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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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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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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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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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3 - 드라코 컴퍼니아(4)

DUMMY

C.3 - 드라코 컴퍼니아(4)



이른 아침.


드라코 컴퍼니아 중앙광장에 다양한 종족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대부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였으나 사람들은 익숙한 일이라는 듯 어슬렁거리며 오와 열을 맞춰 섰다.


경비대장 불도기가 수하들을 다그치며 이리저리 지시했다.


"야, 저쪽 줄 삐뚤어졌다 가서 제대로 세워."

"넵"


고개를 돌려 단상 쪽을 바라본 불도기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단상 앞에 저 팬클럽 놈들도 해산시켜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라 저놈들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어 처먹지를 않는군."

"저기··· 대장."


어물쩍거리는 수하의 태도에 불도기의 이마에 혈관이 증식했다.


"아침 체조 시작까지 10분도 남지 않았다 빨리 해산시키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설마 반항하냐?"

"아니 그게 아니고 저기에 바토르 부장님까지 계셔서···."


"아니, 시펄 저 노인네는 나이를 뒷구멍으로 처먹었나 저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내가 갈 테니까 너는 빨리 애들 데리고 오와 열이나 제대로 맞춰라."

"넵."


미간을 구긴 불도기가 빠른 걸음으로 내달렸다.

단상 앞에 도착한 불도기가 험상궂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곧 아침 체조가 시작된다 모두 지정된 자리로 이동해라."

"흥, 네놈 말을 들을까 보냐 관리부 놈들이 우리 드워프 들을 전부 뒷자리에 처박아놔서 라이오네님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다."


드워프 들이 반발하자 불도기는 알 바 아니라는 듯.

단호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건 너희들이 관리부 놈들에게 따질 일이지 당장 우리 경비대에 끌려가고 싶지 않다면 지정된 자리로 돌아가라 마지막 경고다"

"불도기 이 자식아! 내가 널 강아지 시절부터 봐왔다 네놈은 웃어른이 계시는데 못 하는 말이 없구나"


불도기의 경고에 기술부 장관 바토르가 드워프 들의 앞으로 나서더니 불도기를 타박해 왔다.

이에 불도기가 이를 부드득 갈며 일갈했다.


"영감, 나이도 있으신 분이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오? 애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소? 내가 영감과 함께 지낸 시간이 있으니 이 정도로 봐주고 있다는 사실을 제발 좀 알아주시길 바라오!"

"···크흠, 애들아, 이만 돌아가자 하지만 이대로 끝내진 않을 것이다 이번에 이 몸이 의장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반드시 드워프 정원제를 통과 시켜 보이겠다 그때가 되면 우리들은 우리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오게 될 것이다!"


"바토르! 바토르! 바토르!"


바토르의 유세를 끝으로 드워프 집단이 해산하여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불도기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오 시펄, 못 해 먹겠네 이번 의장선거에서 정말로 바토르 영감탱이가 당선되면 때려치우고 고향으로 돌아가든가 해야겠다."


주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비대 수하들이 자기 대장을 안쓰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 * *



드라코 컴퍼니아에 정직원으로 입사한 김한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김한 일행은 우사미 과장의 안내에 따라 중앙광장으로 이동했다.

김한은 중앙광장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음, 이건 고등학교 아침조회 같은걸?'


무릎 정도 높이의 단상에는 각종 음향 장비가 배치되어 있었고 무대 배경으로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라이오네가 여러 포즈를 취하는 영상이 재생 중이었다. 


경영 관리팀 우사미 과장이 설명했다. 


"드라코 컴퍼니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라이오네 사장님의 경영 방침에 따라 가능한 모든 인원이 아침 체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호오, 그것 참 재미있구나."


살다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드워프와 엘프부터 시작하여 견인족 묘인족 토인족 같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오크, 오우거, 고블린 같은 몬스터에 가까운 사람들까지 함께 어울려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 세계의 모든 종족이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구나."

"동의합니다."


살다의 감탄에 김한이 동의했다.


'물론 이런 화합이 가능한 것은 이곳의 사장이 고대룡인 라이오네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어찌하여 고대룡인 라이오네가 자신보다 하찮은 이들을 위하여 손수 시간을 들여 이런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걸까?'


김한이 게임을 플레이하던 시절 이곳은 오직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한 거점이자 스팩업 장소로만 여겨졌었기 때문에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우사미 과장이 안내해준 위치에 선 김한이 살다와 래브도느를 살펴보았다.

언제나처럼 래브도느의 품에 안겨 있어야 할 굴린이 보이지 않았다.


"래브도느 혹시 굴린을 데려오지 않았니?"

"으응, 굴린은 라이오네가 빌려 갔어요···."


"···라이오네 사장님이?"

"네."


'잠시 잊고 있었다 굴린은 탈것으로도 훌륭하지만 라이오네의 최상급 호감도 아이템이기도 했다.'


잠시 라이오네의 호감도 작업을 위해 굴린을 넘겨주어야 할지 고민한 김한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저 라이오네의 호감도 작업용으로 굴린을 넘겨주기에는 그 쓰임이 너무 훌륭하다.'


김한이 이런생각을 하는 동안 단상 쪽에서 라이오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힘차게 아침체조를 시작해 볼까요?】

-와아아! 라이오네! 라이오네!


단상에 가벼운 차림으로 올라선 라이오네의 모습은 마치 공연장에 선 아이돌을 연상케 했다.


'이건 고등학교 아침조회라기보단 아이돌 콘서트장에 온 느낌인걸?'


김한이 자기 생각을 고쳐 정정하는 사이 단상에 또 하나의 인영이 올라왔다.


