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본 행성관리가 너무 쉽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오드뷔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5 11:36
최근연재일 :
2024.09.17 10:05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698
추천수 :
171
글자수 :
338,752

작성
24.08.24 10:10
조회
113
추천
3
글자
12쪽

성 윤주 (2)

DUMMY

성 팀장과 유진 소프트와 테란 영업 양수도를 위한 삼자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준은 집으로 돌아왔다.

테란 IP의 덤이자 시한폭탄인 성 팀장은 서준이 새로운 회사의 법인 설립을 끝내고 어디 공유 오피스라도 구하면 그리로 출근하기로 했다.


계약서에 날인하는 유진 소프트 대표님의 얼굴이 환한 게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도 선한 사람이다.

그래도 성 팀장을 끝까지 끌어안고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고생이 끝나서 좋아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이제 폭탄은 서준에게로 왔다. 테란 재런칭의 움직임이 보이면 바로 방해 공작이 들어올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서준의 새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텐시아가 빼 가려고 해도 절대 빼 가지 못하는 충성심 높고 우수한 직원들이라는 점이다.


“민님, 연님. 다녀왔어.”


- 잘 다녀오셨습니까.


- 잘 다녀오셨어요.


위가 민님이고 밑이 연님이다. 봄이지만 컴퓨터를 하루 종일 켜 놓고 있는 방안은 후끈거린다. 에어컨이라도 틀어 놔야겠다. 덥다고 불평하는 직원들은 아니지만, 컴퓨터가 못 버틸 것 같다. 나름 최신식 컴퓨터지만 둘이 얼마나 컴을 돌렸는지 CPU가 녹지는 않았을까 살짝 걱정된다. 나름 500 넘게 주고 맞춘 컴퓨터다. 망가지면 아깝다.


“둘 다 숙제는 다 했어?”


- 네, 지시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숙지 완료했습니다.


“컴퓨터가 후끈한 거 보니 꽤 많이 작업한 거 같은데.”


- 우선 연구 단말은 프로그래밍 언어 일체와 코딩 스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습득 완료하였고, 저는 인터넷으로 법인 설립 신청을 포함한 경영적인 내용에 대한 습득을 일차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드라마라는 것을 시청했습니다.


“드라마?”


- 네, ‘사랑의 낙하산’이라는 작품을 발견해 시청을 했습니다. 여주인공이 서로 자신의 나라와 전쟁을 했던 나라로 흘러 들어가 적국의 군인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입니다.


서준은 취향에 안 맞아 보지 않았지만 나름 글로벌하게 꽤 인기를 끈 작품이다. 그나저나 K-드라마가 세계를 넘어 다른 차원에까지 퍼지는 건가.


“재밌었어?”


- 재미라는 말이 이해는 되지 않아 뭐라고 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아직 지구의 상식이 부족해 내용이 전반적으로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을 관리자님이라고 생각했더니 그때부터 이해가 잘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군. 이해가 잘됐다니 다행이네. 그래도 그 배우랑 나를 비교하면 좀 슬퍼지는데 말이야. 옆에만 가도 그냥 오징어가 되어 버리잖아.


- 아닙니다. 오징어 무시하지 마십시오. 오징어는 맛있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것이라고 조사됩니다. 관리자님은 훌륭한 오징어입니다.


연님이 무언가 도와주려고 열심히 말하지만 대견한 마음 한켠으로 나름 비참해진다. 그래. 고맙다···.


테란 IP 인수를 위해 서준이 미팅을 하는 사이 둘에게 인터넷을 통해 앞으로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습득해 두라고 지시했다.

뭐 중간 중간 딴 짓을 하긴 했지만, 기본적인 지식들은 충분히 습득한 것 같다. 누가 어떤 방해 공작을 해도 믿음직한 직원 1호, 직원 2호다.


책상에 앉은 서준은 가방에서 외장 하드들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 12TB짜리 외장 하드 총 5개. 오늘 받은 테란의 자료들이다.

나머지 자료들은 성 팀장이 택배로 보내주기로 했다. 합하면 기본적인 자료들만 12TB 외장하드 총 20개가 넘는다. 100억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다더니 자료량도 무시무시하다.


컴퓨터에 외장하드를 연결하고 연님에게 테란의 소스코드 분석을 부탁했다. 30분도 안 돼서 끝났습니다, 다음 자료 부탁한다고 하는 연님이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12TB 하드 5개를 쪽쪽 빨아먹더니 더 없냐고 물어본다. 연님 입장에서는 맛있는 건가?


아직 회사 이름도 못 정했지만, 가칭 서준 컴퍼니의 프로그래머 1호 연님이다. 연구 단말로서 지구로 온 이후 왕성한 지식욕을 보이며 프로그래머로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아직 서준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수준이지만 하나를 알려주면 열은 안다. 테란의 재정비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준은 전화기를 들어 오늘 일을 희영 선배에게 보고했다. 성윤주 팀장은 희영 선배도 알고 있었다. 직접 퍼블리싱을 한 담당자가 아니어서 자세한 내부 사정까지는 모르지만, 성 팀장이 있던 회사는 좀 블랙으로 유명한 회사였다고 한다.

