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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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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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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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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녕(甘寧)(1)

DUMMY

오나라에는 동오십이호신(東吳十二虎臣), 즉 손권 휘하의 열두 명의 범 같은 장수들을 묶어 부르는 병칭(竝稱)이 있다.


위(魏)의 오자양장(五子良將), 촉(蜀)의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대비되는 개념인데 정보, 황개, 한당, 장흠, 주태, 진무, 동습, 감녕, 능통, 서성, 반장, 정봉을 가리킨다.


난 이 중에서 손견, 손책 때부터 활약한 정보, 황개, 한당, 장흠, 주태, 진무, 동습을 포섭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사람으로 만들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또한 그중 부친 능조가 감녕에게 전사하여 원수가 된 능통과 후기에 본격적으로 활약한 정봉을 제외하면


감녕, 서성, 반장이 남는데, 가능하면 이 세 명을 모두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반장은 우연히 조우(遭遇)하게 되어 내 사람이 되었고, 서성 또한 내 계획대로 되었다. 이제 감녕만 포섭하면 첫 번째 계획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때 나이 든 병사 한 명이 별채로 들어왔다.


“공자님, 전임 호위장이신 소비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잘 왔네. 내 긴히 맡길 임무가 있어서 자네를 불렀네.”


“저는 중요한 임무를 맡을만한 능력은 없습니다. 괜히 공자님의 일을 망칠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호위장이 자네를 믿어서 나에게 보낸 것 아니겠느냐? 혹시 어디 출신이더냐?”


“기주(冀州) 상산군(常山郡) 출신입니다.”


헛! 거긴 상산의 조자룡(趙子龍) 조운(趙雲) 고향이다.


“상산군 사람은 용맹하다고 하는데 네가 그래서 그리 보였던 것이구나!”


“아닙니다. 저 같은 말단 병사가 용맹한들 얼마나 용맹하겠습니까? 전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좋습니다.”


“하하하··· 그래 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


“내 자네에게 큰 임무를 맡길 것이네. 위험한 임무는 아니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을 통과해야 하는 쉽지만은 않은 임무가 될 것이네. 임무가 성공한다면 큰 상을 내리지. 해낼 수 있겠는가?”


병사는 잠시 머뭇거렸다.


“사람을 찾아서 내 편지만 전해주면 되는 일이네!”


“제가 싸움에는 소질 없어 걱정했습니다만, 그런 일이라면 해보겠습니다. 꼭 성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나는 늙은 병사에게 이것저것 알려준 뒤 반년이라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돌아온다면 성공이고 아니면 이미 늦은 것일 것이다.


병사에게 오늘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라고 명했다.


장합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만나서 내 편지를 전할 확률 또한 매우 낮다. 이것 자체가 모험이고 도박이다.


******


급한 것들을 처리한 나는 몸에 쌓여있던 상처의 후유증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면서 달리기와 줄넘기로 기초 체력을 길렀다.


서성에게 가끔 검술을 배웠으나 지금 수준에서는 아직 무리였다.


검술을 배우기 전 검과 도, 창 등 여러 가지 병기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검과 도의 차이는 보통 양쪽 날이 선 것을 ‘검(劍)’이라 칭하고, 한쪽에만 날이 선 것을 ‘도(刀)’라 칭한다고 알려졌다.


‘검’과 ‘도’와의 차이점을 언급하자면,


검은 찌르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흔히 검을 들고 베었더라고 많이 묘사하지만 실제로 검은 찌르는 ‘자법(刺法)’을 위한 병기이다.


검기나 검강을 둘러 마구잡이로 벤다는 묘사와 다르게 실제로는 적의 살점을 꿰뚫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도’는 찌르는 게 아니라 베는 것이 도의 진정한 사용처다. 날카로운 것으로 무언가를 찌르는 것보다 압도적인 근력과 기술로 무언가를 베는 게 더 어렵기에 ‘도’는 ‘검’보다 다루기 어려운 무기라고 한다.


실제 병기 중에서 검과 도가 주를, 이를 것 같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역설적으로 이 시기에 검술이나 도술은 발달하지 않았다.


‘검’은 군주들이나 군사들이 지휘하는 용도로만 사용될 뿐 실제 전장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실제 백병전에서는 먼 거리에서 한발이라도 먼저 찌르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현대 권투나 격투기에서 리치가 길면 유리하듯 공격 거리가 긴 창(槍)이 전장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기 무기였다.


고로 ‘창’이 기본 무기였고 간혹 ‘창’을 변형한 대도, 극, 모가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무기였다.


예를 들어 여포의 방천화극(方天畵戟)은 창에 극을 연결한 형태고, 관우가 사용했던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 또한 창끝에 도를 결합한 형태이며, 장비의 장팔사모(丈八蛇矛)도 창끝에 모를 결합하여 쓰는 형태이다.


내가 실제 전장에서 ‘창’을 휘두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권모술수에 무방비로 노출된 내 상황에서는 내 한 몸을 지킬 수 있는 무력이란 필요악이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주력으로 사용할 무기를 골라 숙달되도록 연마하여야 한다.


전생에서 나는 프로게이머였다.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한심한 짓이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게이머들은 엄청난 재능이 필수 요소이고 프로게이머가 되는 과정 또한 전쟁과 같은 일이었다.


초 단위로 끊어서 만들어내는 전략과 전술,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심리전과 더불어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체력 및 순발력 등이 꼭 필요한 것이다.


프로게이머란 단순한 게임광이 아닌 상기된 항목의 소질들을 갈고 닦아 게임이라는 매체를 통해 서로의 역량을 겨루는 직업이다.


