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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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작품등록일 :
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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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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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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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 작전

DUMMY


20.


9개월.


정말 길고도 긴 시간이였다.


6개월 중 3개월은 서클을 연성했고, 나머지 6개월 동안은 기초 마법을 수련했다.


그동안 레이나는 기사의 검술을 극한까지 연마해 그녀가 도달한 경지보다 ‘위’에 있는 무언가를 어렴풋이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말하니, 9개월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닌 것도 같았다.


보통의 마법사는 1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일 내에 서클을 연성할 수 있다.

물론 마법은 재능이 있는 자들만 배우는 거니 그들의 기준이다.


하지만 그들과 아비드는 출발점부터가 달랐다.

모든 마법사들의 시작 서클은 1서클.

그 누구도 7서클을 만든 채로 마법을 수련하지 않는다.


1서클 마법사들에겐 큰 제약이 있다.

바로 기초 마법밖에 연성하지 못한다는 것.

파이어 볼이나 정전기, 작은 물줄기와 같은 정도밖에 내뿜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속성 친화력이 높은들 무얼 하겠는가.

마법 구절에 대한 이해가, 자연계에 대한 이해가 미친 듯이 높다 한들 무얼 하겠는가.


서클의 총량이 적다면.

즉 사용할 수 있는 마나가 한정적이라면.

속성에 대한 친화력과 마법 구절에 대한 이해는 그저 물거품에 불과할진데.


“어떤 속성 마법 배우는게 좋을까요?”


「너 여기 오래 있을거 아니잖아. 번개로 해. 그게 제일 직관적이고 쉬우니까.」


그래서 파고든게 전격 마법이였다.


그 중에서도 영창으로 실현이 가능한 전격 영창과 연성으로 실현이 가능한 전격 연성 마법.

상대적으로 숙지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전격진(陣) 마법은 배우지 않았다.


“무영창이요?”


「그래. 수준이 높은 마법사들은 하위 마법을 쓸 때 굳이 영창하지 않아. 비효율적이기도 하고, 사실 영창이라는 게 다르게 보면 상대한테 ‘나 마법 써요.’ 하고 알려주는 꼴이잖아?」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요?”


1에서 2서클 정도의 마법은 영창 없이도 실현이 가능하도록 무영창 마법의 기초도 배웠다.


영창이란 다르게 말해서 자신이 마법을 쓸 것이라는 ‘의념’을 마나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렇게 전달된 의념이 알맞은 형태로 ‘연성’되어 ‘마법’이라는 형태로 발동되는 것이 바로 마법의 기초.


마나는 토대이다.

마력(魔力)은 그런 마나를 하나로 응집하는 ‘힘’이고,

마법은 마력으로 옮겨진 마나가 쌓인 결정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영창은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보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마나에게 영창으로서, 즉 말로서 신호를 전달하지 않고도 마나가 의념을 눈치챌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나 방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무영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시전하려는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미칠 듯이 높을 것.


다른 방법은 없었다.

무영창 마법을 시전하는 마법사들이 극소수인 것도 방법이 단 하나 뿐이기 때문이였다.


1서클의 기초 마법일지라도 깊게 파고들면 이해하기에 난해하고 심오하다.


그러니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굳이 무영창을 시전하려고 하급 마법을 완벽히 이해할 바에 더 높은 경지의 마법을 배우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였다.


“하얀 마녀나 에스피린 정도 되는 대마법사면 무영창 마법을 어느 수준까지 구사할 수 있나요?”


「글쎄, 에스피린은 잘 모르겠는데 마녀는 6서클까진 가능해. 7서클도 자주 쓰는 몇몇 마법 정도는 가능할거고.」


그래서 아비드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서클을 연성하고 전격 마법을 어느 정도 깨우친 그는, 남은 시간동안 1서클 하위 마법을 완벽히 이해하는 데에 모든 힘을 쏟았다.


정전기.

파이어 볼.

워터 볼.

그라운드 스윙.

그래스 호퍼.


8원소 중 빛과 어둠, 그리고 금(金) 속성, 그리고 이질적이라 평가받는 환상 마법을 제외한 모든 속성의 기초 마법.


