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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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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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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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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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드 상회

DUMMY


22.


아비드 상회.


아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였다.


본래라면 그의 17세 생일, 그가 성인식을 치룬 그 날 세상에 알려졌어야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날. 황궁에서 좋지 못한 소식이 전해진다.


황제의 조언자이자 ‘대현자’라 불렸던 레오 판드레이가, 88세의 나이로 서거했다는 것.


하필 그런 난리가 일어난 탓에, 아비드 상회의 창건 계획은 그로부터 몇주일 후로 미뤄졌다.


시간이 지나 대현자의 죽음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갈 때쯤, 아비드는 상회의 창건 계획을 다시 세웠다.


상회의 초기 인원이 될 상인들을 모집했고, 헨케일 상회에서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그렇게 대부분의 준비를 마치고 시장으로 향하던 중.


그는 반지를 발견했다.

반지는 그에게 새로운 능력을 주었고, 또한 과업을 주었다.


어쩔 수 없이 아비드 상회의 창건은 더욱 미뤄졌고, 아비드는 최선을 다해 과업을 완수했다.


그리고 고되었던 그 과업의 끝에는-

달콤한 과실이 있었다.


《메인 퀘스트 2 - ‘상회 창건’》


‘이제는 때가 되었습니다.’ 라는 문자로 운을 띄운 새로운 메인 퀘스트.


그곳에는 아비드가 원했던 것들이-

아니 원했던 것들도 뛰어넘는 것들이 있었다.


* 이제는 때가 되었습니다.

* 모든 상인은 상회에 소속되어 있을 때 가장 빛날 수 있습니다.

* 그러니 당신만의 상회를 만드십시오. 당신만의 상회를 더욱 찬란하게 빛내십시오.


클리어 조건 : 아비드 상회 ‘공표’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상회 발전 및 관리’ 탭 추가, ‘균열의 연회’ 초대장, ???


<특이 사항 : 이 퀘스트를 기점으로, 당신의 퀘스트는 ‘본 차원’에서의 퀘스트와 ‘다중 차원’에서의 퀘스트로 분리되어 표시됩니다.>


아비드는 옷장 깊숙한 곳에서 아끼는 옷을 꺼내입었다.


귀족이 입지는 않지만 화려한 연미복.


그는 옷을 다 갈아입고, 헨케일 상회를 나섰다.


“드디어......”


유난히 공기가 상쾌한 느낌이였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아비드는 그 공기를 더욱 오래도록 마시고 싶었다.


그의 왼편에서는 빛의 교단의 주교가 진부한 설교를 하고 있었고, 오른편에서는 좋은 의뢰를 얻은 모험단이 신나는 얼굴로 길드를 나서고 있었다.


그저 일상적인 수도의 모습.


그 누가 알 수 있었을까. 아비드가 아니였다면 이토록 평화로운 곳이 한순간에 멸망했을 수도 있었다는 걸.


왠지 모를 고양감을 느끼며, 아비드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그의 걸음이 멈춘 곳은 제도 시장이였다.


여전히 시끌벅적한 모습의 제도 시장.

하지만 오늘은 시장을 둘러보러 온 것이 아니였기에, 아비드는 신속히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처음으로는 마법 상점 어메이징 위져드.

아비드의 상회에 협력하기로 한 제이슨의 가게였다.


“아비드? 이게 얼마만인가. 난 자네가 나 빼고 벌써 상회 차린 줄 알았다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있었어서...”

“그래, 그 급한 일은 잘 해결됐고?”

“예. 아주 깔끔히 해결됐습니다. 이제 가시죠. 오늘입니다.”


제이슨은 아비드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상점의 문을 닫았다.


약간의 보따리를 들고, 제이슨은 아비드를 따라나섰다.


그 다음으로는 약초를 파는 공방이였다. 간판이 없어 공방의 이름까지는 알 수 없었다.


“어라, 아비드? 너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공방의 주인은 아비드의 또래, 또는 그보다도 어려보이는 작은 소녀였다.


“일이 좀 있었어. 그 사이에 마음 바뀐건 아니지?”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아빠한테 얼마나 큰소리를 쳐놨는데, 아비드 따라 대상인이 될거라고!”


소녀는 웃으며 아비드를 따라나섰다.

이제 아비드의 등 뒤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었다.


“이제 무기상만 남은건가. 아비드, 그래서 무기상은 결국 누구로 결정했나?”


만물상 아비드.

마법상 제이슨.

그리고 그들 중 유일한 생산 상인(상업에 필요한 물자, 자재 등을 직접 생산하는 상인; 따지자면 제조업자)인 소녀까지.


