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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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작품등록일 :
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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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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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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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관

DUMMY


17.


“넌 어떻게 생각해 레이나?”


아름다운 별하늘이 올려다보이는 드높은 산의 정상.


지금과는 사뭇 다른 얼굴의 아비드가 그의 옆에 앉은 레이나에게 물었다.


“잘 모르겠어. 내 생각보다... 만족스럽진 않네.”


그들은 이름모를 차원에 있었다.

시기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레이나가 처음으로 동업자로 지정된 날에서 수많은 시간이 지났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난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돼. 너도 그렇고. 반지의 전 주인이라는 사람도 그렇고.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아무런... 의미조차 없잖아.”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아비드도 이 질문에 명쾌히 답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그도 잘 알지 못했으니까.


“...... 처음엔 그저 좋았어. 재밌었고. 내가 도움을 준 모두가 성공할 수 있을 줄 알았었지 그 때는.”


하지만 잘 알지는 못해도, 어렴풋이는 분명 알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그런데 아니더라. 아직도 기억나. 처참하게 시체가 되어 나와 연결이 끊어진 내 단골 고객이.”


아비드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기억을 되살렸다. 항거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처참히 무너져내린 단골 고객의 시체가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났다.


“그래, 어쩌면 맞을 수도 있어. 우리가 하는 일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는 그 때 진심으로 절망했었다. 더 이상 차원상인을 하고 싶지 않아 반지를 버리려고 하기도 했었다.


“... 그래도, 정녕 그렇다고 해도. 난 이 일을 계속하고싶어. 우리에겐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그 무엇보다도 큰 의미일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였다. 자신이 그대로 모든 것을 그만뒀다면? 아무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쓸쓸한 차원계에서 패배한 채 홀로 죽어간 ‘그 자’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는 잊혀진 이야기를 전해야만 했다.


이미 잊혀진 이야기가 아닌, 아직은 잊혀지지 않은 이야기. 오로지 그만이 기억하는 이야기.


“아비드 오빠, 레이나 언니! 저기 사람이 와요!”


그 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그들을 찾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뭐, 그게 네 ‘신념’이라면. 난 언제나 존중해줄게 아비드.”


어두운 밤을 아름답게 해주는 별이 있는 곳이 있다면,

분명 그러지 못한 곳이 있을 것이다.


아무런 별빛조차 들지 않는 곳.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곳.


아비드는 ‘별’이 되고 싶었다.


별빛이 사라진 세계를 낮처럼 환하게 비추는, 잊혀진 이들만의 별이.


***


“<기초마법이론>, 이걸 먼저 보는게 맞겠지?”


은하수가 아름다운 보따리에서, 아비드는 책을 펼쳤다.

책의 제목은 <기초마법이론>.

하얀 마녀에게 받은 3권의 책들 중 가장 먼저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의 책이였다.


자 먼저 첫 번째 장.


<이 책은 마탑의 창시자 레헬 예인과 영원한 대마법사 멀닌이 정립한 마법의 이론에 대한......


은 넘어가고.


<제 1장 – 마법과 마법사의 역사, 위져딩 히스토리.>


마법 배우는데 굳이 역사까지 알아야 할까?

라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일단 대충은 읽어보기로 한 아비드였다.


<최초의 마법은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자, ‘최초의 마법사’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비드는 장장 2시간에 걸쳐, 1장의 역사를 모두 읽었다. 읽다보니 생각보다 재밌었다나 뭐라나.


최초의 마법사와 최초의 마법에 대한 이야기.

전설로만 전해지는 고대 마법과 최초의 마탑주 레헬 예인에 대한 이야기.

환상학파, 백학파, 흑학파 등등의 수많은 마법 학파들의 발전 이야기에

대략적인 7마탑들의 역사 이야기까지.


아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모르는 이야기였다.

글쓴이가 상당한 명필인지 글쓰는 솜씨도 장난이 아니여서 읽는데 지루하지도 않았고.


