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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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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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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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3)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0

C.6 - 주와이외즈(3)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듯 김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한이 읇고 있는 것은 대륙에 공통으로 전해지는 창세신화였다.


"태초에 빛의 신이었던 라시타가 자신의 그림자에서 반고를 건져 올렸다."


빛의 신 라시타가 만든 것은 천족이 되었고.


어둠의 신 반고가 만든 것은 마족이 되었다.


라시타와 반고는 서로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보였으나.


그들은 모두 부족함을 느꼈고.


그들은 함께 자신들의 아이를 만들었다.


그렇게 첫 사람이 태어났다.


"라시타의 그 어떤 계시에도 마족을 악이라 칭하지 않았습니다. 마족이란 그저 반고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일 뿐. 마족을 악이라 칭하기 시작한 것은 제국에 교황청이 세워지고 난 뒤부터였지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잖아요. 마족은 수많은 사람을 학살했어요. 초대 황제인 올펜 하인베르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뭉치지 않았다면 인간 세상은 멸망했을지도 모른다구요!"


리타의 항변에 김한은 쓰게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가장 많이 학살한 자는 바로 사람이오. 사람을 노예를 쓰는 자 또한 사람이며 마족을 악이라 칭한 것 또한 사람 입니다."

"···."


"리타님께서 섬겨야 하는 이는 라시타입니까 아니면 제국과 교황청입니까?"

"하지만···!"


"라시타께서는 빛을 스스로 구하라 하셨습니다. 빛과 어둠을 스스로 정하라 하신 것이지요."


김한은 흔들리는 리타의 눈을 바라보며 때가 되었음을 확신했다.


"리타님 지금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를 악으로 정하고 멸하라 명한 자는 라시타님이십니까 아니면 교황청과 제국입니까? 리타님께서는 직접 살다메인을 마주하고 또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보셨습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교황청과 제국에게 주입 받은대로 살다메인을 매도하고 살해하실 생각이십니까?"

"그, 그건···!"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리타에게 김한의 말이 날아와 꽂혔다.


"살다님은 지금 드라코 컴퍼니아에서 저희와 함께 아무런 문제 없이 생활하고 계십니다. 드라코 컴퍼니아의 이종족 평등법은 마족조차 마땅히 의지가 있다면 품을 수 있는 배포를 지니고 있지요. 제국은, 또 교황청은 어떠할 것 같습니까? 마지막으로 리타님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


김한의 폭포수처럼 쏱아지는 말에 리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치··· 제 머리가 안개 속에 휩싸인 것 같아요. 김한, 혹시 당신은 저를 타락시키기 위해 반고가 보낸 악마인가요?"

"아니오. 저는 리타님께 스스로 판단하여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중 입니다."


나름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리타였지만.


제국에서 태어나 교황청에서 평생을 보낸 그녀에게 마왕과 마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이들이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리타 성녀가 입을 열었다.


"후, 김한. 당신의 말을 완전히 부정할순 없겠네요."

"···그럼."


김한이 반색을 표하자.

리타는 어림없다는 듯 한 걸음 물러서며 선언했다.


"당신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겠다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아직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직접 그녀를 지켜보고 판단하겠어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싱긋 웃어 보인 김한이 그대로 물러나려 하자.

리타는 다급히 김한을 불러세웠다.


"자, 잠깐만요···!"

"···?"


잠시 뒷짐을 쥔 채 한쪽 다리를 베베 꼬던 리타는 조금 민망하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여기가 어디죠···?"



* * *



그날을 기점으로 리타는 틈만 나면 살다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찌릿


"언니, 납작 성녀가 자꾸만 언니를 노려보는데요."

"그냥 두거라. 신경을 곤두 세우다 보면 정신만 피폐해질 뿐이란다."


살다는 그런 리타의 시선을 마치 귀찮은 날파리 취급하듯 무시했고.

래브는 자신의 소중한 언니를 괴롭히는 리타를 살기를 담아 노려봤다.


래브의 서늘한 시선을 받은 리타는 시린 등골에 슬며시 시선을 거두곤 했는데 그 이유는 래브가 매일 같이 페카폴 커터를 휘두르며 무섭게 성장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녀는 페카폴 커터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서늘한 언행과 날로 싸늘해지는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김한조차 래브에게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에 진심으로 페카폴 커터를 압수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였다.


"래브 아무래도 페카폴 커터를···."

"안될까요···?"


하지만 김한이 그럴 기미가 보일 참이면 래브는 그의 옷깃을 끌어 잡고 간절한 눈빛 공격을 감행하여 김한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그렇게 여행길이 반복되기를 수일.


어느새 갈림길에 도착한 김한 일행은 마론 상인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마론은 떠나갈 때까지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김한 일행을 바라보며 다음을 기약했다.


"함께해서 영광이었소.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

"라시타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마론과 상인들을 떠나보낸 김한 일행은 이제 주와이외즈로 향하는 이들만을 남겨 두었다.


리타가 그녀답지 않게 김한의 분위기를 살피는가 싶더니.

잠시 숨을 고른 리타가 김한을 향해 은근한 어조로 물어왔다.


"그래서, 김한씨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지금 어디에 있죠?"

"성녀님 조금 성급하신 것이 아닙니까? 말레우스의 행방에 관한 협상은 주와이외즈에 도착한 뒤에 하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를 보았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눈썹을 좁힌 김한이 어째서 그리 성급하게 물어오냐는 듯이 대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리타는 곧 울상을 지으며 통보했다.


