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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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작품등록일 :
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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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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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의 끝

DUMMY


21.


마법사들은 보통의 인간들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다.


이건 수많은 역사서가 증명해주는 사실이였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마법사들 중 정상인 자는 찾아보기 희박했으니까.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면 이랬다.


오로지 마법의 연구를 위해 수많은 학살을 자행했다는 청색 마탑의 대마법사 멀닌.

누군가에게 쓰라린 패배를 겪은 후 몇백년 간 탑에 쳐박혔다는 하얀 마녀.

마탑을 세울 자리를 찾기 위해 산을 가르고 바다를 마르게 했다는 최초의 마탑주 레헬 예인.

그 외에도 에스피린이나 흑색 마탑주 같은 마법사들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부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는 것.


물론 인간의 역사서가 절대적인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법사에 대한 이야기만큼은 사실일 것이다.


아니, 사실이 맞다.


지금 아비드를 둘러싼 4명의 마법사들만 보더라도, 도저히 정상으로 보이진 않으니까.


그들은 저마다의 마법진을 연성하여 아비드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비드에게 근접 공격이 가능한 무기가 없다 판단한 느릿한 움직임.


지금이라도 아공간에서 검을 꺼낸다면, 아비드는 순식간에 네 마법사를 베어낼 수 있었다.


‘그러면 재미 없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두 눈으로 보고, 겪고 싶었다.


마법사의 전투란 어떤 것인지.

9개월간 수련의 성과와, 현재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퍼엉-!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네 마법사는 일제히 소리쳤다.


‘... 이런 게 협동 마법인가.’


여러 명의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발동하는 협동 마법.


보통의 마법보다 훨씬 큰 위력을 낼 수 있다는 그들의 공격이 아비드에게 쏟아졌다.


속성은 불.

그리는 마나의 모양은 용.

추정컨대 5서클의 화염 속성 연성 마법. 그 이름은 드래곤 파이어였다.


하지만 그 굉장한 위력의 마법은 아비드에게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상처를 입히기 전에 무언가에 막혀버렸다고 해야 할까.


에너지 실드.

휘몰아치는 번개가 한데 모인 아비드의 실드가, 그들이 내뿜은 마법을 차단해버렸던 것이었다.


----!


이번에는 아비드의 차례였다.

마나 소모가 심한 높은 서클의 마법을 시전한 그들이 정신을 채 되찾지 못한 때.

그의 체내를 벗어난 마나는 번개가 되어 휘몰아쳤다.


쿠콰앙-!


굉음(轟音). 아니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가 재차 울리며 대지를 갈랐다.


극한까지 끌어올린 마나가 만들어낸 낙뢰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하늘이 내리는 천겁이라 생각할 정도로.


낙뢰를 맞은 마법사들은 저마다의 비명을 내뱉으며 자리에 주저앉았고, 곧 그들의 눈은 초점을 잃었다.


그리고 초점을 잃은 그들 중 한 명의 시체 위에서, 뜬금없이 웬 물건들이 튀어나왔다.


마석의 운반자.

즉, 아공간을 가지고 있었던 마법사였다.


‘그럼 마석 유통을 차단...... 어?’


아비드는 물건들이 쏟아진 쪽으로 향하다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물건의 양이 턱없이 작았다.

있는 물건이라고는 고작 마석 열댓개와 꼬깃꼬깃한 양피지 한 장.


아비드는 턱 없이 적은 그 물량을 보며 자신의 실수를 직감했다.


‘젠장. 함정이다.’


하얀 마녀의 말만 믿고 에스피린을 너무 얕봤다.

이 수레가 진짜가 아닐 가능성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이제 계획은 틀어졌다.

그가 미끼로 보낸 마법사들을 죽였으니, 에스피린은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꾼의 존재를 깨달았을 터.


설상가상으로 벨베온 용병단과 로즈레일 상회도 절벽 위에서 일어난 사태를 확인하기 위해 올라오고 있는 상태.


이건 뭐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이대로는 안 돼.’


더 이상 수레 습격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험부담이 좀 크더라도,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아비드는,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어. 방법은 그거 하나 뿐이야.’


***


며칠 후.


이제 제한 시간은 단 3일이 남았다.


3일 후면 마석 대공황이 시작되며, 상인 연합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아비드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마석 대공황을 막을 수 있을까?


답이 간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청색 마탑의 흉계를 막으면, 그들이 가진 마석 운송에 차질을 빚으면 되는거 아닌가?


