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상인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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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더
작품등록일 :
2024.07.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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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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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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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시작 <1권 끝>

DUMMY


25.


대마법사의 마법.

뛰어난 음유시인이 전하는 서사시(敍事詩).

최고의 문장가가 쓴 소설.


이 세가지의 공통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난 단언컨대, 그 공통점을 바로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회색 마탑의 환상 마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환상, 그래, 신기루라는 표현이 어찌 보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대마법사 멀닌.]


현존했던 마법사 중 최강으로 평가받는 자가 바로 멀닌이다.

그의 마법을 본 음유시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그의 마법은 마치 드래곤의 브레스 같았다.’


마치 드래곤의 브레스와도 같았다고.

그의 마법을 본 사람도, 보지 않은 사람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정작 드래곤의 브레스는 살면서 단 한번도 목도한 적 없는 족속들이 말이다.

그저, 그렇게 믿었다.


‘오오, 대마법사 멀닌이시여!’


실제로 멀닌이 마법을 시전하는 모습이 어쨌든간에.

그들은 그저 그렇게 믿는다.

그렇게 들었으니까,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마법은 그저 기술이다.

겉모습이 굉장히 화려할 뿐인,

그저, 누가 더 기술을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마법사의 등급이 정해지는 것뿐이고.


유명한 문장가의 소설도, 최고의 음유시인의 서사시도.

마법과 똑같다.

사람들은 최고의 대장장이가 제련해 낸 무기의 ‘결과물’이 궁금할 뿐, 그 과정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게 잘못된 건가?’


아니. 난 그런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없다. 뛰어난 필력의 소설의 문장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흥미로운 서사시의 결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왜 잘못이겠는가.


‘그럼 무슨 말을 하고싶은건데?’


난 그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뿐이다.

결과물. 오로지 신기루일 뿐인 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끝없는 고통을 감내하는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은, 아비드가 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뭔가 이상한 기분이다.


분명히 공표를 마치고 나면 홀가분할 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아비드...! 이제 끝난 건가요?”


끝났다고 말하고 싶었다.

아니, 말하려 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아까 그건...... 대체...?’


방대한 차원계에 그 이름을 공표하며 보았던, 미지의 것이.


외신왕이라는 자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본 이후로, 그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같은 공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비드? 선채로 잠든거 아니죠?”


외신왕의 압도감 때문이였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물론 압도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워낙 멀리 떨어진 탓인지 니알라토텝 때보다 심하진 않았다.


내가 본 것은 방대한 ‘공간’이였다.

마치 하나의 차원 속에 수많은 차원들이 억지로 끌어당겨져 합쳐져있는 듯한, 기괴한 공간.

그곳은 외신왕이 잠들어있는 곳이였다.


‘차원들을... 집어 삼킨다고?’


‘그것’은 마치 차원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가만히 놔두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언젠가는 모든 차원을 집어삼킬것만 같았다.


“사샤. 대체 저건... 저 무지막지한 건 뭐야?”


나는 사샤에게 물었다.

단순히 물어볼 사람이 사샤밖에 없어서는 아니였다.

그녀가 나와 비슷한, 아니 완전히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 모르겠어요. 저건, 저런 건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하지만 사샤조차 저 공간의 정체는 알지 못하는듯 했다.


“이 차원계에는 도대체 무슨...”


나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다가온 ‘기운’에, 정신이 완전히 압도된 탓이였다.

이런 기운을 품을 수 있는 존재는 몇 없다.

그리고 아비드를 알만한 ‘그런 존재’는 단 하나.


“니알라토텝.”


『이런. 너 방금 큰일날 뻔 했어. 내가 진짜 니알라토텝이였으면 말야.』


하지만 그가 아닌 모양이였다.

보이지 않는 뒤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일전 들었던 위압감 넘치던 목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굳이 따지자면 약간 장난기가 녹아있는 목소리랄까.


『외신의 진명(眞名)을 안다고 그렇게 막 부르면 안 돼. 고작 전령이니까 이 자리에 없다고 무사한거지, 만약에 그 분였잖아? 그럼 너는... 여기까지만 하자.』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뭐, 내가 원했던 별명은 아닌데 태고의 무희라고 부르더라고? 너도 그렇게 불러. 진명은 굳이 알아서 좋을 거 없으니까 알려주진 않을게.』


“태고의 무희요? 춤추는 그 무희 말입니까?”


『그래 그거 맞아. 난 ‘그 분’, 그러니까 외신왕의 전속 무희지. 그리고 지금은... 정찰 나왔어. 잠깐 따끔할거야.』


......


그 뒤로는 아무런 기억도 없다.

무언가 일렁였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우린-

아까 보았던 신전을 떠나 원래 있던 은하수가 보이는 장소로 돌아와 있었다.


