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님 피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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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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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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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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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약물

DUMMY

# 15화











『섬광답보(閃光踏步)!』


설현우가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마치 폭발과도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험준한 산악 지형. 3km는 실로 엄청난 거리였다.

하지만 현우는 무공을 펼쳐 단 5분 만에 목적지에 도달했다.


“내공이 부족해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군. 평소라면 30초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거리였는데.”


현우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의 예상대로 강한 영기가 이곳을 마치 굵은 결계처럼 단단히 휘감고 있었다.


“영양(潁陽) 천(千)씨 묘역?... 출입금지?”


이곳엔 제법 공들여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표지판이 3미터 간격으로 빼곡히 세워져 있었다.

표지판 하단에는 출입금지 표시와 함께 경고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다.


“제길, 이곳이 하필 사유지일 줄이야.”


하지만 그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현재 현우의 내공은 천마 시절의 10퍼센트 정도밖에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 효과적인 PT를 위해서는 반드시 내공 증진이 필요했다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설현우는 신속히 땅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서둘러 심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기 누구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여긴 사유지요! 돌아가시오!”


불현듯 어디에선가 한 노인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우는 즉시 눈을 뜨고,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니? 저건··· 엽총?”


설현우를 향해 누군가가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현우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그쪽으로 다가섰다.


“어르신, 저는 예산 읍내에 사는 설현우라고 합니다.”

"이보게, 젊은이! 대체 이 위험한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여긴 등산로에서 한참이나 벗어나 있네! 게다가 이 표지판이 보이지 않나? 이곳은 사유지라고! 사유지란 말일세!"


노인은 경계의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어르신, 저는 풍수지리를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우연히 수덕사에 들렀다가 이곳의 기운이 범상치 않아 공부삼아 방문했습니다. 실례를 범했다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현우는 노인을 향해 공손한 태도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설명을 들은 노인은 마침내 들고 있던 수렵용 총의 총구를 아래로 내렸다.


“뭐라고? 예산 초등학교를 졸업했다고? 그렇다면 자네는 내 후배로군. 하하하. 고향 후배에게 총구를 겨누다니. 미안하네, 젊은이. 나는 이 땅의 주인인 천관우라고 하네.”


그는 백발이 성성했지만 마치 삼국지의 관우처럼 체격이 웅장하고 당당했다.


“그런데 뭐? 자네가 풍수지리를 공부한다고? 하하하. 하지만 자네. 앞으로 좋은 풍수사는 절대 못 되겠구만.”

"아니,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이보게. 이곳은 현재 명망 있는 풍수사들이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한 곳일세. 이곳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악령들이 도사리고 있어! 내가 소문난 무당들을 불러 지금까지 굿을 수십 차례나 했지만, 이 사악한 기운이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네!"


노인은 이 땅에 얽힌 사연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요약하자면, 정체불명의 사악한 기운이 이곳을 뒤덮고 있어 국내 최고의 풍수사들과 무당들이 이곳을 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


‘이상하군. 이상해. 이토록 청쾌한 영기가 가득한 곳이 도대체 왜?'


현우는 이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자고로 영기가 있는 곳에는 악령이 머물 수 없는 법이었다.


"잘 가게, 젊은이. 그리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게! 혹시라도 밤에 몰래 이곳에 왔다가 수살귀나 무당령에게 급살을 맞아 죽을지도 모르니 말일세!"


노인은 또다시 굿을 해야 한다며 설현우를 이곳에서 내보냈다.


'어쩔 수 없군. 조만간 다시 몰래 찾아와 내공을 회복하는 수밖에.'


현우는 마음속에 큰 의문을 품은 채 다시 수덕사로 내려왔다.

어머니와 친구들은 여전히 108배를 올리며 정성껏 치성을 드리고 있었다.


"아이고, 힘들다. 이제야 끝났네. 현우야, 기다리느라 지루했지?"

"아닙니다. 다들 기도는 잘 하셨나요?"

