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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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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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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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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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 - 드라코 컴퍼니아(6)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13

C.3 - 드라코 컴퍼니아(6)



라이오네가 죽은 눈으로 서류에 파묻혀 기계처럼 결재 도장을 찍어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비서 메이냥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라이오네님 그거 잘못되면 나중에 업무량이 두배로 늘어납니다만."

"아이참, 저도 알고 있단 말이에요! 다만 으윽, 또다시 금단 증상이···!"


라이오네가 애처로운 눈빛으로 메이냥을 바라보았지만 메이냥은 오히려 눈을 부라리며 라이오네를 나무랐다.


"라이오네님 방금 전에도 십 분만 굴린과 티타임을 가지겠다고 하셔놓고서 한 시간이 넘게 농땡이 피시지 않았습니까? 지금 이 속도로는 오늘 안에 반드시 처리하여 넘겨야 할 결재서류가 제 주인을 찾아가지 못할 겁니다."

"으으, 이렇게 매정할 수가! 한때는 작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였던 메이냥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더니···!"


라이오네가 메이냥의 약점 중 하나인 '얼굴이 화끈거리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퍼부을 기미를 보이자 메이냥이 질색하며 한발 물러났다.


"아아아아아아, 알겠으니까 딱 십 분 만입니다 정말 십 분 만이니까요!"

"아! 드디어! 굴린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꾸이이!


메이냥의 허락과 동시에 한쪽 케이지가 부서질 듯 열리더니.

굴린이 튀어 올라 라이오네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부벼댔다.


"아이참 굴린도 많이 외로웠나 봐요!"

-꾸이잇!


"···하."


못 볼 꼴을 보았다는 듯 메이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반대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 * *



"들어오세요."

"···좋은 시간을 방해한 것 같습니다."


'마침내 찾아온 짧은 휴식 시간을 방해하는 불청객'이라는 티를 펄펄 내며 눈을 흘기는 라이오네의 모습에 김한이 식은땀을 흘리며 답했다.


"음 오늘 입사 오리엔테이션이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혹시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만, 우사미 과장 덕분에 문제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라이오네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바도기의 일은 정말 유감이에요 이미 감사부에 시바도기 과장에 대한 내사를 지시했답니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교육과 피해보상 역시 예정되어 있구요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저를 찾아오셨다면 조금 실망인걸요."

"물론 아닙니다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모든 일을 라이오네님과 직접 해결하려 한다면 회사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제야 라이오네는 조금 흥미롭다는 얼굴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그럼 무슨 이유로 저를 찾아오셨을까요?"

"경영 매니저로서 라이오네님께 말씀드릴만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흐음, 예기해보세요."

"첫 번째로는 시바도기 과장이 자의가 아닌 누군가의 공작으로 인해 움직였을 가능성입니다."


김한은 자신이 알고 있는 레드독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전달했다.

덕분에 김한은 '제국의 비밀 요원으로 침투한 산업 스파이'설을 확신하는 라이오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김한이 기억하는 메인 스토리에서 드라코 컴퍼니는 레드독의 주도로 인해 짜르노빌 발전소 폭파라는 최악의 테러 사건을 맞게 되며 그로 인해 라이오네의 대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반드시 전해주어야만 하는 정보이기도 했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김한을 추궁하는 라이오네의 말을 무시하며 김한이 두 번째 안건을 꺼내 들었다.


"역시 김한씨는···."

"두 번째로는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의 안정화에 대해 생각난 것이 있어 신소재 개발부 부장 자몽과의 면담을 성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몽과 면담이라고요? 자몽이 우리측 기밀 요원인 것을··· 후, 좋아요 그럼 김한씨가 했다는 그 생각을 한번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할게요."

"우선 제가 아는 바로는 현재 오퍼레이터의 출력을 유지하기 위한 냉각제에 문제가 있어 가동시간과 안정성에 큰 제약이 있다 알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요 한번 끝까지 들어보죠."

"불과 얼음은 상극으로 끊임없이 반목하니 반대로 불 위에 불을 덮음으로써 그 화기를 조절함이 어떠한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요 불 위에 불을 덮는다고 화기 조절이 가능할 리가···?"

"불의 정령."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김한을 타박하던 라이오네의 목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영혼으로 이루어진 불꽃으로 화기를 흡수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정령사들이 불꽃 정령을 맨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로군요."

"물론 라이오네님의 드래곤 하트를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에 필적하면서도 실존하는 정령체가 필요하지만요." 


김한의 설명에 라이오네가 멍청한 목소리로 물었다.


"대체 그런 게 어디에 있죠?"

"의외로 가까이 있답니다."


김한이 손가락을 가리킨 곳에는 드워프 들의 수도인 페카폴타스가 자리해 있었다.


순간 라이오네가 눈을 부릅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김한을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그니···! 설마 김한씨는 마왕 아그니가 살아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라이오네님께서는 아그니를 완전히 제거했다 생각하셨겠지만 페카폴타스의 화산 심장부 깊숙한 곳에서 아그니는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이오네가 말도 안 된다는 듯 김한에게 더욱 얼굴을 들이밀었다.


"대체 그걸 김한씨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거기다 제가 아그니를 토벌한 것은 수백년도 더 지난 일인데요! 이제는 저마저도··· 그에 대한 존재를 잊어버릴 만큼···!"

"계시를 받았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겠군요."


라이오네가 허망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아 김한을 바라보았다.


