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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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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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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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 - 페카폴타스(8)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21

C.4 - 페카폴타스(8)



잠시 고민하던 바바로가 입을 열었다.


"좋소."

"조장님··· 진심이십니까?"


그의 옆에 있던 조원이 급히 그를 제지하려 하였으나 바바로는 눈을 부라렸다.


"그럼, 시발. 니가 지금부터 8조 조장 할래?"

"네,넵? 아, 저. 그···것이···. 아닙니다."


다시 김한을 향해 고개를 돌린 바바로가 입을 열었다.


"공녀님을 납치하다니. 이 간악한 자식! 카토르의 천벌이 있을 것이다. 퉷!"


그리고 이번에는 총포대의 사수들을 스윽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군.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희들은···."


그들 또한 이곳에서의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총포대장은 왠지 모를 급한 복통으로 인해 출동하지 못했다.


얼떨결에 출동한 이들은 폐급으로 분류된 드워프 셋에 라인을 잘못 탄 드워프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이 잠시 저들끼리 속삭이더니 답해왔다.


"공녀님이 인질로 잡혀있는 이상 우리는 함부로 발포할 수 없소. 따로 지시가 내려올 때까지 대기하겠소."

"알겠네."


의견 교환을 끝낸 드워프들이 김한에게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공녀님을 인질로 잡아 무엇을 하려는 것이오."

"저희는 페카폴타스에서 무사히 빠져나가길 원합니다."


한숨을 내쉰 바바로가 몸을 틀어 길을 내었다.


"후, 어쩔 수 없군. 공녀님을 인질로 잡은 이상 함부로 전투를 벌일 수는 없으니. 정말 분하군!"

"감사합니다."


바바로는 말과는 다르게 매우 민첩한 몸놀림으로 길을 비켜주었다.

그의 수하들 또한 주춤거리며 거리를 벌려 길을 만들었다.


"그럼, 가 볼까요?"

"휴, 이일을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놀노르 공녀와 김한을 선두로 살다와 래브도느 우사미 과장과 진도기 부장이 대사관을 나와 이동하기 시작했다.


김한 일행은 그 누구도 막아서는 이 없이 페카폴타스 성문 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골고르 국왕과 경비 대장을 포함한 드워프 군단이 도열해 있었다.



* * *



골고르가 물었다.


"이 야심한 새벽에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시는가?"

"저희는 급한 볼일이 있어 드라코 컴퍼니아로 돌아가려 합니다만, 전하께서는 어찌하여 이 새벽에 신하들을 이리 괴롭히고 계시는지요?"


김한의 대답에 골고르 국왕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골고르 국왕은 노한 목소리로 김한에게 따져 물었다.


"네놈들이 페카폴 산맥을 폭파한 것을 안다. 이런 끔찍한 테러 행위를 저지르고도 쉬이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가?"

"잠시 페카폴 산맥의 멋진 정경을 관광하던 중 숨어 힘을 회복하고 있던 고대의 마왕을 발견하여 처치한 것뿐입니다. 오히려 저희에게 고마워 해야 할 일이 아닐는지···?"


김한의 대답에 골고르 국왕의 미간이 더욱 깊게 파였다.


"지금 네놈이 아그니님을 암살하였다 자백하는 것인가?"

"아그니 '님'이라니요. 그 아그니가 당신들을 노예로 잡아 왔다는 사실을 잊으셨는지요. 그게 아니라면 전하께서는 자발적으로 아그니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신 겁니까?"


김한이 드워프들의 역린을 찌름과 동시에 골고르 국왕을 크게 압박했다. 


이에 골고르 국왕이 대노하며 자신의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김한은 이에 질세라 노호성을 갈기며 놀노르 공녀를 앞세웠다.


"네 이놈! 여봐라 저놈을 당장 죽여 없애라!"

"골고르! 아그니의 노예를 자청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또다시 자기 가족을 버릴 셈이냐!"


놀노르를 확인한 골고르의 표정이 돌처럼 굳었다.

