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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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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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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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 영원의 반지

DUMMY


2.


[제 1장 – 대상인이 되는 법]


욕망(欲望).

생명체에겐 7대 죄악이라 불리는 7개의 욕망이 있다. 그 중에서, 상인에게 가장 독이 되는 것은 탐욕(貪慾)이다.


그렇다면 탐욕(貪慾)이란 무엇인가. 탐욕이란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이다. 당연히 이 정의로는 탐욕이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자, 2500년 전에 저 멀리 빌데스 대륙에 마왕이 하나 나타났다.


그 마왕은 너무나도 강해서 마계 최강(最强)의 마왕이라 불리웠고, 너무나도 흉측한 기운을 품어 최흉(最凶)의 마왕이라 불리웠으며, 너무나도 악한 이였기에 최악(最惡)의 마왕이라 불렸다.


그의 군대는 불사의 군대였고, 그가 가는 곳마다 모두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대마왕 멜리오스 아스피리오]

그래. 분명 그런 이름이였다.


어둠의 군대는 수많은 땅을 점령했고, 마왕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것만 같았다.


그러나 최강이자 최흉이며 최악이라 불렸던 대마왕의 군대는, 단 한순간의 선택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탐욕이였다. 자신이 온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자만한 대마왕의 탐욕.


저 멀리에는, 저 깊은 곳에는,

멀고도 깊은 저 곳에는,


심연(深淵)이 있다.


대륙의 그 누구도 감히 발을 들이지 못하는 곳. 누군가는 ‘신들의 감옥’이라 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옥’이라 부르는 곳.


지금까지 그 누구도, 심연에 발을 들인 후 살아나온 이는 없었다.


그게 설령 어떤 강대한 마왕일지라도, 그게 설령 신의 선택을 받은 성자일지라도. 심지어 그게 설령 강대한 힘을 가진 괴수의 왕일지라도 말이다.


[심연 대원정을 실시하라!]


그러나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한 대마왕은 결국, 자신도 모르게 탐욕에 휩싸여 심연 원정을 시작했고...


그 이후로 그의 이름이 더 이상 역사서에 등장하는 일은 없었다.


***


‘할아버지, 할아버지였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반지의 주인이 되시겠습니까? Y/N》

《반지의 주인이 될 시, ‘전설의 상인’의 유산을 일부 계승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한 반지. 그리고 반지를 줍자마자 튀어나온 신비로운 메시지. 이 시대의 인간의 상식선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틀림없었지만, 아비드는 별로 놀란 기색이 아니였다.


그저 하늘 위를 쳐다보며 누군가의 의사를 물을 뿐.


‘탐욕. 제가 이 반지를 취하는 것은 탐욕일까요?’


탐욕이란 지양(止揚)해야 할 욕망이다. 그러나, 절대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만약 아비드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탐욕을 완전히 배제했다면, 그들은 절대로 대상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생전에, 그에게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탐욕(貪慾)과 용기(勇氣)를 혼동하지 말거라.]

[혹자들은 욕심이 지나치면 탐욕이라 말하지.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용기, 어쩌면 이건 용기가 아닐까요?’


[욕심이 ‘지나치면’이 아니라, 비합리적이면. 그것이 탐욕인 것이다.]

[그리고 만약 욕심이 합리적이라면, 그것은 탐욕이 아니라 용기이다. 그 욕심을 부릴 용기.]


‘이 반지는 제게, 새로운 힘을 줄거에요.’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심. 그것을 탐구할 용기. 누군가가 어떻게 아비드의 가문이 대륙에서 위세를 떨치는 대상인 가문이 되었냐 물으면,


아비드는 거침없이 이렇게 대답할 터였다.


[... 용기, 새로운 것을 탐할 용기가 있었으니까요.]


아비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끼우고, 자신에게만 보이는 불투명한 창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할게요, 반지의 주인.”


《축하합니다! 당신은 반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반지의 전 주인, ‘전설의 상인’의 유산을 계승합니다.》


그러자 보이는 새로운 메시지들. 그리고 반지에서 새어나오는 밝은 섬광.


‘으읍... 기분이...’


아비드는 몸 속으로 무언가가 기어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알림! 선천 특성 ‘개척자의 눈’과 전설의 상인의 유산이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개척자의 눈?’


그는 선천 특성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뜻을 풀이해보자면, 선천(先天)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특성(特性)은 개개인이 가진 특이한 성질이나 능력을 의미힌다.