"그럼! 우리 현우가 트레이너로 대박 나게 해 달라고 다 함께 기도했단다!"


잠시 후.

집에 돌아온 현우는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서둘렀다.


"저 이만 가겠습니다, 어머니."

"그래, 현우야. 항상 차 조심하고, 밥 잘 챙겨 먹어."


박영숙은 미리 준비해 놓은 마른 반찬과 각종 영양즙을 현우 앞에 내밀었다.


"이건 사과즙이고 이건 도라지즙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꼭 먹어야 해. 알겠지?"

"현우야! 이건 아줌마들이 주는 용돈이란다. 많진 않지만 맛있는 것 사 먹어라!"


배웅하는 영숙과 친구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친구 아들 덕분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온몸의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


“민자, 순희 아주머니. 제가 없는 동안 어머니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걱정하지 마. 네가 이렇게 내 몸을 낫게 해줬는데, 내가 지금보다 열 배는 더 잘할 테니 걱정 말아라, 현우야."

"어머니, 멀리 나오지 마세요. 저는 시내에 잠깐 들렀다 갈 거예요."

"그래, 현우야. 조심해서 잘 가거라. 멀리는 안 나가마."


그들은 설현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현관 앞을 떠나지 못했다.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박영숙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설현우, 저 녀석 훨씬 더 멋있어졌어."

"그러게 말이야."

"그렇지? 우리 현우가 많이... 늠름해졌지?"


아들 이야기를 하는 영숙의 목소리에는 자랑스러움이 듬뿍 묻어 있었다.


“영숙아, 홀로 사내놈 키우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내가 뭘, 저 녀석이 혼자 잘 컷지.”

“그러게. 저 상처 많은 녀석. 아주 잘 컸네. 잘 컸어.”


세 여인은 멀어지는 설현우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다.



##


"차라리... 죽어버릴까?"


천지혜는 거울 앞에 서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은 얼굴과 살이 찐 몸매를 바라보며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K-pop 걸그룹 와이스틴의 메인보컬 천지혜라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


와이스틴은 지난해 미국 투어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고, 빌보드 200차트에서 3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천지혜의 고통이 숨겨져 있었다.


『천지혜년, 완전 돼지 됐네 ㅋㅋㅋ 아이돌 그만두고 먹방 유튜버나 해라!』

『뭐? 허리 부상? 이년, 그냥 게으르고 살찐 거 아냐?』

『성형으로 만든 얼굴도 이제 망가졌네. 원래 못생긴 게 본색을 드러내는 중!』

『천지혜는 와이스틴 망하게 하는 주범! 빨리 탈퇴해라!』


커뮤니티를 살펴보던 지혜의 뺨을 따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고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자, 이번에는 그녀를 향한 비방 기사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단독] 천지혜, 허리 부상은 핑계... 실제로는 다이어트 실패』

『와이스틴 천지혜, 살찐 모습에 팬들 실망... '더 이상 아이돌이라 부르기 힘들어'』

『전문가 분석 '천지혜의 급격한 외모 변화, 스테로이드 남용 의혹'』

『와이스틴 천지혜, 무대 위 실수 연발... '그룹 이미지에 타격'』

『누리꾼 분노 '천지혜, 와이스틴 발목 잡는 주범... 탈퇴해야'』


“흐흑, 흐흐흐흑”


천지혜는 스마트폰을 내던지고 침대에 쓰러져 흐느꼈다.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흐흑. 난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똑똑똑-]


"지혜야, 들어가도 되니?"

"네, 언니."


매니저 유지나의 목소리에 천지혜는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


"지혜야,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네?"


천지혜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회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

"휴, 휴식이요?"


천지혜는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다시 차올랐지만, 그녀는 필사적으로 참았다.


"내 생각도 같아. 악플들이 너무 심해져서. 음, 네 건강도 걱정되고. 허리 부상에다 스테로이드 부작용도 심각하고."


천지혜는 지난 6개월간 허리 디스크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여 받았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얼굴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알겠어요, 언니."


