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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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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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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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5)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2

C.6 - 주와이외즈(5)



김한의 제안에 래브가 잠시 당황하더니.

곧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어린 목소리로 물어왔다. 


"대련이라니···? 오빠랑요?"

"아니."


고개를 저은 김한이 바라본 것은 헥토르였다.

래브는 마치 '김한이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자신보다 두배는 커 보이는 헥토르를 멍한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김한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헥토르는 멍청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래브도느와 자신을 번갈아 가리켰다.


"지금, 나보고 저 꼬맹이랑 싸우라는 말이오···?"

"당신이라면 래브에게 좋은 검술 선생이 되어주실 수 있겠지요. 부디 부탁드립니다."


김한의 말을 이해한 헥토르가 껄껄 웃으며 답했다.


"하하, 잠시 저 소녀의 검술선생이 되라는 말이었군.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겠소."

"무엇을 원하십니까?"


김한은 헥토르가 무엇인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저 소녀와 대련을 한 뒤 당신과도 대련하고 싶소."

"···사실, 저는 성당 기사단이 아닙니다. 드라코 컴퍼니의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지요."


헥토르는 김한에 말에 머리를 벅벅 긁으며 대답했다.


"그··· 경영 뭐시기는 됐고 딱 보니 자네가 그쪽 그룹에서 가장 강해 보이는데 내 말이 틀렸소?"

"···."


헥토르의 말에 김한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그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안이 냉큼 끼어들더니.

호들갑을 떨며 얄밉게 입을 나불거리기 시작했다.


"하하, 당신의 말이 맞소. 나 또한 이 형씨에게 덤벼들었다가 혼쭐이 났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오. 하지만, 짠! 우리가 누구요? 성녀님을 모시는 성전 기사단이 아니오? 바로 여기! 라시타 교단 최고의 치유사 리타 성녀님께서 계시는 한! 우리는 죽는 것조차 뜻대로 할 수 없다오! 그러니 지금, 이곳은 당신이 전력을 다해 싸우고도 뒷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의 장소라고 할 수 있지. 암 그렇고말고!"

"개소리하지 마세요. 이안, 당신 저에게 죽고 싶은 건가요?"


이안의 호들갑에 이마에 핏대를 세운 리타가 이안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아, 아앗. 성녀님 아픕니다. 아프다구요!"

"아프라고 때리는 겁니다! 에잇!"


잠시 그 둘의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지켜보던 헥토르가 김한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는데?"

"···알겠습니다. 래브와 겨루어 주신다면, 저 또한 헥토르 님의 상대를 해드리겠습니다."


헥토르와 거래를 마친 김한이 래브도느를 돌아보았다.


이에 래브도느는 마치 나라를 잃은 것 같은 표정으로 김한을 보고 있었다.

래브도느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김한에게 물어왔다.


"오빠, 제 선택지는요···?"

"래브, 제가 보기에 헥토르는 래브에게 어울리는 검술 운용법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래브가 페카폴 커터를 얻은 날부터 꾸준히 홀로 검술을 연마하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지요. 이제, 저에게 그동안 래브가 익힌 것들을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김한의 은근한 구슬림에 래브의 귀가 쫑긋했다.

그리고 그녀는 느끼지 못하는 듯했으나.

그녀의 삐죽 나온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오빠는 그동안 무심한 척하면서도··· 사실은 나를 지켜봐 주고 계셨던 걸까?'


결국 헤벌쭉해진 표정의 래브도느가 끄덕이며 긍정을 알렸다.

헥토르는 그 꼬락서니를 지켜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이거 완전 보모역할이나 하게 생겼군. 적당히 상대해 준 다음 김한이라는 자와 실력을 겨루어 봐야겠어.'


헥토르가 래브도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꼬맹아 대련에 앞서 연습용 무기를 빌려주마.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를 말해라."

"제일 큰 거로 주세요···!"


김한에게 격려받은 래브도느가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음? 제일 큰 거···? 이거면 되겠나?"


헥토르가 래브도느에게 보인 것은 훈련장에 비치된 것 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츠바이헨더였다.


사실 이런 양수검은 헥토르로서도 부담스러워서 잘 사용하지 않는 무기였다.


이 모형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이전에 장검의 달인들이라 불리는 도펠죌트너를 초빙하기 위해 특별 제작했던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헥토르로서는 반쯤 농담으로 골라준 무기였는데···.

래브도느는 그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좀 작은 것 같은데 저걸 사용해도 될까요?"


래브도느가 손으로 가리킨 것은 훈련소 개축을 위해 한 쪽에 쌓아둔 자재 중 하나였다.


그것은 보를 떠받치는 기둥이었는데 래브도느가 그 기둥 뒤로 서면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기가 찬 표정으로 미간을 좁힌 헥토르가 떠듬거리며 래브도느가 가리킨 기둥을 보며 말했다.


"···저, 저걸 무기로 쓰겠다고···?"

"네!"


'사내에 홀려 기고만장해진 꼬맹이가 되도않는 짓거리를 하는구나.'


래브도느를 비웃은 헥토르가 승낙의 뜻을 전했다.


"그래, 저걸 사용할 수 있다면 맘대로 해라."

"고마워요."


종종걸음으로 기둥 앞에 다가선 래브가 조심스럽게 기둥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손으로 쥘 수 있으니, 지금부터 너는 검이다."

"···?"


김한은 순간 알 수 없는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영혼을 지켜보는 것과 같았다.


-흐읍!


기둥을 끌어안은 래브가 가볍게 심호흡하더니.

마치 무를 뽑듯 쑥 하고 기둥을 들어 올렸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칭찬에 고파 만용을 부리는 귀여운 손녀딸을 보듯 바라보던 헥토르의 입이 떡 벌어졌다.


