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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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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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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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 - 페카폴타스(5)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18

C.4 - 페카폴타스(5)



갑작스러운 김한의 등장에 화들짝 놀란 두 명의 드워프가 김한을 향해 삿대질을 해댔다.


"뭐, 뭐야 인간? 인간족이 어떻게 이곳에···? 아, 설마 이번에 방문한 드라코의 직원 놈들인가!" 

"이보게! 드라코 컴퍼니아와 페카폴타스는 동맹 사이라고 그렇게 함부로 나불대다간 또 자네 대장에게 대가리가 깨지게 될걸세!"


드워프들은 김한을 앞에 두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더니 김한에게 물어왔다.


"큿흠, 흠, 그래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건가?"

"미안하오. 우리는 따로 예절교육을 받지 않아 인간 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소."


드워프 들의 대답에 김한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이 숙녀분께 어울리는 검을 보러 왔습니다."


"뭐? 검을? 그것도 자네가 아니라 저 견인족 소녀가?"

"하하, 자네 제법 유머 감각이 뛰어나구먼! 미안하지만 이곳에서 취급하는 무기 중에 여성용은 없다네."


"무기를 다루는 것에 성별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저 검과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


김한의 대답에 드워프 들이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래브도느를 살펴보며 이리저리 평가하기 시작했다.


"저리 호리호리한 몸으로는 레이피어나 세이버 정도일까."

"자네, 무슨 소린가! 호신용으로 사용한다면 대거나 숏소드 정도면 충분하다네!"


드워프 둘이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김한은 래브도느에게 작게 속삭였다.


"래브도느 눈을 감고 검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겠습니까?"

"검의 소리···?"


김한이 래브도느의 뒤에 서더니 양손으로 래브도느의 두 눈을 감쌌다.


'성검의 선택을 받은 래브도느가 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유명하지.'


래브도느는 김한의 말대로 잠시 눈을 감은 채 주위에 집중했다.


[어이, 아가씨 여기, 여기라고!]


"아."


순간 눈을 뜬 래브도느가 홀린 듯 대장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래브도느에게 어울리는 검을 놓고 옥신각신하던 드워프 들이 대장간 안으로 들어가는 래브도느를 보더니 기함하며 달려갔다.


"아니, 거기는 아무나 들어가도 되는 곳이 아니다!"

"멈춰, 멈추라고!"


김한은 흥미로운 모습으로 래브도느를 따라 대장간 안으로 들어왔다.


"어, 저게··· 무슨···?"

"오, 라토르 맙소사!"


래브도느를 따라 대장간 안으로 들어온 드워프 들이 입을 떡 벌린 채 래브도느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대검을 바라보았다.


래브도느가 선택한 검은 그녀의 전신을 덮고도 남을 정도로 컸다.

더 놀라운 사실은 래브도느가 그 거대한 대검을 한손으로 붕붕 휘두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한이 약간의 거리를 둔 채로 래브도느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래브도느 검이 마음에 드시는가 봅니다."


래브도느는 왜인지 모르게 붉어진 얼굴로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검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겁니까?"

"이, 이검은 파렴치해요···!"


답지 않게 큰 소리로 외친 래브도느가 '핫'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파렴치하다고···?'


김한이 래브도느가 한 말의 의미를 추리하는 동안 드워프 형제들이 뛰어 들어오더니 래브도느를 극찬하기 시작했다.


"아가씨 보기보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군."

"어떻게 저 작은 몸으로 우리 둘이 힘을 합쳐야 간신히 들어 올릴 수 있는 페카폴 커터를 저리 쉽게 다룰 수 있지?"


"아, 아니··· 저, 저는···!"


붉어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던 래브도느가 검을 집어던져 버렸다.


-쿵


"아, 아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이 대검은 우리들이 수년에 걸쳐 만든 귀물이란 말일세! 구매하지도 않은 검을 이런 식으로 다루다니! 드라코 컴퍼니아 측에 반드시 항의할걸세!"


"이, 이건 저, 저! 거, 검이 잘못한 거예요···!"


여전히 붉어진 얼굴의 래브도느가 김한의 소매를 잡아채더니 빠른 걸음으로 대장간 바깥으로 튀어 나갔다.


영문도 모른 채 래브도느에게 끌려 나온 김한은 잠시 래브도느가 진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


"래브도느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도록,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오, 오빠 말대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니, 평소와는 다른··· 머리에 직접 대화를 거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서···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가봤는데···."


