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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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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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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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10)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7

C.6 - 주와이외즈(10)



주와이외즈의 객실.

살다메인과 래브도느의 방.


-스아아아


스산한 기운을 내뿜는 연기가 바닥에 깔려 스며들었다.


스르륵 문지방을 넘은 그 기체는 곧 스스로 제 형태를 이루어냈다.


모습을 드러낸 어둠은 곤히 잠들어있는 살다메인을 관측했다.


그와 동시에 어둠은 황급히 연기로 무너져 내리더니.


빠르게 그곳을 탈출했다.


객실 지붕 위.


어둠은 제 주인에게 자신이 알아낸 중대한 사실을 전하기 위해 몸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곧 가슴에서 느껴지는 강한 이물감에 악마는 자신의 가슴팍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살다의 가녀린 손끝이 악마의 근간을 이루는 핵을 관통하고 있었다.


【어째···서···?】


"후후, 안드라스의 아이로구나. 어쩜, 안타깝게도···. 하지만 아직 그들에게 본녀의 가출을 알리고 싶지 않구나. 나는 이 달콤한 시간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고 있으니."


【주인···님 께서 반드ㅅㅣ···.】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화해 사라지는 악마를 바라보며 살다는 잠시 주와이외즈의 어둠 속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 안드라스를 생각했다.


"후흐, 악마 대공이라···. 한이에게 좋은 선물이 되겠는걸."


김한이 들었다면 식은땀을 흘렸을 만한 이야기였다. 



* * *



이튿날 아침.

김한의 객실.


-꾸우울···.


김한은 어제 마지막까지 살다메인과 래브도느의 방에서 나가길 거부하던 굴린을 강제로 끄집어내 자신에 방에 집어넣었다.


굴린은 울부짖으며 격렬히 저항하였으나.

김한의 무력 진압에 곧 구석에서 처량맞은 모습으로 잠들게 되었다.


'긴 하루가 되겠는걸.'


잠에서 깬 김한이 오늘의 일정을 되새기며 장비와 복장을 점검하는 가운데.


-똑, 똑, 똑.


"들어오세요."

"저, 저기."


"성녀님이시군요. 이렇게 이른 아침에 어쩐 일이십니까?"

"아, 아. 어···. 음, 그, 저 제, 제가 또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

"그래요. 사실 길 잃어버린 거 아니에요."


김한의 침묵에 리타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사실은··· 어제 일에 감사를 전하러 왔어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얼굴이 벌겋게 된 리타가 웅얼거리듯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 어···. 다른 사람들에겐 꼭 좀 비밀로 해주시겠어요?"

"물론입니다."


잠시 허탈하게 웃어 보인 리타는 잠시 뚱한 표정으로 김한을 바라봤다.


그러나 어느새 맑아진 눈빛으로 배시시 웃어 보인 리타는 자기 손을 들어 김한의 머리 위에 올렸다.


-라시타시여 이자를 인도하시어 그대는 메마른 곳에서도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그대의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그대는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리타의 손에서 축복의 주문이 발동되었다.


한차례 신성한 기운이 김한의 정수리 부터 발끝까지 감싸며 스며들었다.


김한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생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이걸로 빛은 없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얼굴을 붉힌 리타가 후다닥 방을 빠져나가고.


잠시 멀뚱히 리타가 빠져나간 자리를 지켜보던 김한은 슬며시 웃으며 자기 내면을 관조했다.


'당장 악마와 마주칠지도 모르는 이 타이밍에 리타가 축복의 주문을 걸어주다니.'


성직자의 축복 관련 버프는 모든 기술 랭크와 위력을 상승시켜 주며 악마를 상대할 시 추가 고정 데미지 보너스를 주는 효과가 있었다.


평범한 모험가들은 지방 교구에 소속된 일반 성직자에게 축복 주문을 받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거금을 지불해야 했다.