하지만 답이 간단하다고 해서 그 답까지 가는 과정도 간단하지는 않다.


에스피린으로 인해 레제논은 접근조차도 하기 어렵고, 이미 어디론가 스쳐지나간 수레의 행방은 묘연하다,


하지만 레제논에 접근하지 않고도, 운송중인 수레를 발견하지 않고도 흉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쿠로하 제국 수도 이터넬폴리스.


마석을 실은 수레는 반드시 이 곳으로 올 것이다.


그게 제국과의 ‘계약 조건’이니까.

또 고집불통인 변경백을 설득한 방법이고.


모든 힌트를 얻었을 때, 반지는 하얀 마녀조차 알려주지 않았던 흉계의 모든 내막을 알려주었다.


소름돋게도 모든 힌트는 단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청색 마탑주 에스피린 블르우,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자. 불멸의 재상 안데카르.


난장판이 된 푸르카르 공화국과 군사력이 약화된 쿠로하 제국.


의문의 ‘전염병’과 환상 마법으로 철저히 격리된 환자들의 존재.


철저히 통제된 제국민의 공화국 출입까지.


청색 마탑은, 아니 푸르카르 공화국은 꾸미고 있었다.


쿠로하 제국의 멸망을.

정확히는 이터넬폴리스를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어 국가를 전복시키는 것.


이게 반지가 알려준 진실이였다.

고작 마석 대공황과 상인 연합의 피해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니 마석을 실은 수레는 반드시 수도로 올 것이다.


다른 도시로 향하는 마석은 전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제도로 향하는 마석만은 확실히 막을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다른 도시가 아닌 제도이니.

분명 가장 많은 마석과 ‘전염병’을 보냈을 터.


제국으로 반입되는 마석만 처리할 수 있다면, 청색 마탑의 흉계는 곧바로 저지될 것이다.


아비드는 새로 얻은 순간이동석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제도로 돌아왔다.


순식간이라곤 해도 3일은 걸리긴 했지만.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마탑의 수레보단 훨씬 빨리 온 것이였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밤.


이곳 저곳에 퍼진 상회의 정보원을 통해 마탑의 수레가 제도 근처에서 목격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온갖 말과 수레를 끌고 사라졌던 부회주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헨케일 상회 부회주, 고드릭.


본래는 북부의 척박한 땅에서 야만인들을 때려잡던 용병이였으나, 왼쪽 팔에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입은 뒤 상인이 된 자였다.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비교적 늦게 상인이 되었지만 헨케일 상회의 부회주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히이이이잉-!


대략 30여 마리 정도의 말과 마차를 데리고, 부회주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오래도 외출하셨더군요 부회주님. 아버지도 없고 부회주님도 없어서 이 건물이 꽤나 허전했습니다.”


아비드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아, 도련님이시군요. 도련님 상회를 차리신다는 건 어떻게 됐습니까? 완성하셨습니까?”

“제가 묻는 말에나 대답하십시오. 부회주님, 어디를 다녀오신 겁니까?”


아비드의 추궁에 부회주는 코웃음쳤다.

마치 네가 뭘 아냐는 듯이. 분명 아비드를 얕보는 말투였다.


“중요한 거래를 마치고 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헨케일 상회는 또 한번 도약을......”

“설마, 부회주님입니까?”


아비드는 그가 밖에 세워놓은 말과 마차들을 보며 물었다.


“예?”

“청색 마탑주, 에스피린 블르우. 최근에 만난 적 있습니까?”


부회주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는 ‘아니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비드는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거짓이였다. 명백한 거짓.

그의 눈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진한 자색의 의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에스피린이 침략자라면, 당신은 반역자군요. 회주께서 돌아오시면, 절대 당신을 용서치 않을 겁니다.”

“큭, 크윽. 아비드 도련님. 당신이 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부회주가 씩 웃었다.


“이미 물건은 황궁에 도착했거든.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요 도련님.”


진실이였다.

한 치의 거짓도 없는, 명백한 진실.


그의 의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황궁이라.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네요. 술술 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회주님.”


하지만 아비드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아니였다.

궁지에 몰리자 정신이 이상해지기라도 한 걸까.

뭐,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원래 에스피린의 계획은 황궁에 도착한 마석을 시작으로 제도 전체에 마석을 이용한 ‘전염병’을 퍼트리는 거였겠죠. 때마침 ‘공교롭게도’ 계획을 알아챌 가능성이 있는 황태자와 근위대장이 자리도 비웠으니,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 생각했을거에요.”