즉 다시 말하면,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개척자의 눈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반지의 숨겨진 효과가 발현합니다.》


‘숨겨진 효과? 그건 또 뭐지...?’


아비드가 새로운 메시지를 읽던 그 순간. 반지에서 나온 신비한 물질은 순식간에 그를 기절시켜버렸다.


《숨겨진 효과 : 독대(獨對)》

《전 주인의 잔영(殘影)과 독대합니다.》


***


“윽... 여긴 어디야.”


깨어난 아비드가 가장 먼저 본 것은 큼지막한 종유석이 떨어지는 동굴의 중심.


“동굴?”


어째서 이런 곳으로 소환된 걸까? 반지의 숨겨진 효과가 여기로 소환되는 건가?

그는 반지를 두드려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반지는 감감무소식이였다.


[... 이쪽으로, 영원의 반지의 새로운 주인이여.]


‘무언가 날 부르고 있다.’


동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인간의 목소리라기엔 심하게 갈라져 듣기가 불편할 정도의 목소리였다. 마치 시체가 말할 수 있었다면 냈을 법한 목소리랄까.


“당신은 누구죠?”


아비드는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런 동요도 없는 평소 그대로의 목소리였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 허, 놀랍구나. 놀라지 않은 척이 아니라, 진짜로 안 놀랐어.]


살짝 놀란 듯한 말투로 말을 잇는 의문의 목소리.


[‘그 조건’을 만족한 것도 그렇고, 얼굴은 엣되어 보이는데. 넌 대체 누구지?]


‘내가 한 것과 똑같은 질문. 게다가 답은 하지도 않았어.’


이러면 한 가지 추측을 내놓을 수 있다.


‘저 존재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있어.’


반지와 관련된 누군가. 이를테면 반지의 전 주인.


“당신은, 제가 주운 반지의 전 주인인가요?”


......


잠시간의 침묵. 의문의 목소리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 거기까지 추리하다니. 정식으로 인사하지, 내 이름은 아비게일 스펙터. 수많은 차원을 넘나든, ‘대상인’이다.]

“아비게일... 스펙터?”


아비드는 스펙터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먼 옛날, 어린 시절.

그의 할아버지가 하신 이야기가 기억이 났다.


[그렇담 이제, 네 이름은 뭐지?]

“... 아비드, 아비드 헨케일입니다.”

[헨케일...?]


할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해 절망에 빠졌을 무렵.

그의 앞에, 흰색 모포를 입은 누군가가 찾아왔었다는 이야기였다.


“신비 상인...!”

[헨케일 가문의 후손이로군.]


아비드는 처음으로 동요했다.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무려 신비 상인이였다.

온갖 세상의 진귀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신비 상인.

그리고 그는 그런 신비 상인의 물건을 손에 넣은 것이였다.


[날 아는 모양이로군. 이리로 오거라, 네게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


아비드는 홀린 듯 신비 상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나의 후계자여...]


***


같은 시각.

천장에 붙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신성한 태양빛이 들어오는 한 교회.


콰앙!

사제복을 입은 온화한 인상의 노인이 책상을 내리쳤다.

노인의 직책은 빛의 교단 중앙 교구 추기경(樞機卿) 겸 성전기사단장(聖殿騎士團長).

세간에는 ‘청백(淸白)의 안주인(安住人)’라고도 널리 알려진 노인이였다.


“... 그래서, 유해 수습도 안하고. 그냥 빈손으로 복귀했다?”


도저히 그 인상에서 나오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투.

그는 살벌한 목소리로 임무에 실패한 기사단에게 엄포를 놓고 있었다.


“...하필 살인귀의 구역에 들어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콰앙! 다시 한번 노인의 거친 주먹이 책상에 내리꽂힌다.


“자네...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몰라서 이러나?”


지금의 상황.

당연히 ‘룩스나’의 단장은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쟁(政爭).

교단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제국의 황태자가, 얼마 전 교황을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그 명분은 빛의 교단 상층부의 부정부패(不正腐敗),

그리고 성유물인 ‘칠정(七情)의 반지’의 분실.


“...... 면목 없습니다.”


이번 작전은 교단으로써도 상당히 중요한 작전이였다.

몇 개월에 걸친 성녀의 끈질긴 추적 끝에 찾아낸 반지의 행방.

그리고 그걸 가져간 남자, 아저스트 헤넥턴.