《균열의 연회 초대장》

균열에 거주하는 자들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새로이 자격을 얻은 이여, 균열의 연회에서 당신을 뽐낼 기회를 얻으세요!


덩그러니 놓여진 초대장 하나는, 태고의 무희가 남긴 선물인듯했다.


아닌가?


***


《메인 퀘스트 3 – 피의 제전》

난이도 : 특급(도전 포기 가능 난이도)


* 레너홀 동맹. 모든 종족의 적인 그들이 종족의 ‘대통합’을 위한 장을 열었습니다.

* 지금으로부터 28일 후 피로 점칠된 그들의 수도, 하프 블라디에서 ‘레너홀 최강자전’이 개최됩니다.

* 그곳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굳게 닫힌 그들의 ‘문’을 처음으로 열어낼 기회를 얻으십시오.


클리어 조건 : 레너홀 최강자전 ‘16강전’ 이상 진출.

보상 : ‘명성’ 대폭 상승, 오크투신의 방천화극(方天畫戟), ???

실패 시 : 사망(또는 그에 준하는 중상)


* 퀘스트의 난이도는 ‘특급’으로, 수주 포기가 가능합니다.

* 수주를 포기할 시 다른 메인 퀘스트로 대체되며, 이 결정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 수주 확정 시 추가 정보가 공개됩니다.


3번째 메인 퀘스트는 지금까지와 사뭇 달랐다.


‘피의 제전이라.’


소문을 듣긴 했다.

언노멀 왕국에 나타난 말하는 오크에 대한 소문.

어디든 발빠른 정보꾼들은 있는 법이니까.


‘퀘스트보단 보상이 마음에 걸려.’


보상으로 준다는 방천화극. 생소한 이름일법 했지만, 난 이미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였다.


‘창마명주(槍魔名主)라는 사람이 썼다고 했었지.’


스승님이 말한 옛 무림의 산물.

어떻게 오래 전 사라졌다는 물건을 보상으로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였지만, 애초에 이해할 수 없는것들 투성이였으니 대수롭진 않았다.


‘좋은 기회긴 해. 죽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레너홀 최강자전에 참가한다면 지금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어차피 목적은 결승도, 준결승도 아닌 고작해야 16강전 진출.


‘상당한 강자가 있겠지. 지금의 나로썬 어쩌지 못하는 수준의 강자도 넘쳐날거고.’


만약 스승님이라도 참가한다면...

아니다. 그럴 리가 없지.

말도 안되는 상상은 배제하기로 했다.


‘참가하고는 싶지만 마음에 걸리는건...’


“아비드! 그래서 상회 거점은 어디로 삼을 생각인가? 당연히 여기 제도겠지?”


마음에 걸리는건 역시 아비드 상회다.

차원계의 상회가 아닌 내 세계의, 쿠로하 제국의 아비드 상회.


“아니요. 옮길 겁니다. 여깄으면 아버지랑 활동 반경이 겹치잖아요.”


상회는 이제 막 창설되었다.

마땅한 돈벌이 수단도, 계약을 맺은 제조업자도 적으며, 심지어 아직 활동 반경조차 정하지 못했다.


“그것도 맞구나. 그럼 어디로 갈 생각이냐?”


그래놓고 예상 수입으로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적어서 냈으니.

지금이야말로 발에 불똥이 떨어진 순간이다.


“일단 후보군은 몇 개 추려놨습니다. 흑색 마탑이 있는 셀킨티나 남쪽의 텍타킨도 쾐찮고...”


보통의 상회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최대한 많은 상인들을 상회에 영입한다.

그들이 버는 수입이 곧 상회의 수입이고, 그들의 활동 반경이 곧 상회의 활동 반경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몸집을 불린 상회가 귀족이나 단체를 상대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중간 관리직을 마련하여 체계적인 관리 체제를 갖추면 거대 상회가 되는 것이다.


“근데 말하고 나니 둘 다 너무 내륙도시군요. 저흰 바다가 있는 동부로 갑니다.”


“동부라면...?”


“언노멀 왕국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작은 변방국. 리히파나 대공국이 저희의 주 무대가 될겁니다.”


리히파나 대공국.

대략 120년 전, 쿠로하 제국이 내전으로 인해 위태로워진 적이 있었다.


수백년 전부터 제국 동부의 토착 세력으로 군림하며 그곳을 다스리던 리히파나 대공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끝끝내 독립국의 지위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물론 여전히 제국의 속국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제국에 흡수된 수많은 국가들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


“대공국? 거기에 본회를 두겠다고? 진심이냐?”


“물론 본회 건물은 제국 내에 지을겁니다. 그쪽에도 도시들은 있잖아요. 상업 활동을 그쪽에서 한다는 소리입니다.”


리히파나 대공국은 중계 무역으로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국가.