천지혜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매니저는 한숨을 쉬며 천지혜를 안아주었다.


"힘내, 지혜야. 이 시간도 곧 지나갈 거야."


매니저가 나가고 혼자 남은 천지혜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자신의 할아버지의 번호를 눌렀다.


"흐흐흑. 할아버지..."

"아이구! 우리 지혜구나. 아니? 지혜야! 무슨 일 있니? 우리 지혜 우는 거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목소리. 천지혜는 더욱 눈물이 났다.


"흐흑, 할아버지... 저 잠시 활동 중단하게 됐어요."

"뭐라고? 지혜야. 자세히 얘기해 보거라."


천지혜는 그 즉시 상황을 토로했다.

허리 부상, 스테로이드 부작용, 그리고 끊이지 않는 악플들...


"아픈 건 알고 있었다만. 우리 손녀에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이런 나쁜 놈들 같으니!"

"할아버지... 저 이제 어떡해야 해요?"

"지혜야, 잠시 이리 와서 쉬는 게 어떠니? 새로생긴 예산 백중원 거리에 오면 기분 전환도 되고 좋을 거다. 여기 예산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단다!"


천지혜의 눈이 살짝 밝아졌다.


"정말요?"

"그래. 할아버지가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테니 얼른 와서 힘내고 건강 해 지자꾸나."


전화를 끊은 천지혜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마음은 무거웠지만, 할아버지의 따뜻한 말에 조금은 위안을 얻은 듯했다.


'그래, 이건 끝이 아니야. 잠시 쉬어가는 거야.'


천지혜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이번 기회에 건강도 되찾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자. 간만에 고향에 내려가서 힐링하고, 더 강해져서 돌아오는 거야!'



한편, 같은 시각.

예산 백중원 시장 부근.


“뭐지? 낮에도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현우는 모처럼 예산 읍내를 둘러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이었지만, 그의 기억 속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게 정말 내가 알던 그 예산이야?"


현우는 무척 놀라고 있었다.

어릴 적 기억 속의 한적하고 낡은 건물들은 온데 간데없고, 세련된 길거리 음식부터 트랜디한 빵집까지 다양한 맛집들이 줄지어 있었다.


“여기 시장만 보면 완전 강남인데? 백중원씨. 역시 인물은 인물이야.”


흥이 오른 현우는 발길을 돌려 시내로 향했다.

예산 시청을 지나 구시가지로 가는 길.

현우의 시야에 한 거대한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산 24시 파워짐!』

『1000평 규모! 유명 트레이너 다수 포진!』


그것은 바로 대형 피트니스 클럽이었다.


“이 촌구석에 웬 24시 피트니스 클럽? 뭐? 천평? 천평이라고? 이런 규모면 강남에서나 볼 법한데. 어떻게 이런 곳이 여기에 들어선 거지?"


설현우는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잠시 후.

호기심에 이끌린 현우는 결국 건물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슨 일로 오셨나요?"

"제가 예산에 오랜만에 내려 와서요. 오늘 하루만 이용하고 싶은데 혹시 1일 입장이 가능할까요?"

"네, 물론입니다. 2만 원만 내시면 모든 시설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만원이요?"


설현우는 즉시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클럽 내부로 들어선 현우는 그 웅장한 규모에 저절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럴 수가. 이게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 헐, 이 정도면 우리 탄미 클럽과 맞먹는 규모잖아?'


하지만.

잠시 후, 현우의 감탄은 서서히 불편한 감정으로 바뀌어 갔다.


“저 놈들은?”


그 이유는 바로 이곳 트레이너들의 몸이 하나같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근육, 불거진 푸른 혈관이 돋보이는 팔뚝, 마치 보톡스를 맞은 듯 부어오른 얼굴 피부.

게다가 온 몸을 뒤덮고 있는 각종 문신까지.

그들은 삼류 로이더 티를 팍팍 내뿜으며 회원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저런 과도한 근육은 분명 자연적인 방법으로만 만들어진 게 아닐 텐데'


잠시 후, 설현우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트레이닝 플로어로 나섰다.


