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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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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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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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 - 드라코 컴퍼니아(5)

DUMMY

C.3 - 드라코 컴퍼니아(5)




우사미 과장의 안내로 도착한 부실은 적당히 넓었다.

김한은 대학생 시절 잠깐 활동했던 동아리의 동방을 떠올렸다.


'사실 앞으로의 행보를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 크기의 부실도 낭비라 할 수 있지.' 


우사미 과장의 안내가 계속되었다.


"보통 직원분들은 출퇴근 카드를 찍게 되어있지만, 김한님과 일행분들은 자율 출근제로 원하실 때 출근하시면 됩니다."


오늘도 재경부 소속으로 철야가 확정되어있던 우사미 과장은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김한 일행을 바라보다 잠시 쓸쓸한 체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꼬르륵


그때 지금까지 조용히 일행을 따라오던 래브도느의 배에서 허기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얼굴을 붉힌 래브도느가 어쩔 줄 몰라 했다.

다가온 살다가 부드럽게 래브도느의 손을 잡아끌며 우사미 과장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움직일 일이 많아 조금 시장하구나 식당으로 안내해 주련?"

"아, 그렇죠. 지금부터 직원 식당으로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왠지 물기 가득한 눈빛의 우사미 과장이 김한 일행을 직원 식당으로 안내했다.


"구멍이 뚫려있군요."

"구멍이 뚫려있구나."

"커다란 구멍···."


우사미 과장의 안내를 통해 도착한 곳에는 식당으로 통하는 입구 외에도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다.


그 구멍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김한은 잠시 재경부의 우사금 부장을 떠올리며 속으로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김한 일행을 배식대로 안내한 우사미 과장이 식판을 들어 나누어 주었다.

우사미 과장이 양해를 부탁하며 조심스러운 눈길로 살다를 살폈다. 


"드라코사의 직원 식당은 자율 배식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라이오네님께서도 손수 배식하여 식사하시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으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걱정할 것 없다 내 직접 배식을 진행하마."


올펜 제국의 귀족 여식이 얼핏 주방과 다름없는 식당에 들어와 직접 배식을 진행한다는 것은 제국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별 거부감 없이 식판을 집어 든 살다가 배식을 시작하자 우사미 과장은 안도와 동시에 흥미로운 시선으로 살다를 바라보았다.


'라이오네님의 말씀으로는 굉장히 까다로운 고위 귀족 여식을 상정하고 안내하라 하셨는데 생각보다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걸?'


우사미 과장의 마음속에서 살다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상승하는 가운데 누군가가 우사미의 어깨를 툭 쳤다.


"어이, 우사미 저것들이 그 신입인가?"

"시바도기 과장?"


우사미 과장이 미간을 좁히며 항의의 의사를 밝혔지만.

경호팀 시바도기 과장은 오히려 씨익 웃어 재끼며 김한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특히 김한을 씹어먹을 듯이 노려보며 험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저것들이 하필 내 근무 시간에 그 지랄을 해대는 바람에 내 인사고과가 개판이 되어 버렸어 이제 부장 진급은 물건너 갔지." 

"드라코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것은 저들이 아니에요."


우사미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으나 시바도기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그래, 하지만 적어도 내 인사고과를 박살 낸 건 저 연놈들이지 그리고 뭐? 팀장? 갑자기 나타나서 회사 건물에 구멍을 내놓은 놈을 낙하산으로 채용하더니 팀장이라고? 거기에 사장님 직속 부서라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걸 왜 저한테 말씀하시는 건가요 따지시려면 라이오네님께 직접 하세요."


드라코 컴퍼니에서 팀장의 직함을 달기 위해서는 최소한 과장급 이상의 직위가 필요했다.


드라코 컴퍼니에 입사하여 근속 19년 차에 간신히 과장으로 승진한 시바도기는 배알이 꼴려 죽어 버릴 것만 같았다.