이제 남은 건 무기상이였다.


“네, 아마 여러분 마음에도 쏙 들거에요.”


《동업자 계약 제 23항 : 상인은 언제든 원하는 때에 동업자를 상인이 있는 곳에 소환할 수 있다. 단, 소환 지속시간은 1시간이며 시간이 지나면 동업자는 원래 있던 위치로 송환된다. (단, 한번 소환 해제 이후 다음 소환까지는 1일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아비드가 잠시 둘의 시선을 돌린 사이, 허공에서 붉은 머리가 찰랑거렸다.


“잉? 뭐야 여기 어디...”

“여기 있네요. 저희 무기상.”

“갑자기 뭔 무기상?? 잠깐, 왜 여기 있어요 아비드?”

“소개할게요. 이름은 레이나 프로스토. 푸르카르 공화국의 상인이에요.”

“내가 왜 상인이에요? 아니, 그 전에 여긴 어디에요? 내 말에 대답할 생각은 없어요?”


그렇게, 아비드 상회의 출범을 위한 모든 인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비드, 나는 팔 무기가 없다니까요??”


물론 한명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듯 했지만...


***


제국상회.


이름만 들으면 제국에서 제일 가는 상회일 것만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제국 상회는 상업 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왜 상회냐.


그건 제국상회가 제국 내 모든 상업활동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품 및 수입품에 관세 부과, 황실 납품 항목 조사나 상회 감찰 조사 등.


여러 가지 상업에 관한 감시역을 맡고 있는 것이 그들이기에, 제국‘상회’라 이름붙여진 것이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모든 상회의 등록과 철폐는 제국상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 상회 등록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비드와 일행은 상회의 등록을 위해 제국상회를 찾았다.


제국상회의 내부는 분주했다.


두껍게 쌓인 종이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녹초가 된 사람도 있었고, 진상으로 보이는 상인들을 상대해주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말이 제국상회지 황실은 상회에 큰 관심이 없어서 예산도 별로 배정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아마 그 소문이 사실이였던 모양이다.


“생각보다 열악하네요. 제국의 수도인데도.”


아비드의 옆에서 기다리던 레이나가 그에게 속삭였다.


“... 어쩔 수 없죠. 아무리 좋은 도시라도, 암흑가는 하나씩 가지고 있는 법이잖아요.”


이게 한계였다.


쿠로하 제국의 치안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수도 이터넬폴리스가 아무리 최고의 도시라 유명하다고 한들.


근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다른 곳보다 심할지도 모른다.

다른 곳과는 달리, 이곳은 그런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제국상회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회주께서 여러분을 모시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들은 대기실로 안내했던 상회의 직원은, 그들에게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상회주라... 왜 불렀는지 알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직원을 따라 도착한 상회주의 방.

그리 무겁지는 않은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인자한 표정의 상회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구나, 아비드 헨케일. 성인식 땐 못가서 미안하구나.”

“오랜만입니다. 제국상회주님.”


제국상회주.


아비드의 아버지 테리안 헨케일의 오랜 친우. 즉, 그도 왕년에는 잘나가던 상인이였다.


“솔직히 좀 놀랐구나. 네가 상회를 새로 등록한다고 할 줄은......”

“아버지에겐 꽤 오래 전부터 말씀드렸는데. 못 전해들으셨나 보네요.”

“너희 아버지가 워낙 네 얘기를 안했어야지. 뭐 그래서, 상회 등록은 아저씨가 도와주마.”


아비드에겐 반가운 소식이였다.

번거로운 절차 없이, 상회주가 직접 등록을 도와준다하니.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아비드와 그 일행은 상회주에게 고개숙여 예의를 표했다.


“자, 그럼 편하게들 앉게나. 서류는 가지고 올테니.”


상회주는 곧 서류 몇장을 들고 나타났다.


“자, 여기에 상회 이름이나 결성 목적. 인원 수 같은 것들 일단 적어줘.”


<상회 등록 신청서>.


아비드는 차분히 그가 건넨 서류에 그의 상회를 적어내려갔다.


“이야, 이름이 아비드 상회? 너희 아빠도 그렇고, 너무 둘 다 자기애가 넘치는거 같아.”

“좀 그런 것 같긴해요.”


상회주에 말에 공감한 것은 레이나였다.


그렇게 첫 번째 서류를 꽉 채우고.


목표 수입과 주 수입원 항목이 적힌 두 번째 서류를 받아든 아비드는 고민도 없이...


<첫 3개월 예상 수입 – 2천 금화>


“이... 이천? 3개월만에?”

“가능할 것 같은데요.”

