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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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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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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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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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을 연성하는 법

DUMMY


18.


흘러넘치는 영기가 만든 탁 트인 공기가 흐르는 공간.


<모든 마법사들에겐 ‘서클’이 있다. 서클은 개인이 가진 고유의 ‘속성’이 더 이상 의미 없는 곳에 낭비되지 않도록 ‘구체화’하고 비물질계의 마나를 저장하기 위한 기관이며......>


바닥에 널부러진 <기초마법이론>의 한 페이지.


아비드는 책을 집어던진 채 가부좌를 틀고 무언가를 연성하고 있었다.


<서클을 체내에 생성한 순간부터, 당신은 ‘마법사’라 불리게 될 것이다.>


그가 손가락을 움직이며 조용히 읊조리자 생겨난 3개의 원. 3개의 원은 그를 중심으로 회전했다.


‘크읍...!’


아비드가 고통스럽게 침음했다.

아무래도 연성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모양이였다.


영기가 높고 마나의 순도가 너무 높은 공간인 탓일까.

공기 중에 혼탁하게 떠도는 마나들은 오히려 아비드의 서클 연성을 방해하고 있었다.


<단, 서클을 연성할 시에는 이런 환경을 피해야 한다. 마법이란 기본적으로 자연계의 법칙을 거스르는 역천의 힘. 그렇기에 ‘마나’라는 힘을 체내에 불어넣는 다는 것 또한 자연계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다.>


3개의 원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아비드의 고통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었다.


<그러므로 마나를 받아들이는 서클을 연성할 때에는, 지나치게 마력의 순도가 높은 공간을 피해야 한다. 마나 자체가 내뿜는 힘에 의해서, 마나의 순도가 너무 높은 공간이라면 마나의 ‘반발력’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연성에 실패하는 것일까.

아비드의 사방에서 흐르는 순도 높은 마나는 그의 체내를 휘저으며 서클의 생성을 방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런 공간에서 연성을 성공한다면, 성공한 자의 서클에는 보통의 마법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순도와 양의 마나가 담기게 될 것이다.>


괴롭다.

고통스러웠다.

장기가 전부 비틀리는 느낌이였다.


순도가 90%에 육박하는 무지막지한 마나의 흐름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려는 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니 선택하라. 하얀 마녀처럼 무지막지한 마나를 받아들이는 데 성공하여 대마법사가 되거나, 마나의 반발력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비참히 죽거나.>


그리고 결국-

퍼엉-!


짧은 폭발음이 들리며, 그가 연성하던 서클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흐어어억...!”


<물론 이 책의 필자는 안전한 방법을 따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비드, 괜찮아요?!”


[아비드 님!!]


폭발음과 비명에 놀란 사샤와 레이나가 달려왔다.


“... 네, 괜찮아요. 근데 서클이 터져버렸네요...”


다행히도 아비드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서클을 체내 밖에서 연성하려 했기에 망정이지.


여타 마법사들처럼 처음부터 체내에서 생성하려 했으면 이미 장기가 파열되어 죽었을 것이다.


‘십년 감수했군.’


레이나와 사샤가 다시 떠나고.

그는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내팽겨쳤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 아무래도 하얀 마녀처럼 순도를 높이는건 무리인가.”


순도 높은 마나가 만연한 공간.

무려 균열의 잔재 20개를 사용하여 해금한 신선의 수련장이였다.


“... 시간은 많으니까, 몇 번만 더 해보자.”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이 정도로 마나가 풍부한 땅을 하얀 마녀조차 가보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 곳에서의 서클 연성만 성공한다면.

그는 또 하나의 엄청난 전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몇 번이고 또 도전할 생각이였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새로운 책을 펼쳤다.


이름하여 <하얀 마녀의 주요 속성 정리 노트(필독)......>.


서클을 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리고 첫 장을 펼치자, 화려한 모습의 마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음성 마법? 책에 뭐 이딴 걸...’


「안녕, 보아하니 기초마법을 수련하다가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예, 서클을 만드는데 실패했어요. 근데 저랑 대화를 어떻게 하는 거에요?”


「그냥 잔상 같은거야. 이 책에 마녀가 남긴 잔상. 그나저나 서클 연성에 실패했다라... 뭐가 문제인지는 아니? 네 마법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거나...」


하얀 마녀의 잔상이 물었다.