그를 누구보다 빨리 잡아야 황태자에 대항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최고의 성기사단인 룩스나가 나선 것이였으나, 보기좋게 실패해버린 것.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순간, 성기사단장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 고작, 살인귀 따위가 아니였습니다."

"뭐라고?"

"단원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제가 그 산에서 느꼈던 기척은... 고작 살인귀의 기척 따위가 아니였습니다."

"그럼 그곳에는 무엇이 있었지?"


그러나, 그 이채는 동공에 잠시 머무는가 싶더니 곧 동공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 이곳에서 도망쳐!]


"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했습니다."


[‘괴물’이 깨어나고 있다고!]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


“무...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요 이 반지가?”


아비드가 놀라 되물었다.


[차차 알게되겠지만... 일단은 차원 이동.]

“차... 차원 이동이 가능해요? 진짜로요? 어떻게요?”

[그... 원리가 뭐였드라, 어디서 들었는데. 뭐, 몰라도 별 상관은 없어.]


차원 이동.

도대체 어떻게 반지 하나로 차원을 넘나들 수 있단 말인가.

차원 이동에 대한 여러 가지 낭설은 아비드가 살던 세계에도 넘쳐났다.


대표적인 예시로 600년 전 차원 이동 마법을 개발한다며 마탑에 쳐박힌 천재 마법사 멀닌이라거나.

자신들이 다른 차원에서 넘어왔다 주장하는 데스 종족들이나.

아니면 차원 이동문을 개발했다는 연금술사들이나...


주장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누구도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이 반지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답은 이 작디 작은 반지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차원 이동은 이 반지의 핵심 기능이야. 네가 이 반지랑 더욱 동화되면서 많은 기능이 해금되겠지만 그것들은 모두 첫 번째 능력의 부가기능들일 뿐이고.]

“그럼 설마... 다른 차원의 물건을 제 세계로 가져오는 것도...”

[물론 가능하지. 그렇기에 이 반지는 대상인의 반지라 불리는 거고.]


차원 유랑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데에 더불어,

다른 차원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올수도 있단다.


[물론 제약은 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금제가 걸릴 거거든. 하지만 상관없다. 반지가 점점 네게 동화될수록 금제는 옅어질거고, 종국에는 사라지게 될거다.]

“... 동화(同化)라는건 뭐죠?”

[뜻 그래도 너와 반지가 한 몸이 되어가는 과정. 추상적인 개념이라 설명하긴 뭐하니, 네가 직접 겪어보는게 차라리 나을거다.]

“그렇군요.”


신비 상인, 아비게일 스펙터는 그것으로 말을 마치고 한 쪽 구석에 놓인 문 하나를 가리켰다.


[그럼 이제, 저 문 앞에 서서 반지에 손을 대보거라.]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목조 문.

아비드는 그 앞에 얌전히 서서, 반지 위에 손을 올렸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를 반겨주는 것은 생전 처음 보는 메시지들이였다.


《반지의 주인 : 아비드 헨케일》

《소속 : C-1281 차원계, 차원상인조합 무소속》

《직업 : 상인》

《보유 특성 : 개척자의 눈(선천), 심안(心眼)(진화)》

《활성화 : 동화율 1단계 - ‘차원 전이(轉移)’》

《부가 정보 잠김(동화율 2단계 해금)》


‘이게 바로 내 정보.’


[정보를 확인했느냐? 그럼 이제 한번, 차원 전이를 해보거라!]


심안이니 개척자의 눈이니 하는게 이해는 안 됐지만.

어쨌든 확인은 끝났다.

그러니, 이젠 정말로... 차원을 넘어볼 시간이였다.

아비드는 마구잡이로 날뛰는 심장을 뒤로 한 채, 조용히 속삭였다.


“차원 전이(轉移),”


우우우우웅!!

속삭임과 거의 동시에 나타난 공명음.


[잘 가거라......]


점점 흐려지는 신비 상인의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섬광이 순식간에 아비드를 덮쳤다.

그리고 마침내 아비드가 눈을 떴을 땐.


“뭐야, 넌 누구야? 새로 온 짐꾼인가?”


그의 앞엔 이국적인 외모를 지닌, 생전 처음보는 광물로 만든 무구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좌측에 몬스터다! 이애린, 돌격 준비!”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을,


“예, 알겠습니다!”


‘헌터’라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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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비드 상회 24.08.18 16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8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5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6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3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7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9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1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5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9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7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4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6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70 3 14쪽
»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5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9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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