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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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작품등록일 :
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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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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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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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과 평범함

DUMMY


24.


영원의 반지의 전 주인, 아비게일 스펙터.

그리고 현 주인인 아비드 헨케일.

사샤는 이 둘을 모두, ‘특별한’ 사람으로 꼽았다.


[전 주인님과 아비드 님 모두, 첫 번째 메인 퀘스트로 거대한 음모를 저지했어요. 다른 차원상인들이 첫 번째로 뭘 클리어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비드 님과 전 주인님이 수행하신 것보다는 난이도가 낮을 거에요.]


그 근거 첫째는 메인 퀘스트 1의 특수성.


“스펙터의 첫 메인 퀘스트는 뭐였는데?”


[글쎄요. 그때에 대한 자세한 기억은 죄다 잊어버려서. 스펙터 님의 임무는...... 멸망한 세계를 구하는 거였어요.]


“멸망한... 세계?”


사샤는 아비드와 스펙터를 동일 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스펙터의 메인 퀘스트가 멸망한 세계를 구하는 거였다면.

아비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아, 메인 퀘스트 1은 그 일부였어요. 무슨... 세계의 주요 요인을 구하는 일이였던 것 같은데 누구였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그 정도면 납득이 되네. 그럼 그 주요 요인은 스펙터의 동업자였어?”


[...... 동업자요. 아마 그랬겠죠. 저에겐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지만요.]


사샤는 문득 그 시절을 떠올렸다.

그리고 노이즈가 낀 듯이 떠오르지 않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잠시동안 관리자의 본분도 잊은 채로.

그 정도로 사샤에게 소중했던 사람이였던 걸까.


“사샤?”


[앗, 정말 죄송해요! 옛날 생각을 좀 하느라.... 하하. 원래 이러면 안되는데. 뭔가 이상하네요.]


“힘든거면 잠시 쉬어도 돼. 시간은 많잖아.”


[아무, 아무런 문제 없어요. 전 괜찮아요. 너무 괜찮아서 탈이랄까요. 그럼 하던 이야기를 마저.......]


바로 그 때였다.

말을 이어가려던 사샤가 맥없이 바닥에 널부려졌다.


“사샤...!”


아비드는 서둘러 사샤를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고, 지금 막 파르작에 도착했을 레이나는 긴급 소환했다.


“이번엔 또 뭐에요? 왜 보따리로... 어?”


“사샤가 쓰러졌어요. 어떻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그냥 한명이라도 더 있으면 나을 거 같아서요.”


“아니, 이런 중요한 일이 일어났는데 왜 지금 불렀어요!”


“방금 쓰러졌으니까요...”


그렇게, 왜 아비드가 특별한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뤄지게 되었다.


***


몇시간 후.

레이나와 아비드의 정성스러운 간호로 인해... 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샤는 건강히 의식을 되찾았다.


“사샤!”


[어라, 레이나 님도 계시네요. 제가 쓰러졌었나요...]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왜 쓰러진거야? 아비드가 또 이상한 말 했지? 그렇지?”


“제가 언제 이상한 말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사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요즘 좀 피로했었나봐요. 어쨌든 레이나 님도 오셨으니 하던 이야기를 계속해볼까요?]


“하던 얘기? 둘이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요?”


아비드는 간단히 자신과 스펙터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에게 전했다.


“특별한 사람이요?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 자체가 특별한거 아니에요?”


[네 뭐 그렇긴 하지만.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아비드 님이 특출나다는 이야기죠.]


“더 있다고요?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샤와 아비드는 레이나에게 일전 동업자 계약을 하며 아비드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차원상인‘들’과 퀘스트라... 이런 얘기를 이제야 해주시네요 계.약.자.님?”


“사실 레이나 씨를 동업자로 지정한거 자체가 좀 즉흥적인 결정이였어서요. 이런 이야기까지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니 9개월동안 같이 폐관수련을 했으면서 무슨...”


“그랬나요?”