단기간에 수천 골드를 벌려면 달리 방법이 없었다.

리히파나 대공국의 상권을 장악하는 수밖에.


‘상회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레너홀로 간다.’


“일단 동부로 가시죠. 내일 바로 출발할테니 앨리스한테도 전해주세요!”


“뭐, 회주의 생각이 그렇다면야. 내일 그럼 어디서 보면 되나?”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오늘은 푹 쉬세요.”


제이슨 아저씨와 대화를 끝마친 뒤, 나는 일단 내가 지내던 방으로 돌아와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단... 보상부터 좀 볼까?”


메인 퀘스트 1의 보상.

난리통에 아직도 그걸 열어보지 않은 것이 기억났다.


‘우선 가장 중요한 로브부터.’


신비 상인의 로브.

난 어느새 아공간에 들어와있는 길다란 로브를 꺼내들었다.


‘우와... 멋있는데?’


내가 상상했던 신비 상인의 이미지와 완전히 일치하는 로브의 모습이였다.

길게 늘리면 눈과 코까지도 가려지는 기다란 모자, 신비로운 백색으로 온통 칠해져있는 상의와 하의까지.


로브는 단순히 생긴 것만 신비한게 아니였다.

신비 상인의 로브라는 이름과 걸맞게도, 그 옷은 전혀 무겁지 않았고, 전혀 덥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신비한 것을 몸에 걸치고 있는 느낌이였다.


“근데 이건 밖에선 못 입겠다.”


하지만 너무 튀는 색과 디자인 덕에, 이 로브는 오직 다른 차원에 장사를 하러 갈때만 입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다음이...’


다음은 메인 퀘스트 1의 추가 보상.


‘천마신공이라고 했는데. 그게 뭐지?’


천마신공 – 사왕편이라고 적힌 서책이였다.

생긴것만 보면 소려신공하고 비슷하게 생겼는데.


“제 1절,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위대한 천마는 등장만으로 모두의 위에 군림하는 보법(步法)을......”


이게 뭐야.

내 수준이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이 책이 이상해서인지는 몰라도.

난 이 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뭔가 따라해보랍시고 적혀있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동작이였다.


“... 마지막 절. 마천도(魔天道). 궁극의 길에 닿은 천마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은 하늘을 마(魔)의 기운으로 물들이는 것이며......”


혹시나 해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글자도 빼먹지 않고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똑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 책을 지은 사람들로 보이는 이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제 13대 천마 천강백 엮음. 혈마(血魔) 백주한과 검마(劍魔) 능유은, 무억마(無抑魔) 류진천이 집필에 도움을 주었으며...... 소천마(小天魔) 천소려에 의해 고려된 초식임.”


그리고......


“태음력 9월 17일, 생일 축하한다 우리 소려? 이런 건 왜 써있는거야.”


소려. 소천마 천소려(天消麗).

이 이름은 왠지 익숙한 이름이였다.


소려신공의 옆에 주석처럼 달려있는 글자 ‘疎戾’와는 생긴게 다르긴 하지만...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이 둘은 무언가 관련이 있는게 틀림없는 것 같았다.


[제 1장. 대상인이 되는 법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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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시작 <1권 끝> 24.08.21 13 0 12쪽
25 특별함과 평범함 24.08.20 13 0 11쪽
24 차원상인이 된다는 것은 24.08.19 15 0 14쪽
23 아비드 상회 24.08.18 15 0 13쪽
22 긴 여정의 끝 24.08.16 17 0 13쪽
21 유인 작전 24.08.15 16 0 11쪽
20 수련 그 이후. 24.08.14 14 0 13쪽
19 서클을 연성하는 법 24.08.12 16 0 12쪽
18 폐관 24.08.11 14 0 11쪽
17 하얀 마녀 (2) 24.08.11 14 0 11쪽
16 동업자 계약 24.08.09 15 0 13쪽
15 적풍의 기사 24.08.08 22 0 11쪽
14 하얀 마녀 24.08.07 16 0 11쪽
13 인간성 24.08.06 16 0 12쪽
12 오랜 친우 24.08.05 18 0 13쪽
11 그만이 할 수 있는 것. 24.08.04 30 0 11쪽
10 당돌함 24.08.03 25 1 11쪽
9 첫 번째 거래 24.08.02 28 1 13쪽
8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4.08.01 36 1 14쪽
7 태산을 넘어 흐르듯이 24.07.31 36 1 15쪽
6 개척자의 눈 24.07.30 43 1 12쪽
5 청색 마탑의 흉계 24.07.29 55 2 14쪽
4 새로운 세계 24.07.28 69 3 14쪽
3 [제 1장] - 영원의 반지 24.07.27 104 2 13쪽
2 [제 0장] - 서막 24.07.27 158 2 13쪽
1 프롤로그 24.07.27 207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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