“마나 순도가 너무 높아요. 그래서 그런지 반발력이 장난이 아니고요.”


「순도? 순도가 높으면 얼마나 높다고.」


“90프로... 좀 안되는 것 같은데. 별로 안 높은건가 보네요. 그럼 제 자질이...”


「? 뭐라고 했어 방금?」


“제 마법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고요?”


「아니, 그거 말고. 몇 프로라고?」


“90... 프로 정도 되는거 같은데요.”


아비드의 말에 잔상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90%라는 어마무시한 마나의 순도는, 잔상을 만들어낸 마녀조차 본적이 없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마나의 순도였기 때문이였다.


「너 숨은 안 막히니 거기?」


***


하얀 마녀. 본명은 퀴릴라 오셀라.


그녀는 강했다.


태생부터 강했으며, 그 누구도 그녀를 뛰어넘지 못했다.


어린 시절 마을에서 마녀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마을 사람 모두를 몰살하고 떠난 그녀였다.


그녀는 대마법사 멀닌이 태어나기 전부터 ‘하얀 마녀’라 불리우는 유명 인사였다. 물론 그 때는 범죄자였지만.


그녀는 저주받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불사의 비밀을 발견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더 이상 자신의 과거를 아는 자들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마침내 그녀를 아는 자들이 모두 세상의 저편으로 사라졌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패배를 겪었다.


- 즐거운 승부였다. 하얀 마녀. 아라혼 대륙 최강의 이름은 내가 가져가겠다.


‘검성(劍聖)’이라 불리던 다크 엘프였다.


다크 엘프는 고작 낡아빠진 검 하나로, 당대 최강의 마법사이자 최강의 인간이였던 하얀 마녀를 반신불수로 만들었다.


- 당신은 강하군요. 저 따위랑 비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그 때, 하얀 마녀는 처음으로 갈증을 느꼈다.

수많은 세월동안 단 한번도 느껴본적 없던 갈증이였다.


-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강해질 수 있습니까?


힘에 대한 갈증. 미칠 듯이 강해지고 싶은 갈증이였다.


그래서 물었다. 대체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느냐고. 힘의 정점에 닿을 수 있느냐고.


그러자 다크 엘프는 대답했다.


- ‘끝’에 닿아라. 너는 아직 ‘끝’을 목도하지 못했다. 내가 검의 끝에, 극한에 닿아서 널 이겼다면. 넌 마법의 끝에, 극한에 닿지 못해서 나에게 진 것이다.


극한(極限).


다크 엘프가 내놓은 답의 이름이였다.


- 하지만 이 위로는 닿을 수 없습니다! 신이라도 되지 않는다면, 마법의 극한은...


하지만 불가능했다.


마법의 극한은, 인간으로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적어도 하얀 마녀에게는 그랬다.


- 뭐가 문제인가. 인간으로써 닿을 수 없고, 신만이 닿을 수 있는 경지라면. 그저 신이 되면 되는 것을.


간단한 해답이였다.


하지만 그 해답에 닿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였다.


- 당신은, 신이 되었습니까?


마녀의 질문에, 다크 엘프는 씩 웃었다.


- 아직. 한참은 멀었다네.


아마 그때부터 였을거다.


하얀 마녀가 백색 마탑에 틀어박혀 신출귀몰하게 된 것이.


- 전 그저 완벽한 세계에 생긴 균열이 이 세계를 어떻게 파괴할지, 두 눈으로 지켜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다시 바깥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 아비드 헨케일입니다.


익숙한 냄새를 풍기는, 범상한 풍채의 소년 때문이였다.


“생각보다 재밌는 아이였네?”


***


마나(Mana).


다르게는 기(氣)나 매지컬 파워라고도 부르는, 모든 마법과 오러의 근원이 되는 기운.


이런 마나는 공기와 달리 대부분이 물질계(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물질계 또는 자연계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물질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디에 존재하는가?


바로 비물질계.


이름만 들어도 물질이라곤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은 저 곳에, 96% 정도의 마나가 존재한다.