아비드가 좀 뻔뻔해진 느낌이지만 어쨌든.

사샤는 그들에게 스펙터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들려주었다.


[전 주인님은 메인 퀘스트 1을 완료한 뒤, 아비드 님과 똑같이 상회를 공표하라는 퀘스트를 받았어요. 그때 전 그게 모두가 받는 퀘스트인줄 알았죠. 전 주인님보다 전에는 다른 분을 모신적이 없었으니까요.]


아비드가 특별한 두 번째 근거는 바로 메인 퀘스트 2의 이질성이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스펙터만 받은 퀘스트였다?”


[네. 전 주인님께선 균열의 연회를 다녀오신 뒤로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자신은 ‘대적자’라고. 이미 자리를 굳힌 네 거대 상회에 대적할 신예(新銳)이자, 장차 수많은 차원을 연결할 거상(巨商)이 되리라고 칭했죠.]


“근데 그건 그냥... 그 전 주인이라는 분이 멋진 척이 하고 싶었던거 아닐까 사샤?”


[그럴 수도 있어요. 그분은 유독 외형에 집착이 심하셨으니까요. 하지만... 그 때 그분이 하신 말은 단순한 패기나 호승심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였어요. 오히려 앞으로의 ‘다짐’에 가까웠죠. 아마 그 때 이후로 전 주인님이 차원상인의 일에 좀 더 진지해졌던 것도 같아요.]


아비게일 스펙터.

아비드가 보았을 땐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된 채로, 고작 말만 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가 외형을 중시했었다니.

생전에 그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그리고... 대체 왜 그렇게 된거지?’


반지를 주운 순간부터, 차원상인의 수명은 줄지 않는다.

아니, 설사 줄어들더라도 그 속도는 한 우주가 탄생하고 소멸하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만 할 정도로 느리게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죽었잖아. 그토록 비참하게.’


어디인지도 모를 공간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 오로지 후계자를 맞이할 환영만을 남겨놓은 채로.


[이렇게 간단한 건데 제가 쓰러지는 바람에...... 죄송해요 아비드 님.]


“응? 아냐 무슨 소리야. 난 괜찮아. 아까도 말했지만, 시간은 얼마든지 있잖아.”


가능성은 몇 개 없다.

첫째론 또 다른 차원상인에게 죽었을 가능성이 있고.

둘째론...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외우주’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외우주의 전령 니알라토텝.

그 존재의 힘이라면, 웬만한 차원들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에게, 고작 차원상인을 죽이는 일이 그렇게 어려울까.


‘약속을 했다고 했었지 스펙터랑.’


뭔진 모르겠다.

이것 또한 사샤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사샤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보였다.

사샤의 기억이 지워진 것도 어쩌면... 스펙터의 죽음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 공표는 어떻게 하는 건데요? 아비드, 나랑 균열의 연회 같이 가요!”


그래서 사샤에겐 묻지 않았다.

이 의문은, 내가 스스로 해결해볼 생각이였다.

요즘 질문을 너무 많이 한 모양인지 질문만 하려고 하면 눈 앞에 갈고리가 보이는 느낌이다.


“그래요. 같이 하시죠. 레이나 씨, 레이나 씨는 복받은겁니다.”


“갑자기 복을 받았다고요?”


“레이나 씨는 특별한 차원상인의 상회에서 창립 멤버가 된다라는 엄청난 기회를 얻었잖아요!”


“...... 칭찬 좀 들었다고 너무 거만한 것 같은데요.”


아비드는 조종실 중앙에 놓인 핸들을 잡았다.

신비한 색의 핸들을 잡고, 힘차게 핸들을 꺾었다.

쿠콰아아앙-!

그와 동시에 울려퍼지는 굉음.


“이, 이럴 수가.... 여기서 더 신기해질 수가 있었다고?”


보따리를 감싸던 은하수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마치 보따리가 어디론가 향하는 것을 돕는 모양새였다.


끼익-! 쿵-!

마침내 요동치던 보따리의 움직임이 멈추고.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웅장한 신전이였다.


