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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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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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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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7)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4

C.6 - 주와이외즈(7)



헥토르와의 대련이 끝난 뒤.


김한 일행은 대리석으로 장식된 호수 정원을 노닐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굴린을 장난스럽게 희롱하는 살다와 필사적으로 살다의 가슴을 탐하려는 굴린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느 쪽에 문제를 제기 해야 할지 고민하던 리타는 자기 머리를 강렬하게 울리는 '어떤 느낌'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뭔가 사악한 기운이 느껴져요···."

"리타야 네 바로 옆에 마왕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구나."


살다의 도저히 웃어넘길 수 없는 농담에 잠시 할 말은 잃은 리타였으나.


"그, 그건 그렇지만 당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사악함이라고요!"

"그래, 그렇다면 어디 한번 찾으러 가보지 않겠느냐."


살다의 말을 끝으로 리타가 대리석 장식물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성녀의 것이라 할 수 없는 경박스러운 발걸음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여기가 대체, 어디지···?"


리타는 사악한 기운이 풍기는 방향은 알 수 있었으나.


그녀는 이곳이 미로처럼 구성된 호수 정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결국 한숨을 내쉰 김한의 도움을 받아 주와이외즈의 예배당에 도착한 리타 성녀는 고해성사실을 하나하나 찾아볼 생각을 접어둔 채.


무력 시위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한 차례 강렬한 빛이 예배당 안을 감쌌다.


살다는 흥미롭다는 듯, 손등으로 그 빛을 쓸어보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김한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살다님 라시타의 빛이 살다님을 해할까 염려됩니다. 자리를 피하심이 어떻겠습니까?"

"한아, 한때 라시타와 마주했던 본녀가 겨우 이 정도 빛에 고통받겠느냐. 걱정 말고 주와이외즈까지 쳐들어온 마족이 무엇을 위해 그리 열심히였는지 확인해보자꾸나."


살다의 대답과 함께 김한 일행이 마주한 것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고해성사실에 주저앉아 있는 블루제미라 주와이외즈였다.


김한이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자.

그것을 받아 든 블루제미라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더니.

급히 자신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렸다.


잠시 블루제미라를 토닥이던 리타가 돌아서더니.

양손을 자신의 허리춤에 매단 채, 도끼눈을 뜨며 김한을 나무랐다.


"훌쩍, 크흡···."

"김한씨 지금 숙녀분이 울고 있는 것을 그리 멀뚱히 쳐다보고 계실 건가요? 빨리 저쪽으로 나가 계세요!"


"···알겠습니다."


리타의 등쌀에 떠밀려 예배당 바깥으로 쫒겨난 김한은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행히, 주와이외즈의 비극 가운데 하나는 빗겨나간 걸까?'


본래 이 시기에 성녀가 주와이외즈에 방문하는 일은 없었다.


성검의 계승식에서 교황에 줄을 대고 있는 주교급 인사 하나가 계승식에 참석하였다가 끔찍한 사건에 휘말려 죽음을 면치 못했다는 것만을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좋은 편이지. 성녀 자체로도 큰 도움이 되는 데다 성녀를 호위하는 성전 기사단까지 주둔 된 상태이니. 만약 마족들이 계승식 도중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말레우스가 드라코 컴퍼니에 사로잡힌것에 대한 나비 효과라고 할 수 있었다.


본래의 게임 시나리오대로였다면 말레우스는 라이오네에게 패배하였으나 무사히 교황청으로 후퇴하였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성검 계승식에는 공적에 눈이 먼 부패한 성직자들만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기사단의 전력을 가늠하던 김한은 잠시 자신을 유심히 관찰하며 능글맞은 표정으로 끈덕지게 달라붙던 이안을 떠올렸다.


김한은 곧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진절머리를 표했으나.

적어도 그의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의 실력은 문제 삼을 바가 아니다. 척을 질 필요는 없겠지.'


김한은 이 호기로운 상황에 잠시 마음이 놓이는 것을 느꼈다.


'이런, 그렇다고 방심할 순 없지.'


김한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 * *



블루제미라의 사정을 전해 들은 김한 일행은 앞으로의 일정에 관한 회의를 시작했다.


"계승식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할까요?"

"그건 주와이외즈가 마족에게 굴복하는 모양새잖아. 화이트칼 가주가 절대 동의하지 않을걸?"


성전 기사단원과 이안이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는 가운데 김한이 리타를 향해 물었다.


"성녀님 이 일을 화이트칼 가주에게 알리지 않으시는 겁니까?"

"후, 만약 화이트칼 가주에게 지금의 상황을 알리게 되더라도 그것을 알리는 이가 제가 되어선 안 됩니다. 제가 직접 화이트칼 가주에게 언질을 주었다가는 교황청이 주와이외즈에게 시비를 거는 것으로 보이게 될 수 있습니다."


어리숙하게나마 교황청 내부의 정치싸움을 겪어야만 했던 리타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채고 무거운 얼굴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한 사악한 의도를 가진 악마가 성검 계승식을 앞두고 블루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블루의 신변에 큰 위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현재 주와이외즈에서 오직 '성검의 계승자'로서의 가치를 지닌 블루제미라가 계승식에서 탈락하는 순간 그녀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특히 최악의 경우 '성검의 계승권'이 레드제미라에게 복권되기라도 한다면 블루는 주와이외즈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성녀님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사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계승식까지 더욱 경계를 철저히 하는 수밖에는···."