헥토르의 주변에서 서로 시시덕거리던 기사단원들 또한 입을 떡 벌리고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닫을 생각조차 잊은 채 그저 눈을 비비며 래브도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헥토르를 향해 방긋 웃어 보인 래브도느가 기수식을 취했다.



* * *



래브도느가 페카폴 커터와 처음 대화하던 날.


[어이, 꼬맹이 나의 손잡이를 너의 XX에 XX해서 XX하게 해주면···.]

"야한 건··· 안 돼요."


[대체 그게 무슨 소리니. 그저 너의 XX를 XX해서 XX하는 것뿐이라고 으해해-]

"야한 건··· 안돼!"


-깡, 깡, 깡!


[커, 커헉 그, 그만···!]


-깡, 깡, 깡, 깡!


[꼬, 꼬맹아 제, 제법 손이 맵구나 아, 알겠다. 원하는 게 무엇이냐!]


잠시 고민하던 래브도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내 주변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어."

[그거야 매우 간단한 일이지 어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손잡이를 너의 XX에...]


-빠각!


마침 김한에게 두 자루의 검을 받아든 래브도느는 두 검이 자신을 희롱하자 가차 없이 두 자루의 검을 부딪쳐 박살 냈다.


[···아, 아니다. 크,크흠 내가 잘못 생각했군. 소녀야 우리 신사답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보지···.]


-퍽, 퍽, 빠악!


[미,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강해지고 싶다고? 물론이지! 내가 도와주마! 제, 제발 그만···!]


그때부터 래브도느는 페카폴 커터의 도움을 받아 틈틈이 검술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래브도느의 자질을 지켜보던 페카폴 커터는 기가 질린 듯한 목소리로 그녀를 평가했다.


[대, 대단하구나. 나는 그저 조각을 알려주었을 뿐인데 너는 그것을 꼭대기에서 바라보며 전체로 파악하는구나. 너는 마치 검과 소통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

"하지만, 부족해요. 김한오빠는 저보다 훨씬 강한걸요."


페카폴 커터는 잠시 김한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래브도느를 향해 다독이듯 타일렀다. 


[그 녀석은 뭔가 고장 나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좀 우습긴 하다만···. 그 녀석의 행동에는 과정에 대한 감정이 결여되어 있어. 오로지 결과만을 위해 움직이는,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다.]

"그, 그게 무슨···?"


혼란스러워하는 래브도느의 모습에 잠시 생각을 더 하던 페카폴 커터가 정답을 찾은 것처럼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래, 그 녀석은 마치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오빠···."


래브도느는 페카폴 커터를 다루며 검의 영혼을 깨어나게 하는 법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


래브도느는 자신의 힘으로 사물을 검으로 인식시켜 검의 영혼을 끄집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 * *



헥토르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앞에 선 기둥을 바라보았다.


헥토르는 래브도느 보다 두배는 컸다.

하지만 래브도느가 들고 있는 기둥은 헥토르보다 컸다.


즉 헥토르의 앞에 선 래브도느는 기둥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았다.


"정말··· 그대로 진행할 텐가?"

"물론이에요. 저는 걱정하실 필요 없으니 시작해주세요."


헥토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스슥


빠르게 한 발을 내디디며 기둥의 뒤로 이동하려 했다.


허나 래브도느는 앞이 보일리 없음에도 헥토르의 움직임에 제대로 반응하며 기둥을 휘둘러왔다.


-부웅


기교라고는 뭣도 없는 공격이었으나.

그녀가 휘두르는 기둥의 질량만으로.

그것은 필살기요.

오의이며.

궁극기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래브도느가 반응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헥토르가 기둥에 처맞더니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를 지켜보던 기사단원들의 벌어진 입이 더욱 벌어져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된 것으로 보였다.


"말도 안 돼···."

"헤, 헥토르 님이 당하다니···!"

"괴, 괴물···!"


그들의 호들갑에 헥토르의 미간에 혈관이 돋아나더니.

자신의 수하들을 돌아보며 일갈했다.


"이 새끼들이···! 엄살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 나중에 보자···!"


호흡을 가다듬은 헥토르가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겠다는 듯.

눈에서 청색의 빛을 뿜으며 튕겨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본 성녀 리타가 탄성을 내질렀다.


"어! 오러···? 래브도느 조심해요···!"

"후후, 리타야. 잠시 래브도느를 믿고 지켜봐 주자꾸나." 


태평하기만 한 살다의 대답에 샐쭉해진 리타가 살다를 흘겨보며 나무랐다.


"하, 당신은 래브가 걱정되지도 않는 건가요? 역시···!"

"리타야 나는 래브를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라. 그저 래브의 잠재력을 알고 있기에 평온할 수 있는 거란다."


살다는 마치 누이동생의 투정을 받아주듯 리타에게 자상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김한은 순간 그녀들의 모습이 마치 자매 같다고 생각했으나. 


'마왕과 성녀가 자매라니··· 그녀들이 들으면 경을 치겠는걸.'


곧 고개를 저어 자신의 망상을 털어낸 김한이 래브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나름의 평가를 내렸다.


'그녀가 처음 검을 든 시점부터 지금까지 그리 오래되었다고 말할 수 없음에도 기수식을 취한 래브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역시 검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일까? 조금만 더 성장한다면 마땅히 전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래브의 검세를 지켜보며 각자가 각자의 고민을 이어가는 동안.


헥토르는 수치심과 모욕감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이런 젠장할, 오늘 일 덕분에 부하 놈들에게 평생 놀림감이 되겠군. 그래, 좋아. 여기에 성녀가 있으니 조금 과격하게 돌파해서 상황을 종료시킨다.'


자신의 검에 오러의 기운을 응축시킨 헥토르가 래브도느를 기둥 채 썰어버릴 기세로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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