"그 대검이 래브도느에게 무례를 저지른 건가요?"

"그, 그래요. 맞아요! 그 검은··· 저질이에요!"


김한이 잠시 이 일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흥분한 드워프 들이 김한을 가운데 두고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순간 짜증이 난 김한이 드워프들을 향해 일갈했다.


"얼맙니까?"

"뭐, 뭣 우리들의 걸작을 그저 푼돈으로 계산하겠다고?"


"당신들은 애초에 그 검을 사용할 주인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대장간 구석에 장식된 그 검은 그저 거대한 고철에 불가하지요. 그리고 그 고철은 지금 제 동료 래브도느를 희롱하였습니다. 저는 지금 그 고철값을 지불하고 래브도느를 희롱한 그 검에게 정당한 복수를 할 생각입니다."

"이게 대체 뭔 개소리야."


드워프들은 김한을 미친놈처럼 바라보았으나 김한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요. 제 동료인 래브도느는 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만든 그 검이 래브도느를 모욕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동료로서 당신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그 검을 구입한 뒤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입니다."

"···이게, 무슨···?"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로군."


드워프 들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잠시 후 그 둘이 속닥대더니 나름의 결론을 내렸는지 김한에게 통보했다.


"좋소. 당신에게 페카폴 커터를 판매하도록 하지. 하지만 우리도 한 가지 조건이 있소."

"말씀하십시오."


김한의 말에 드워프들이 각자 한 자루의 검을 꺼내 들더니 김한에게 불쑥 내밀었다.


"여기 우리들이 혼신을 기울여 제작한 두 자루의 검이 있소. 이 두 자루의 검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저 아가씨에게 묻고 싶소. 또한 두 자루의 검중 어떤 검이 더 우월한지 아가씨가 정해준다면 우리도 페카폴 커터를 판매하도록 하지!"

"우선 래브도느의 의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이 고개를 돌려 래브도느를 바라보자.

래브도느는 끔찍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두 자루의 검을 바라보았으나 한숨을 내쉰 뒤 고개를 끄덕였다.


래브도느의 승낙을 얻은 김한이 드워프 둘에게 검을 받아 래브도느에게 건네주었다.


"래브도느 너무 무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의 경우 제가 해결할 터이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에요··· 오빠에게만 계속해서 부담을 지울 수는 없어요."


두 자루의 검을 양손으로 받아든 래브도느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빠각!


양손에 든 검을 부딪쳐 박살 낸 래브도느가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페카폴 커터를 받아든 김한이 드워프 들을 살펴보았다.

완전히 기력을 잃어버린 두 드워프는 이미 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안쓰러운 마음에 김한이 한 마디를 남겼다.


"두 검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음이 밝혀졌으니 두 장인께서 다시 한번 검을 단조하여 겨룸이 어떻겠습니까?"

"그래봐야 소녀의 손짓 한 번에 부러지는 검에 어떤 의미가 있겠나. 그저 부탁건대 떠나주게나."


김한은 약간의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페카폴 커터를 챙겨 래브도느에게 돌아왔다.


래브도느는 페카폴 커터를 경멸하듯 노려보더니 김한에게 애원했다.


"오빠 부탁이니 제발 저것 좀 그냥 버리고 가면 안 될까요?"

"래브도느 이제 아시겠지만, 당신의 손에서 버틸 수 있는 검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 검을 래브도느에 맞게 조련하여 충실한 수하로 삼으심이 어떠하겠습니까?"


김한이 가볍게 손가락을 구부려 모으더니.


-빡!


손가락을 튕겨 페카폴 커터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김한은 그 행위에서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었으나.

김한의 행위를 지켜보던 래브도느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음, 어, 한번 제가 검을 들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이 검은 이제 래브도느의 것입니다."


래브도느에게 검을 넘기며 김한은 무언가 서늘한 기운이 자신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았다.


검을 받아든 래브도느는 돌아가는 내내 페카폴 커터에 딱밤을 갈겨댔다.


대사관에 도착할 즈음 김한의 몸에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음, 저 검을 길들이는 게 퀘스트 중 하나였나 보구나.'


아까부터 음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래브도느와 왠지 모르게 불쌍한 느낌이 드는 페카폴 커터를 대사관까지 배웅해준 김한은 몸을 돌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 주변에 해결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가 하나 더 남아있는 듯 한데.'