"이런, 이거 정말··· 이런 정보는 아무리 제국이라 해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아닌데요 어쩌면 김한씨를 정말 라시타의 계시자로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김한이 싱긋 웃어 보였다.



* * *



며칠 후.


라이오네의 주관하에 자몽과 김한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자몽의 경우 회사 내에서도 특급 기밀구역에 속하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범한 방법으로는 그와 접선할 수 없었다.


김한의 이론을 전해 듣던 자몽은 벌떡 일어나더니 뒷편에 위치한 보드판에 정신없이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숫자와 도형과 문장이 뺴곡하게 섞여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어지러워지는 지식의 덩어리였다.


수식을 한참이나 적어 내려가던 자몽의 손이 멈췄다.

그의 손에 들려있던 분필은 이미 그 형태를 잃어 가루가 되어있었다.


"정말, 정말이지 훌륭하군! 이거면 어쩌면 지금까지 막혀있던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도 있겠소!"

"부장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다행입니다."


자몽은 지금 당장이라도 아그니를 잡으러 갈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그 모습에 라이오네는 머리를 부여잡고 자몽을 제지했다.


"자몽 설마."

"라이오네님 부탁드립니다 제게 아그니를 처치하고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를 완성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자몽, 옛 시대의 마왕이었던 아그니는 생각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김한의 말대로라면 이미 수백 년에 걸쳐 힘을 회복한 상태일 텐데 그렇다면 제가 상대한다 해도 쉽지 않은 상대예요."

"그러나 오퍼레이터를 완전하게 만들 기회를 그냥 넘길 수는···!"


순간 라이오네와 자몽이 시선이 동시에 김한을 향했다. 

김한은 그 시선에 빙긋 웃으며 가볍게 답했다.


"저 또한 드라코 컴퍼니의 직원으로서 밥값은 해야겠지요."



* * *



라이오네의 주도하에 극비리로 아그니 토벌을 위한 지원단이 구성되었다.


대외적인 명분으로는 페카폴타스와 드라코 컴퍼니 사이에서 계약된 정기 인턴쉽을 위한 지역 인재 조사였다.


구시대의 마왕이었던 아그니 토벌을 비밀리에 진행하게 된 것은 김한이 던진 충격적인 한마디 때문이었다.


"어쩌면··· 아그니의 존재를 페카폴타스의 드워프 들은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드워프들은 철의 종족입니다 철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강한 화력이 필요하죠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화력을 얻기 위해 화산 심장부에서 조용히 힘을 키우고 있는 아그니의 존재를 무시하는 일 정도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 아그니는 드워프들을 수백 년에 걸쳐 노예로 삼아왔는데요?"


"지금 페카폴타스에 남아있는 드워프들 중에 그 사실을 기억하는 자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


김한의 담담한 물음에 라이오네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한숨을 내쉰 라이오네가 입을 열었다.


"후, 참으로 어렵네요 제가 드워프 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다니··· 하지만 모든 것이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김한씨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겠어요."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라이오네의 답을 들은 김한은 다음으로 살다를 찾아 라이오네와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하고 그녀의 의견을 구했다.


"아그니라··· 그 낡은 정령이 아직도 살아있었다니 놀랍구나"

"만약 살다님께서 마왕이었던 아그니를 토벌하는 일에 마음이 쓰이신다면 이곳에 남아 계심이 어떻겠습니까?"


살다의 눈치를 살피는 김한의 조심스러운 어조에 그녀가 피식 웃으며 답했다.


"한아 네가 본녀에게 세상을 보여주겠다 다짐해 놓고 어째서 본녀를 버리고 홀로 떠나갈 생각을 하는게냐 그 낡은 정령이 너의 심기를 어지럽게 만들었음으로 이제 사라지는 것이 순리이니라."

"살다님께서 함께 하신다고 하니 라시타의 은총이 부럽지 않습니다."


김한의 환심 어린 찬사에 살다의 입매가 살며시 올라갔다.


"흐응, 한아 네가 본래 사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 내 모르지 않거늘 믿지도 않는 라시타의 이름을 팔아 본녀를 희롱하려는 것이 아니냐?"

"제가 라시타를 믿는다 하면 그저 좋은 것이고 믿지 않는다고 하여도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김한의 대답에 눈이 동그랗게 된 살다가 잠시 김한을 바라보다 키득거리며 웃어 재꼈다.


"한아 네 혀는 악마의 것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구나."

"저는 살다님의 것과 다름이 없으니 제 혀 또한 악마의 것이라 하여 무리는 아니겠지요."


옆에서 그 둘의 대화를 듣던 래브도느의 눈동자만이 떨리고 있었다.


"나도··· 악마가 되어야···!"

"아니다"

"아니요"


살다와 김한이 다급히 래브도느의 귀를 막았다.



* * *



어느덧 준비를 마친 김한 일행이 페카폴타스로 가는 여정에 올랐다.


라이오네는 사업 진행과 협상을 맡아줄 담당자 한명과 아그니를 토벌하는 데 도움을 줄 타격대 하나를 내어주었다.


"이야기는 들었네 부디 잘 부탁함세."

"어, 어째서 제가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된 걸까요···."


타격대 단장인 진도기가 악수를 청해왔다.

사업의 본질을 전해 들은 우사미 과장은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진도기의 타격대는 김한 일행이 출발한 이후.

훈련을 빙자하여 페카폴타스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 했다.


"그럼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말에 굴린이 서글픈 표정으로 라이오네의 집무실 방향을 바라보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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