나도 프로게이머로 오랜 시간 버티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기에 재능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신체 능력이 남보다 부족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집중력 및 순발력, 동체 시력 등을 높여준다는 검도를 오랜 시간 연마했다. 취미였지만 동호회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여러 차례 할 만큼 수준급 실력을 자랑했다.


정식 무술 선생을 구할 때까지는 검도로 기초 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올려야 한다.


******


다행이 무술 선생을 바로 구했다. 그건 바로 서성이다.


생각해 보니 멀리 갈 필요 없이 나의 최측근이자 맹장인 서성이 무술 선생으로 딱 맞을 듯 싶어 서성에게 말했더니, 서성 또한 내 무력이 올라감에 따라 본인의 호위 동선이 간결해지는 이점을 들어 나의 무술 선생이 되는 걸 동의했다.


예형이 별채로 온 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나는 하루하루 반가운 소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서성과 함께 무술 및 체력 단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이제 뿌려놨던 씨앗들이 돌아올 시기가 되었다.


어느 날 시비와 함께 병사 둘이 별채로 들어왔다.


“공자님, 형주 남부로 떠났던 병사들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수련하느라 벗어놨던 옷도 입지 않고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래. 고생했네. 갔던 일은 잘되었는가?”


둘 중 나이가 많은 병사가 말하였다.


“공자님 말씀처럼 형주 남부 일 년 내내 더운 지역에서 제돈과를 발견했습니다.”


“그래. 제돈과는 어디에 있었던가?”


“무릉에 있었습니다.”


‘무릉(武陵)!’


생각보다는 멀지 않은 곳이다. 남형주 장사에서 서쪽으로 가면 있는 곳으로 현재는 장가계라는 협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 제돈과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제돈과 과실은 생각보다 작아서 몇 개 가져왔습니다. 다만 제돈과 나무는 꽤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 수고하였다. 추후 더 알아볼 게 있으니, 일단 휴식을 취하고 있거라.”


돌아온 병사들에게 많은 보상을 수여하고 돌려보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올리브 나무 자체가 높은 기온이 일년 내내 유지되는 지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올리브 나무를 가지고 온다고 해도 북형주에서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계약재배를 하여 올리브 기름만 공급받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무릉에 가야 한다. 직접 올리브 나무를 보고, 적당한 부족을 추려서 그들과 계약한 다음 나에게 올리브 기름을 보내는 형태의 거래 구조를 짜야 한다.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일단 현재 남형주의 상태가 꽤 복잡하다.


지금 시기에는 장강 남쪽은 거의 개발이 안 되어있다. 특히 무릉 지역은 황실의 권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이민족들이 왕을 자처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다.


‘무릉만이’라는 이민족들이 있는 곳으로 엄청난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왕래 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다.


세부적으로는 웅계(雄溪), 만계(樠溪), 유계(酉溪), 무계(無溪), 신계(辰溪)를 합한 오계만(五溪蠻)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나마 형주자사의 권력이 닿는 장사(長沙)는 장사태수(長沙太守) 장선(張先)이 몇 해 전 불만을 품고 영릉과 계양까지 끌어들여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제압되었다.


토벌한 시기가 올해 초이니 아직 장사가 안정되지 않은 시기이다.


남형주를 안정시키고자 장사태수에 한현(韓玄)을 막 임명한 상태라 무릉 쪽 이민족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태이다.


무릉에서 무릉만이와 거래는 온전히 나의 힘으로 이루어 내야 하는 숙제인 것이다.


나의 개인 자금의 기반 될 사업이라서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 되기에 보안을 철저히 지키며 처리해야 한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장수인 서성을 중심으로 원정대 꾸려 무릉 원정을 가면 될 것 같은데, 내겐 지금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사병이 없는 게 큰 문제이다.


당장 사병을 모집한다고 해도 그들을 훈련해 정예로 키울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


일단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아버지이다. 형주자사인 아버지는 수 많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다만 호족들과 대척하고 있는 나에게 병사를 지원해 준다는 것은 아버지로서도 매우 껄끄러운 일인 것이다.


다음은 개인 사병을 가지고 있는 호족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방법이 있다. 형주에는 대호족인 채가 외에도 괴가, 방가, 양가, 요가, 마가, 상가, 습가 등 많은 호족이 있고 이 중에는 채가에게 원한이 있는 호족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과 접촉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들을 설득한다고 하더라고 그 동맹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서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는 관계인 것이다.


큰 고민에 빠져있을 때 한 줄기 빛처럼 후원으로 어떤 장수가 들어왔다.


전생에서 봤던 <캐리비안의 해적>이란 영화의 주인공과 똑같은 모습을 한 장수가 껄렁껄렁한 자세로 후원으로 들어오면서 한마디를 던졌다.


“여기 유기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누구요?”


감녕이 왔다. 그는 멋들어진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있으며 금색 단검을 허리에 차고 반짝이는 장신구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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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담판(談判)(2) 24.08.27 219 7 12쪽
24 담판(談判)(1) 24.08.26 228 7 11쪽
23 전격(電擊)(5) 24.08.23 221 6 11쪽
22 전격(電擊)(4) 24.08.22 222 7 12쪽
21 전격(電擊)(3) +2 24.08.21 229 8 12쪽
20 전격(電擊)(2) +2 24.08.20 225 7 12쪽
19 전격(電擊)(1) +2 24.08.19 233 8 12쪽
18 만왕(蠻王) +2 24.08.16 223 8 10쪽
17 이질(痢疾) 24.08.15 225 6 10쪽
16 무릉(武陵)(7) 24.08.14 230 7 12쪽
15 무릉(武陵)(6) 24.08.13 225 7 12쪽
14 무릉(武陵)(5) 24.08.12 243 7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59 8 12쪽
12 무릉(武陵)(3) 24.08.08 265 8 12쪽
11 무릉(武陵)(2) 24.08.07 28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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