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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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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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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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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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 - 페카폴타스(1)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14

C.4 - 페카폴타스(1)



"대장 손님이 왔는데요."

"그래? 한번 보자."


쌍안경을 넘겨받은 안진이 김한 일행을 유심히 살폈다.

그의 부하가 몸이 달아오른 듯 제 대장을 재촉했다.


"그냥 쓸어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멍청한 새끼, 이 길목이 어딘지 잊었냐? 이쪽으로 지나다니는 놈들은 페카폴타스의 드워프놈들 아니면 라이오네의 하수인들 뿐이다. 어느 쪽도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적들을 신중하게 관찰하는 안진의 전신이 식은땀으로 젖어 들었다.


'신중 해야 한다 만약 이번 습격조차 실패하게 된다면 당장 저놈이 내 뒤를 찔러도 이상하지 않다.'


안진은 잠시 한숨을 쉬며 어쩌다 자신이 이런 꼴이 되었는지 떠올렸다.


안진이 두목으로 있는 적사단은 본래 제국과 인접국의 접경지역을 넘나들며 약탈과 납치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레이하운드 변경백이 사망하면서 적사단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자신이 변경백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이와 변경백의 집사였던 이가 각자 편을 나누더니 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두 집단 모두 노예 취급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졸지에 적사단은 최고의 거래처를 잃게 되었다.


또한 접경지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부에 '호엘룬의 제프'라 불리는 무력 집단이 나타나더니 도적들을 때려잡기 시작했다.


본능적인 감각으로 몸을 사린 안진은 제프와 그의 친구들이 자신의 직장 동료들을 무참히 도륙 내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안진은 미련 없이 거점을 포기하고 적사단과 함께 북부로 향했다.


적사단이 이동한 북쪽에는 드라코 컴퍼니아가 있었다.

드라코 컴퍼니아는 마치 제국의 경찰국처럼 소규모 부족들의 무력 침공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적사단이 작은 이종족 마을을 습격하려는 참이면 어디선가 귀신같이 드라코 컴퍼니의 타격대가 튀어나와 그들을 사냥했다.


계속된 실패에 적사단은 그 수가 반절 가까이 줄어들었다.

수하들은 이틀 가까이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신경을 곤두세운 안진이 냉정하게 평가를 내렸다.


'이번 습격에 실패한다면 더 이상 나에게 기회는 없다. 하지만 지금 저들을 놓아주는 순간 내 부하들은 저들 대신 나를 뜯어먹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은 안진이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


"애들 다 깨워라 작업 시작한다."

"이 새끼들아 그만 처자고 일어나라 일거리다!"


어지러운 마음을 잊기 위해 안진은 습격이 성공했을 때의 보상을 생각했다.


'마차를 보아하니 라이오네의 수하들이 확실하다 저놈들의 마차를 한 번만 제대로 털 수만 있다면, 그 빌어먹을 총이라는 물건으로 재무장하여 더 쉽게 일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


"단, 한번. 단,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


안진은 부하들이 모두 집결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자기를 몰아붙였다.



* * *



김한 일행이 페카폴타스로 이동하기 시작한 지 이틀이 지났다.


처음에는 불안증세를 보이던 우사미 과장도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롭게 주변 풍광을 즐기고 있었다.


오히려 메일같이 반복되는 철야에서 해방된 탓일까?

하얀 털이 반짝이며 윤기가 돌았고 얼굴 또한 뽀얗게 밝아져 있었다.

우사미 과장이 행복한 표정으로 오침을 즐기려던 순간이었다.


"좌우 측 언덕 위로 알 수 없는 그룹 포착!"


김한 일행을 호위하듯 둘러싼 타격 대원중 하나가 주변을 살피며 소리쳤다.


그 소리에 눈을 뜬 김한이 조용히 마차의 지붕으로 올라왔다.

먼저 마차 지붕에 올라와 있던 진도기 부장이 혼잣말하듯 입을 열었다.