[아비드 님! 이것 좀 드셔보세요!]


“2시간 동안 한번도 안 쉬고 책 읽는 것도 능력인데... 집중력이 대단하시네요.”


막 1장을 거의 다 읽어갈 때 쯤, 레이나와 사샤가 음식을 들고 아비드를 찾아왔다.


“어, 레이나 씨 아직 있었어요?”

“에? 나갈 생각도 없었는데요?”

“저 여기 되게 오래 있을 것 같다고 아까...”

“알아요. 들었어요 아까. 근데 생각을 해보니까요. 여기 있으면 바깥 세상 시간이 멈추는거 맞죠?”

“네 뭐, 완전히 멈추는건 아니지만 거의 그렇긴 하죠.”


레이나는 씩 웃었다.

한번도 본적 없던 장난스러운 미소였다.


“그럼 제가 여기서 나가면, 아비드는 1초도 안되서 강해지는거잖아요.”


그게 그렇게 되는 거였나?

물론 아비드의 입장에선 1초가 아니지만.

그녀의 기준으로는 확실히 맞는 말이였다.


백만 시간 대 한시간이니.

아마 레이나가 나가고 그 세계에서 1초 정도가 지나면 난 그녀에 앞에 강해진 채로 나타나겠지.


“그렇게 순식간에 혼자만 강해지면 제가 억울할거 같으니까, 저도 같이 할래요 수련!”


그게 그녀의 결론이였다.

결과적으로 내 폐관 수련에는 새로운 인원이 추가되었다.


[아 참, 아비드 님. 레이나 님! 보여드릴 게 하나 있어요!]


사샤가 가져온 음식들을 집어먹던 도중.

사샤는 우리 둘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사샤가 항상 머물던 곳.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좌표를 설정할 수 있는 곳이였다. 또 차원의 현황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였다.


아비드는 그 곳을 ‘조종실’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마 나가자마자 바쁘셨어서 못 보신 거 같은데... 동업자 계약을 맺고 나서 동화율이 하나 더 오른거 알고 계세요 아비드 님?]


“동화율이 올랐다고?”


확실히 모르던 정보였다.

아마 자칼이라는 놈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탓에 메시지를 놓친 모양이였다.


“어, 진짜네?”

“동화율이 뭐에요 아비드?”


《동화율이 1 상승했습니다. 현재 동화율 2 -> 3》

《‘보따리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해금되었습니다!》

《‘관리인의 방(사샤의 방)’이 해금되었습니다!》


“보따리... 커스터마이징...?”


《차원상인의 정수는 휘황찬란한 보따리! 은하수가 이제 지겹진 않으셨나요? 푸르른 초원, 용암이 흐르는 화산, 시원한 바다! 원하는 방식으로 보따리를 꾸미고 확장하세요!》


《꾸미기 파츠와 환경 조성, 보따리 확대는 ‘균열의 잔재’를 이용하여 해금할 수 있습니다.》


“꾸밀 수 있다고 여기를?”


[네, 물론 이름은 꾸미기지만 ‘환경 조성’ 기능을 사용하면 아비드 님과 레이나 님이 수련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였다.

보따리 안에서 마나 운용이 불가능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아비드는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였다.


[아, 레이나 님. 레이나 님도 지금 메시지 보고 계시죠? 그럼 레이나 님이 한번 보따리 확장 해보시겠어요?]


“어? 내가?”


레이나는 살짝 당황한 기색이였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눈 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꾹 눌렀다.


《첫 번째 동업자가 균열의 잔재 0개(첫 확장 특전)를 사용하여 ‘보따리 확장 1단계’를 해금하였습니다.》


쿠르르르-!


그곳에 있던 모두에게 출력된 메시지와 함께,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 엄청난 광경인데.”

“우와, 전 제가 살면서 이런 걸 보게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그건 아비드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방금까진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분리된 새로운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1번 방이 해금되었습니다.》


“여긴 방이네요? 여기서 마법 공부하면 더 잘될거 같지 않아요 아비드?”