"하지만 저 협상 잘하지 못한단 말이에요!"

"교황청 대표로 나오셨으면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슬쩍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안이 슬며시 끼어들며 리타를 옹호했다.


"형씨 아시다시피 우리 성녀님이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해주쇼."

"···알겠습니다."


"아, 참 그리고."

"···?"


이안이 슬며시 눈매를 좁히며 김한을 노려보았다.


"저번에 형씨가 성녀님을 구해준 것 말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사실 그때 우리도 성녀님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뛰쳐나가려고 대기 중 이었단 말이지. 성녀님이 거부하셨지만."

"그래서요."


"형씨 나와 대련을 한번 해보지 않겠어? 만약 내가 이긴다면 성녀님의 반지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제가 이기면 무엇을 얻게 됩니까?"


잠시, 끄응- 하며 고심하던 이안이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


"나중에 부탁 하나 들어주도록 하지. 내 실력이면 용병으로만 고용해도 그 정도의 값어치는 충분할걸?"

"좋습니다. 마침 몸풀이 상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참인지라."


김한이 동의하자 이안의 얼굴이 밝아지며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 역시 형씨도 그런가? 이거 재밌겠는데? 다치는 건 걱정하지 말라고 여기 라시타 교황청 최고의 힐러가 있으니까 말이야."

"뭐, 뭣? 이안 대체 저를 뭐로 생각하시는 거죠? 그리고 전 이 협상단의 대표로서 이 결투를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리타, 반지를 되찾을 기회입니다. 혹시 당신의 기사를 믿지 못하는 겁니까?"

"아니,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다는 거예요!"


"대장 그냥 한번 시원하게 허락해 주면 안 될까?"

"으으, 이안···! 나중에 각오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럼 정해졌군요."


김한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


'그래 주와이외즈에 도착하기 전 서열정리를 한번 할 필요가 있다.'



* * *



적당한 공터를 중심으로 김한과 이안이 마주 섰다.


래브와 살다 또한 김한의 얼굴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았다.


래브가 잠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살다를 향해 물어왔다.


"살다 언니, 드라코 컴퍼니의 무력대와 교황청의 성전기사단 중 어디가 더 강할까요?"

"음, 쉽게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질문이구나."


살다가 고개를 모로 꼰 체 난색을 보였다.

래브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살다의 모습에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기로 했다.


"그럼, 경호팀의 진도기 과장과 저 성전 기사단원을 비교 한다면 어떨까요?"

"본녀가 사내들의 싸움에는 익숙하지 않으나 아무래도···."


-빠악


김한과 이안이 살다의 마지막 대사를 서로 부정하듯.


주먹을 맞부딪히며 강한 파공음 소리를 내뿜었다.


첫 공방 이후.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 둘은 서로 상대를 분석하며 감탄했다.


김한은 얼얼한 자기 주먹을 말아쥐며 생각했다.


'이번에 <익숙한 날붙이> 스킬로 위력을 올리지 않았다면 분명 밀렸겠는데.'


이안 또한 상상 이상으로 빠르고 정교한 김한의 몸놀림에 작게 감탄했다.


'이런, 저 형씨 암살자였나···? 그대로 달려들었으면 오히려 당했겠는데?'


탐색전을 마친 둘의 전투 스타일은 확연하게 달라졌다.


김한이 상대방의 공격을 회피하며 급소를 노리는 히트 엔 런 스타일이라면 이안의 경우에는 가드를 단단히 올린 채 때를 기다리다 파워 태클로 그래플링을 노리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마치 투우 경기처럼 공터를 빙글빙글 돌며 김한와 이안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퍽, 빠각


김한은 속절없이 밀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이안에게 단 한 번의 태클도 허용하지 않은 채 오히려 차근차근 데미지를 누적하고 있었다.


"헉, 허억. 제, 제법 빠르구료."

"포기하셔도 좋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더더욱 포기할 수 없는 법이지."

"···."


시간이 지날수록 이안의 몸에만 생채기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이안은 약간의 무리수를 두기로 했다.


이안의 눈빛이 변하며 몸 주변으로 광휘가 몰아치더니.

그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졌다.


그의 몸이 잔상을 남기며 김한의 사각으로 들어섰다.

마치 공격과 결과가 뒤바뀐 듯 엄청난 속도의 잔상의 주먹들이 김한을 난타했다.


그 모습을 본 리타는 대경하며 이안을 말리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올랐다.


"이안, 대련에서 오러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있을 텐데요! 지금 당장 멈추ㅅ ㅔ···!"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순간 돌처럼 굳은 리타가 고개만을 돌려 자신을 막아선 이를 확인했다.

어느새 다가온 살다가 리타의 어깨를 살포시 누르고 있었다.


"어, 어어··· 어어어··· 어어어어!"

"후후, 잡아먹지 않느니라."


살다는 리타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고개를 돌려 김한과 이안의 대련을 지켜보았다.


이안에게 전신을 난타당하는 듯했던 김한은 순간 그 몸이 압축되는 듯하더니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갈 곳을 잃은 주먹에 당황하던 이안은 순간 서늘한 기운에 뒤를 돌아 방어를 준비했으나.


이안의 그림자에서 솟아오른 김한은 그대로 어깨 위로 솟아오르더니 그의 머리를 붙잡고 물구나무를 선 뒤.


-뿌득


이안이 흰자위를 까뒤집은 채 그대로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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