"평화롭게 페카폴타스까지 도착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지."

"그러게 말입니다."


김한을 흘끗 쳐다본 진도기 부장이 다시 언덕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자네가 시바도기를 맨손으로 박살 낸 사실은 이미 들어 알고 있다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상대하러 가는 존재는 시바도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녀석이지. 어떤가? 나에게 자네의 실력을 한번 보여주지 않겠나?"

"기회를 주신다면, 물론.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이 라이오네에게 지급받은 코트에서 두 개의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진도기 부장이 김한의 모습을 살펴보더니 조금 놀란 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우지(UZI)! 라이오네님께서 자네에게 화기를 허용하셨단 말인가? 하지만 총을 다루는 데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네. 또한 초심자가 양손으로 그렇게 한 자루씩 잡고 사격하기에는 반동이 만만치 않으니 우선 양손으로···."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은 진도기 부장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 바람에 몸을 맡기듯 양팔을 펼친 채 그대로 지붕 아래로 추락했다.

당황한 진도기 부장이 급히 마차 아래를 살펴보았으나 김한은 마치 지상의 그림자에 흡수된 것처럼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 * *



"대장 애들 전부 자리에 대기시켰습니다."

"처음부터 달려들 생각 하지 말고 불화살부터 날려라!"


안진의 명령에 부하의 미간이 잠시 구겨졌으나 곧 별말 없이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번 습격은 그만큼 모두에게 간절했다.


-휘유~ 휘, 휘이이


휘파람을 통한 전술 신호에 적사단의 단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거듭된 전투로 수많은 동료를 잃었지만, 대신 그만큼 정예화 되어 있었다.


신호를 받은 적사단 단원 하나가 출구를 차단하기 위해 돌무더기를 묶어둔 밧줄을 잘라내었다.


아니 잘라내려 하였다.


-투타타탕, 털썩

-철컥


어느새 적사단원 뒤에 나타난 김한이 양손에 하나씩 집어 든 우지를 교차하며 탄환을 쏟아 내었다.


순식간에 벌집이 되어버린 적사단원이 바위 대신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잠시 당황했으나 금세 정신을 차린 적사단원들이 산개하며 크로스 보우에서 볼트를 날려 대었으나. 김한은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적사단원들의 시야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렇게 김한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바닥에는 적사단원들의 시체가 쌓여갔다.


"괴, 괴물···!"

"젠장, 이 이건 아니야!"


몇몇 적사단원이 크로스 보우를 집어 던지며 대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빠직-


그들의 머리통을 날려버린 안진이 사나운 목소리로 일갈했다.


"이 개새끼들이···! 너희들이 여기서 도망가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도망가는 놈들은 나한테 죽는다. 저놈을 죽여!"

"돌격!"

"으아아아아!"


안진이 자신을 배수의 진으로 하여 적사단원들을 돌진시켰다.

적사단원들의 눈은 이제 탐욕조차 쓸려 내려가 공포만이 존재했다.

김한은 그 모습에 싱긋 미소 지었다.


'놈들이 알아서 이쪽으로 다가와 주니 오히려 편해. 그리고 이 기관단총은 정말 훌륭하구나 부대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교해도 무리가 없다.'


김한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대하듯이 우지의 총신을 손등으로 쓸어내렸다.


그 무방비한 모습에 적사단원들의 마음에 찰나의 희망이 심어졌다.


하지만 달려가던 적사단원들의 시야에서 김한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어느 적사단원의 턱 아래서 불쑥 튀어나왔다.


-빠각


김한이 우지의 손잡이를 휘둘러 적사단원의 턱을 박살 냈다.


그와 동시에 자연스러운 건카타로 주변의 적사단원들을 처치했다.

안진이 보기에 김한의 움직임은 마치 숙련된 무용수의 춤사위 같았다.


'시험 사격은 이 정도면 충분해 드라코 컴퍼니에 복귀하기 전까지 탄약의 보충이 불가능하다 이런 곳에 낭비할 순 없지.'


