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온라인 테이아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새글

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7 13:00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224
추천수 :
273
글자수 :
716,928

작성
24.09.05 08:00
조회
23
추천
1
글자
12쪽

7월 첫째 주 (4)

DUMMY

지하 3층 선실. 6층 휴게실. 7층 식당과 부엌.


해적 요새의 내부는 A등급 던전답게 넓고 복잡했다.


“여기서는 오른쪽으로 돌고.”


미로까지는 아니지만 헤매기 쉬운 구조.

하지만 신소율은 거침없이 아래로 향했다.


“8층 곡물 창고와 고기 창고를 지나면, 9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고···.”


나비의 개인 방송으로 본 정보를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웅성웅성.

9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아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기다렸다가 내가 신호하면 덮쳐.”


신소율은 청새치들을 놔두고 혼자 계단을 내려갔다.


탁자에 둥글게 모여 카드놀이를 하던 해적 8명이 신소율을 쳐다봤다.


“뭐야 너?”


위쪽은 플레이어들과 해적 요새의 전투가 한창이지만, 지하는 한산하다.

그래도 요리사, 조선공 같은 비전투 직업과 보물 창고를 지키는 해적들은 꽤 남았다.


신소율은 엉덩이를 내밀었다.


“내 엉덩이 좀 봐! 이 예쁜 궁둥이에 구멍이 났다고! 조금만 쉬고 갈게.”


자연스럽게 같은 편인 척!


신소율의 연기가 너무 태연해서 해적들은 의심하지도 않았다.


“선장님한테 걸리면 너 상어 밥이다.”

“알았어, 알았어.”


신소율은 주머니에서 맥주 8병과 오징어 다리를 꺼내 탁자에 올려놨다.


“흐흐흐, 비밀로 해주지.”


뇌물은 어디서나 통용되는 법!


“그건 뭐냐?”


해적 하나가 신소율 어깨에 들린 개인 방송용 카메라를 가리켰다.


-드디어 눈치챘나?

-들켜라! 들켜라!


시청자의 저주에도 신소율은 태연했다.


“아, 이거? 사진기.”

“그 비싼 거?”

“으흐흐. 내가 이거 주우려다 엉덩이에 구멍 난 거다!”

“부러운 놈!”

-눈치 없는 놈!


비싼 물건을 약탈한 신소율을 부럽게 쳐다보는 해적들.

그런 해적을 한심하게 보는 시청자들.


신소율은 씩 웃으며 카메라를 들었다.


“한 장 찍어줘?”

“진짜냐? 공짜로?”

“한 장은 얼마 안 해. 그럼 계단을 뒤에 서 봐. 어, 거기. 배경으로 딱이네. 찍는다. 하나, 둘, 으악!”


신소율이 비명을 지르자 해적들은 의아했지만, 곧 뒤통수를 얻어맞고 상황을 깨달았다.


“세이렌! 어떻게 여기까지!”

“공주님은 어디 계시냐!”

“건방진 해산물을 막아!”


해적들은 곧장 반격했다.

대해류 소속답게 평균 레벨 570에, 이 중 세 명은 보스급인 창고지기와 해적 간부다.


“내 엉덩이는 안 돼!”


자기가 하나, 둘 신호로 불렀으면서, 마치 몰랐다는 듯 연기를 펼치며 신소율은 복도를 달렸다.


그렇게 기억에 따라 9층을 가로질러 달리자, 몇 분이 안 돼 10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도착했다.


감옥의 중요성 때문인지 10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도 보스급 해적 셋과 고참 해적 5명이 있었다.


“뭐야 너!”


해적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무기를 들자, 신소율은 급박하게 소리쳤다.


“청새치 기사! 그 녀석들이 인어공주를 데려가려고 왔어! 지금 9층 계단에서 전투 중! 우리 힘만으로 무리야, 빨리 도와줘!”

“이런!”


청새치 기사라면 해적 요새의 보스도 일대일로 상대할 수 없는 고레벨.

해적들은 일제히 우르르 달려갔고, 그걸 본 신소율은 뒤에서 빽 소리쳤다.


“이 멍청이들아! 몇 명은 남아서 여기를 지켜야 할 거 아냐!”

