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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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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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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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 - 레드독(6)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27

C.5 - 레드독(6)



짜르노빌 발전소 테러 희생자를 위한 영결식과 발인제가 시작되었다.


김한의 조언대로 라이오네는 자신의 경호대를 투입하여 짜르노빌 발전소의 경계를 강화하였다.


덕분에 레드독의 세뇌에 걸리지 않은 이들을 중심으로 짜르노빌 발전소 테러를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세뇌된 강경 노조파의 집요한 공격으로 순직한 직원들만 수십에 달했으며 시선 분산을 목적으로 한 폭발물 테러로 사망한 직원들 또한 만만치 않았다.


구조대는 며칠에 걸쳐 무너진 건물에 깔린 시신들을 수습하였다.


그다음 수습한 시신들을 최대한 생전의 온전한 모습으로 운구하기 위해 시신들의 팔다리 등을 이어 붙였다.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였으나 그 모든 일이 마무리된 지금.

라이오네는 살아남은 직원들을 불러 모아 영결식을 시작하였다.


드라코 컴퍼니아 외곽에 위치한 드라코 국립묘지에 라이오네를 포함한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다른 직원들의 귀감이자 표상으로서 영원히 드라코 컴퍼니와 함께 기억될 것입니다. 저희 드라코 컴퍼니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가족이자 동료를 더 이상 잃지 않도록 노력에 노력을 거듭할 것을 약속합니다."


라이오네의 선서가 끝나자 본격적인 운구가 시작되었다.


드라코 컴퍼니의 특성상 드라코 컴퍼니 내에서 반려를 만나 드라코 컴퍼니아에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희생자의 가족들이 곧 드라코 컴퍼니의 직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알렉스···. 어째서 나보다 먼저 가버린 거야···."

"으어어어, 으어, 으아아아!"

"푸도느···."


드라코 국립묘지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울다 지쳐 주저앉아 결국에는 실성한 이, 갈 곳을 잃은 분노에 자해를 시도하는 이 그리고 그런 그들을 막는 이들로 나뉘어 난장판이 되었다.


하지만 시체를 운구하는 이들만큼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묵묵하게 제 할 일을 다하고 있었다.


모든 운구가 끝난 후 평토가 시작되자 울부짖으며 주저앉아 있던 직원들은 힘없이 일어나 한 줌의 흙을 쥐어 자신들의 가족이자 연인이었던 이들의 관 위에 뿌려주었다.


평토가 마무리되자 라이오네는 성화 의식을 통해 유족들이 마지막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김한은 드라코 컴퍼니에서 인연을 맺은 이중 사망한 이가 없었으나 사건의 관계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눈을 감고 죽은 이들을 진심으로 추모했다.



* * *



기묘한 감각에 순간 눈을 뜬 김한은 자신이 다시 한번 깊은 공동(空洞)안에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다.


'방금의 추모로 퀘스트가 종결되며 경험치를 획득한 것인가···.'


김한은 추모식 도중에 스킬 선택 창으로 끌려온 것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스킬 선택은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는 중대 결정 사안이었다.


마음을 다잡은 김한은 자신의 앞에 피어오르는 네 가지 석판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번에 등장한 석판들은 모두 녹색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녹색은 2티어 스킬을 상징하며 게임 초반과 중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스킬들이 모여있었다.


모든 석판을 살펴본 김한이 자신의 감상평을 남겼다.


'이번에 나온 석판들은 패시브 스킬 위주의 구성이구나.'


김한이 살펴본 스킬은 아래와 같았다.


-익숙한 날붙이[티어2 / 패시브]

날이 달린 무기를 사용 시 데미지 랭크 2 증가. 위력+4


-정조준 사격[티어2 / 액티브]

정신을 집중하여 강력한 탄환을 발사합니다. 위력+2, 집중+1


-익숙한 사격술[티어2 / 패시브]

원거리 무기를 사용 시 데미지 랭크 2 증가. 위력+2


-공격력 증가[티어2 / 패시브]

물리 데미지를 입힐 경우 데미지 랭크 1 증가. 위력+2


'액티브 스킬로 정조준 사격이 나왔으나 아직 나는 총기 수입과 탄환 수급이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이번에 나온 패시브 스킬들은 게임 중반까지 플레이하는데 꽤나 도움이 되는 스킬들이니 우선 패시브 스킬로 기본적인 위력을 상승시키도록 하자.'


김한은 특수임무를 받음으로 라이오네에게 기관단총을 지급받았으나 그것은 대여의 형태로 온전히 양도된 것이 아니었다.


총알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세계에서 화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이곳 드라코 컴퍼니아가 유일했기 때문에 외부 임무에서 총알이 떨어진 경우 재보급 하는 데에 큰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면 <익숙한 날붙이>와 <사격술> 그리고 범용성이 뛰어난 <공격력 증가>가 남았구나.'


김한은 우선 범용성이 좋지만, 랭크 자체가 떨어지는 공격력 증가는 제외하기로 했다.


'범용성이 좋다고는 하지만 데미지 랭크 1 과 2 의 차이는 초반 기준 하늘과 땅 차이다. 이걸 고르게 된다면 스킬 선택의 기회를 날리는 꼴이나 다름이 없어. <익숙한 날붙이>나 <익숙한 사격술> 중 하나를 고르는 게 맞다.'


<익숙한 사격술> 의 경우 날붙이에 비해 위력은 떨어지나 좀 더 범용성이 넓었다.

필요에 따라 활이나 크로스보우를 통한 저격부터 돌멩이 투척, 나이프 투척과 같은 변칙적인 기술 적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익숙한 날붙이>의 경우 날이 붙은 무기가 반드시 필요했으나.