"기계가 전부 테크노짐이네. 호오..."


멋진 장비들을 둘러보며 즐겁게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던 그때.

한 남자 회원의 모습이 설현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니? 저 사람... 운동을 너무 무리하게 하는 거 아닌가? 저 정도 강도면 부상당하기 십상인데. 이상하네. 왜 트레이너들이 저걸 제지하지 않지?"


그 회원은 이미 상당한 무게로 보이는 바벨에 추가로 원판을 얹고 있었다.

전문가인 설현우가 보기에 이 사람은 자신의 평소 1RM(One Repetition Maximum)을 훨씬 웃도는 무게로 스쿼트를 시도하려는 것 같았다.


『크읏, 으아악! 으라차!』


그는 목에 핏줄이 불거질 정도로 고강도 스쿼트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이어서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까지.


'저 남자, 눈빛도 좀 이상해 보이는데.'


그 남자는 단 한 번의 휴식도 없이 3대 운동을 광적으로 해내고 있었다.

동시에 그는 일반적이지 않은 괴성을 계속해서 내질렀다.

설현우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


『으윽!』


갑자기 남자가 역기를 떨어뜨리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남자의 입에서는 흰 거품이 우유처럼 새어 나오고 있었다.


"꺄악! 이 사람 왜 이래요?!"

"빨리 119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누가 응급처치라도 좀 해봐요!"


피트니스 클럽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우는 즉시 달려가 쓰러진 사람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의 눈은 뒤집어져 있었고, 혀가 입 밖으로 나와 있었다.


“이, 이 사람! 숨을, 숨을 안 쉬어요!”

“잠시만 비켜주세요.”


쓰러진 사람 곁으로 간 현우는 그의 호흡 여부를 촉진했다.


“호흡이 약해. 119만을 기다리다간 큰일 나겠어. 별 수 없군. 촉진과 심폐소생술을 동시에 해야겠어.”


설현우는 즉각 남자의 기도를 확보한 후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동시에 급히 맥박을 확인해본 결과.


'아니? 이 남자. 왜 이렇게 혈맥이 빠르고 불규칙하지? 그리고 심장이 왜 이렇게 커? 이건 분명 단기간에 과도한 강심제나 흥분제 계열 약물을 썼다고 밖에...'


과거, 설현우가 천마였던 시절.

그는 마교의 사악한 반란 세력이 무고한 백성들을 약물로 중독시켜 병사로 만드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지금 이 남자의 몸에서 감지되는 징후들은 그때와 매우 흡사했다.


"지금 당장 119에 신고해 주세요! 그리고 경찰서에도 연락해 주세요!"


한 회원이 황급히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이 사람 상태가 심각한가요? 그런데... 경찰이요? 경찰까지 꼭 불러야 하나요?"


그가 설현우를 향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안 됩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갑자기 험상궂은 얼굴의 트레이너가 불쑥 앞으로 나섰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려던 회원의 휴대폰을 번개같이 낚아챘다.


"아, 씨발. 회원님, 왜 경찰까지 부르려고 하세요? 괜한 소동 떨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이 회원님 상태 잘 파악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 다들 운동이나 계속하세요. 네?"

“지금 이 상황에 운, 운동이 됩니까?”

“못할 건 또 뭡니까? 보세요. 이 회원님 지금 숨 쉬는 거 안 보이세요? 이제 괜찮아지고 있잖아요."


설현우의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에 쓰러졌던 회원은 다시 옅은 숨을 되찾고 있었다.

트레이너들은 다 함께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이 사태를 무마하려 드는 분위기.


'이 새끼들, 뭐? 회원이 다쳤는데... 단칼에 경찰 신고를 거부해?'


아직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던 현우였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하압!』


현우는 즉시 내공을 끌어 올렸다.

독성을 분석해야 했다.


『슈슈슈슈슉-』


잠시 후, 남자의 몸에서 선홍색 연기가 스멀스멀 뿜어져 나왔다.


