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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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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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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둘째 주 (1)

DUMMY

-반전! 인어공주의 배신! 신소율, 이벤트 실패!

-감옥에 갇힌 신소율! 리셋만 앞두고 있어!


던전 온라인 테이아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각 방송사의 가상 채널도 속보라며 인어공주 구출 영상을 쏟아냈다.


신소율이 바다 감옥에 잡히면서 이벤트는 당연히 실패.

해적 요새와 전투를 벌이던 해상 던전들은 후퇴했고, 신소율은 감옥에 갇혔다.


-와··· 마지막에 어떻게 인어공주가 배신하냐?

-무섭다, 무서워! 세상에 믿을 인어 하나 없네.

-솔직히 이거 신소율이 못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실패한 이벤트 아님?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사전에 정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탈옥 성공 직전에 뜬금없이 인어공주가 배신했다.

그 이유도 사랑 때문에!


-흐흐흐. 소율이 형, 너무 불쌍하다.

-아, 이러면 안 되는 데 너무 상쾌한 건 나뿐임?

-버스 안에서 영상 보다가 박장대소했더니, 사람들이 쳐다봐요. 근데도 웃음이 안 멈추네요. 어떡하죠?

-창문 보세요.

-아, 멈췄다. 창문에 웬 못생긴 놈이 있네요.


     *     *


신소율은 난감했다.


이벤트를 실패해서?


“뭔 상관이야.”


해적 요새 감옥에 갇혀서?


“감옥은 오랜만이라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크크크, 맥주잔을 높이 들고 외칩시다!

-여섯 번째 리셋이구나!

-오늘 상사한테 받았던 스트레스가 쫙 풀리네!


벌써 죽었다고 환호하는 시청자들 때문에?


“음, 이건 좀 열 받지만!”


난감할 정도는 아니다.


“저걸 어떡하나?”


신소율을 고민하게 만드는 건 옆에서 통곡하고 있는 여성 때문이다.


“엉엉엉! 엉엉엉!”


진주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펑펑 우는 인어공주 아델라.


얘, 어제 차였다.




어제 티치에게 잡힌 신소율은 여섯 인어공주와 클라라. 나비와 함께 해적 요새의 지하 10층 감옥에 갇혔다.


“내가 너무 착하게 살았어.”


인어 따위에게 뒤통수를 맞다니.


철창 안에서 반성하고 있는데, 이번 일의 원흉인 셋째 공주 아델라가 등장했다.

티치 손에 목덜미를 잡혀 대롱대롱한 채로.


“내 멋진 사랑! 내가 아무리 가벼워도 이건 부끄러워요!”

“누가 네 사랑이라는 거냐? 그리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난 세상에서 세이렌이 제일 싫다.”


철컥, 휙.

감옥 문을 연 후 아델라를 던지고 다시 닫아 버리는 티치.


“내 멋진 사랑!”


벌떡 일어난 아델라가 쇠창살 사이로 손을 뻗어 옷깃을 잡자, 티치는 옷을 획 뺐다.


“확실하게 말하지. 네가 어떤 행동을 하든 널 사랑할 일은 없어.”

“어째서 그렇게 잔인하게 말하는 거죠? 나는 당신이 좋아요.”


애절한 아델라의 말에 티치는 한 문장으로 대답했다.


“너는 내가 좋아하는 얼굴이 아니야.”


한마디로 ‘너 내 스타일 아니야!’


쿵!

아델라는 쇠창살을 붙잡은 채 미끄러져 차가운 나무 바닥에 주저앉았다.


“엉엉엉! 엉엉엉!”




그 뒤로 계속 이런 상태다.


인어공주들은 자매를 달랬다.


“아델라 언니, 진정해! 그렇게 울면 피부 말라 버려. 주름 가득한 건어물 되고 싶어?”

“아델라, 이럴 때가 아니야! 서둘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물거품이 돼버려!”


인어는 사랑에 배신당하면 물거품이 된다.

종족 특성이다.


사랑에 보답받지 못한 아델라는 며칠 못가 물거품이 돼서 사라지겠지.


“엉엉엉! 엉엉엉!”


어찌 되든 상관없는지 아델라가 눈물을 멈추지 않는다.


신소율은 고개를 저었다.


“난장판이네.”


아델라한테 뒤통수 맞은 건 둘째 치고, 이 처자가 참 딱하고 가여웠다.


“티치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남자를 위해서 자매를 배신했는데, 얼굴 때문에 차였어!”

-이놈의 외모지상주의!

-사람은 얼굴이 다가 아니야! 몸매라든가! 연봉이라든가! 자동차라던가!

-제발··· 눈물 나니까 그만 해요.


오히려 진짜 우는 여성은 따로 있다.

네레이드의 눈가가 눈물로 글썽거렸다.


“훌쩍, 훌쩍.”

“넌 왜 울어?”


클라라가 던전 주인의 왼팔에 고개를 묻는다.


“가슴이 아파요.”

“그래? 난 손이 아픈데.”