“잘 생각해라 아비드. 예상 수입의 70% 이상 못 벌면 상회 평판도 떨어지는거 한순간이야. 이거 복구하려면 얼마나...”


예상 수입의 70% 이상.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상회 등록서에 적히는 예상 수입의 70% 이상을 버는지 못 버는지는 그 상회를 평가하는 좋은 기준이였다.


물론 예상 수입에는 최소 단위가 있고, 기입하는 예상 수입이 낮을수록 평판도가 별로 오르지 않는 것은 맞다.


상회 출범 3개월 후.


제국상회는 그 상회의 수입을 조사해 정당한 방법으로 예상 수입의 70% 이상을 벌었는지 조사한다.


그리고 만약 성공했다면 1-4 등급의 평판 등급을 부여.

실패했다면 6-10 등급의 평판 등급을 부여한다.


“너 이렇게 적어놓고 실패하잖아? 그럼 너 9에서 10등급까지도......”

“상관 없어요. 아비드 상회엔 비장의 한 수가 있거든요.”

“비장의 한수?”

“레이나 프로스토라고. 기깔난 무기상이......”

“???”


아비드는 자신이 있었다.


이천 금화.

평민이라면 평생토록 일해도 손에 쥐지도 못할 그런 아득한 돈의 액수.

귀족이라 해도 돈이 많기로 유명한 일부 귀족이 아니면 가문에 꽤나 무리가 가는 액수다.


반지의 힘이라면.

그리고 그의 사업 수완이라면.

이천 금화 따위는 그렇게 어려운 액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과연 아비드의 생각이 오만일지.

아니면 근거 있는 자신감인지는... 조금 더 이 이야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


같은 시각.

레데놀리아 대륙 북서부.


레너홀 동맹 수도 하프 블러디.


“여기는... 그대로인가.”


등에 집채만한 가방을 맨 청발의 여자. 그녀는 아름다운 선홍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로, 피로 가득 찬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케륵, 인간인가, 케륵. 최강자전의 참가자라면 케륵, 우리가 제공하는 숙소로 가거라, 케륵.”


그러던 그 때.

작은 건물 뒤에서 붉은 안광의 고블린이 튀어나와 그녀에게 말했다.


“...... 참가자는 아닌데. 아, 이러면 반겨주진 않으려나.”

“케륵, 참가자가 아니라고, 케륵?”


그녀의 말에 고블린은 씩 웃었다.


“케륵! 사냥감이다! 안 그래도 최강자전 준비 때문에 인간 고기를 한참은 못 먹었는데... 잘 됐구나 케륵!”


고블린의 손짓에, 근처에 매복하던 온갖 괴수들이 일제히 그녀를 둘러쌌다.


상당히 숙련된 움직임.

역시 지능이 있는 몬스터들이 모여있다는 레너홀 동맹 다운 행동이였다.


“...... 케륵거리는걸 보니 기껏해야 혈청 좀 쳐먹은 혼종인거 같은데.”

“케륵? 무, 뭐라고 케륵?”

“혼종 주제에 순혈 행세하는거, 진짜 순혈들이 알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네.”


여자는 침착했다.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뻔히 알고있었음에도.


“사실 별로 관심은 없지만.”


콰드득-!


아무런 전조도 없이, 구석에 있던 한 고블린의 모가지가 뜯어져 날렸다.


“케, 케륵... 이, 이게 무슨...!”


그걸로 끝이 아니였다.


콰직-! 콰드득-!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무리의 리더 행세를 하던 고블린을 제외한 모든 몬스터들의 몸통과 목이 분리되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모든 과정을 눈 앞에서 본 고블린조차도,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였다.


그저 순식간에 머리가 뜯겨져 나갔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


“난 그냥 사람 좀 만나러 온거야. 겸사겸사 빅 이벤트 구경도 할겸.”

“케륵, 넌 대체 누구, 케륵...!”

“그건 알아서 뭐하게. 지옥에서 저주라도 하시려고?”

“고블, 고블린의 투신께서 너를 용서치 않을......”


퍼억.


“고블린 투신도 있었나. 오크투신밖에 몰랐는데.”


그렇게, 감당할 수 없는 자에게 시비를 걸었던 고블린은 목숨으로 대가를 치뤘다.


“그나저나 기대되네. 날 찾는 인간이라니... 도저히 짐작이 안간단 말이지. 대체 누굴까?”


여자는 싱긋 웃었다.


하얗던 얼굴에, 몬스터들의 더러운 피를 한가득 묻힌 채로.


도저히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웃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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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드 상회 24.08.18 16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8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6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3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7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9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1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5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9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7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4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6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70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8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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