시바도기 과장은 김한이 자신의 시비에 어울려 주기를 간절히 바랐으나 김한은 무심한 눈길로 묵묵히 자기 음식을 담아 배식대를 떠나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진 시바도기 과장의 눈에 들어온 것은 래브도느였다.


"뭐야 견인? 너 어디 부족 출신인데 인간들이랑 같이 있는 거냐? 혹시 저 인간 놈의 가랑이 사이를 기는 노예라도 되는 거냐?"


시바도기의 저열한 조롱에 우사미가 눈을 부라리며 멱살을 잡으려 하였으나.


"시바도기 과장! 지금 당신 선 넘은 거야! 종족 차별법 위반으로 감사부에 정식으로···."


- 빠악


우사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한의 발 뒤꿈치가 시바도기의 명치를 찍어 날려 버렸다.


김한의 기습에 시바도기는 말레우스가 뚫어놓은 구멍 밖으로 날아가더니 형편없이 처박혔다.


시바도기를 날려버린 김한은 남몰래 축축하게 젖은 식은땀을 닦아냈다.


'후우, 아슬아슬했다 내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살다가 저 자식을 죽여버렸을 거야 아직은 라이오네와의 신뢰 관계가 그리 깊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어쨌든 나름대로 마무리는 지어야 했기 때문에 김한은 시바도기를 향해 몸을 돌렸다.


"잠시, 마저 대화를 끝내고 오겠습니다 살다님과 래브도느는 신경 쓰지 마시고 먼저 식사하시길."

"후후, 한아 네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구나 우리는 이곳에서 기다릴 테니 부디 래브도느를 위해 놈의 목을 가지고 와주련?"


살다의 살벌한 발언에 우사미가 식은땀을 흘리며 급히 제지하려 하였으나 김한이 대신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살다님 라이오네의 둥지에서는 라이오네의 법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를 제압하여 죽이는 대신 감사부에 넘길 생각입니다."

"그, 그래요 김한님의 말이 맞아요! 사, 살인이라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감사부에 넘기는 것만으로도 시바도기 과장은 죽을 만큼 괴롭게 될 거예요···!"


우사미가 급히 김한에게 동의했다.

살다는 잠시 뚱한 표정으로 김한과 우사미를 바라보다 래브도느에게 물었다.


"래브 네가 사건의 당사자이니 물으마 저 밖에 날아간 빌어먹을 놈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좋겠어요."


작고 떨리는 래브도느의 목소리에 김한 일행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다.

잠시 심호흡으로 마음을 다잡은 래브도느가 전보다 조금 더 또렷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해왔다. 


"잘 안 들리는구나 다시 한번 말해보겠니?"

"김한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렇게 말한 래브도느가 싱긋 웃어 보였다.


"이곳은 드라코 컴퍼니고 저희들은 신입사원이니까요."

"흐음, 그래 래브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본녀 또한 이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


김한이 래브도느를 향해 미소 지었다.


"고마워, 래브도느."

"크아아아 이 개 같은 연놈들이!"


조금 훈훈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순간 김한의 신형이 사라졌다.


-퍼억


김한을 향해 날아오던 시바도기가 다시 한번 말레우스가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날아가더니 형편없이 땅을 굴렀다.


잠시 자신의 몸을 조심스럽게 관조하던 김한이 울먹였다.


'확실히 강해졌구나.'


김한은 몇 개의 퀘스트를 연달아 클리어한 것으로 자신의 모든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음을 깨달았다.


'그래 적어도 이 세계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잃지 말자.'


홀로 다짐한 김한이 시바도기가 날아간 구멍 밖으로 뛰어내렸다.


내상을 입었는지 입에서 피를 흘리는 시바도기가 비척이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제 그만해라."

"으아아아!"


시바도기가 몸을 일으키는 척 비틀거리다가 흙 더미를 집어 던졌다.


하지만 김한은 이미 시바도기의 등 뒤로 돌아간 상태였다.