신소율의 오른팔을 붙잡고 있는 나비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클라라가 남자친구한테 들러붙어 화를 내는 건 아니다.


“내 배들! 내 배들! 내 배들!”


어제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나비가 지니고 있던 포대.

89척의 배가 들어 있는 술병이 담긴 포대가 바다로 흩어졌다.


선박 재벌에서 한순간에 해상 거지가 된 나비는 아까움, 열 받음, 짜증으로 가득한 상태!


“어차피 네 거 아니라니까? 병에서 꺼내면-.”

“내 배들!”

“끄악!”


설명하려 했지만, 해상 거지가 된 나비는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줄 뿐!


-이야호! 나비 님 덕분에 지금 해적 요새 주변 해역은 완전 핫 플레이스야!

-다들 둥둥 뜬 병 주우려고 난리지!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나비 여신님을 따르기 잘했다니까!


채팅창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신소율은 불난 집에서 떨어지고 싶었지만···.


“티치 녀석, 인원 분배 좀 하지.”


한 번 탈옥해서인지 티치가 가장 크고 강력한 감옥에 모든 포로를 집어넣었다.


[감옥에 갇혔습니다.]

100레벨 하락

기술, 장비 사용 금지


탈옥은 엄두도 못 낼 환경.


고통받는 신소율을 향해 클라라가 고개를 들었다.


“난 아델라 공주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너도 얼굴 때문에 차인 적 있어?”

“아니요. 내 사랑이 내 얼굴을 예쁘다고 말했는걸요.”

“내가?”

-했었어! 둘이 첫 데이트 할 때.

-아, 기억난다. ‘미인이라니. 그거 사람한테 하는 말입니다. 예쁜 건 인정하지만.’ 이거?

“기억력도 좋아라.”

“만약 내 사랑이···.”


꼬옥.

클라라가 양손으로 신소율의 왼손을 살포시 감쌌다.


“나 대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는··· 당신 손으로 날 죽여주세요.”

“······.”

“······.”


순간 감옥 안이 조용해졌다.


서럽게 울던 아델라도, 내 배, 내 배 거리던 나비도 고개를 들었다.

얼굴을 보니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라는 표정이다.


폭탄 발언을 한 클라라가 말했다.


“물거품이 되기 싫어요. 사랑하는 사람 손에 죽고 싶어요.”


클라라는 해맑게 웃었다.

누가 봐도 진심이라 신소율도 말을 잃었다.


꽉!

“윽.”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하는데, 오른손에서 무시무시한 압력이 느껴졌다.

여자친구님께서 힘을 주고 있다.


“무슨 마법사가 이런 악력을!”


신소율은 고통을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잠깐만! 지금은 아니잖아, 조금만 침착해.”


클라라는 다른 여자가 생기면 자신을 해치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소율은 이미 임자가 있다.


“이런 거로 손에 피 묻히지 마.”


남자친구의 말에 나비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장난하나? 내가 그런 여자로 보여?”


고개를 저었다.

이럴 때는 장난이라도 ‘응.’이라고 하면 평생 결혼 못 한다.


나비가 생긋 웃으며 남자친구에게 귓속말했다.


“소율아, 나 대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는 너를 죽일 거야.”

“······.”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말이 막혔다.


     *     *


[바다 거품]

바다 거품이 되어가는 아델라를 살려라.

제한 시간 : 대략 4일

아델라 감정에 따라 시간이 변동한다.

보상 : 세이렌 공주 고용 조건 충족


“아슬아슬하네. 나비 누나, 먼저 간다. 아침에 일찍 접속할게. 시청자 여러분도 내일 뵙겠습니다!”


펑펑 우는 아델라를 보다 못한 자매들이 신소율과 나비에게 이벤트를 내줬다.


신소율은 이벤트 받고 현실로 돌아갔다.

조카 하원할 시간이다.


“조카 때문에 바쁘다니까. 물론 그런 상냥한 점도 멋지지만!”


남자친구가 떠나자 나비는 기지개를 켰다.

그녀는 더 있다 갈 생각이다.


“그나저나 감옥에서 스스로 탈출은 못 하나?”


그녀의 왕자님도 갇힌 상태라 구조를 기대할 수 없다.

자력으로 나가지 못하면 배고파 죽거나, 티치에게 리셋 당하겠지.


하지만 감옥 안에서는 기술, 물품이 사용 금지.

레벨도 100이나 하락했다.


퍽퍽.

쇠창살을 발로 차봤지만 꿈쩍도 안 한다.


“구멍은?”


영화 같은데 보면 개구멍이 있을 법한데 그것도 없고.


“맞아!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알지도 몰라! 개인 방송 시스템 가동.”


혼자서는 한계가 있지만, 사람이 모이면 좋은 방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나비 앞에 개인 카메라와 티브이가 뿅 나타났다.


-어? 나비 님 방송하네?

-이상하다, 형 방송 방금 끝났는데?

“안녕하세요! 물어볼 게 있어서 방송을 시작했어요.”


평소의 까칠함은 찾을 수 없는 부드러운 목소리.

