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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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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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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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8)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5

C.6 - 주와이외즈(8)



화이트칼 가주가 블루제미라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종들을 부르려던 그때 또 다른 정보원 하나가 들어와 베르지오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으음···."


한순간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하여 폭삭 늙어버린 것 같은 화이트칼 가주가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이번엔 뭐라더냐?"

"드라코 컴퍼니의 직원 하나가 가주님과 독대를 청하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할! 벌써부터 냄새를 맡은 승냥이들이 나를 물어뜯으려 하는구나. 하지만 어림도 없지! 이 화이트칼이 지금까지 어떻게 이 자리를 지켜왔는지 똑똑히 보여 주리라!"


-쾅!


분개한 화이트칼이 자신의 의자 손잡이를 거칠게 내려쳤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르지오가 몇 가지 추가 정보를 알려왔다.


"가주님 지금 독대를 청하는 자의 이름은 김한으로 오전에 헥토르를 쓰러트린 바로 그 사내라고 합니다. 또한 그자가 리타 성녀와 블루 공자님의 입장을 대변하여 이 자리에 왔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뭐? 성녀 일행이야 그들이 함께 이곳을 방문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건만, 어째서 그놈이 내 후계자인 블루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이냐?"


베르지오가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예배당에서 블루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보호한 것이 자신이며 도련님은 지금 성녀님의 곁에서 정화 의식을 받는 중이니, 함부로 거동할 수 없는 상태라 하십니다. 그리하여 그들 모두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자신이 가주님을 상대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허, 그래? 성녀에게 전권을 위임 받았다라··· 그자가 성녀의 대리인을 자처하고 나섰다면 만나볼 필요가 있겠지. 잘하면 상대의 진심을 모두 꿰뚫어 볼 수 있다고 전해지는 성녀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좋다. 베르지오 지금 바로 그자를 들라 해라."


조심스럽게 한발 물러서 읍한 베르지오가 집무실을 떠나고.

화이트칼 가주는 턱을 괴며 집무실을 향해 서슬 퍼런 눈빛을 내뿜었다.


"흐, 좋다. 젊은 놈아, 이 늙은이의 연륜을 보여주마."



* * * 



화이트칼 가주의 부름으로 집무실에 들어선 김한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주실은 사방이 백색으로 도배되어 있었으며 물건들은 모두 질서정연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김한은 그것만으로 화이트칼 가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김한이 한발 다가서자 화이트칼 가주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자리를 권했다.


"그래, 자네가 김한이로군. 그대가 성녀와 내 후계자의 입장을 가져왔다고?"

"그렇습니다. 화이트칼 가주님께서도 흡족해하실만한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이 대답을 마침과 동시에 화이트칼 가주는 블루의 상태를 물어왔다.


"블루의 상태는 어떠한가. 혹여 성녀님이 보시기에 무언가 문제가 있던가?"

"아닙니다. 블루제미라님의 계승자의 자격은 성녀님께서도 보증하셨습니다. 저 또한 블루제미라님이 성검의 계승자로서 선택받으시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트칼 가주는 김한이 성검 계승식을 앞둔 블루의 상황과 악마의 침입 사실을 트집 삼아 이권을 노려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호의적인 김한의 태도에 화이트칼 가주는 자신의 수염을 한 차례 쓰다듬으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한숨 내려놓은 화이트칼 가주가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래, 그렇다면 예배당에 숨어들었다는 악마는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성녀님께서 악마의 존재를 깨달으심과 동시에 멸마 의식을 거행하셨습니다만 아쉽게도 악마를 블루님에게서 때어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김한의 대답에 화이트칼 가주가 헛기침하며 안색을 굳혔다. 


"크흠, 그것참 아쉬운 일일세. 그렇다면 아직도 내 영지에 악마가 숨어들어와 있다는 말인가?"

"아쉽지만, 현재로선 그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저희 쪽에서도 악마를 수색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김한의 제안에 미간을 찌푸린 화이트칼 가주가 난색을 표해왔다.


"내 자네들을 손님으로 초대한 것은 맞네만, 정해진 구역 외의 탐사는 허락할 수 없네. 헥토르를 상대해본 자네로서는 미덥지 않을 수 있겠으나, 그래도 그는 제법 유능한 기사라고 내 자부하네. 그러니 부디 우리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지 않겠나?"


화이트칼 가주의 점잖은 부탁에 김한은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가주님께서 외부 간섭으로 인한 주와이외즈의 명예 실추를 걱정하시는 바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주와이외즈에 큰 위기가 닥쳤음에 저희 또한 그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하심은 어떻겠습니까?"

"···내 한번 들어보지."


잠시 호흡을 고른 김한이 화이트칼 가주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저희 드라코 컴퍼니는 성공적인 계승식을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으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저희가 진실로 이번 초대에 응한 것은 가주님께서 저희에게 초대장을 보내주신 것으로 저희 쪽에 성검에 대한 조사를 일부 승인하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맞습니까?"