성녀의 안절부절못한 모습에 김한은 자신이 나서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


"성녀님 그렇다면 화이트칼 가주에게 언질을 주는 역할을 제게 맡겨주실 수 있겠습니까?"

"김한씨가 화이트칼 가주와 교섭하시겠다구요?"


김한이 모두의 앞에서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저희는 화이트칼 가주의 초대장을 받은 손님 중 겉으로 보았을 때 가장 중립적인 세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국과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나 교리 면에서 느슨하고 명분상으로도 오직 학술적 성과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제가 화이트칼 가주를 만난다고 한들 그 누구도 무어라 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협상이 성공적으로 흘러갈 경우 주와이외즈에 숨어든 악마를 수색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겁니다."


김한의 설명에 리타의 표정이 잠시 밝아졌으나.

고개를 돌려 블루제미라를 눈에 담은 리타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제는 남아있어요. 만약 화이트칼 가주가 현시점에서 악마와 접촉한 블루를 의심하고 내처 버린다면 그래서 레드제미라가 계승 위를 복권하게 된다면···! 저는 그것을 올바른 계승식이라 인정할 수 없어요!"


리타의 올곧은 눈동자가 김한에게 날아와 꽂혔다.

그, 곧은 심지에 빙그레 웃어 보인 김한이 안심하라는 듯 답했다.


"그 부분도 고려하여 계획을 세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타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성검은 자기 주인을 직접 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최악의 경우에도 레드제미라가 성검의 선택을 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후,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래요. 이번 일은 당신을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에게 설득된 리타 성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성전 기사단의 대표 격인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전했으며 살다와 래브또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김한에게 고개를 돌린 리타가 김한을 향해 물어왔다.


"그래서, 교섭은 언제 시작할 생각이신가요?"

"지금 바로 요청하도록 하죠."


계략을 꾸미는 김한의 얼굴에 서늘함이 감돌았다.



* * *



화이트칼 가주 집무실.


김한 일행의 방문 이후 초 단위로 몰려드는 소식에 화이트칼 가주는 머리를 쥐어 싸매고 있었다.


"아니, 손님으로 방문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난리란 말인가?"

"저, 그것이 그자와 대련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헥토르라고 합니다."


"자네는 지금 그게 중요한가? 주와이외즈의 백금 기사단장이 동맹국이라고는 하나 제국 외의 인물에게 형편없이 패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주와이외즈의 무결함에 큰 흠집이 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헥토르 놈 또한 알고 있을 것인데···! 어찌 그런 성급한 판단을 내렸단 말인가!"

"최대한 알려지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


고개 숙인 베르지오의 모습에 혀를 찬 화이트칼 가주가 한탄했다.


"하, 말이야 번지르르하군. 그곳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가 어디 한둘인가? 이미 소문의 확산을 막을 수 없는 일이니. 자네는 그저 내부 단속에 힘쓰도록 하게. 그건 그렇고 훈련장 증축에 사용될 중심 기둥은 어째서 박살이 난 것인가? 그게 대체 얼마짜린지 자네가 제일 잘 알고 있을 텐데."

"그것이··· 라이오네 측에서 파견된 직원 하나가 기둥을 무기 삼아 헥토르 경과 대련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기묘한 표정이 된 화이트칼 가주가 베르지오에게 따져 물었다.


"아니. 그 기둥을 무기 삼아 들고 싸웠다고? 그게 대체 말이 되는 소린가? 내가 그들 일행을 보았을 때 그럴만한 위인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기둥을 들고 헥토르 경과 싸운 자가 수인족 소녀였다고 합니다."


더더욱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모로 꼰 화이트칼이 베르지오를 향해 따가운 눈총을 보내왔다.


"설마, 그 소녀가 설마 오러 유저라는 말이냐?"


화이트칼 또한 김한 일행으로 함께 온 수인족 소녀를 보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 소녀가 훈련장을 떠받치는 중심 기둥을 들고 헥토르와 대련을 펼치는 모습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당황한 듯한 모습의 베르지오가 황급히 변명하듯 아뢰었다.


"저, 그것이 그 소녀는 오러유저는 아니지만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합니다. 그 능력은 아직 조사 중에 있습니다."

"그래, 지금 내가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게 되었군."


화이트칼의 짜증 섞인 말에 베르지오는 더욱 깊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저기···."


그 순간 베르지오의 옆으로 하인 차림의 정보원이 다가오더니 급히 정보를 전달했다.


"···다시 한번 말해보라."

"알겠습니다."


정보를 확인한 순간 베르지오의 미간이 좁혀지더니 정보원에게 다시 한번 내용 확인을 요청했다.


"너희들의 주인이 여기 있는데 무얼 그리 소곤거리는 거냐. 그냥 크게 말하라."


그 모습을 바라보던 화이트칼 가주는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듯 베르지오에게 보고를 명했다.


"저··· 그것이 다름이 아니오라. 주와이외즈 예배당에 사악한 기운을 품은 악마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뭐, 뭣이? 악마라고? 그것도 이 시기에···?"


베르지오는 잠시 머뭇거리다 자신이 들을 내용을 그대로 전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블루 도련님이 홀로 계셨는다는 정보입니다."

"뭐, 뭐라···? 블루가 악마와 단둘이 접촉했다고?"


베르지오의 보고에 화이트칼 가주는 그만 들고 있던 커피를 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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