김한은 직감을 따라 대사관 주변을 가볍게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짜잔!"

"놀노르 공녀님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건물 사이에서 튀어나온 야생의 놀노르가 김한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한은 자신의 앞에 나타날 존재가 놀노르 공녀일 거라 예상하진 못했으나 서브 퀘스트의 존재감으로 누군가와 조우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


"어···? 설마, 제가 여기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던 건가요?"

"아닙니다. 그저 제 직무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여 언제나 대비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놀노르 공녀는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김한을 꼬나보다 다시 밝게 웃어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오기 시작했다.


"드라코 컴퍼니에 오크가 직원으로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맞습니다."


"드라코 컴퍼니에는 전력이라는 것을 사용한다고 들었어요. 정말인가요?"

"그렇습니다."


"드라코 컴퍼니에는···."

"공녀님 필요한 것을 말씀해주시지요."


어느새 김한과 놀노르 공녀는 인적없는 공터에 자리하고 있었다.

놀노르 공녀는 잠시 우물쭈물하며 괜히 손가락을 꼬아댔다.


"이름이··· 김한씨라고 하셨나요?"

"그렇습니다."


"음, 혹시 혼인은 하셨나요?"

"인연이 닿지 않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여러분들이 드라코 컴퍼니아로 떠나고 나면 검은 수염 클랜의 수장인 도르고르라는 사람과 결혼할 예정이랍니다."

"···가정을 이루심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한의 형식적인 인사치레에 놀노르가 베- 하고 혀를 내밀었다.

조금은 쓸쓸한 표정의 놀노르가 혼잣말 하듯 내뱉었다.


"그런데 말이에요. 그거 아시나요? 검은 수염 클랜의 수장인 도르고르는 올해로 마흔이 넘었답니다. 저는 이제 겨우 열 여섯살인데 말이지요~."

"···."


"물론 저는 페카폴타스 왕가의 피를 잇고 있고··· 공녀가 지녀야 할 책임감도 느끼고 있답니다. 정말로요···!"

"놀노르 공녀님."


놀노르 공녀를 불러세운 김한이 선언했다.


"만약 공녀님께서 도르고르와의 혼인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페카폴타스의 공녀···"


놀노르의 다급한 외침을 무시하고 김한이 말을 이었다.


"지금 제 앞에 서 있는 분은 그저 드라코 컴퍼니아를 동경하는 소녀 놀노르일 뿐입니다. 만약 진정 원하신다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십시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


잠시 격해진 감정을 다듬듯 놀노르 공녀의 입이 굳게 닫혔다.

김한은 잠시 그런 놀노르 공녀의 모습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대사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 잠깐···!"

"···."


"도···."

"···?"


"도와주세요···."


다급하게 김한을 불러 새운 놀노르 공녀의 양 뺨 아래로 굵은 눈물 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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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C.6 - 주와이외즈(11) 24.08.06 41 1 11쪽
37 C.6 - 주와이외즈(10) 24.08.06 4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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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C.6 - 주와이외즈(8) 24.08.05 4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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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C.6 - 주와이외즈(5) 24.08.03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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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C.5 - 레드독(6) 24.08.01 5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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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5 - 레드독(4) 24.07.31 56 0 11쪽
24 C.5 - 레드독(3) 24.07.31 60 0 12쪽
23 C.5 - 레드독(2) 24.07.31 58 0 11쪽
22 C.5 - 레드독(1) 24.07.30 58 0 12쪽
21 C.4 - 페카폴타스(8) 24.07.30 55 0 11쪽
20 C.4 - 페카폴타스(7) 24.07.30 53 0 11쪽
19 C.4 - 페카폴타스(6) 24.07.30 55 0 11쪽
» C.4 - 페카폴타스(5) 24.07.29 56 0 12쪽
17 C.4 - 페카폴타스(4) 24.07.29 67 1 12쪽
16 C.4 - 페카폴타스(3) 24.07.28 62 1 12쪽
15 C.4 - 페카폴타스(2) 24.07.28 67 0 12쪽
14 C.4 - 페카폴타스(1) 24.07.28 64 0 11쪽
13 C.3 - 드라코 컴퍼니아(6) 24.07.27 78 0 12쪽
12 C.3 - 드라코 컴퍼니아(5) 24.07.27 79 0 12쪽
11 C.3 - 드라코 컴퍼니아(4) 24.07.27 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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