“청새치가 어디 고등어 이름인 줄 알아? 그냥 와!”

“선장님 성격 모르냐!”


해적들이 단체로 움찔했다.

별명이 공포의 화신.

슈바르츠 티치의 자비 없는 성격을 부하들이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빨리 안 가면 앞에 있는 녀석들 전멸할 텐데··· 어쩔 수 없지. 너희 둘 남아!”


해적 간부가 고참 해적과 신소율을 가리켰다.


씨익!

-아, 형 그렇게 웃지 마. 비열해 보인단 말이야.

-평소에도 그렇잖아요?

-형은 아무리 봐도 악역 배우가 딱 맞아. 그쪽으로 가면 명품 연기 펼칠 듯.


시청자는 봤지만 해적들은 그 미소를 못 보고 떠났다.


그리고 단둘이 남게 되자···.

퍽, 퍽, 쿵쿵.

신소율은 해적을 처리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고개를 숙여 힐끔 살핀다.

다행히 감옥이 있는 10층에는 해적이 없었다.


안심한 신소율은 멋있는 자세로 계단을 뛰어내리며 착지했다.


“백마 탄 해적 등장!”

“소율아!”

“내 사랑!”

“주인님!”


익숙한 목소리에 감옥을 뒹굴뒹굴하던 죄수들이 일제히 쇠창살에 달라붙었다.


“나 보고 싶었던 사람 손.”


탕, 탕, 탕.

감옥 열쇠 구멍에 권총을 발사. 다섯 발이나 맞고 나서야 문이 열렸다.


“내 사랑!”


문이 열리자 눈치도 없이 클라라가 제일 먼저 안겨들었다.


-안 돼! 클라라! 너 그러다 죽어!

-나비 언니! 살려주세요!

“꿀꺽.”


신소율도 긴장한 채 여자친구를 쳐다보는데, 웬일인지 인자하기만 한 나비의 얼굴.

저 얼굴을 보자 그분이 생각난다.


“할머니?”


퍽.

옆구리를 찔리고 나서야, 여자친구가 두꺼운 포대를 메고 있는 걸 봤다.

동시에 그녀가 갇혀 있던 감옥의 책장에도 눈이 갔다.


개인 방송에서는 병으로 가득했던 책장이 지금은 텅 비었다.

아마 저 포대에 있는 듯싶다.


“아주 싹 쓸었네.”

“깔깔깔! 나 이제 부자야! 배 부자라고!”


나비는 환한 이를 숨기지 못했다.


챙긴 선박만 89척!

이걸 모두 소유할 수 있다면, 슈바르츠 티치를 넘어서 새로운 대해류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우리 누님, 해양 산업에 떠오르는 졸부 됐네!

-부럽다! 그럼 초우 시아의 던전도 나비 누님께 되는 거야?

“그럴 리가요.”


이게 뭐 장난감도 아니고.


던전을 줍는다고 주인이 될 리 없다.

병에서 배를 꺼내는 순간 나비는 엉엉 울겠지만···.


“지금 알면 신경질 낼 테니까.”


지금은 모른 척하자.


탕, 탕.

신소율이 다른 부하들 감옥을 여는 동안, 나비와 클라라는 인어공주들이 갇힌 감옥을 열었다.


감옥을 나온 세이렌 공주들은 탈옥의 기쁨보다는, 신소율이 여기까지 온 걸 더 놀라워했다.


“얄미운 인간이 진짜로 왔어!”

“언니, 말했잖아. 우리를 속인 게 아니라고.”

“저렇게 생긴 인간이 약속을 지키다니··· 정말 놀랍다!”

“···야! 그거 무슨 뜻이야! 무슨 뜻이냐고!”

-못생겼다는 거지. 그걸 꼭 굳이 말해야 알아들어?


시청자에게 확인 사살을 당하는 동안 일행은 탈출 준비를 끝냈다.


“아델라,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아?”

“괜, 괜찮아.”


셋째 인어공주 아델라가 감옥 생활로 피로해 보였지만, 다행히 다른 자매들은 짜증이 날 정도로 쌩쌩하다.


“출발!”