그럼 마법사들이 마법을 어떻게 쓰고 기사들이 오러를 어떻게 만드냐고? 그건 여기 잔상 님이 알려줄거다.


「내가 알기로 마녀가 수련했던 영혼 동굴이 아라혼에서 가장 마나 순도가 높을거야. 레데놀리아랑 빌데스는 마녀도 안 가봐서 모르겠고. 그런데... 25%였어. 대륙에서 가장 마나 순도가 높은 곳이 25%라고!」


아니 그거 말고 마법을 어떻게 쓰는 지를 알려달라니까? 왜 아직까지 감탄하고 자빠졌어.


뭐 그런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말해주자면, 전에도 말했듯이 폭포에서 좀 빌려서 쓰는 수준이야.


마나를 비물질계에서 억지로 끌어낸다는 소리지.


그래서 마나를 체내에 저장하는 서클이 필요한거고.

전투를 할 때마다 비물질계에서 마나를 끌어다 쓸 순 없잖아?


비물질계는 애초에 물질계에 존재할 수 없는 찌꺼끼들이 모인 곳이라 굉장이 불안정하거든.

말하자면 차원과 차원 사이의 균열 정도라고나 할까.


「근데 너 어떻게 살아있냐? 이 정도에서 서클 연성 실패했으면 서클이 안 터졌을 리가 없잖아.」


“체내 밖에서 연성했어요.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거든요.”


「체내 밖에서? 서클을? 대체 어떻게?」


참 질문도 많으시네.

아비드한테 알려줘야 하는 입장 아니야 당신이?


하여튼.

그래서 대부분 마법사들은 서클 내에 담긴 마나의 양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마법만 쓸 수 있어.


만약 서클에 있는 마나의 총량보다 사용하는 마나의 총량이 높은 마법을 사용한다면 출력을 견디지 못한 서클이 터져버리거나 마나 탈진이 일어날테니까.


1서클, 2서클... 뭐 이런 식으로 서클 앞에 붙이는 숫자가 바로 그 마나의 총량에 관련된 거야.


숙련된 마법사일수록 서클에 담을 수 있는 마나의 총량이 늘어나거든.


일반적으로 5서클에서 6서클이 보통의 마법사가 극한의 노력으로 닿을 수 있는 한계라고 알려져 있지.


7서클 이상부턴 사실상 재능의 영역이고.


그리고 서클의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알려주려고 했는데... 이건 다음에 하자.


아무래도 대화가 길어질 것 같거든.


“스승님이 알려준 공법을 살짝 응용해봤습니다. 저도 될줄은 몰랐는데, 진짜 되더라고요.”


「스승님...? 스승이 마법사였나?」


참, 나 잊으면 안된다? 내가 누구냐고?

누구긴 누구야 아비드지. 미래의 아비드.

너네만 이 이야기 보는거 아냐. 나도 열심히 보고 있다고.


앞으로도 종종 나올테니까, 나 나오면 반겨줘야돼?


“아뇨. 검사입니다. 검제 아더리안 이네리아. 제게 검을 가르쳐주신 스승님이시죠.”


아니 근데 저 때 나 말투 왜 저러냐. 진짜 보기 힘드네. 뭐라고? 나 빨리 들어가라고?


「...... 검성이 네 스승이라고?」


질문. 또 질문.

이래서야 아비드를 도와주는 게 아니고 오히려 도움을 받는 꼴이였다.


“예, 그런데요. 제가 궁금한게 있어서 펼쳤는데 왜 자꾸 질문만 하시죠...”


「아, 내가 그랬어? 그래서, 마나 순도가 90%가 넘는 여기에서 서클을 만들고 싶다는거지?」


“네. 어떻게 방법이 있을까요?”


아비드가 책을 쳐다보며 물었다.

하지만 하얀 마녀의 잔상은 오랫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정녕 방법이 없는 걸까?


한참의 고민 끝에 열린 잔상의 입에서 들려온 것은.


「응 안돼. 불가능해 그건.」


명백한 부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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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특별함과 평범함 24.08.20 13 0 11쪽
24 차원상인이 된다는 것은 24.08.19 14 0 14쪽
23 아비드 상회 24.08.18 15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7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5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3 0 13쪽
»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3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5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2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6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8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0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4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8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6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3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5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69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7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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