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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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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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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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4)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1

C.6 - 주와이외즈(4)



주와이외즈 공작 저.

오찬 시간.


대체 얼마 만일까?


블루제미라 주와이외즈는 그녀의 모든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한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해보려 애썼다.


하지만 곧 그것이 아무런 의미 없는 일임을 알았기에 금세 머리를 털고 식사에 집중했다.


블루제미라는 자기 형인 레드제미라가 최근 성검 계승 위를 자신에게 빼앗긴 데다. 약혼자였던 크리스티나로부터 공개 파혼 요청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 형의 심기가 심히 걱정되었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되었다. 식사에나 집중하자."


블루제미라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그의 형인 레드제미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답하며 포크와 나이프로 익숙하게 고기를 썰어 먹었다. 


그 모습에 화이트칼 가주가 잠시 묘한 눈빛으로 레드제미라를 살펴보았으나 이제 곧 계승식을 앞두고 중요한 귀빈이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내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비운 뒤 식사를 계속했다.


식사가 끝난 뒤.


제드제미라의 모습에 마음이 어지러웠던 블루제미라는 제 형님을 찾아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


"들어와라."


레드제미라의 방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불과 며칠 전의 그 소란을 기억하고 있었던 블루제미라는 작은 위화감을 느꼈으나.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잡념을 털어버리며 제 오라비를 마주했다.


잠시 주저하던 블루제미라가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역시 안 되겠습니다. 오라버니를 두고 제가 성검의 주인이 된다니요. 더구나 저는 이제껏 검 한번 잡아 본 적이 없는걸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오라버니를 지원할 테니, 저와 함께 가주님의 집무실로···."


-턱


순간 분노한 기색으로 자신의 누이동생을 밀어붙인 레드제미라가 격정적으로 말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오라버니라니···. 말을 똑바로 하거라. 너는 이제 성검의 계승자로서 주와이외즈의 장자 역할을 맡아야 하니."


자신의 감정을 쏟아낸 레드제미라의 눈빛이 순간 음험하게 변하더니 제 누이와의 거리를 슬며시 좁히기 시작했다.


블루제미라의 귓가에 입을 댄 레드제미라가 역겨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 설마, 그런 것이 아니라면 피 하나 섞이지 않은 이 오라비에게 연심이라도 품게 된 것이냐?"

"아니, 아니에요! 오라버니 그런 게 아니라···!"


블루제미라는 제 오라비를 밀치며 급히 그 말을 부정하려 하였으나.

레드제미라는 이미 이성을 잃고 자신만의 세상 속에 틀어박힌 상태였다.


"내가 크리스티나에게 버림받은 것을 알고 마음이 공허해진 틈을 파고들려는 것이냐? 이 간악한 창녀가! 네년이 정말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라면 내 부디 너를 친히 품어 주도록 하마."

"레드 오라버니! 제발, 그만···!"


-똑똑


그 순간 블루에게 구원과도 같은 노크 소리와 함께 집사의 안내가 이어졌다.


"도련님, 성검 계승식의 참관인으로 라시타 교황청의 성녀님과 그 일행분들이 경계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지금 바로 의관을 정제하여 저택 입구로 모이라는 가주님의 전언입니다."


"허억, 허억···."

"···쳇, 너, 운이 좋구나."


레드제미라가 움켜잡은 블루제미라의 카라를 거칠게 밀치며 집사를 향해 소리쳤다.


"알겠다. 곧 나갈 테니 꺼져라."


블루제미라는 레드제미라의 손길에서 해방됨과 동시에 레드를 밀쳐내며 침실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왈칵!


"···블루 도련님?"


집사는 자신을 지나치는 블루의 뒷모습에서 작은 이슬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깨닫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굳게 닫힌 레드의 침실문을 바라보았다.



* * *



김한 일행은 화이트칼 가주와 그의 식솔들의 환대 속에서 도착을 알렸다.


-꾸이, 펑!


김한 일행의 마차를 주와이외즈 저택 앞까지 끌고 온 것으로 자기 소임을 마친 굴린이 한번 크게 울더니.


귀여운 아기 돼지로 변하여 살다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래브도느가 싸늘한 표정에 경멸어린 시선으로 굴린을 노려보았으나.


굴린 또한 단련된 철면피로 래브도느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며 살다의 가슴에 얼굴을 부벼왔다.


"후후, 우리 굴린이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살다 언니, 계속 그렇게 굴린을 봐주면 어리광만 늘어난다구요!"


래브도느의 불평에 살다가 은근히 미소 지으며 래브를 다독였다.


"래브, 걱정 말거라. 굴린은 생각보다 선을 잘 지키는 아이란다."

"···후, 하나도 믿어지지 않지만, 언니의 말씀이니까요···."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는 래브도느였으나.

굴린에 대한 싸늘한 시선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그 모습을 잠시 기묘하게 바라보던 화이트칼 가주가 헛기침을 한 뒤 앞으로 나서며 성녀 리타에게 정중한 예를 갖췄다.


"성녀님께서 직접 주와이외즈의 계승식에 참여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니 이 화이트칼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화이트칼 공작 그리 정중히 예를 갖추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이곳에 그저 사절단으로 방문한 것이니. 하지만 성검의 계승자를 축복하는 마음에 위아래를 정함이 없으니. 다만 힘껏 축복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녀의 대답에 화이트칼 공작은 환히 웃어 보이며 작게 읍한 뒤 집무실로 돌아갔다.


