후 본사로 이동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

"후, 정말 하나도 모르겠네요."


우사미 과장과 진도기 부장이 망연한 모습으로 그저 불타고 있는 관제센터를 바라보았다.



* * *



김한이 불타는 중앙 관제 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위를 살핀 김한은 금세 라이오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쪽부터 수 속성 마법 준비하세요!"

"수 속성 마법 준비!"


건물 바깥에서 라이오네가 자신의 수 속성 마법진을 활성화하며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김한은 라이오네가 마법진을 완성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잠시 후 드라코 컴퍼니아를 가득 메운 비구름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금세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빗방울에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화재가 진압되고 있었다.


때가 되었음을 느낀 김한이 라이오네에게 다가섰다.


"라이오네님 무사하셨군요."

"어, 김한씨? 돌아오셨군요! 후, 하지만 지금은 페카폴타스의 일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답니다. 아, 참. 김한씨가 경고한 대로 짜르노빌 발전소가 공격받았어요. '요크 도기'가 미리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짜르노빌 발전소만큼은 지켜낼 수 있었지만···."


"설마. 말레우스가 풀려난 겁니까?"

"···맞아요. 하지만 사실 말레우스는 제법 신사적으로 탈출한 편이랍니다. 만약 그가 드라코 컴퍼니에 남아 난동을 피웠다면 회사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침울한 표정의 라이오네가 고개를 숙였다.

무언가 부끄러움과 분함이 더해진 표정이었다.


"혹시, 이번 일의 주체가 '드라코 노동조합'인 것입니까?"

"···그런 것까지 알고 있다니, 김한씨에게는 정말 숨길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네요."


한숨을 내쉰 라이오네가 김한을 긍정했다.

하지만, 고개를 모로 꼰 라이오네는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확실한 것은 아니랍니다. 범행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억장애를 호소하고 있으며 말레우스를 비추던 감시 카메라로 확인한 요크 도기 부장은 무언가 이상했으니까요."

"혹시, 레드독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시 한번 김한을 긍정한 라이오네가 답했다.


"그래요. 만약, 레드독이란 작자의 최면술이 드라코 컴퍼니의 부장급 요원에게 통할 정도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한 것 또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저 또한 라이오네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깊게 잠긴 김한의 스산한 눈빛이 말레우스가 탈출한 빛의 길을 따라 이동했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과 레드독이라···.'


드라코 컴퍼니의 금지 구역에서 시작된 거대한 빛의 잔향이 제국을 향해 뻗어 있었다.



* * *



김한 일행이 페카폴타스로 떠난 그날 밤.


"으음, 어떻게 할까요."


어두운 그림자에 하관만을 드러낸 수인족 하나가 자신의 방 안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계속된 궁리에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그의 시선이 방 안에 설치된 보드판에 날아가 꽂혔다.


보드판 중앙에는 김한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김한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선에는 김한과 관련된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엮여있었다.


"신기하네요. 김한이라고 했나요. 어떻게 이렇게 아무것도 읽히지 않을 수가 있나요. 라이오네 조차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한숨을 내쉰 수인족이 다시 한번 방안을 돌며 생각을 정리하였으나.

마땅한 계책이 생각나지 않은 것인지.

다시 한번 미간을 구기며 김한의 사진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는 마치 김한과 마주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후, 이런. 만약 제 예측이 맞다면. 이번에 당신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이 저를 찾아낼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 같네요. 그것도 참으로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말이에요."


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안될 말이죠. 안될 말이에요.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준비했는데요. 당신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망칠 순 없어요. 그럴 순 없어요. 제에발-."


그의 걸음 속도만큼이나 그의 말 또한 빨라지기 시작했다.

순간 걸음을 멈춘 그가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크흑,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계획을 대폭 수정 해야겠어요. 김한 당신 하나 때문에 말이에요. 제가 몇 년에 걸쳐 철저하게 준비한 계획을 당신은 그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 완벽하게 망쳐놓았어요. 모든 것이 꼬여버렸죠. 오! 이 얼마나 비통하고 슬픈 현실이란 말인가요?"


그가 원통하고 증오에 찬 눈빛으로 김한의 사진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행복의 겨운 표정으로 김한의 사진을 쓸어내렸다.


"그래요! 이건, 그래, 이것이 바로 운명이라는 걸까요? 언제나 대업에는 시련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김한 당신이 내 운명의 대적자라면 나는 기꺼이 받아 드리겠어요. 당신이 나에게 시련과 고통을 안겨줄 때마다 나는 내 가슴에 당신을 새겨 놓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준비된 그날 나는 당신을 파멸시킬 거예요!"


그가 광기에 가까운 미소를 지으며 김한의 사진을 거칠게 뜯어내어 찢어발겼다.



* * *



드라코 컴퍼니 비밀 연구소 - 빙결 감옥


"···."

"···."


'닿지 못했는가.'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생각했다.


자신이 세운 정의가 라이오네의 빛의 기둥에 꺾인 그날.


말레우스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을 다하여 라시타의 의지를 관철하려 하였으나.


라이오네의 찬란한 빛의 기둥은 그를 쓰레기처럼 바닥에 처박았다.


이교도의 빛이 말레우스를 그림자로 만들었다.


그 순간 그는 명백히 빛이 아닌 그림자였다.


그 사실에 말레우스는 큰 모멸감을 느꼈다.


'닿을 수 없다면···. 그저 이대로 스러져 라시타의 품으로 가고 싶구나.'


말레우스의 의식이 점점 더 내부로 침잠하려는 순간.


상쾌한 목소리가 빙벽을 타고 말레우스의 귀에 들어왔다.


분명히 이 얼음 감옥이 자신의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그 미성의 목소리는 그의 귀에 너무나 명명백백하게 입력되었다.


"이런, 저는 당신이 라시타 교단 최강의 전술 병기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제가 당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던 걸까요?"


'시끄럽군···.'


말레우스가 홀로 생각한 말을 마치 듣기라도 한 것처럼.

다시 반대편에서 날아온 목소리가 말레우스에게 입력되었다.


"하하, 제가 말이 좀 많은 편이긴 하죠. 하지만 어때요. 저는 지금 꽁꽁 얼어있는 당신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답니다?"


말레우스는 비록 상대를 볼 수 없었으나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며 분명하게 웃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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