“시, 신전...?”


그 중에서도 신전 중앙에 놓인, 빛이 들어오는 제단.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던 신성한 빛은, 그 웅장한 제단을 신비롭게 비추고 있었다.


『단상에 오르십시오. 영원의 주인과 그 동반자여.』


제단은 단지 겉모습만 신성한 것이 아니였다.

분명히 아무도 없던 그 제단 근처에서, 아비드를 부르는 신비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이건 대체... 제 기억에도 없는 장소입니다 아비드 님.]


사샤의 기억에도 없는 장소.

그 말은 즉- 스펙터가 생각하기에 사샤가 ‘기억’해서는 안되었던 장소.

이 곳은, 신비 상인 아비게일 스펙터의 모든 곳이 시작된 곳.


「나와 함께, 단상에 올라주시겠습니까? 나의 동반자여.」


그리고 동시에.

스펙터와 일평생을 함께했던, 지금은 그 일평생의 기억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을.

한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 곳.


「동반자...... 생각보단 듣기 좋은 말이군. 좋아. 너와 함께하겠다.」


아비드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장소가, 스펙터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진 곳인지.

얼마나 잊고 싶지 않던, 잊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간직한 곳인지.


저벅- 저벅-

아비드가 제단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그가 한 발짝씩 제단에 가까워질 때마다, 어째선지 스펙터와 그의 동반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앗, 같이 가요 아비드!”


그저 착각일 뿐일지도 모른다.

스펙터와 동업자가 그런 사이가 아닐지도 모르고. 애초에 동업자가 여자가 아닐 수도 있으며, 이 시점에서 동업자가 없었을 수도 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걸으니까 뭔가... 제 기사 서임식 때가 생각나요. 그 때는 제 미래가 저 빛처럼 찬란할 것만 같았는데.”


하지만 아비드는 그렇게 믿었다.

이건 착각이 아니라고.

아비게일 스펙터는, 이 공간을 통해 자신에게 무엇을 전하려 하고 있다고.


『영원의 주인과 그 동반자는 위대한 균열의 신에게 그 이름을 밝히어라.』


“아비드 헨케일.”


아비드의 발걸음은 단상의 꼭대기에 닿았고, 신성한 목소리는 새로운 물음을 내렸다.


“동반자가 아니라 동업잔데... 전 레이나 프로스토입니다.”


둘 모두가 목소리의 질문에 대답하자, 신성한 빛은 더욱 거세게 그들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했다.


『영원의 주인 아비드 헨케일. 그리고 그 동반자 레이나 프로스토여. 균열은 너희가 무한한 소우주(小宇宙)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을 환영하노라.』


그 순간-

아비드와 레이나는 무엇인가를 목도했다.

신성하디 신성한 무언가를.

동시에 허무하디 허무한 공허 속 어딘가를.


『영원의 주인이여. 찬란히 빛나는 허무를 칠흑으로 물들이는 자여. 부디 네가, 차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기를......』


신성한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그들이 보던 신비한 환상도 끝이 날 무렵.


《온 차원계에 ‘아비드 상회’의 이름이 공표되었습니다!》


《‘균열의 연회’가 정식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외우주의 존재들이 ‘아비드 상회’의 주인, ‘아비드 헨케일’을 주시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은하수는 새파란 글씨로 물들었다.


《메인 퀘스트 3 (차원) - ‘균열의 연회’를 수주합니다!》


《메인 퀘스트 3 - ‘피의 제전’을 수주합니다.》


멀고도 먼 차원의 저편에서, 아비드를 지켜보는 끈적하고 압도적인 시선과 함께.


《외신왕(外神王), ‘영원한 #의 ##’ ####가 당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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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함과 평범함 24.08.20 14 0 11쪽
24 차원상인이 된다는 것은 24.08.19 15 0 14쪽
23 아비드 상회 24.08.18 16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8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5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6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3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7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9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1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5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9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7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4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6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70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5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9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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