스킬 자체에 위력이 무려 4나 붙어 있었기 때문에 기본 전투능력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사격술이 좀 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역시 이 게임의 초반 운영은 능력치 자체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 맞다.'


김한은 '더 임파서블'의 게임 시스템상 위력이 부족할 경우 공격 자체가 통하지 않는 상위 개체들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다재다능하고 변화무쌍한 공격을 퍼붓더라도 위력의 '격' 자체가 부족하면 적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김한이 마왕의 격을 가지고 있는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를 초반 동료 영입 1순위로 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제 곧 살다가 없다면 아예 공략이 불가능한 퀘스트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전에 조금이라도 위력을 높여 내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놔야 해.'


생각을 정리한 김한은 <익숙한 날붙이>가 새겨진 석판 앞으로 이동해 손끝으로 석판을 지그시 눌렀다.


녹색 석판은 곧 가루가 되어 사라지며 김한의 몸 안에 흡수되었다.


-파칙!


주변을 밝히던 횃불이 꺼지며 저번과 동일하게 문이 생성되었다.


문을 확인한 김한의 신형이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갔다.



* * * 



주와이외즈 공작 저.

가주 집무실.


집무실에 자리한 화이트칼 공작의 얼굴에는 노기가 서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 자리한 붉은 머리의 청년은 오히려 얼굴을 붉히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레드···."

"아버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피 하나 섞이지 않은 양자 새끼를 성검의 계승자로 인정하시다니요! 이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선조들을 모욕하는···."


레드제미라 주와이외즈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화이트칼 가주의 호통이 날아들었다.


"네 이놈! 블루제미라 주와이외즈는 어엿한 주와이외즈 가문의 일원이며 네 동생이다. 만약 네가 처신을 똑바로 했더라면 일이 이렇게 되었겠느냐! 이제는 돌이킬 수 없으니 물러가 평생 반성하라!"

"으아아아아아! 아버지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


화이트칼 가주는 한때 자신의 유일한 후계자로 여겨왔던 첫째를 이제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마주하며 경비를 불러 그를 끌고 가도록 명령했다.


"이럴 순 없다. 이럴 순 없단 말이다. 나는 위대한 주와이외즈 공작 저의 첫번째 계승자이자 이 집의 장남이다. 아버지 이럴 순 없습니다. 아버ㅈ ㅣ···!"


-쾅!


문이 닫힘과 동시에 화이트칼 가주는 몰아치는 두통에 이마를 감싸 쥐었다.


"젠장, 나 보러 무엇을 어쩌라는 것이냐···! 성검은 스스로 주인을 선택한다! 성검이 이번 대의 우리 가문의 일원을 선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내 머리가 아파오는데 선택받지 못한 아들놈까지 나를 죽이려 드는구나···!"


한편 경비대에 의해 가주실 밖으로 쫒겨난 레드제미라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잡히는 모든 것을 집어던지며 화를 식히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젠장, 젠장. 이럴 순 없다. 이럴 순 없단 말이다."


그때 그의 방을 노크한 집사가 그의 약혼녀의 방문을 알려왔다.


"도련님 크리스티나 아가씨께서 방문하셨습니다."

"뭣, 약속도 없이 방문했다고? 이제는 내 피앙세 마저 나를 무시하는 구나. 그래, 좋다 들라 해라."


집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뒤 물러나.

크리스티나에게 레드제미라가 방문을 허락했음을 알렸다.


레드제미라의 침실을 방문한 크리스티나는 마치 더러운 오물을 보는 것처럼 그를 훝어보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통보했다.


"레드, 소문은 들었어요. 피 하나 섞이지 않은 자기 동생에게 성검의 계승 위를 빼앗겼다지요? 덕분에 우리 가문은 지금 참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답니다."

"크리스티나 설마 너도 나를 모욕하러 온 것이냐···? 너 또한 곧 나의 신부로서 나와 함께 모든 것을 함께 짊어져야···."


크리스티나의 매정한 질타에 모욕감을 느낀 레드제미라가 인상을 쓰며 울분을 토해내던 중.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레드제미라가 황급히 크리스티나를 바라보았다.


크리스티나의 눈이 가늘게 웃고 있었다.


크리스티나의 진심을 깨달은 레드제미라가 크리스티나의 드레스 끝자락을 붙잡으며 하소연하기 시작헀다.


"티나, 이, 이럴 순 없다. 너와 내가 함께하기로 약조한 지 십 오 년이 넘었다. 네가 어, 어떻게 나를 버린단 말이냐···?"

"하, 레드 그 역겨운 소리는 이제 좀 그만둬 주시지 않겠어요? 전 처음부터 당신이 마음에 들었던 적 따위는 단 한 번도 없었답니다. 다만 당신이 주와이외즈의 유력한 계승자였기 때문에 제 아비가 저를 팔아넘기듯 이곳에 처박아둔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이 웃겨 빠진 짓거리를 계속할 이유가 사라졌으니. 저는 본가로 돌아가 새 삶을 찾아 떠나기로 했답니다. 우리 함께해서 더러웠으니, 이제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해요. 그럼, 안녕."


마치, 더러운 오물을 치워내듯.


-탓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레드를 떼어낸 크리스티나가 문을 열고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레드제미라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집어던질 힘마저 잃고, 쓰러진 채 그저 허공을 바라보는 레드제미라의 귓가에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끝없이 떨어지는 낭떠러지 같이 어두운 목소리가 속삭여왔다.


"후후, 주와이외즈의 첫째 장자이자. 성검의 계승자라 여겨졌던 이의 꼴이 말이 아니구나.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

"누, 누구···?"


"주와이외즈의 아이야 모든 것을 되돌릴 힘을 원하는가···?"

"하, 하하. 하하하. 이런, 젠장."


그것이 무엇이든 레드제미라에게 선택의 여지 따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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