6개월간의 수련 끝애, 아비드는 이 마법들을 전부 무영창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수련 성과를 요약하면 이랬다.


7서클의 마나 용량을 가진 서클 연성 성공.

전격 속성 마법(연성, 영창) ‘천뢰’ 계열 7서클 수련.

몇몇 속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1서클 속성 마법 무영창 구사.


실로 놀라운 수련 성과였다.


마침내 수련을 끝마친 아비드와 레이나는, 오래도록 머물던 공간에서 빠져나왔다.


[아비드 님, 레이나 님! 잘 가요!]


그들은 가까운 숲속에서 향상된 수위를 서로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 비무를 치뤘고,

둘 모두 기절한 뒤 하얀 마녀에게 거둬져 그녀의 거처로 왔다.


그리고 이제 둘은,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떨어져있다고 저 잊으면 안돼요 아비드?”

“... 그럴 일 없습니다. 그리고 딱히 오래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보고 싶으면 그냥 보따리 들어와서...”

“이럴 땐 감성적인 척도 좀 하고 그러는거에요. 왜이렇게 사회성이 없어요?”

“제가 귀족도 아니고. 사회성은 다른 사람이랑 대화만 할 수 있을 정도면 되죠 뭐.”


레이나는 잠시 아비드를 노려보곤 길을 떠났다.


“참, 가서 위험하면 꼭 아비드 부를게요!”

“소드마스터한테 위험할 일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부르셔도 못 갑니다.”


암흑도시 파르작.


그녀는 그 곳으로 떠났고, 이제 아비드는 아비드의 길로 떠나야 했다.


과연 다음에 만날 때, 그녀는 악명이 자자한 암살자가 돼있을까? 정말로 기대되는 아비드였다.


‘소드마스터가 암살자라. 참 진귀한 광경이군.’


하지만 지금은 진귀한 광경에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였다.


아비드는 잠시 자리에 멈춰 저 멀리에 있는 거대한 타워를 바라보았다.


하얀 마녀로부터 들은 정보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시간 후. 청색 마탑의 첫 마석 운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목적지는 쿠로하 제국 수도 이터넬폴리스.

아무래도 제국의 수도다 보니 1호점을 내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 모양이였다.


하지만 이터넬폴리스에 마석이 도착할 일은 없다.


‘내가 막을 거거든.’


아비드가 마석들을 전부 부숴먹을 예정이였으니까.


......


3시간 후.


레제논 근처는 위험하다 판단한 아비드는 마석을 실은 수레가 반드시 지나갈 절벽 근처에서 매복하기로 했다.


‘마탑이 옮기는 수레야. 긴장해야해.’


사실 수레가 있기야 하겠지만 그건 미끼일 확률이 높다.


거기는 가껏해야 하급 스크롤이나 포션 정도나 넣어놨겠지.


가장 중요한 마석은 수레에 없을 것이다.

그럼 어디에 있냐고?

아공간에 있겠지.


아공간 마법.


굳이 분류하자면 환상 계열에 가까운, 아비드 또한 유용하게 사용 중인 마법이다.


‘신속하게 전부 제거해야 한다.’


아공간의 유일한 단점은 소유자가 사망 시 아공간도 함께 파괴된다는 것.


이는 비단 마법 뿐만 아니라 마법을 입힌 가방 등의 아티팩트도 마찬가지였다.


아공간의 ‘소유주’라 인식된 인간이 사망할 시 아공간은 더 이상 소유주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즉, 아공간에 있던 물건들이 한꺼번에 현실 세계로 튀어나온다는 것.


‘그래서 아공간 사용은 상회들 마다도 의견이 나뉘지.’


편하고 운송 시간이 단축되지만 한꺼번에 물건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아공간을 이용할 것인가.

아니면 운송 시간과 편리성을 포기하더라도 정석 루트로 물건을 운송할 것인가.


이 둘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상인계의 난제였다.


‘물론 아공간을 쓰는 쪽이 더 우세하긴 하지만.’


그 무렵, 어느새 레제논에서 꽤나 벗어난 청색 마탑의 수레가 아비드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왔군. 근데 뭔 사람이 저렇게 많아?’