골고르가 손을 들어 자신의 수하들을 멈춰 세웠다.


"머, 멈춰라!"

"정지!"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만 같던 드워프 전사들이 멈춰서더니 서서히 뒷걸음질했다.

골고르가 이를 갈며 김한에게 물었다.


"네놈 진정 페카폴타스와의 전쟁을 바라는 것이냐?"

"전쟁을 바라는 것은 우리가 아닌 골고르 당신이지 않은가? 아그니를 부활시켜서 무얼 어찌하려 하였나? 그놈은 네게 잠시 협력하는 척 달콤한 말을 내뱉으면서 도르고르와 함께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너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뭐, 뭣···?"


골고르는 순간 김한의 말에 당황하여 본인도 모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 또한 지금 도르고르가 페카폴 산맥의 붕괴와 함께 실종된 상태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도르고르에게 페카폴 산맥의 경계를 부탁한 탓이 아닌가.


순식간에 몰아치는 정보의 호수에 골고르 국왕이 당황하고 있을 때 김한이 말을 이었다.


"화산 심장부 심처에서 아그니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도르고르를 보았습니다. 설마 그것이 당신이 도르고르에게 명한 일이었습니까?"

"네놈···."


골고르는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아그니와의 대면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가 아그니와 계약을 맺기라도 하는 날에는 자신에게 끔찍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던 탓이다.


때문에 골고르는 아그니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겨왔다.


하지만 자신이 국왕이 되고 난 후 공석이 된 강철 수염 클랜에 대리자를 세워야만 했다.


골고르는 강철 수염 클랜의 부마였던 도르고르를 사위로 삼으며 강철 수염 클랜의 모든 비밀을 공유하고 미래를 약속했다.


'도르고르여 그저 가만히 있었으면 자연히 왕위를 물려받았을 것을 무엇이 그리 급했는가···.'


골고르는 본능적으로 도르고르가 좋지 않은 마음을 품고 있었음을 확신하였으나 이곳에서 말할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도르고르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골고르는 자신의 하나뿐인 딸인 놀노르를 떠올렸다.


아니, 그가 놀노르에게서 보고 있는 것은 이제는 볼 수 없는 자기 연인이었던 마릴르였다.


'마릴르···.'



* * *



골고르의 아내 마릴르는 참으로 기구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고아로 자라 어린 시절부터 석탄 굴에 들어갔으며.


어느 날 국왕의 비밀 집단의 눈에 들어 페카폴타스의 첩자로 키워졌다.


골고르는 어느 임무에서 도적에 쫒기던 마릴르를 도움으로서 인연을 맺게 되었고 머지않아 그녀와 혼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와 놀노르만을 남겨둔 채.

드라코 컴퍼니에 잠입하는 임무를 받고 그의 곁을 떠났다.


그가 다음으로 그녀를 보았을 때.

그는 페카폴타스의 조사관이었으며.

그녀는 드라코 컴퍼니에서 페카폴타스의 스파이 혐의를 받아 수감된 죄인이었다.


페카폴타스의 국왕은 골고르에게 그녀를 부정할 것을 명했다.


"그녀에겐 안타까운 일이나 페카폴타스와 드라코 컴퍼니아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필요한 일이다. 자네의 현 위치를 잘 기억하라."

"그녀는··· 조국에 헌신하였습니다. 어째서 조국은 그녀를 버리려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페카폴타스가 약하기 때문이다. 페카폴타스가 마땅히 홀로 서게 되는 그날 우리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치욕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니 자네는 그녀의 희생을 기억하라."


골고르는 피눈물을 흘리며 마릴르를 부정했다.


마릴르는 그저 조용히 웃어주었다.


남몰래 페카폴 산맥에서 오열하며 힘을 갈망하는 골고르에게 은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그니와의 만남이었다.


골고르는 조사관에서 물러난 뒤 강철 수염 클랜을 세우고 아그니의 힘으로 용선로의 화력을 높여 순도 높은 강철을 재련하였다.