'하물며 성녀의 축복이라니, 오늘은 시작이 꽤 좋은걸.'


김한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주와이외즈 객실 로비.


김한이 도착한 곳에는 이미 얀길 형제들과 래브도느가 도착해 있었다.


"준비는 끝났소."

"어제 형씨의 의견대로 기계를 조금 개조하여 이동이 가능하게 만들어 봤지."


얀길이 계측기를 덮고 있던 천 조각을 치우자 계측기 아래.

엉성하게 만들어진 바퀴 네 짝이 달려있었다.


"큿흠, 조금 엉성해 보이기는 하나 충분히 튼튼하다고! 아, 참 정말이라니까?"

"···조사팀장님의 의견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김한은 어찌 되었건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흉측한 외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김한은 통행증과 함께 베르지오에게 받은 지도를 펼쳐보았다.


김한과 조사대원들은 이 지도를 바탕으로 내부 회의를 통해 조사를 위한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였다.


성소를 최종 목적지로 설정하고 조사할 수 있는 모든 지역을 한 번에 돌 수 있도록 경로를 정리한 것이다.


조사대원들과 최종 조율이 마무리될 무렵.


살다가 기지개를 켜며 로비 아래로 내려섰다.

김한을 발견한 살다가 은근히 다가와 물었다.


"한아, 탐사 준비가 잘 되어가는 것 같구나."

"살다님. 오늘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김한의 사과에 대답 대신 그의 목덜미에 코를 대고 체취를 만끽한 살다가 김한의 몸을 감싸는 신성한 기운에 작게 볼을 부풀렸다.


"되었다. 그런데 한아 그새 그 아이에게 선물을 받은 모양이구나."

"주와이외즈에 숨어든 악마를 상대하는 데에 유용하다 생각하여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살다는 잠시 김한을 묘한 눈길로 바라보더니.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이것 또한 거부하지 않겠구나."


그와 동시에 살다는 김한의 목덜미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살다는 가느다랗게 늘어진 침을 끊어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김한을 바라보며 야릇하게 미소 지었다.


"너에게 내 표식을 남겼으니. 이것이 나를 대신하여 너를 지켜줄 거란다."

"···감사합니다."


"오···."


김한과 살다를 지켜보던 래브도느가 코피를 쏟아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는 헤프닝이 있었지만.


조사대는 곧 악마 탐색과 성검 조사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로비를 나서게 되었다.



* * *



주와이외즈 성소 최심부.


일렁이는 불꽃 가운데 찢어진 공간 속에서.

불길하게 번뜩이는 눈동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앞에는 두 개의 칠흑 같은 어둠이 부복하고 있었으며, 그 뒤로 붉은 머리의 남자가 팔짱을 낀 채 그런 그들의 모습을 꼬나보고 있었다.


불꽃 속에서 쇠사슬이 긁히는 것 같은 기분 나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 번째의 연결이 끊겼다.】

【셋째는 어젯밤 주와이외즈에 방문한 손님 중 변수가 될만한 이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하여 나간 뒤 소식이 끊긴 상태입니다.】


대답과 동시에 불꽃은 순간 강한 일렁임을 보였다.

불꽃 안의 찢어진 공간 속에 숨겨진 눈빛이 붉게 물들며 안광을 내뿜었다.


고작 그것만으로 성소는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살기로 가득 찼다. 


"시, 시바알···!"


레드제미라는 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그 악의 파동을 견뎌내야 했다.


그 모습에 잠시 흥분을 가라앉힌 균열 속의 존재는 초승달처럼 휘어져 비웃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레드제미라를 내려본 뒤 사과했다.


【이런, 손님이 있던 것을 잠시 잊었군. 내 사과하지. 클클.】

"허억, 허억··· 젠장, 이곳에 너희들을 들여보낸 것이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아아, 물론이지. 자네는 곧 성검의 주인이 될 수 있을걸세.】


레드제미라를 달래준 균열 속의 존재는 곧 자신의 수하들에게 다음 명을 내렸다.