기껏해야 레제논에 상주하는 기사단이나 마탑 인원들로만 구성된 호송단일줄 알았더니. 고작 그 정도가 아니였다.


‘저 사람들은 누구야... 레어로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왼쪽 편에 위치한 로즈레일 상회.


그리고......

‘벨베온 용병단? 쟤들이 왜 여깄어?’

용병 길드의 간판으로 유명한 벨베온 용병단이였다.


‘이러면 계획이 틀어지는데.’


본래는 빠르게 치고 빠질 계획이였다.

어차피 마법사들밖에 없다면 죄다 죽여도 딱히 죄책감은 들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아니였다.


죽일 필요가 없는 이들이 있었다.


로즈레일 상회. 딱히 내키지는 않는 모양이지만 벨베온 용병단도 그에게 진 빚은 없었다.


물론 머릿수도 많고.

솔직히 전부 협공한다면 그가 이기리라 장담할 수 없었다.


‘단순히 죽이는건 안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 생각보단 간단하네.’

답은 간단했다.


마법사들만 유인하면 된다. 그리 어렵지는 않은 일이라 생각되었다.


자존심 강한 마법사들을 유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법을 쓴다!’


바로 마법을 쓰는 것.


아비드는 적절한 위치를 선정한 뒤, 짧은 영창과 함께 낙뢰를 떨어트렸다.


쿠콰앙-!


아슬아슬하게 사람들만을 빗겨간 낙뢰가, 청색 마탑이 물건들은 운송하던 수레의 일부분을 불태웠다.


“뭐야!”

“어떤 놈이냐!”

“비겁하게 숨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라!”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벨베온 용병단장이였다.


그 자는 노련한 용병답게 먼저 나와 낙뢰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벨베온 용병단장, 이건 우리가 조사하겠네.”

“그렇지만 저희는 호위를......”

“우리가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그런 그를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마법사였다.


아무래도 약간 자존심이 상한듯한 목소리였다.


“... 예 알겠습니다.”


용병단장은 그렇게 말하곤 뒤로 물러났다.


아무래도 마법사들과 더 엮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였다.


이런 일을 하는 이유도 단순히 보수가 높기 때문이겠지. 평범한 인간들은 마법사들과 별로 엮이고 싶지 않아하니까.


“흐음... 천뢰 계열의 마법이라면... 높은 곳에서...”


마탑의 물품을 운송하던 4명의 마법사는 가장 고참으로 보이는 이의 말에 일제히 높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올려다본 절벽의 위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아비드가 있었다.


“네놈이구나. 감히 청색 마탑의 앞길에 번개를 퍼부은 것이!”


마법사들은 뛰쳐나가려는 용병들을 막아선 뒤, 아비드가 있는 높은 절벽 위로 도약을 시도했다.


부유 마법을 쓰는 이도 있었고, 공간 이동을 하는 이, 그냥 돌아서 올라오는 이도 있었다.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아주 기가 막히게도 내 예상이 맞았군.”


그렇게 각자의 방식대로 아비드에게 도착한 네 마법사. 그들은 전부 매우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놈은 누구냐. 누구길래 겁도 없이......”

“아마 에스피린은 내 이름 알텐데. 너희는 모르나봐? 너무 말단이라 안 알려준건가 탑주가?”

“뭐, 뭐라고...?”


마법사들의 표정이 더 구겨졌다.


“오만하군. 우리 넷을 마법만으로 상대하겠다니.”

“충분할 것 같은데?”


휘이익-!


1서클 무영창 마법. 그래스 호퍼.


아무런 전조도 없이 마법사들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성가신 풀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 무영창 마법...?”

“되던데. 열심히 하다 보니까.”


1서클 무영창 마법. 그라운드 스윙.


띵-!

흙으로 만들어진 구슬이 마법사들의 머리에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가 났다.


데미지는 별로 없는 듯 했지만, 화를 돋구는 데에는 성공한 모양이였다.


“가, 감히 네놈 따위가 우리를 우롱해? 청색 마탑의 마법사를? 네 놈이 감히!!”


네 마법사에게서, 마나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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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비드 상회 24.08.18 15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7 0 13쪽
»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5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2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6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8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0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4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8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6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3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5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69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7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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