"···후, 그래. 자네들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빌어먹을 교황청 놈들이 나를 압박했지."


화이트칼 가주는 제법 허심탄회하게 진실을 고백했다.


"그렇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저와 성검 조사를 위해 파견된 조사팀에게만 좀 더 넓은 범위로 통행의 자유를 보장해 주심이 어떻겠습니까? 물론 가주전을 포함하여 가주님께 민감한 장소에는 접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성검을 보관하고 있는 성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성검이 보관된 성소는 나를 포함해서도 혈족의 직계들에만 공개되는 신성한 장소란 말일세 외부인을 그곳에 들인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김한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하는 화이트칼 가주를 김한은 은근한 어조로 구슬리기 시작했다.


"가주님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곧 성검 계승식이 열릴 참입니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악마가 이곳에 숨어든 것이 진정 우연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

"그, 그건···."


김한의 낮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화이트칼 가주의 귓가에 파고들었다.


"가주님께서도 드라코 컴퍼니의 첨단 문물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계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 성검조사를 위하여 새로 신성력 탐지기라는 물건을 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것이 꼭 신성력만은 아니지요."

"···그렇다면?"


순간 기대감이 서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화이트칼 가주에게 김한은 그가 원했던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렇습니다. 그 신성력의 반대는 곧 흑마력 이 두 기운은 양과 음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저희가 만든 기계는 그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순간 흥분한 화이트칼 가주는 거의 승낙을 외칠 뻔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한 그는 김한에게 역으로 제안했다.


"크, 크흠. 그렇다면, 그 기계를 잠시 우리에게 대여해 주는 것이 어떻겠나? 자네들도 악을 멸해야 한다는 대의를 가지고 있다면 마땅히 그리하리라 생각하네."

"가주님, 지금 가주님께서는 지금 저희 드라코 컴퍼니의 기술자들을 무시하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화이트칼 가주의 제안에 김한은 즉각 반응하며 그를 나무라듯 따지고 들었다.

급작스러운 김한의 반응에 화이트칼 가주는 내심 당황하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표를 내지 않으며 오히려 노기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자네, 대체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 내가 자네와 기술자들을 무시했다니. 그런 어처구니없는 소리로 내 주의를 끌 생각일랑 하지도 말도록 하게."

"그렇지 않습니다. 가주님 성검을 조사하기 위해 저희 측에서 만든 계측기는 참으로 섬세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급한 일정으로 인하여 단 한기밖에 만들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것을 조작하는 기술은 저희 기술자들만이 공유하고 있지요."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읇으며 김한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잘못되어 기계에 이상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악마를 탐지하는 것은 물론 성검의 조사 또한 물거품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가주님께서는 성급한 판단으로 저희 드라코 컴퍼니의 기술자들과 그들이 만든 기계를 잃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크, 크흠···!"


화이트칼 가주는 김한의 주장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그는 김한이 설명하는 계측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때문에 김한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한의 도움을 거부했다가는 대놓고 주와이외즈에 숨어든 악마를 상대함에 편식하겠다는 태도로 비춰져 교황청과 제국에서 간섭이 들어올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다.


또한 그의 말을 무시하고 계측기를 빼앗는다 해도 그들로서는 사용법조차 알지 못했으며 그런 짓을 했다가는 드라코 컴퍼니아와의 관계가 최악에 달할 것이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승식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을 고려한 화이트칼 가주는 곧 김한에게 자신의 패배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후, 알겠네. 내 자네의 의견대로 성소에 대한 통행 허가증을 곧 발급해 주도록 하겠네. 대신··· 부디 반드시 악마의 근원을 찾아내어 뿌리 뽑아주기를 주와이외즈의 가주로서 부탁함세."

"현명하신 선택이십니다. 가주님의 선택에 후회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인사를 끝으로 화이트칼 가주는 지친 얼굴로 김한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가주 집무실을 빠져나온 김한의 얼굴에 짙은 미소가 세겨져 있었다.


잠시 후.


악마 탐사를 겸한 성검 조사대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 통행 허가증을 들고 집무실에 방문한 베르지오가 자기 주인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만나보신 김한이라는 자는 어떠한 자였습니까?"

"음···."


베르지오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잠시 말이 없던 화이트칼 가주가 속이 쓰린 듯 연신 차를 들이켜며 한탄하듯 내뱉었다.


"글쎄··· 어디서부터 그에게 말려든 걸까. 처음에는 그저 호의를 품은 젊은 청년 같다가도 어느 순간 노련한 대신 같더니 마지막에 와서는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이 마치 교황의 그것과 같더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차라리 성녀를 상대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 허, 참으로 두려운 자다."

"···?"


베르지오는 단 한 번도 화이트칼 가주가 남에게 그런 평가를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곧 냉정을 되찾은 베르지오는 그저 고개를 숙이며 주인의 다음 명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자는 위험한 놈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자를 믿어 볼 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베르지오 너는 수하들을 풀어 그놈들의 주위를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라."

"주인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주인의 명을 받은 베르지오의 몸이 그림자에 가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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