서준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그 회사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할 정도니 대충 검은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만하다. 그 검은 정도가 순수한 검은색으로 유명한 ‘반타 블랙’ 정도 되려나.


사실 서준도 어떤 연이 있어 나름대로 전후 내막을 좀 아는 회사다. 성 팀장이 내부에서 어떤 일을 당했는지 살짝 느낌은 왔다.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얼핏 들으면 정말 철없어 보이고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듯한 말에 담긴 무게가 조금은 느껴진다.


희영 선배도 텐시아가 방해 공작을 한 건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 텐시아에 당한 업체들도 텐시아의 후환이 두려워 쉬쉬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집요하게 성 팀장을 노리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단지 실력이 좋다고 그런 수고를 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뭐, 언젠가는 본인의 입으로 듣는 게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사실 아주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파고들어 봐야 의미는 없어 보인다.


성 팀장의 일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민님이 갑자기 말을 건다.


- 관리자님. 세레스타에 몇 가지 새로운 사안이 있어 보고드립니다.


“무슨 일이야.”


- 우선 일전에 저희 행성을 침공했다가 패배한 행성 퓨리오타가 저희 행성에 보호 요청을 해왔습니다.


“보호 요청?”


퓨리오타라면 그 테네브리타 밑에서 굽신굽신 대던 그 행성 아닌가.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독립 행성인 주제에 다른 행성의 속국 같은 모습을 보이던 것이 기억난다.


- 네, 테네브리타가 자기 행성을 침공할 것 같으니, 자신들을 좀 보호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아니, 그 행성은 기본적인 양심도 없나. 뭐 속국이라 어쩔 수 없이 침공 연합군에 합세했다고는 해도 한번 침공했던 행성인데, 거기에다가 보호 요청을 한다고? 그냥 이게 내가 모르는 아레나 우주의 상식인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도 운이 좋아서 막은거지, 지금 거주자도 안 늘어 앞가림 못하고 있는데, 누가 누굴 보호해?


“근데 하고많은 행성 중에 왜 하필 우리야?”


- 저번의 승리로 인해 관리자님은 희대의 대 전략가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물론 치사한 방법으로 이기는 전략가, 또는 매너 상실 전략가, 전쟁 X같이 하는 전략가, 개 사기꾼 등등의 이명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우주의 일부 호사가에게는 나름 전략가로 등극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아니 그 이명들은 도대체 뭔데. 내가 뭐 했다고. 나도 남이 짜놓은 판에 칼춤 한번 신명 나게 춘 것뿐인데. 아니 그냥 가만 서 있기만 했을 뿐인가. 어쨌든 억울하다.


- 그래도 그것을 실행한 건 결국 관리자님입니다. 관리자님이 생각하고 실행하지 않았으면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역시 희대의 개사기 전략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거 칭찬 아니거든. 민님. 아니, 일부러 저러는 건가.


“여하튼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해서 보고 좀 부탁해. 지금 상황에서는 판단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아.”


비록 악명은 높아지고 있지만 나름 전략가로 포장되고 있는 부분은 잘 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세계 건 포지셔닝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세력 간 견제 관계에 있어서의 포지셔닝은 중요하다고 마키아벨리 씨가 말했다. 권력자가 자기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악덕도 필요하고 오명도 뒤집어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키아벨리 씨의 이 말은 지금의 세레스타에도 적용된다.


저거 한번 건드려 볼까 하는 마음이 있다가도 저 별에는 이상한 전략 쓰는 사기꾼 새뀌가 있냐고 하는 생각이 들면 망설이게 마련이다.

그런 정도면 좀 더 악명이 높아져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더 치사한 방법을 써보는 건 어떨까. 키키키.


그나저나 아니 테네브리타는 전에 그렇게 깨지고도 정신을 못 차렸나. 전후 배상금도 만만치가 않았을 텐데 뭔 여유가 또 있어서 남을 또 찝쩍거리는지 모르겠다.

테네브리타만 포로들 반환 안 하고 계속 감금하고 있어야 했나 싶다. 병력 보존해서 그대로 돌려줬더니 또 슬금슬금 나쁜 짓 하려고 한다.

하긴 포로들 감금하고 있어 봐야 밥만 축내지 전혀 도움도 안 되었겠지만 말이다.


안 그래도 성윤주라는 폭탄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고민 중인데, 또 다른 폭탄을 안을 수는 없다. 내가 무슨 폭탄 처리반도 아니고. 폭탄은 하나면 족하다. 아니 하나도 버겁다.


폭탄 처리에 대한 고민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언젠가는 텐시아의 방해가 들어오겠지만, 뭐 지금은 우선 테란을 서비스할 수 있게 정비를 해야 한다.