“신난다! 여기서 탈출하면 내 일기장에 적어서 노래로 만들 거야!”

“그걸 돌고래들에게 따라 부르게 만들자!”

“많은 인어가 나에게 반하면 어떡하지?”

“이게 진짜 모험! 바다로 나오기를 잘했다니까!”

“너희 시끄러워.”


주의를 주는 신소율의 말도 가볍게 무시하며 조잘조잘.


“빨리 청새치랑 합류해서 넘겨야겠다.”


9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일행은 뛰었다.


공주와 던전 부하들로 인원이 한가득.

이제는 은밀함이 아니라 속도다.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일만 남았다.


8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도착하자, 아직도 청새치와 해적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공주님들!”

“이런! 인어공주들이 탈옥했다!”


인어공주가 등장하자 모두 놀란 얼굴.


신소율은 뒤돌아본 해적 간부 얼굴에 권총을 던진 후, 달려들어 칼을 휘둘렀다.


“너는!”

“총알 궁둥이! 네가 왜 우리를!”

“총알 궁둥이가 우리를 배신했다!”


해적들이 억울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총알 궁둥이는 당당하게 외쳤다.


“나비 선장님이 너무 예뻐서 해적단 갈아탔다!”

“취향 한 번 참.”

“부럽다!”


해적들은 복잡한 시선을 보내며 쓰러졌다.


     *     *


청새치가 합류하자 탈출 속도가 3배로 빨라졌다.


쾅! 쾅!

세이렌 왕가의 수호 기사 청새치.

지켜야 할 공주가 곁에 있자, 세이렌 하나당 10레벨이 상승.

청새치 기사 전원 70레벨이 올랐다.


-후덜덜! 930레벨이 9명이나?

“그놈들, 들소 같구나!”


신소율조차 인정한 돌파력을 보이며 단번에 지하를 벗어나 갑판으로 올라왔다.


“빠르군.”


이제야 눈치챘나 보다.

바닥 문을 통해 지상 갑판으로 올라오자, 주변을 가득 메운 해적과 대해류 공포의 화신이 기다리고 있었다.


티치가 나비를 쳐다보며 물었다.


“어떻게 탈출했지?”

“보석 동전 10개.”

턱.

“어?”


나비는 놀랐다.

놀려줄 생각으로 한 말인데 진짜 줬다.


이렇게 된 거 남자친구한테 동전 다섯 개를 넘기고 등을 떠밀었다.


성깔 있는 여성 선장이 다른 사람을 앞세우자, 티치가 의외라는 얼굴로 물었다.


“너는?”

“미남 해적선의 선장이자, 테이아의 대표 꽃미남 신소율이다.”

-우우! 거짓말이다.

-우우!

“저기 클라라. 인간 세상에서는 저게 잘생긴 거야?”

“그럼요! 내 사랑이 얼마나 멋진데요!”


시무룩.

막내 공주 에리얼은 인간 종족의 미적 관념에 실망했다.


반대로 클라라의 말에 자신감을 얻은 신소율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은밀하게 들어갔지. 일단 대포로 해적들 내쫓고···.”


돈을 받았으니 친절하게 설명하는 게 상도덕.

하는 김에 약간의 잘난 척도 더했다.


“제법이군.”


그게 꼴불견인지 티치가 손을 들었고, 동시에 요새에 배치된 모든 대포가 이쪽으로 향했다.

아직 해상을 가득 채운 던전과의 전투가 끝나지 않았지만, 티치는 그 싸움보다 여기가 중요하다고 여긴 것 같다.


신소율도 지시를 내렸다.


“가기아, 마크, 크루. 너희가 선두로 달려서 길 뚫어. 나머지는 보조. 청새치는 전부 티치 맡아. 공주들은 입 다물고 따라오고, 그럼 땅!”


신호에 맞춰 오징어 해적 보스 가기아, 상어 투사 마크, 해파리 용병 크루와와 신소율의 던전 부하들이 일제히 동쪽 방향으로 달려갔다.


동시에 해적 요새의 대포가 불을 뿜으며 던전 부하의 머리 위로 대포알 비가 쏟아져 내렸다.


“바다 거품, 바다 장벽.”