“붉은색?”


설현우가 천마가 되기 전.

현우는 그의 스승과 함께 불법 약초상들의 만행을 단속하고 그들의 희생양이 된 무고한 이들을 구했던 적이 있었다.


"뭐? 자색(紫色) 연기까지?"


그때, 현우는 모든 약물의 파장(波長)을 담은 연기에는 각각 고유의 색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선홍색 독기는 근육강화독, 보랏빛 독기는 환각을 일으키는 물질.


"으윽, 이 냄새... 그때와 똑같군."


현우는 그 생선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를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이 선홍빛 기운. 아마 트렌볼론이나 난드롤론 같은 강력한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임이 틀림없어. 보라색 기운은 아마도 강력한 환각제인 DMT(디메틸트립타민)류일 가능성이 크고. 뭐지? 여기가 미국이야? 내 고향 예산에 이런 약물들이 판을 친다고?’


설현우의 얼굴이 경악과 분노로 일그러졌다.


“당장 경찰을 불러요! 이 남자, 분명 불법 약물로 쓰러진거니까!”

"네? 불법 약물이라고요?"


설현우의 말에 클럽 안의 모든 회원들이 놀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 양반아. 씨발!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야! 증거 있어? 야! 종민아. 이 사람 이제 대충 숨쉬니까 빨리 119나 불러라. 어서 병원으로 보내자.”

“으아악! 저 사람. 다시 눈이 돌아갔어! 저러다 죽겠어!”


혼란 속, 잠시 숨을 쉬던 남자의 눈이 다시 뒤집혔다.


『부욱-』


현우는 쓰러진 남자의 상의를 급히 찢어냈다.

이어 현우는 훤히 드러난 그의 단전에 자신의 양손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천마섭심법(天魔攝心法)!』


쓰러진 남자의 맥박이 거의 끊기려는 찰나.

설현우의 손끝에선 푸른빛의 오오라가 빛나기 시작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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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중국 출장PT 계약 NEW +2 22시간 전 194 10 15쪽
49 천관우의 방문 +2 24.09.15 255 11 13쪽
48 압살(壓殺) (2) +2 24.09.14 304 13 15쪽
47 압살(壓殺) (1) +2 24.09.13 353 16 13쪽
46 디아나볼(Dianabol) +3 24.09.12 388 13 14쪽
45 연예인 라이프 +2 24.09.11 417 13 13쪽
44 CF 촬영 +3 24.09.10 451 12 15쪽
43 최칠순의 과거 +2 24.09.09 495 12 16쪽
42 코어원 +2 24.09.08 529 15 13쪽
41 팀장 회의 +4 24.09.07 567 16 13쪽
40 자객과의 데이트 +1 24.09.06 598 20 13쪽
39 금괴의 용도 +2 24.09.05 619 17 13쪽
38 팀장 승진 +1 24.09.04 660 16 15쪽
37 부산 직관(2) +2 24.09.03 698 14 15쪽
36 부산 직관(1) +1 24.09.02 735 16 17쪽
35 우수사원 +1 24.09.01 750 15 15쪽
34 선금 입금 +3 24.08.31 767 14 15쪽
33 크라이오 테라피 +3 24.08.30 784 15 13쪽
32 재활 드림팀 결성 +2 24.08.29 797 14 14쪽
31 내공 업그레이드 +2 24.08.28 806 14 13쪽
30 후폭풍 +1 24.08.27 818 13 15쪽
29 다음주 예고 +1 24.08.26 821 15 14쪽
28 혈영마선 +1 24.08.25 840 14 12쪽
27 재회(3) +1 24.08.24 843 14 14쪽
26 재회(2) +1 24.08.23 861 17 16쪽
25 재회(1) +1 24.08.22 897 15 16쪽
24 역주행 +1 24.08.21 922 15 17쪽
23 와이스틴 천지혜 +2 24.08.20 935 18 13쪽
22 화재 +3 24.08.20 942 2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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