골고르는 승승장구하였고.


머지않아 국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그가 마릴르를 저버리도록 한 이들에게 피의 복수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들의 시체 앞에서 맹세했다.


'다시는 가족을 눈앞에서 버리지 않으리라. 그리고 페카폴타스를 그 누구도 내려다볼 수 없는 강철의 국가로 만들리라.'



* * *



골고르는 생각했다.


'저놈들은 위험한 놈들이다. 만약 지금 제거하지 않는다면 후에 더 큰 화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지금 제거해야 하는가?'


골고르의 눈에 설핏 살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골고르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살지 않기로 다짐했다.


'아직 놀노르를 살릴 기회가 있다. 놀노르를 살릴 수 있음에도 포기한다면 더 이상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맹세가 되었건 놀노르가 되었건 말이지···."


조용히 상황을 관찰하던 김한은 골고르 국왕이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음을 깨달았다.


"그럼, 이제 지나가도 괜찮겠습니까?" 

"···네놈은, 자네는 놀노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가."


김한을 부르는 골고르 국왕의 어투가 조금 조심스러웠다.


"물론입니다. 그녀는 드라코 컴퍼니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될 겁니다."

"놀노르 그것이 너의 뜻이냐."


오직 김한만을 노려보던 골고르 국왕의 시선이 처음으로 놀노르에게 향했다.

놀노르는 대답 대신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쉰 골고르 국왕이 하명했다.


"모두, 길을 비켜주어라. 그리고 성문을 개방하라."

"전하···!"


경비대장 크라그가 골고르 국왕에게 조심스럽게 항의의 뜻을 전했으나.


"짐의 뜻대로 하라!"

"뜻대로 하소서···!"


골고르 국왕의 강경한 태도에 움찔한 크라그가 병사들을 시켜 길을 열도록 지시했다.


-드르릉!


닫혀있던 성채의 문이 활짝 열렸다.

어느새 하늘은 짙은 어둠에서 벗어나 새벽빛이 세상을 밝혀오고 있었다.


김한이 페카폴타스의 성채의 문을 통과하는 그때.

김한의 귀에 골고르 국왕의 씹어뱉을 듯한 어조의 다짐이 들려왔다.


"페카폴타스는 절대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반드시 이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골고르 국왕의 저주에 가까운 폭언에 김한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제국 식 인사로 받아주었다.


 -피슝


우사미 과장의 손에서 때늦은 신호탄이 발사되었다.


이제 곧 저 멀리 페카폴타스 국경 근처에서 진을 치고 있던 진도기 부장의 타격대가 다가오리라.


제대로 된 협상도 없었으며.

체류보다 이동시간이 더 길었던 이번 여행이 끝나고 있었다.


김한 일행은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를 개량시킬 수 있는 핵심 재료와 놀노르 공녀를 얻었으나 페카폴타스와 깊은 감정의 골을 쌓게 되었다.


"후, 그래도 무사히 탈출하게 되서 다행이에요."


페카폴타스의 성채가 보이지 않게 될 무렵에서야 우사미 과장은 기지개를 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이들도 우사미 과장과 마찬가지였었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이부터.

연신 라시타에게 감사의 인사 외치며 성호를 긋는 이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자네는 정말 담력이 뛰어나군."

"다행히 운이 좋았습니다."


진도기 부장조차 간담이 서늘한듯 식은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김한은 싱긋 웃으며 자기 동료들을 둘러보았다.


'아 참, 이득 되는 것이 하나 더 있었군.'


김한은 래브도느의 등에 매인 거대한 대검을 바라보았다.


김한과 눈이 마주친 래브도느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다 배시시 웃어 보였다.


살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음험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살다의 기척을 느낀 래브도느가 살다에게 다가서며 강하게 부정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 진도기 부장의 타격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도기 부장을 발견한 타격대가 호각을 불어왔다.


그것은 드라코 컴퍼니아의 귀환을 알리는 축포 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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