시바도기가 핏발선 눈으로 김한을 찾으며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러 대었으나 이미 이성을 잃은 순간부터 김한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빠악-


"좀 자고 있어라."

"이런, 개··· 같은···."


시바도기를 제압한 김한은 무언가 잡힐 듯 말듯 한 이질감에 시바도기를 뒤집어 눈꺼풀을 열어 보았다.


잠시 시바도기의 뒤집힌 눈을 살펴보던 김한이 무언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음, 기억났다'


김한은 '더 임파서블'의 퀘스트 중 하나를 떠올리고 있었다.


전투 능력은 뒷골목 잡배와 다를 바가 없었으나 특유의 최면술과 선동 기술로 제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테러를 발생시킨 붉은 악마.


'레드독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이 바로 드라코 컴퍼니아라 했지.'


시바도기의 상태는 김한이 이전에 '더 임파서블'에서 조사했던 레드독의 최면 피해자와 모든 점에서 닮아있었다.


'강한 호전성을 동반한 강박증, 성급함, 피해망상 그리고 붉게 변한 눈동자까지 하지만 아직 미숙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정교함이 떨어지는걸 내가 드라코 컴퍼니에 너무 일찍 들어와 퀘스트 트리거가 급하게 작동된 탓일까?'


김한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주변을 둘러싸는 기척이 느껴졌다.


"우사미 과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지금부터 현장은 우리 경비대에서 맡아 처리한다 이의 있나?"

"아닙니다 데려가시죠."


경비 부장 불도기의 물음에 김한은 시바도기에게서 떨어진 후 양손을 들어 적의가 없음을 알리며 순순히 물러났다.


불도기는 고개를 끄덕인 후 시바도기를 턱 끝으로 가리키며 수하들에게 지시했다.


"야, 이 새끼 묶어서 유치장에 처넣어놔라."

"옙."


지시를 마친 불도기는 잠시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김한이 마주 바라보며 둘은 잠시 무언의 신경전을 펼쳤다.

불도기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김한이오?"

"그렇습니다."


"끄응, 이번에는 시바도기 녀석이 잘못한 것이 맞소 하지만 당신도 우리 눈에 그리 떳떳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 주시길 바라오."

"이해하고 있습니다."


시바도기의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보스와 회사를 피습하여 자신의 인사고과와 승진을 박살내더니.

다음날에는 회사에 낙하산으로 입사하여 자신의 상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김한 또한 이 상황을 납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게 시바도기를 엎어 든 경비대가 떠난 후 김한 또한 곧바로 식당으로 돌아왔다.


식당 구석에서 느긋하게 고기를 썰던 살다가 우아하게 손을 들어 보였다.

빵을 딸기잼에 찍어 먹던 래브도느가 황급히 입술을 훔치더니 김한을 향해 배시시 웃어 보였다.


"잘 해결하고 왔느냐."

"그렇습니다 놈에게 살다님의 자비로움을 깨닫게 해주고 왔지요."


아까부터 불안한 눈초리로 김한을 바라보던 우사미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혹시 경비대의 불도기 부장님과 시비가 붙지는 않았습니까?"

"다행히 별 탈 없이 해어졌습니다."


김한의 대답에 그제서야 우사미가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음식들을 우적우적 씹어대기 시작했다. 


"정말 으음, 다행입니다 불도기 경비대장은 겉으로는 날카로워 보이지만, 제법 속이 깊으신 편이거든요 우물, 우물."

"···많이 시장하셨던 모양입니다."


"후, 그런 것도 있지만 꿀꺽, 이렇게 먹어두지 않으면 우물, 메일 반복되는 철야를 버틸 수가 없습니다."

"···."


김한은 잠시 우사미 과장이 매우 안쓰럽게 느껴졌으나.

지금 자신이 다른 누구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기의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식사를 마친 김한 일행은 숙소로 돌아왔다.


살다와 래브도느를 배웅한 김한은 몸을 돌려 라이오네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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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C.6 - 주와이외즈(11) 24.08.06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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