우지를 품 안에 집어넣은 김한은 코트에서 짧은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다른 한손에는 쓰러지는 적사단원으로 부터 회수한 크로스 보우가 들려있었다.


너무나 빠르게 펼쳐지는 전투 상황에 적사단원들은 어떻게 대응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김한의 손에 들려있는 크로스 보우가 발사되었다. 


-쉬익, 퍽


시위를 떠난 볼트가 적사단원의 머리를 꿰뚫었다.

머리가 꿰뚫린 적사단원의 신형이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그들은 지금껏 사람들을 죽이면서 혹은 자신들의 동료가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도 이런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기묘한 상황에 정신을 놓아버리거나 자결을 택하는 적사단원이 생겨났다.


"히히, 히히히!"

"아, 아 라시타시여···!"


무릎을 꿇고 자기 목에 칼을 박아넣으려는 적사단원의 팔을 김한이 걷어차 날려버렸다.


"아, 안되지, 경험치가 날아갈지도 모른단 말이야."

"그, 그게 무슨···?"


"알 건 없고."


허망하게 김한을 바라보던 적사단원의 목에 붉은 실선 하나가 그어졌다.

불이 꺼진 듯한 눈동자로 김한을 바라보던 적사단원의 신형이 앞으로 넘어갔다.


어느새 언덕 위에 남아있는 것은 김한과 안진 뿐이었다.

안진이 잠시 주변을 돌아보다 허망한 목소리로 웃어 재꼈다.


"하하, 하하하.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군."

"네가 대장인가?"


김한의 조용한 물음에 안진이 자기 가슴을 부풀리며 크게 소리쳤다.

김한은 위협을 느낀 복어가 제 몸을 크게 부풀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 내가 적사단주 안진이다."

"그렇구나."


김한의 대답과 동시에 안진의 목에 붉은 실선이 그어졌다.

안진은 잠시 자신의 최후를 감상하듯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지옥에서 기다리마."

"그래."


눈을 부릅뜬 안진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 안진의 눈을 감겨준 김한이 시체처럼 쓰러진 적사단원중 하나를 걷어찼다.


"커헉."

"음, 너희 본거지가 어딘지 물어보는 걸 깜박했지 뭐야."


김한의 발차기에 몸을 비트는 적사단원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마, 말하겠습니다. 다, 다 말할 테니 살려만 주십시오!"

"그래,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적사단원의 뒷덜미를 들어 올린 김한이 마차 행렬을 향해 몸을 돌렸다.



* * *



처음부터 모든 것을 지켜보던 진도기 부장은 놀라 소리쳤다.


"저게 진정 사람의 움직임이란 말인가? 그리고 대체 무슨 수로 기관단총을 저격 소총처럼 다루고 있는 것인가? 우지를 처음 써 보는 것이 맞는가? 탄환의 낭비가 전혀 없구나!"


지붕 위에서 들려오는 진도기 부장의 찬사에 살다의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고 팔꿈치를 괸 살다가 우사미에게 무심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흐응, 본녀는 총이라는 것을 다루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구나. 우사미 대리야 한의 움직임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냐?"

"으음, 사실 저도 총을 쏴 본 경험이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총에 관해서는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진도기 부장님이 저렇게 놀라시는 것을 보니 김한 씨의 사격 실력이 매우 우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짜! 무서우니까! 제발! 창문 좀 닫아 주시면 안될까욧!"


"후후흐, 걱정할 것 없단다. 저들의 화살이 이곳까지 날아올 일은 없을 것이니."


우사미 과장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가볍게 무시한 살다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타고 오는 바람을 맞이했다.


살다는 바람을 따라 희미하게 섞여오는 혈 향이 마치 김한이 자신에게 바치는 구애의 세레나데 같다고 생각했다.


'기특한 녀석. 내 너에게 어떤 보답을 해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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