서준도 연님이 소스 코드 빨아들이는 동안 잠깐 들여다봤다. 8번이나 이 회사 저 회사 돌아다닌 것 치고는 코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아마도 성 팀장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통일성이 유지된 것이 아닐까 한다.


테란은 서준도 유저의 한 사람으로 기대를 하던 작품이었다. 사회생활 초기 게임 개발자로서의 꿈에 부풀어 있던 시기였기에 새로 나온 게임들은 닥치는 대로 섭렵하던 서준이었다.

평소에도 게임을 좋아했기에 덕업일치의 만족감을 누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테란 개발 쪽에 있던 지인의 인맥으로 어렵사리 클로즈 베타도 당첨돼서 테스트 첫날 처음 게임에 접속했을 때는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아름다운 배경과 캐릭터들의 퀄리티가 서준의 눈을 사로잡은 것도 잠시 서버는 계속 주저앉았고 이유 모를 버그들로 플레이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테스트 시작 이틀 후 베타 중지 공지가 떴고, 이후 테란은 정식 서비스 한번 못 해보고 쓸쓸히 사라졌다.


서준이 많은 IP 중에서 테란을 꼭 집은 것도 그런 이유가 있다. 물론 클로즈 베타까지 갔던 게임이라 기본적인 프레임은 완성되어 있고, 조금만 정비해 서비스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불운의 게임으로 소문나 있어 생각보다는 싸게 인수를 할 수 있었지만 또 생각도 못 한 폭탄이 덤으로 따라온 건 물론 서준이 계획한 일은 아니다.


잘 되겠지. 불안에 떨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불안에 떨 시간에 하나라도 일을 더 쳐내는 게 낫다. 파이팅! 나.


마음속으로 씩씩하게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온다. 입력되어 있지 않은 번호다.


“네. 강 서준입니다.”


- 안녕하세요. 텐시아 한국 지사 주 연수 매니저라고 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는데 1시간 뒤에 지금 계시는 곳 근처에서 뵐 수 있을까요.


올 것이 왔다. 근데 너무 빠른 거 아냐? 계약서의 잉크도 안 말랐겠다.


내심 처음에는 견제구를 던지거나 심리전을 걸 줄 알았다. 이렇게 곧바로 직구로 쑥하고 찔러올 줄은 몰랐다.

예상 못 할 일이 줄줄이 생겨난다. 역시 인생은 실전이다.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서준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텐시아의 초구가 과연 어떤 공인지 확인해 보기로 한다.


“알겠습니다. 좀 있다 뵙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처음 해본 행성관리가 너무 쉽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될 예정입니다 (변경완료) 24.09.04 11 0 -
공지 한시적 표지 변경 (성윤주) 및 연참 안내 24.08.24 9 0 -
공지 (첫공지) 일연 승급 신고와 제목 변경을 고려 중입니다 24.08.16 54 0 -
58 이거 참교육이 필요하겠네요 NEW 17시간 전 15 1 13쪽
57 이것이 바로 연료 X입니다 24.09.16 20 1 13쪽
56 카리나님의 선물 24.09.15 27 2 14쪽
55 습격의 배후 24.09.14 28 1 12쪽
54 뜻밖의 습격 24.09.13 31 1 12쪽
53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2) 24.09.12 31 1 12쪽
52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1) 24.09.11 32 1 12쪽
51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2) 24.09.10 41 2 13쪽
50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1) 24.09.09 43 2 16쪽
49 저보고 300조의 남자라는데요 24.09.08 72 2 14쪽
48 자고 일어났더니 거물이 되어 있었다 24.09.07 72 2 13쪽
47 가족의 시간 24.09.07 78 2 12쪽
46 쑨 웨이밍 회장 24.09.06 88 3 12쪽
45 여신 강림 24.09.06 97 2 13쪽
44 지구는 새로운 에너지를 원해요 24.09.05 102 3 12쪽
43 새로운 흑막? 새로운 목표! 24.09.04 103 2 16쪽
42 이대로 재벌물로 가나요 24.09.03 103 2 13쪽
41 진짜 별일 없었으니 안심하라구 +1 24.09.02 103 4 13쪽
40 관리자님의 씨를 좀 나눠주시겠습니까 24.09.01 104 3 13쪽
39 퓨리오타 방어전 (4) 24.08.31 104 3 13쪽
38 퓨리오타 방어전 (3) 24.08.31 105 4 13쪽
37 퓨리오타 방어전 (2) 24.08.30 104 3 12쪽
36 퓨리오타 방어전 (1) 24.08.29 104 3 13쪽
35 전설의 3연벙 전략 24.08.28 106 3 14쪽
34 1인 용병단 결성 24.08.28 106 3 12쪽
33 마나석 24.08.27 107 3 13쪽
32 꽤나 요망하시군요. 카리나 고문 +1 24.08.26 111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