“비눗방울!”

“바닷물아!”


세이렌 귀족과 나비. 그리고 인어공주들이 마법을 사용해서 직격탄을 막아냈고, 2차 포격이 쏟아지기 전에 청새치 기사가 티치에게 접근했다.

아무리 대해류라도 900레벨의 청새치 아홉을 떨쳐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육탄돌격! 다혈질!”


그사이 마크가 달려가면서 도끼를 크게 휘둘러 요새 해적들을 밀쳤고,

마크의 좌우에서 가기아와 크루와가 해적칼과 검을 휘둘러, 밀려난 요새 해적들을 더욱 몰아붙였다.


“돌아가면 3일 내내 술판 벌이게 해준다. 그러니까 명령어 ‘돌격’.”

“우오오!”


주인의 약속에 기세가 오른 던전 부하들이 가로막는 요새 해적들을 억지로 뚫고 나갔다.


“이야호! 20m! 15m! 10m! 다 왔구나!”


신소율은 신나는 목소리로 일부러 거리를 짧게 불러 상대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질 급한 요새 해적들은 제대로 말려들어, 성급하게 움직이다 서로 칼이 꼬이는 실수를 했다.


“지금!”


그걸 놓치지 않고 한 덩치하는 마크가 돌진하자, 길이 만들어졌다.


던전 부하들에게 보호받으면서 세이렌 공주들이 제일 먼저 달려가 바다로 풍덩!


바다로 나온 이상 인어는 자유의 몸이다.


당황해하는 요새 해적을 뒤로하고, 나비와 클라라. 뒤이어 던전 부하들도 차례대로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


“청새치!”


신소율도 바다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이제 청새치만 후퇴하면 탈옥 성공이다.


“소용돌이.”


그때, 바닷물이 움직였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것처럼 신소율의 주변 바닷물이 빙빙 회전하기 시작했다.


“꺅!”

“아빠얏!”

“공주님들! 모시러 가겠습니다.”

“정지해요! 기사들.”


흠칫.

티치를 상대하던 기사 몇 명이 공주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다, 익숙한 목소리에 멈춰 섰다.


청새치 기사는 의아한 눈으로 소용돌이를 벗어나 갑판에 올라온 셋째 인어공주를 봤다.


“아델라 공주님?”

“바다 감옥.”


아델라가 소용돌이의 중심, 빨랫감처럼 도는 자매들에게 손을 뻗는다.

바닷물로 만들어진 창살이 소용돌이 위를 천천히 올라오면서 인어와 두 인간을 끌어올렸다.


“아이고, 세상이 빙빙 돈다.”

“우욱!”


자매들을 포획한 아델라가 아직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청새치를 지나쳐 티치 앞에 섰다.


붉어진 볼로 아델라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


“도움이 됐나요? 내 멋진 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던전 온라인 테이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조회수가 안 늘어 연재 시간을 계속 바꿔보려 합니다. 요일은 그대로고 시간만 바꿔보겠습니다. 24.08.14 33 0 -
104 9월 첫째 주 (1) NEW 2시간 전 5 1 12쪽
103 8월 넷째 주 (4) NEW 5시간 전 9 1 18쪽
102 8월 넷째 주 (3) NEW 8시간 전 10 1 14쪽
101 8월 넷째 주 (2) NEW 16시간 전 16 1 16쪽
100 8월 넷째 주 (1) NEW 19시간 전 16 1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19 1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6 1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17 1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18 1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6 1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17 1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7 1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2 1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0 1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0 1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3 1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3 1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0 1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2 1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28 1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4 1 22쪽
83 7월 셋째 주 (2) 24.09.09 27 1 19쪽
82 7월 셋째 주 (1) 24.09.08 26 1 14쪽
81 7월 둘째 주 (6) 24.09.08 25 1 16쪽
80 7월 둘째 주 (5) 24.09.07 25 1 14쪽
79 7월 둘째 주 (4) 24.09.07 26 1 16쪽
78 7월 둘째 주 (3) 24.09.06 24 1 14쪽
77 7월 둘째 주 (2) 24.09.06 21 1 13쪽
76 7월 둘째 주 (1) 24.09.05 2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