직업용 목소리다.


“시청자 중에서 탈옥 전문가가 계시나요?”

-테이아에 그런 직업도 있어?

-현실의 탈옥 전문가를 찾으시는 겁니까?

-있으면 대박일 듯.

-112에 신고하자.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감옥에서 자력으로 탈출할 방법이 있을까요?”

-여기 최하층이니까, 바닥을 파서 아래로 나가요!


나무 바닥을 주먹으로 때려 봤지만 흠칫도 안 났다.

애초에 그녀는 마법사.


-죽은 척, 시체로 위장해서 나가는 건 어때?

“우리 죽는다고 티치가 콧방귀나 낄까요?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쓸모는 없었다.


“너는 내 맘 몰라!”


시청자와 탈옥 방법을 모색하는데 인어공주 쪽에서 큰 소리가 났다.


“넌 사랑하고 있잖아! 그런 네가 어떻게 이 슬픔을 알겠어!”


아델라가 클라라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분위기를 보니 클라라가 위로하려 했지만, 아델라는 오히려 화가 난 듯하다.


클라라가 대답했다.


“알고 있어요. 내 사랑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걸.”

“······!”


네레이드의 충격 발언에 아델라와 인어공주 자매도 놀랐지만, 가장 놀란 건 나비다.


“나 대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는··· 당신 손으로 날 죽여주세요.”


불과 10분 전에 네레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고?


뚝. 뚝.

클라라의 머리카락에서 물기가 뚝뚝 떨어지자, 나비는 달려가 그녀의 금발을 잡았다.


“거품이?”


물에 젖은 것처럼 머리카락에서 물거품이 떨어져 내렸고, 그럴수록 클라라의 머리카락도 짧아졌다.


또르륵, 또르르.

“······!”


나비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접근하자 물거품이 더 많이, 금빛 머리카락이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다행히 나비가 뒷걸음질 치자 물거품의 양이 줄어들었다.

나비 대신 인어공주들이 클라라에게 다가갔다.


“세상에! 벌써 물거품으로 변하고 있어!”

“어째서 이렇게 될 때까지 가만히 있던 거야!”


사랑에 배신당한 인어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클라라는 아델라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이대로는 하루도 버티지 못해!”

“뭐?!”


나비는 화들짝 놀랐다.


던전 부하가 이런 식으로 죽는다고? 그것도 한정판 명품 보스가?


“말도 안 돼! 살릴 방법은 없어?”

“두 가지야! 사랑하는 사람을 찌르거나! 새로운 사랑을 찾거나!”

“뭐야, 그 동화 같은 설정은! 클라라! 잠깐만 기다려! 언니 곧 돌아온다!”


나비는 서둘러 테이아를 나갔다.


     *     *


신소율은 떡볶이를 물에 씻어 조카 접시에 올렸다.


“매우면 말해.”

“응!”

“너무 깨끗하게 씻지 마라. 울기도 하면서 매운맛에 눈을 뜨는 거지.”


옆에서 지켜보던 가상방 사장님이 떡볶이 국물에 김밥을 콕 찍어 신하나의 접시에 올려놓았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김밥을 입가에 집어넣는 하나.

그리고 1초, 2초, 3초 후···.


“삼, 삼촌!”

“여기 물.”

“으하하!”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신하나를 보고 사장님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여간 아저씨들은.”


오늘 저녁은 김밥, 떡볶이, 어묵, 만두, 순대, 김말이.

분식 세트다.


사장님이 아직 분식 맛을 모르는 신하나를 위해 특별히 분식집에서 저녁을 사줬다.


위잉.

조카에게 우유를 따라주면서 신소율은 스마트폰을 들었다.

여자친구한테 전화 왔다.


“저녁 먹었어?”

“접속해!”


자상하게 물었더니 여자친구가 소리를 빽 질렀다.


“뭐야, 갑자기?”

“한정판 클라라가! 보스 백이!”

“오케이! 퀴즈 시간이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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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8월 넷째 주 (4) NEW 5시간 전 9 1 18쪽
102 8월 넷째 주 (3) NEW 8시간 전 10 1 14쪽
101 8월 넷째 주 (2) NEW 16시간 전 16 1 16쪽
100 8월 넷째 주 (1) NEW 19시간 전 16 1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19 1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6 1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17 1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18 1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6 1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17 1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7 1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2 1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0 1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0 1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3 1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3 1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0 1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2 1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28 1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4 1 22쪽
83 7월 셋째 주 (2) 24.09.09 27 1 19쪽
82 7월 셋째 주 (1) 24.09.08 26 1 14쪽
81 7월 둘째 주 (6) 24.09.08 24 1 16쪽
80 7월 둘째 주 (5) 24.09.07 25 1 14쪽
79 7월 둘째 주 (4) 24.09.07 26 1 16쪽
78 7월 둘째 주 (3) 24.09.06 24 1 14쪽
77 7월 둘째 주 (2) 24.09.06 21 1 13쪽
» 7월 둘째 주 (1) 24.09.05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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