"하하, 성녀님의 진심 어린 축복을 받을 수 있다니. 아비임에도 불구하고 블루 녀석이 부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공무를 위해 올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작의 진심 어린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멋진 계승식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성녀가 일행의 대표로 나와 인사를 마치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화이트칼 공작과 자연스럽게 자리를 교대한 집사가 일행의 앞에서 인사를 올렸다.


"저는 여러분들이 계승식까지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앞에 선 집사 베르지오입니다."

"베르지오. 잘 부탁드려요."


성녀의 인사에 조용히 예를 표한 베르지오는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일행들을 각자의 방으로 안내했다.


마지막으로 돌아선 베르지오가 김한 일행에게 계승식의 일정을 안내했다.


"성검의 계승식은 사흘 뒤입니다. 부디 그때까지 주와이외즈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베르지오의 뒤를 따라온 사용인들이 본격적으로 김한 일행의 짐을 날라 옮기기 시작했다.


곧 짐을 푼 김한 일행은 각자 밖으로 나와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거나 주와이외즈의 기사단 한쪽에 마련된 훈련장을 찾아 몸을 풀기 시작했다.


김한 또한 훈련장으로 이동하여 이안과 있었던 전투를 복기하기로 했다.


'확실히 성전 기사단 단원 쯤 되니 상대하기가 무척 버겁다. 만약 그들과 같은 집단에 노려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식으로 일행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잠시 머리가 복잡해진 김한이 훈련장을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두리번거리며 김한을 찾던 이안이 김한을 발견하고는 가볍게 몸을 푼 뒤 그의 옆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김한의 옆에서 발을 맞춘 이안이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어휴, 성녀님이 아니었다면 이번에야말로 죽는 것은 아닐까 진심으로 생각했지 뭡니까? 형씨도 손속이 참 맵단 말이지."

"그 정도가 아니었다면 이안님을 멈추지 못할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 수련이 부족한 따름이지요."


김한의 대답에 이안은 조금 질린다는 듯.

샐쭉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푸념해오기 시작했다.


"아니, 형씨가 수련이 부족하다고 하면 나는 뭐가 되나. 덕분에 지금도 성녀님 눈을 피해 농땡이 피우는 대신 형씨를 따라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수련을 하시는데 제 눈치를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김한의 말에 이안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뒤를 따라 묵묵히 달리는 성전 기사단원들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게, 참, 말이야 바른말이긴 한데···."


잠시 입을 다문 이안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그것이 실례되는 말임을 자각하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저기 말이야. 형씨가 어제 마지막 순간에 보여줬던 것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혹시 알려줄 수 있겠나?"

"사람마다 자신의 숨겨진 무기 하나쯤은 감추고 있는 법이죠."


이안의 물음에 김한은 그저 싱긋 웃어 보인 뒤 두루뭉술하게 말을 흘렸다.


'다른 사람의 기술을 날로 먹으려 하다니 안될 말이야. 거기에 사실 나는 <그림자 이동>을 알고 있으나 이해하고 있진 않단 말이지.'


김한은 <그림자 이동>을 사용할 수는 있었으나, 그것의 원리를 설명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이안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 뒤 묵묵히 김한을 따라 코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들의 몸이 땀으로 젖어갈 무렵.


"당신들은··· 혹시 성전 기사단에서 오신 분들이시오?"


다가온 자는 김한보다 두배는 큰 몸집에 실용적인 전투 무장을 갖춘 거한이었다.


그를 흘끗 바라본 이안이 그가 누군지 알아보며 김한에게 은근히 물어왔다.


"저자는 주와이외즈의 기사단장을 맡고있는 헥토르라네. 어떤가? 저 압도적인 육체에서 뿜어내는 괴력은 제국에서 감당해낼 이가 없을 정도라 하니, 자네라면 한번 상대해 보고 싶지 않겠는가?"

"지금은 조금 생각할 것이 많아 머리를 비우고 달리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듣던 헥토르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허, 그것참 아쉬운 말씀이오. 성전 기사단과 검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경험이니.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는 많으니 자중하도록 하겠소. 아, 그리고 이미 가주님께 전달받은 바가 있으니 훈련장은 마음껏 사용해도 좋소."


이안은 참으로 안타깝다는 눈빛을 보내며 입맛을 다셨다.


'이 녀석을 자극해서 그때 썼던 기술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데 말이지.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그때 여성들의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래브, 살다, 리타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훈련장을 달리는 김한의 모습을 본 래브가 냉큼 뛰어가더니 김한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빠 훈련을 하실 거면 저한테도 말씀해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래브 훈련은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듯 매 순간 반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굳이 저를 따라 훈련하실 필요는···."


순간 래브의 서늘한 눈빛에 김한은 헛기침을 하며 얌전히 옆자리를 내주었다.

김한과 그 주변인들을 스윽 둘러보며 모든 것을 파악한 듯한 표정을 지은 이안이 복잡한 감정이 섞인 목소리로 김한을 위로했다.


"왕관을 쓰려는 자, 필히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했지. 대체 왕관을 몇 개나 쓰려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나는 형씨를 응원한다오···!"

"···그런 거 아닙니다. "


이안의 부러움 섞인 위로를 단박에 일축한 김한은 자신의 옆자리를 차지한 채 따라오는 래브도느를 살피며 무언가를 골똘히 궁리했다.


생각을 정리한 김한이 래브도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래브 혹시 대련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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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C.6 - 주와이외즈(11) 24.08.06 41 1 11쪽
37 C.6 - 주와이외즈(10) 24.08.06 4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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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C.6 - 주와이외즈(8) 24.08.05 4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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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C.6 - 주와이외즈(5) 24.08.03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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