【셋째와의 연락이 끊겼다고는 하나 우리에겐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의 신하들이여···! 공양진을 발동시킬 준비를 하라. 나 안드라스가 주와이외즈에 직접 강림하여 제국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리라···!】

【주인님의 뜻대로···.】


균열 너머에서 내려온 명령에 두 개의 어둠은 스며들듯 연기로 변하여 자리에서 사라졌다.


붉은 머리의 사내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

불결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양손으로 자기 팔뚝을 비벼댔다.



* * *



김한 일행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성검의 위작을 전시해 놓은 성소였다.


이곳에는 항상 순례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아 주와이외즈에서는 이들에게 걷는 통행세만으로도 영지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김한은 얀길을 바라보며 물었다.


"계측기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역시 성검의 계승자들이 머무는 땅이라서 그런지 이 광장 곳곳에서 신성력 반응이 폭발하듯 하고 있습니다."


조사대원들이 계측기의 바늘이 요동 칠 때마다 탄성을 터트리는 가운데.


김한은 잠시 주와이외즈에 가득 찬 신성력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건 아마 관광성소를 오가는 신도들에게서 나오는 신성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주와이외즈는 성검의 계승자라는 위명을 이용하여 영지 안에 성검의 위작을 전시해놓은 성소를 마련한 뒤. 순례객을 받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신성력을 지닌 신도들이 성검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주와이외즈를 방문하는 이상. 주와이외즈의 영지에 신성력과 자금이 떨어질 일은 없어 보였다.


또한 그들 덕분에 영지에 가득 찬 신성력은 주와이외즈에서 태어나고 자라 신성력을 숨 쉬듯 자연스럽게 접한 후계자들의 계승권을 더더욱 공고히 해 줄 것이었다.


'성검의 위작을 전시해 놓은 성소 하나로 신성력과 자금 그리고 성검의 계승 자격까지 유지할 수 있다니. 선대 주와이외즈 공작은 참으로 대단한 사업가라 할 수 있겠구나.'


내심 감탄한 김한이 선대 주와이외즈 공작의 사업가 기질에 찬사를 보낼 무렵.


조사팀장 얀길이 머리를 긁적이며 계측기의 계기판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으응? 이거, 고장인가?"

"무슨 일입니까?" 


김한의 물음에 얀길은 미간을 모으며 계측기를 이리저리 조작하더니.


"설마 기계 고장인가 싶어 몇 번이고 다시 계측해 보았으나. 이제 보니 아무래도 고장이 아닌 듯싶어 말씀드립니다. 이곳에서 마기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가 판별되지 않아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뜨끔


얀길이 어쩔 줄을 몰라하는 가운데 순간 김한의 목덜미가 따끔하더니.


김한의 눈에 기묘한 붉은 실이 아지랑이 지어 어딘가로 흘러 들어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살다 확실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한 김한은 그 붉은 실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 어어 김한님 가, 같이 가시죠!"


성검의 위작을 지키는 기사들이 김한 일행을 막아섰으나. 통행증을 보임으로써 간단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들이 다다른 곳은 성검의 위작이 걸려있던 벽 뒤편으로 통하는 비밀 공간이었다.


그 비밀공간 내부에는 끔찍한 기운으로 가득 찬 거대한 마법진이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살갗을 에이는 감각에 얀길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 이게 무슨···?"

"이 도면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 공동의 위로는··· 순례객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장소와 맞닿아 있겠군요."


마법진을 살펴보던 비노가 무엇인가 깨달은 것인지 경악성을 내지르며 얀길의 팔을 흔들어 댔다.


"혀, 형님, 이, 이거 제물 소환진 이요···! 이 마법진이 발동하는 순간 위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제물로 인식되어 소환진에 에너지로 흡수되어버린단 말이오···!"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굳어졌다.


'젠장,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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