“그렇네요. 공부하다 뭔가 문제가 생겨도 수습하기 쉬울 것 같고...”


넓지도 좁지도 않은 방.

물론 원래 보따리의 공간보단 턱없이 좁았지만, 그래도 안에서 뭔가를 하기는 충분한 크기였다.


[아직 놀라시면 안되는데! 아비드 님, 1번 방 설정에 들어가서 ‘환경 조성’에 들어가보세요!]


‘환경 조성.’


《 1번 방 설정 – 환경 조성 》

《 원하는 환경을 선택하세요! 》


1. 탁 트인 바다 (특수 효과 – 없음)

2. 푸르른 초원 (특수 효과 – 안구 정화)

3. 용암지대 (특수 효과 – 타들어가는 몸) - 잠김

......

12. 특수마나지대 (특수 효과 – 마나 순도 증폭) - 잠김

......

79. 신선의 수련장 (특수 효과 – 마나 순도 극한, 영기靈氣 증폭, ???) - 잠김

......


말 그대로 환경 조성이였다.


단순히 방을 꾸미는 것 뿐만이 아닌, 그 환경이 가진 고유의 특성 또한 그 방에 부여할 수 있었다.


‘이거 대박인데?’


“이거 진짜 대박이에요! 몬스터가 자동으로 생성된대요!”


아마 그녀는 아비드와 다른 환경들을 보고 있는 모양이였다.


“이건 뭐야. 암살자의 비고(備考)?”


하지만 몇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바로 수련의 방으로 조성할 수 있는 방이 단 한 개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균열의 잔재’라는 것이 없어, 해금 가능한 환경이 바다와 초원밖에 없다는 것.


“균열의 잔재가 뭐야 사샤?”


[언제 그 질문 하시나 기다렸다구요. 균열의 잔재는 차원 상인들이 쓰는 화폐에요. 차원상인들이 차원을 넘으면서 차원 사이에 쌓이는 뭐... 그런 건데요. ‘보따리’에서 여러분들이 여러 차원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귤열의 잔재라는 하나의 화폐로 바꿀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차원계 통용 화폐.

균열의 잔재라는 것은 차원 상인들끼리의 화폐인 모양이였다.


“차원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이라면...”


[맞아요! 회귀자한테서 받은 아티팩트 중 일부를 균열의 잔재로 교환할 수 있어요.]


사샤는 말을 마치곤 살짝 웃었다. 드디어 하고 싶은 말을 해서 조금은 들뜬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아비드 님. 아깝게 아티팩트 팔지 마시고 제가 도와드릴게요!]


사샤는 그렇게 말하며 구석에 난 구멍을 가리켰다.

웬 구멍일까.

아무리 떠올려봐도 저런 걸 본 기억은 없는데.


[오랜만에 들어가보네요. 그럼 여러분들, 사샤의 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 구멍 속에는,


작고 아담한.

사샤만의 공간이 있었다.


“여기 안쪽에, 전 주인께서 모아놓은 균열의 잔재가 몇 개 남아있어요!”


그런데 기분 탓일까.

사샤가 그 공간에 들어가자, 어쩐지 사샤의 목소리가 좀 더 또렷해진 느낌이였다.

아마 기분 탓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비드는 대수롭지 않은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어디 보자. 하나 둘 세엣... 서른 개 정도 있네요. 이 정도면 충분할거에요!”


불투명한 원형의 보석 30개.

사샤는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진 보석을 아비드에게 건넸다.


“전 이제 여기에만 있을테니까 필요하시면 언제든 찾아주세요! 참, 맛있는 음식은 매번 대령할게요!”

“꽤 오래 있을텐데 우리. 그래도 괜찮겠어?”

“어휴, 그럼요! 어차피 할 일도 그것밖에 없는데요. 전 여러분들이 여기 더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그들의 폐관 수련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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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비드 상회 24.08.18 15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7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5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3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5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2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6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8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0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4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8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6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3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5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69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7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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