【아이참! 여러분께 소개하는 걸 깜박했네요! 오늘 아침체조에는 특별 게스트가 등장한답니다! 그 이름은 두구두구 바로 아기돼지 굴린! 자 여러분 굴린에게 열띤 환호 부탁드려요!】


라이오네가 행복한 표정으로 굴린을 끌어안은 채 소개했다.

굴린 또한 만족한 표정으로 라이오네의 젖가슴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이를 본 관중들의 반응 또한 두 갈래로 갈리게 되었다.


-휘~유!

-와 굴린! 굴린! 굴린! 저 부러운 자식 같으니라구!

-아, 안돼! 저 돼지 새끼가 감히 라이오네님의 품 안에!

-우! 우! 라이오네님은 모두의 것이다 당장 저 돼지 새끼를 품 안에서 끌어내!


결국 눈이 돌아간 몇몇 과격분자들이 단상 위로 뛰어올라 가려는 것을 불도기를 위시한 경비대원들이 끌고 나가길 반복하는 것으로 광장은 겉으로나마 평화를 되찾았다.


【자 여러분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 건강한 육체 만들기 시~작!】


라이오네가 활기찬 모습으로 간단한 몸풀기 체조를 시작했다.

광장의 직원들이 라이오네의 뒤편에 크게 확대된 라이브 영상을 따라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상 양쪽으로 관리부 직원들이 시범 조교로 체조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어느새 단상 위에 올라간 우사미 과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아 아주 즐거워 보이는구나."

"···그저 몸풀기 운동에 집중하고 있을 뿐입니다."


가볍게 무릎을 돌리며 우사미 과장을 흘끗 바라본 살다가 은근한 목소리로 김한을 떠보았다. 


김한은 곧바로 부정하였으나 우사미 과장의 단단하면서도 매끈한 각선미와 아침체조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약간 대답이 늦어버렸다.


'이런, 수양이 부족했다 또 한동안 살다의 뒤끝을 감당해야겠구나.'


김한은 잠시나마 아무 생각 없이 본능에 충실한 굴린이 부러워졌다.


굴린은 스테이지 위에서 라이오네와 함께 제법 훌륭하게 몸을 놀리고 있었다.



* * *



아침체조가 끝나고 김한 일행은 우사미 과장의 안내에 따라 드라코 컴퍼니아 마을 어귀에 도착했다.


"드라코 컴퍼니아의 직원들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만든 생활시설이 늘어나길 반복하여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마을의 외벽이 아주 매끈하구나."


살다의 감탄에 우사미 과장이 우아한 미소로 답하며 설명했다.


"라이오네님의 주도하에 드워프 들이 석회석이라는 광물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연금술사 자몽이 개조하여 콘크리트라는 물질을 만들어 냈지요 저 건물들은 모두 콘크리트라는 혼합물로 만들었답니다."

"오 그것참 신기하구나." 


살다와 래브도느는 그저 감탄할 뿐이었지만.

김한은 콘크리트의 발견과정에서의 라이오네의 역할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설마, 라이오네 또한 나와 같은 '플레이어' 인 걸까···? 글쎄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일이지만 참 놀랍구나.'


마을 어귀를 돌아본 김한 일행은 우사미 과장을 따라 드라코 컴퍼니로 이동했다.


드라코 컴퍼니에 들어선 우사미 과장이 중앙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 설명을 이어갔다.


"저는 드라코 컴퍼니의 재경부 소속 경영 지원팀 1부 과장 우사미 입니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재경부 산하 신설 부서인 경영 매니지먼트 팀으로 배속되어 근무하시게 될 겁니다."

"부서에 포함된 인원은 저희뿐입니까?"


"그렇습니다 경영 매니지먼트 팀의 팀장은 김한님이시며 라이오네님께서 직접 관리하시기로 하셨기 때문에 경영 매니지먼트 팀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분 또한 오직 라이오네님 뿐입니다."

"그렇군요."


우사미 과장이 부럽다는 눈빛으로 김한을 슬쩍 바라보았다.

우사미 과장의 눈빛을 받아넘긴 김한이 살다에게 허락을 구했다.


"살다님 제가 팀장의 자리를 받아도 괜찮겠습니까?"

"그리하거라 내가 라이오네의 수하가 되어 라이오네의 앞에서 업무 보고를 하는 꼴이라니 절대 사절이다."


'신기하게도 가끔씩 살다가 마왕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단 말이지.'


김한이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살다는 소환된 이후 자신이 마왕임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어느 귀족 가문의 도도한 영애가 잠시 가출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김한 일행은 재경부에 들러 부장인 우사금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라이오네님께 말씀은 전해 들었네 부디 문제만 일으키지 말아주게나."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부디, 제발, 부탁하건대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주게나."

"···."


김한 일행의 등장과 함께 드라코 컴퍼니의 외벽과 내부 시설들이 날아가 버린 것은 이미 회사 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덕분에 재정부에서는 새로운 예산 집행을 위한 철야 근무가 계속되고 있었다.


김한은 재정부의 직원들에게 약간의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라이오네가 사장으로서 건물 파손으로 인한 예산 손실에 대해 푸념하는 정도였다면 우사금 부장은 실질적 예산 집행자로서 모든 업무를 다시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터이니 조금 불쌍해지는구나.'


우사금 부장이 다시 서류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가벼운 축객령이 내려졌다.


가볍게 목례한 우사미 과장이 김한 일행과 함께 물러나 김한 일행을 경영 매니지먼트 부실로 안내했다.


"이곳이 여러분들이 근무하게 될 부실입니다."


김한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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