아비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책걸상에 걸터앉아 그가 알아낸 모든 것들을 부회주에게 전달했다.


“이 계획의 변수는 두 개에요. 제가 그들의 예상보다 빨리 제도에 도착했다는 것과, 카르지예나에서 누군가가 제국의 북부로 향하던 마탑의 운반자들을 몰살했다는 것.”


두 번째 사실은 반지로 알아낸 사실이였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아비드도 몰랐다.

그저 마탑의 반기를 든 사람이 아닐까 막연히 추측만 할 뿐.


사실 이미 부회주가 도착한 순간부터, 그의 반지는 그에게만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 축포음을 재생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의미였다.


“두번째는 순전히 운이에요. 저도 모르던 변수였죠. 그리고 그 변수 덕에, 지금 황궁에서는 긴급 대책 회의가 소집되었어요.”


《배신자, 헨케일 상회의 부회주 고드릭에게 모든 계획의 전말을 알리세요!》


《메인 퀘스트 1의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북부의 군사력 증강 및 폭주하는 야만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대책 회의.”


아비드의 모든 말을 들은 부회주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회의 주요 참여자는 황태자, 근위대장, 아카데미의 교수진과... 흑색 마탑주에요.”


흑색 마탑주.

흑마도의 왕이라 불리는 흑마법의 대가.

동시에 대륙 십강의 일인으로써 상당한 권세를 가진 자.


아비드는 그가 제도에 도착하고 나서 수레가 도착하기까지의 시간 차인 3일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흑색 마탑으로 향했으며, 그곳의 주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매몰찬 거절이 돌아오리라는 아비드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아비드의 도움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500살이 넘은 늙은이가 미소년의 모습으로 행패부리고 다니는게 이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나 뭐라나.


그는 이명처럼 호탕한 사내였다.

흑마도의 왕보다는 기사단장이라 불리는 쪽이 더 어울리리라 생각될 정도로.


“이, 이럴 리 없어... 청색 마탑주의 계획은 완벽한......!”


《메인 퀘스트 1 - ‘청색 마탑의 흉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동화율이 증가합니다! 현재 3 -> 4》

《‘신비 상인의 로브’를 지급합니다.》

《추가 퀘스트 완수로 인한 보너스! ‘천마신공天魔神功 - 사왕死王’을 지급합니다.》


부회주, 고드릭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였다.


“......”


오랜 침묵 끝에.

부회주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채로 상회 건물을 떠났다.


《메인 퀘스트 2 – ‘상회 창건’을 수주합니다.》


드디어, 아비드가 그토록 고대하던 순간이 찾아왔다.




+) 참고용

앞으로 종종 끝부분에 본편에서 미처 풀지 못한 이런저런 설정들을 풀어볼 예정입니다. 제 메모장에만 남아있기엔 아까운 설정들이 많아서...


용어 정리 : 대륙 십강(十强)


대륙 십강은 본래 전 대륙을 떠도는 음유시인들과 모험가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개념이었으나, 모험가 길드에 의해서 대략 몇십년 전부터 체계화되었다.(오로지 아라혼 대륙의 강자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대륙 십강의 일원과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검제’ 아더리안 이네리아(연월)

2위. ‘하얀 마녀’ 퀴릴라 ???

3위. ‘대현자’ 에스피린 블르우

4위. ???

5위. ‘흑마도의 왕’ ???(흑색 마탑주)

6위. ‘???’ 라헥 데위더(제국 근위대장)

7위. ‘적풍의 기사’ 마르엘 케스퍼

(사망) --> ‘???’ 레이나 프로스토(비공식)

8위. '성녀' 비비안느 리히트 루스예리나

9위. ???

10위. ???


이 외에도 십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십강에 준한다 하여 준(準) 십강이나 반(半) 십강 등으로 불리는 이들도 있다.


그들 중, 현재까지 등장한 인물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성기사단 ‘룩스나’의 단장.

10강에 이름을 올린 마탑주들을 제외한 모든 마탑주.

황태자 켄제르트 아그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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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차원상인이 된다는 것은 24.08.19 15 0 14쪽
23 아비드 상회 24.08.18 15 0 13쪽
» 긴 여정의 끝 24.08.16 18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5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2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7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9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1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5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9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7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4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6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70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8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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